구더기 무서워 장 못 담그겠는가
-감리교 개혁과 변화를 열망하는 이들에게-


최근 전국감리교목회자대회의 열망을 무시할 수 없다며 조속히 총회를 열어 법을 개정한 후 재선거를 해야 한다는 현직감독의 주장이 있었다. 감리회의 개혁을 바라는 제안들이 현직감독의 입을 통해 제기되었다는 것은 아무 일 없었던 것처럼 재선거를 맞이할 수 없다는 반증이며 지금이야 말로 감리회의 변화를 이룰 적기임을 시사한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감리회 개혁을 향한 열망으로서의 비상개혁총회 제안이 교권주의자들에 의해 이용당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다. 개혁입법 제안을 빌미로 행정총회 개최를 정당화하여 자신들의 목적만을 관철 시키려 할 수 있다는 충정어린 경계이다.

또한 재선거로의 합의조정 이후 감리회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었으므로 초법에 의한 비상개혁총회 주장으로 인해 또 다시 혼란을 야기하는 것은 시의적절하지 않으며 법의 테두리 안에서만 개혁을 이루어 가야 한다는 문제제기도 있었다.

그렇다면 다른 대안이 있는가. 불순한 의도를 가진 자들이 순수한 열망을 짓밟을 것이란 우려에 아무것도 하지 말아야 하는가. 재선거로 선출된 새로운 지도력이 개혁을 이끌 것이란 기대가 유일한 선택인가?

엄정한 감시를 통한 재선거라 해도 이는 감리교 사태를 없던 일로 덮고 마는 미봉책이 될 수밖에 없다. 이미 숱한 금권선거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한 번도 법적 치리가 없었음은 주지의 사실이 아닌가. 소위 감리교사태라는 혹독한 비용을 치렀고 감리회의 명예는 실추 되었으며 모두의 가슴에 상처만을 남겼는데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시계를 일 년 전으로 되돌리자는 것에 동의 할 수 없다.

지난해 후보무효가처분결정에도 불구하고 자격 없는 후보에게 절반에 가까운 표가 집약되었던 구조가 지금은 바뀌었는가? 교리와 장정, 이에 기반한 여러 기구의 기능, 그리고 총회를 무력화 시킨 세력은 이제 사라졌는가? 혼란의 시간을 지나 왔지만 바뀐 것은 아무것도 없다. 교권을 향안 야욕의 세력은 우리의 침묵을 반길 것이며 오늘도 그들의 옹성을 쌓아가고 있다.


비상개혁총회는 초법적인 방식이 아니라 사태를 사실상 방기하고 일조한 총회대표들로부터 위임했던 우리의 권한을 되찾자는 것이다. 비상개혁총회는 원로원화 되고 세력화 되어 기득권을 유지, 확대하려는 데에만 관심하는 기존의 총대구성에 감리교회를 맡길 수 없기에 감리회 공동체 모두의 참여와 합의 과정을 거쳐 개혁법안을 만들고 지키자는 민주적 결의이다. 아무도 가보지 않았던 길이기에 두려움이 있을 뿐이다.

구더기 생긴다고 장을 안담글 수는 없지 않은가. 무너진 기초를 다시 세우는 길이 순탄할 것이란 기대는 하지 말자. 전선을 흐리고 발목을 잡으려는 시도가 여전히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시간이 없다 방법이 없다 벽이 높다 말하지 말자. 두려워하지도 말자. 지금은 뜻을 모으고 힘을 모아 한 걸음씩 나아가야 할 때이다. 하나님의 공의가 우리의 어머니 감리교회에서 실현되는 그날까지.


                             2009년 7월 28일 올바른 감리교회를 세우기 위한 모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