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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SLBM 대응, 핵잠수함이 답일까?

북한의 거듭된 핵실험·미사일 발사에 이어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발사에도 성공하자 여당을 비롯한 야권 일각에서도 ‘핵잠수함 도입’ 주장이 고개를 들고 있다.

원유철 전 원내대표가 포함된 새누리당 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의원 모임’(핵포럼)은 28일 “무엇보다도 북한이 3000t급 잠수함을 개발해 3발 이상의 SLBM을 실전 배치할 것으로 예상하는 상황에서 우리 군은 장기 매복, 첨단 탐지, 공격력을 갖춘 핵잠수함을 즉각 배치해 북한의 SLBM 도발을 원천 봉쇄해야 한다”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반응하듯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도 29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군 당국은 핵추진 잠수함 도입 등 북한의 SLBM 발사를 근본적으로 봉쇄할 수 있는 특단의 대책을 검토해주시길 바란다”고 요청했다. 더불어민주당 김진표·진영 의원 등도 핵잠수함 도입 검토 필요성을 제기했다.

새누리당 및 일부 야당 의원들이 도입 및 검토 필요성을 주장하는 핵잠수함은 핵 연료를 기반으로 한 잠수함으로 핵무기를 실은 잠수함은 아니다. 2003년 참여정부 때 핵잠수함 도입을 추진하다가 미국의 반대로 무산된 바 있다. 북한의 핵을 막겠다며 도입을 주장하는 핵잠수함, 방향은 맞는 것일까? 기술이나 외교상 문제는 없는 것일까?

<동아일보> “핵잠수함 도입, 대통령이 결단하고 정부·군은 신속 실행을”
우선 <동아일보>는 ‘북 SLBM 봉쇄할 핵잠수함, 대통령 결단으로 도입하라’ 제목의 30일자 사설에서 “(북의) SLBM은 동북아 안보지형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SLBM을 탑재한 북의 잠수함이 동해와 남해로 내려와 불시에 공격할 경우 현재 전력은 물론이고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로도 막을 수 없다. 북이 괌 미군 기지와 미 본토까지 핵공격 할 수 있는 SLBM 능력까지 갖춘다면 한반도 유사시 북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확장 억제 전략도 위협받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사설은 “북의 SLBM을 무력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북 잠수함을 기지에서부터 상시 감시, 추적하다 도발 징후가 포착되면 선제 타격하는 것”이라며 “우리 해군이 보유한 214급(1800t급) 6척과 209급(1200t) 9척 등 15척의 디젤 잠수함으로는 장기간 수중 작전이 어렵다. 무제한적으로 가동하려면 핵잠수함이어야 한다. 해군이 2020년부터 3000t급 잠수함을 개발해 도입하는 ‘장보고Ⅲ’ 사업 일부를 핵잠수함으로 건조하고, 최대한 앞당겨야 한다. 영국도 지난달 러시아와 북한의 핵 위협을 이유로 4척의 핵잠수함을 신형으로 교체하기로 했는데 우리가 미국만 믿고 손놓고 있을 순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사설은 그러면서 “우라늄 농축이 핵무장으로 이어질 것을 미국이 우려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지만 북 SLBM이 미 본토까지 위협할 수 있다는 점을 들어 설득해야 한다. 10월 한미 외교, 국방장관이 참가하는 ‘2+2’ 회의도 좋은 기회”라고 덧붙였다. 주변국 우려와 관련해서는 “차제에 사드 배치 논란을 교훈 삼아 핵잠수함 도입과 배치는 국가 기밀에 부칠 필요가 있다”며 “국가 명운이 걸린 핵심 전략무기 도입에 주변국 동의를 얻는다는 것은 안보 주권을 포기하는 일과 다름없다. 영토 보전과 국가 존속의 책무를 지닌 박 대통령이 결단하고, 정부와 군은 신속히 실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지난 24일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 시험 성공 후 관계자들과 기뻐하는 김정은

<서울신문> “국회가 나서서 핵잠수함 도입 공론화를”
<서울신문>은 ‘北 SLBM 대응할 핵잠 도입 국회서 검토를’ 제목의 30일자 사설에서 “북한이 SLBM을 비롯해 핵을 탑재한 미사일을 발사한다면 민족의 운명은 그야말로 바람 앞 등불처럼 언제 소멸할지 모르는 위기에 직면하게 된다”면서 “북한이 그런 도발을 자행하지 않길 바랄 뿐이지만 우리 군은 항상 ‘최악의 시나리오’를 설정한 상태에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춰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제 북한의 SLBM은 1~3년 내 전력화된다고 한다. 불과 넉 달 전만 해도 여유만만하게 평가했던 우리 군이다. 더이상 미적거릴 시간이 없다”면서 핵잠수함 도입 논의를 재촉했다.

