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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안함·연평도 사건 이후 탈북청소년들 학교폭력에 노출"국가인권위원회 등, 탈북청소년 교육권 증진방안 공동세미나 열어

 
탈북청소년들의 교육권을 증진코자 마련된 세미나 현장. 교사, 교수, 연구원들의 발표에 앞서 탈북학생들의 ‘증언’시간이 마련됐다. 준비된 발표문을 읽던 한 탈북학생(한겨레고등학교3)은 “여기에서 이런 이야기해도 되는지 모르겠지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며 돌발발언을 예고했다. 순간 고개를 숙이고 있던 참석자들이 하나같이 그 학생을 바라보았다.

“저와 제 친구들이 가장 싫어하는 말이 ‘탈북자’ ‘새터민’ ‘북한이탈주민’이라는 말입니다. 평상시에는 인상 좋게 이야기하다가, 말투가 이상해서 탈북자인 것을 알게 되면 표정이 싹 변합니다. 특별히 택시 기사님들의 표정에서 상처를 많이 받았습니다. 색안경을 끼고 보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동물 쳐다보듯이 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살면서 쭉 스트레스가 될 것 같습니다.”

   
▲ 탈북학생들의 '증언'시간이 마련됐다. ⓒ유코리아뉴스 이범진기자

지난 15일 ‘탈북청소년 교육권 증진방안 공동세미나’가 열린 국가인권위원회 건물 8층이 일순간에 숙연해졌다. 이에 사회를 보던 김석우 전 통일부 차관도 “우리가 탈북청소년들의 교육권 증진하기 위해 전문가들이 모였지만 이 학생이 가장 핵심적인 부분을 지적해준 것 같다”고 말했다. 탈북청소년들을 위한 가장 기본적인 사회 분위기 조성이 더 급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었다.

실제로 탈북청소년 대안학교인 한겨레중고등학교의 윤도화 교감에 따르면, 일반학교에서 탈북청소년들이 적잖게 폭력에 노출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교감은 일반학교에 다니다가 부적응 등의 이유로 한겨레중고등학교로 전학 온 55명의 청소년들을 설문조사해 결과를 분석했다. 가장 큰 이유는 친구관계의 어려움(28%)이었다. 학교폭력(8%)이라고 응답한 수치까지 합치면 36%에 해당한다. 윤 교감은 “이중 다수의 학생들이 천안함 사건과 연평도 사건 이후에 폭력에 노출되고 친구관계가 어려워졌다고 응답했다”면서 대외 정세에 따른 탈북청소년들의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윤 교감은 “탈북청소년들의 일탈 행위를 비판하고 탈북자라는 편견에서 이해할 것이 아니라, 이들이 고민하는 것이 무엇이며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왜 여기에 왔는지, 장점과 단점은 무엇인지 편견 없이 이해해주는 사회적 여건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사회가 탈북청소년들을 학교 폭력의 피해자로, 또는 가해자로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를 위해서 법제도가 하루빨리 만들어져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이재원 변호사(전 대한변협 북한인권소위원장)는 “탈북청소년들의 학비를 지원하고 편입학을 쉽게 해주는 등의 법령들은 규정되어 시행되고 있으나, 탈북청소년들의 탈선행위를 예방하기 위한 법제는 현재 시행되는 것이 없다”며 이들을 보호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가 마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률적인 교육지원 외에도 상담, 개인교수, 치유 등에 자원을 분산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 약 4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국가인권위원회 배움터(8층)에서 진행됐다. ⓒ유코리아뉴스 이범진기자
   
▲ 탈북청소년 교육권 증진방안 공동세미나 ⓒ유코리아뉴스 이범진기자

이와 관련해 지난해 (사)물망초를 설립해 탈북청소년 대안학교를 시작한 박선영 전 국회의원은 “현실적으로 대안학교들이 그와 같은 ‘치료’와 ‘치유’까지 떠안을 정도로 여유롭진 못하다”며 “국가나 지방정부가 아무리 어렵고 힘들더라도 미리 온 통일세대인 탈북청소년들을 위해 나서달라”고 호소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탈북청소년의 교육과 학력’(이여예 물망초 탈북대안학교 교사), ‘탈북청소년의 자립을 위한 건강’(박상민 서울의과대학 통일의학센터 교수) 등 다양한 주제들이 다뤄진 이번 세미나는 국회인권포럼, 국가인권위원회, (사)물망초의 공동주최로 진행됐다. 각 단체의 홍일표 책임연구의원, 현병철 위원장, 박선영 이사장은 “탈북청소년의 교육과 정착에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데에 한껏 입을 모았다.

 

이범진 기자  poemgene@ukorea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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