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탈북자가 남한 사람들에게 보석인 이유남한 사람들이 잃어버린 많은 것들을 되찾게 해주기 때문...

“북한 사람들은 남한 사람에게 다이아몬드보다 귀한 보석이다.”

북쪽에 대한 이야기를 시작하자마자 이러한 말을 하는 남한 사람을 나는 처음으로 만났다. 그는 공산주의자가 아니다. 북쪽의 체제를 분명히 반대하는 사람이다. 2002년, 중국 선양 일본영사관에 도망쳐서 붙잡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면서 울고 있는 2세 여자 애가 있던 것을 기억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그 아이는 김한미. 2006년 4월 백악관에서 부시 대통령을 면회해서 전세계에 북한의 상황을 알리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최근 한국의 중국대사관 앞에 한미의 동상이 선다고 하는 이야기도 오르내리고 있다. 그 한미 가족과 친척 16명과 함께 중국에서 3년간 생활한 북한인권단체 대표가 나에게 한 말이다.

그는 북한에 관한 활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북쪽 사람과 1년간 함께 살다보면 성인(聖人)이 된다”고 전했다. 한미 가족과의 3년간 생활이 가져다준 교훈이다. 어떤 이는 “탈북자와 3일간 살았는데 죽을 정도였다”고 말하기도 한다. 그만큼 북한 사람이 가지고 있는 보석에 다가가는 일은 간단하지 않다는 뜻이다. 그 대표는 “무엇인가를 가르치려고 하기 전에 1년간은 그들의 말을 들어야 한다”고 조언한다.

그조차도 “3년이 지나도 그들은 마음을 열지 않았다”고 한다. 본래 한미 일행은 다른 루트로 중국을 탈출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마음을 닫았던 게 원인이 돼 지장이 생겼고 결국 일정과 루트가 변경되었다. 그 때문에 중국 당국에게 잡히고 말았던 것이다. 그런데도 그의 구출을 통해 탈출까지 이르게 됐다. 그 과정에서 한미 가족들은 마음을 열어 준 것이다.

3년이 지나도 마음을 열 수 없을 만큼 상처가 많은 그들이 어째서 한두 번만 만난 상대에게 사실을 말하는지 탈북자에 관한 연구 결과에 고개를 갸웃거릴 때도 있다고 한다. 그가 말하는 ‘보석’이라는 것은 좁은 범위에서 말하면 북쪽 사람이 가지는 ‘순수함’이나 한국에서는 볼 수 없게 된 ‘민족적인 좋은 전통’이지만, 더 넓은 의미에서는 행복을 추구하며 함께 걷는 일을 통해서 얻는 ‘깨달음’을 의미한다. 탈북자와의 생활을 통해 지금의 우리에게는 느끼지 못하게 된 것들을 새롭게 가르쳐 준다는 말이다. 그 대표도 “그만 하자”고 몇 번이나 생각한 적이 많다. 하지만 도중에 멈추어 버리면 결코 보석에 도달할 수 없다는 것을 그는 거듭 강조했다. 그리고 지금의 탈북자들은 곧 남한 사람들에겐 보석을 접할 수 있는 찬스라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의 이야기에 나도 수긍하는 것들이 있다. 서방의 교육으로 자라온 우리는 그 서쪽 시선으로 판단해 버릴 때가 많다. 그 결과 탈북자의 행동 중에 이상한 게 많이 눈에 띈다. 하지만 그럴 때 한번 참고 다가가면 나에게 반성이 생기고 그들의 좋은 면들이 드러나기 시작한다.

예를 들면 북쪽은 집단주의다. 개인보다 전체・집단을 보다 소중히 하도록 교육을 받는다. 따라서 개인을 우선시 하는 생각이 피부에 맞지 않는다. 많은 탈북자들이 한국에서 생활하면서 “한국 사람은 이기적이다”고 말한다. 한국 사람은 전체보다 개인의 사정을 우선시킨다고 봐버리는 것이다.

탈북자와 약속을 하면 늦어질 경우가 많다. 이것도 이기적인 행동이라고 볼 수 있다. “도대체 어느 쪽이 이기적이야?”라고 결정을 내 버리면 이기적인 것과 이기적인 게 부딪혀 관계가 식어 버린다.

어떤 탈북자는 “물론 이것은 변명이라고 할 수 있지만 개인적으로 약속을 해본 경험은 남한에서 생각하는 것보다 적다”고 한다. 분명히 개인적으로 약속하며 여행 가는 것 같은 일들이 거의 없는 북쪽에서는 그러한 습관에 익숙하지 않은 게 사실일 것이다.

일방적인 습관·가치관으로 본 ‘비상식’은 상대의 가치를 깎아버린다. 조심스럽게 하지 않으면 인간의 본질적인 가치의 척도가 달라지는 것이다.

그 대표는 이런 말도 했다. “통일 비용을 계산하는 일이 많지만 통일을 해 보면 훨씬 이점이 많을 것이다. 왜냐하면 그들(북한 사람들)은 본질적으로는 상대로부터 취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아니기 때문이다. 주는 기쁨을 알고 있는 사람들이다.” 3년간 한미 가족들을 위해서 경제적인 필요들을 모두 조달해 온 그의 설명이다. 북쪽과 남쪽이 ‘남’이면 쟁탈전이 되지만 ‘우리’가 되면 적어도 북쪽 사람들은 주는 자가 된다는 말이다.

물론 “본인의 경험만으로 북한 전체를 아는 척하지 말라”고 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무보수로 3년간 노인으로부터 아기까지 탈북자를 위해서 봉사하고 생활해온 사람의 말을 간단히 무시해서는 안되겠다.

<교토대 졸업, 동국대 북한학 박사과정>

 

와다 신스케  nohose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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