박근혜 대통령이 29일 수석비서관회의에서 “정부와 군은 진화하는 북한의 핵무기와 미사일 능력에 대응해서 실질적인 대비책을 마련하라”고 한 발언에 대해서도 “박 대통령이 지시한 실질 대비책에는 핵잠수함 문제 등도 포함돼 있다고 본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설은 “핵잠수함 도입이나 건조는 농축 우라늄 사용 문제 등 때문에 미국의 동의가 필요하고, 사드와는 다른 차원에서 주변국과의 또 다른 갈등 요인이 될 수도 있다. 수조원대의 도입 비용도 만만치 않은 걸림돌”이라면서도 “그래서 국회가 나서야 한다. 사드와 같은 혼란을 막기 위해서라도 국회 차원에서 핵잠수함 도입 문제를 공론화하고, 정부와 군의 의사결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결론을 도출해줘야 한다”고 정치권의 논의를 주문했다.

<조선일보> 김대중 “해답은 방어가 아닌 공격에”
<조선일보> 김대중 고문은 ‘우리는 언제까지 '방어'에만 매달릴 것인가’ 제목의 칼럼에서 “우리의 국방은 항상 북한의 그것을 뒤따라가느라 허둥대는 모습이었다. 북한이 장사정포와 미사일로 한발 앞서가면 우리는 킬 체인이니 뭐니 하면서 그것을 막느라고 뒷북을 쳤다.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로 앞서가니 뒤늦게 사드로 대응한다고 난리다. 언제나 북한이 공격 면에서 한발 앞서가면 우리는 방어적으로 반(半)발 뒤따라가는 패턴의 연속이었다”고 지적했다.

김 고문은 “가장 큰 문제는 핵무기다. 북한은 이제 핵탄두를 경량화하는 단계에 왔다는데 우리는 핵의 핵자도 못 꺼내고 북한 또는 주변국의 '처분'만 바라는 처량한 신세가 됐다”면서 “우리를 더욱 비감하게 만드는 것은 사드가 만능의 방어 무기가 아니라는데도 우리는 그것밖에는 옵션이 없다는 점”이라고 토로했다.

김 고문은 또 사드 배치마저 지역주민들의 반발로 무산 위기에 이른 현실을 지적하면서 “우리는 정녕 아무것도 할 수 없는 것인가? 대북 관계에서, 대일 문제에서, 국내 정치적 교착 상태에서 수없이 무력감을 체험해온 우리지만 요즘처럼 이렇게 심한 무력감을 느낀 기억이 없다”고 개탄했다.

김 고문은 그러면서 “해답은 있다”며 “우리가 '방어'에만 머물지 말고 '공격'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사드 가지고도 이 안보 난국을 타개할 수 없다면 핵(核)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을 대내외에 천명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고문은 “북이 SLBM으로 가면 우리도 원자력 잠수함으로 가고 이지스함의 미사일 요격 체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결기를 보여야 한다”면서 “우리가 사드건 뭐건 '방어'에 머물고 있는 한 우리의 선의를 믿어줄 주변국은 없고 우리의 국방력을 두려워할 적대국은 없다. 내가 공격을 받으면 맞받아 공격을 할 수 있다고 믿을 때 상대방이 자제하게 된다는 것은 인류 역사가 입증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일보> 배명복 “대북제재는 실패했다”
하지만 <중앙일보> 배명복 논설위원은 ‘바늘에 실 가듯이’ 제목의 칼럼에서 “제재를 통한 북한 핵 문제 해결은 실패했다. 인정하고 싶지 않아도 부정할 수도, 외면할 수도 없는 현실”이라고 밝혔다. 비군사적 부문에서는 가장 강력하다는 UN의 2270호 대북 제재 결의안이 이번 북한의 SLBM 발사로 구멍이 뚫렸다는 게 증명됐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배 위원은 “압박 일변도로는 해결이 안 된다는 게 분명해진 이상 제재 만능주의의 환상에서 깨어나야 한다. 대북제재의 근본적 한계를 인정하고, 새로운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북한 붕괴론의 허상(虛像)에서도 벗어나야 한다”면서 “북한 엘리트 몇 명이 탈북했다고 해서 그것을 북한 체제 붕괴의 전조로 보는 것은 ‘희망적 사고’에 기댄 과잉·확대 해석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바늘에 실 가듯이’ 제재와 대화를 병행해야 한다는 게 배 위원의 주장이다. 그는 “쿠바·이란·미얀마 모두 장기간 제재에 시달렸지만 체제가 무너지진 않았다. 제재와 대화를 병행한 끝에 스스로 변화를 택했을 뿐이다. 제재 때문에 무너진 나라는 없다. 제제는 수단이지 그 자체가 목적일 순 없다”고 강조했다.

