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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 대선주자에게

“한미연합훈련은 북한이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 등으로 한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행위를 일삼은 데서 초래된 일.” (2017. 3. 2. 문재인 캠프 박광온 수석대변인의 언급)

문재인 대선주자 캠프에서 나온 말이다. 그래서 “한미연합훈련은 전적으로 북한 책임”이라고 했다. 박근혜 정부가 견지해 온 논리나 다름이 없는 것으로 읽힌다. 바꾸어 말하면 박근혜의 정책이 옳다는 것과 같다. 대북 적대적 관계를 그대로 유지하는 데 동조하는 것이기도 하다.

극도로 악화되고 불안한 현재의 남북관계가 문재인이라는 대선주자를 통해 바뀌기만을 고대하는 사람들에게는 찬물을 끼얹는 말이다. 북한에 대해 “경거망동 중단하고 비핵화 협상에 나서길 촉구한다”고까지 했다. 그렇다면 하나 물어보자. 북한이 비핵화협상에 나설 수 있도록 대화제의나 환경조성을 한 것이 있기나 한지. 아무렇게나 한 번 해보는 식의 이야기치곤 너무 가볍다. 북한이 당장 응할 것으로 생각하고 한 말은 아닐 것 같기 때문이다.

문재인 대선주자 측에서 이런 이야기를 한 이유는 뻔하다. 지지도를 조금이라도 더 올리기 위해서다. 소위 말하는 ‘확장성’을 위해서다. 그 대상은 우리 사회의 이른 바 ‘보수층’일 것이다. 문재인 뿐만이 아니다. 사드배치와 관련, 안희정도 “자신은 사드배치에 반대하나, 한국과 미국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무시할 수 없다”고 했다.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이나 박대통령이 미르재단, 케이 스포츠 재단을 만들게 한 것도 「선의」로 해석했다. 심하게 말하면, 처음부터 잘못된 결정도 정부가 일단 약속만하면 정당한 것이 된다는 이야기다. 권력을 이용해 기업으로부터 돈을 뜯어내는 것이 ‘선의’에서 비롯된 것이라면, 그런 사람의 도덕성은 어디에 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대포폰(차명폰) 사용도 선의의 연장선상에서 바라보아야 한다는 말인가? 일반사람 누구라도 그런 전화를 사용하면 당장 붙들려 갈 범법행위인데도 말이다.

대선주자는 우리 사회가 지켜야 할 가치를 굳건히 하고, 국민들에게 미래비전을 제시해야 하는 사람이다. 바른 도덕적 가치, 흔들리지 않는 원칙을 가지고 대중을 설득해야 할 사람이다. 밝고 희망찬 미래를 열어나가는데 맨 앞장을 서도 모자랄 사람이다. 유권자들의 표심만을 겨냥해 이도 저도 아닌 ‘애매한’ 모습을 보이는 것이 과연 확장성에 도움이 될까? 자신을 변명하는 데만 골몰하는 모습을 유권자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자신이 믿는 가치가 외면당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지 않겠는가. 자신도 설득하지 못하는데 어떻게 다른 사람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는 말이다.

대선주자가 자신의 확장성을 높이기 위해 보수도 진보도 아닌 ‘이중적’ 자세를 취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지도자는 정정당당하고 떳떳하게 자신의 가치와 도덕적 세계관을 제시해 지지층을 넓혀 가야 한다. 좌면우고하지 말고 자신이 믿는 바를 계속하여 대중에게 제시하는 것이다. 정치란 대다수 사람이 원하는 바른 가치를 성취하는 일이다. 대중들이 원하는 가치들을 실현시키는 장을 만드는 것이 정치가가 할 일이라면, 중요한 것은 그에게 향한 믿음을 변치 않게 하는 것이다.

정치가에 대한 믿음은 간단명료한 논리에서 강하게 전달된다. 안희정과 같이 “상대방의 감정과 말 자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일 때라야만 대화가 된다”라느니,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민주주의 새 정치의 모습”이라느니 하는 말은 자기억지 식 말장난으로 치부되기 싶다. “어느 누구의 주장도 선의로 받아들이는 것이 자신의 원칙”이라는 그의 말에 현혹될 사람이 얼마나 될까? 자신의 정체성부터 먼저 선명하게 확립한 다음, 대중 설득에 나서주길 권하고 싶다.

김영윤 / 남북물류포럼 대표

김영윤  kimyyn@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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