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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단에 대한 이의 제기평화통일연대 '평화 칼럼'

대한민국 사상 첫 탄핵당한 대통령 박근혜가 21일 피의자로 검찰 포토라인에 섰다. 그녀를 지지하든 안하든 많은 국민들이 일손을 멈춘 채 그녀의 입을 주목했다. 변호사나 대변인의 입이 아닌 그녀가 직접 국민들에게 무슨 말을 할까 기대했기 때문이다. “국민 여러분께 송구스럽게 생각합니다. 성실하게 조사에 임하겠습니다.” 단 두 마디, 그것도 어정쩡한 자세로 별 무게감이 느껴지지 않은 말을 하고는 검찰 청사로 들어가 버렸다. “박 전 대통령님, 아직도 이 자리에 설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십니까?” 기자들의 질문 공세는 경호원들의 철통 경호에 이내 가로막혔다. 이 장면을 생방송으로 보며 든 생각. ‘저렇게 불성실한 자세로 그동안 국민들을 대해 왔겠구나.’

박 전 대통령은 지인 최순실을 통해 조언을 구한 것뿐이라고 별 것 아니게 생각하며 억울해할지 모르지만, 많은 국민들은 그것이 바로 비선실세를 국정 중심에 끌어들여 국정을 농단하고 헌법을 유린한 거라며 들고 일어났다. 헌법재판소는 그런 국민들의 손을 들어줬다. 국민들이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면 박근혜와 최순실은 아마 임기가 다 가도록 국정을 마음껏 주물렀을 거고, 그만큼 대한민국은 회복 불능의 나락으로 떨어지고 말았을 것이다.

그런데, 대통령 탄핵과 검찰 조사라는 초유의 사태 못지않은 엄청난 일이 지금 한반도의 하늘, 바다, 땅에서 벌어지고 있다. 3월 1일 시작돼 4월 말까지 계속되는 한미연합군사훈련 2017 키리졸브·독수리훈련. 여기엔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 대북 선제타격의 핵심전력이라는 F-35B, 초음속 전략폭격기 B-1B랜서, 장거리 전략폭격기 B-52를 비롯해 스텔스전투기, 상륙선거함, 30여만 명의 한미연합군이 참여한다. 1976년부터 거의 매년 봄마다 열리고 있는 한미연합군사훈련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유례를 찾기 힘든 최대, 최고의 연합군사훈련으로 평가받는다. 봄이면 꽃구경에 설레기보다는 전쟁 위기를 염려해야 하는 게 대한민국 국민의 연례행사가 돼버렸다.

강제적인 병역 제도(징병제)는 어떤가. 현재 우리처럼 징병제 국가는 아시아에서는 라오스 몽골 베트남 등 19개국, 유럽에서는 그리스 스위스 벨라루스 등 9개국, 아메리카에서는 멕시코 베네수엘라 등 9개국, 아프리카에서는 기니 모잠비크 차드 등 22개국이다.

반면 징병제를 폐지한 나라는 아세아·오세아니아에서는 네팔 미얀마 일본 등 29개국, 유럽은 네덜란드 리투아니아 헝가리 등 31개국, 아메리카는 미국 온두라스 칠레 등 22개국, 아프리카는 우간다 케냐 탄자니아 등 29개국이다. 징병제보다는 모병제 국가가 훨씬 많다. 러시아와 중국은 징병제와 모병제를 혼용하고 있고, 미국은 베트남전쟁 이후 모병제로 전환했다. 우리처럼 중국 본토와의 분단과 대결 상태에 있는 대만은 2017년 모병제 실시에 들어갔다. 독일도 2011년 징병제를 폐지했다.

전세계적으로 분단국가는 얼마나 될까. 외세와 이념으로 인한 동족간 전쟁으로 분단된 남-북한을 비롯해 이념으로 분단된 중국과 대만(중화민국), 언어 민족 종교 등의 갈등으로 분단된 키프로스-터키, 언어와 종교적 갈등으로 분단된 인도와 파키스탄, 종교와 인종 갈등으로 2011년 공식 분단된 수단과 남수단 정도다.

봄이면 꽃보다 전쟁을 더 생각해야 하는 현실, 교복을 벗고 연애를 할 때쯤이면 으레 군대에 가야 한다는 생각, 내 아버지 때부터 이 땅은 분단돼 왔으니까 내 자녀 때도 분단은 당연한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는다면 분단은 내 자식에 자식 때까지 언제고 계속될 것이다. 군대가 주는 유익보다 그것이 주는 이별, 죽음, 수동성, 비생산성에 젊음을 뺏기고 말 것이고, 전쟁연습에 빼앗긴 봄은 결국 전쟁으로 불사름을 당하고 말 것이다. 지긋지긋한 분단에 가만히 있는다면 말이다.

김성원/ 평화통일연대 홍보국장

김성원  op_kim@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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