제재와 대화 병행의 구체적인 방법과 관련해서는 “대북제재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북한의 핵 활동 동결과 한·미 연합훈련 중단을 맞바꾸는 데서 대화의 실마리를 찾아야 한다”며 “이어 북한이 원하는 평화체제 전환과 우리가 원하는 북한 비핵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방향으로 대화를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배 위원은 “하지만 대화를 하자는 말을 꺼내기 어려운 게 지금 정부의 분위기다. 박근혜 대통령의 입장이 워낙 단호한 데다 누구라도 대화를 먼저 입에 올리는 순간 자신의 실책을 자인하는 꼴이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면서 대통령이 나서서 대화의 물꼬를 터주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배 위원은 “북한의 김정은에게는 임기가 없다. 느긋한 쪽은 오히려 그쪽일 수 있다. 박 대통령의 임기는 1년반밖에 남지 않았다. 용단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황재옥 평화협력원 부원장 “박 대통령의 ‘그날’은 올까” 제목의 경향신문 칼럼에서 “북한 붕괴를 염두에 둔 대북제재는 실효성이 없어 보인다”며 “SLBM 발사 후, 안보리가 비난 성명을 내기는 했지만, 북한 내부의 체제 결속력을 오히려 키워줄 것이다. 지난 6월 중순, 정부 내에 퍼져 있다고 보도된 바 있는 ‘금년 8~9월 북한 항복’도 일장춘몽이 될 것 같다”고 지적했다.

황 부원장은 그러면서 “박 대통령의 임기 중 ‘그날’이 올 가능성이 없다면, 그동안 내심 북한 붕괴를 바라며 추진해온 대북정책은 거둬들이는 것이 마땅하다”며 “사드로 인한 정세불안, 북한의 군사위협으로 인한 안보불안을 막을 수 있는 정책으로 국민들이 편히 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성원 한라대 동북아경제연구원 부원장은 ‘바로 봐야 길이 보인다’ 제목의 <한겨레> ‘왜냐면’ 기고문에서 “북한 핵미사일 문제 해결은 문제 발생의 진원지인 북한 정권과의 대화와 협상이 없이는 해결이 불가능하다. 만나서 듣고 저들의 진의를 파악하고 우리의 진정성을 보여준다면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며 “당장 당국 차원의 대화는 정치적 명분 탓에 어려울 것이다. 과거 1차 북핵위기 때, 카터 전 미국 대통령 방북을 통한 위기 모면의 경험을 살려 미국의 친한 인사를 활용한 대북 설득을 고려하면 어떨까. 2018년 평창올림픽을 고려한 겨울 스포츠 교류 등 민간교류를 활용해도 좋을 듯하다. 여야를 막론하고 과거 북한과의 협상 경험이 많은 인사를 대북특사로 활용하는 방안은 더없이 좋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한편, 백승주 새누리당 의원과 김종대 정의당 의원이 30일 <CBS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핵잠수함 도입 찬반론을 펼쳤다. 백 의원은 “2003년, 2004년 노무현 정부가 4척의 핵추진잠수함을 추진하려고 하다가 중단한 것과 지금은 북한이 SLBM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을 발사했기 때문에 상황이 다르다”며 “새로운 원자력협정에 따라서 양국이 차관을 중심으로 한 상설 협의체가 구성되기 때문에 그때와는 상황이 많이 다르다”고 핵잠수함 추진을 밝게 전망했다.

하지만 김 의원은 비용, 대외 관계 등을 들어 신중한 대처를 주문했다. “핵잠수함 하나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전략을 통째로 바꿔야 될 일이기 때문에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라는 것이다.

해군 출신의 군사전문가인 김동엽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SLBM 해법으로 핵잠수함을 거론하는 것은 무책임하고 안보무능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김 교수는 29일 <스푸트니크>와의 인터뷰(‘세계 핵 실험 반대의 날’ 핵잠수함 도입하자는 한국)에서 “전시작전권이 없는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수용한 뒤 한미일 공조를 강화하면서 핵잠수함까지 도입한다고 하면 러시아와 중국은 위협을 느끼지 않을 수 없다”면서 “그동안 엄청난 국방비를 쏟아붓고도 북한 탄도미사일 위협에 무기력 하더니 최근 들어 함량 미달의 사드를 만병통치약으로 여겨왔다. 그러다가 SLBM 위협이 현실화 되니까 이번에는 또 핵잠수함을‘전가의 보도’로 내세우고 있는 꼴”이라고 한국군의 행태를 꼬집었다.

김성원 기자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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