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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보수, 프랑스식 핵전략에 경도될 조짐

1960년대 이전까지 나토(NATO) 국가들은 미국의 핵우산 아래 있었습니다. 소련이 핵으로 서유럽을 공격하면 미국이 대신 핵으로 소련을 공격한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문제가 있었습니다. 소련이 과연 미국의 핵 공격을 고분고분하게 받아들이겠느냐는 것입니다. 소련이 뉴욕이나 워싱턴, 로스엔젤레스 등을 공격하면 미국이 이를 감수하면서까지 유럽에 핵우산을 제공하겠느냐는 의문이지요. 결국 미국의 핵우산에 의문을 품은 프랑스가 “나토를 탈퇴하겠다”는 위협까지 가하면서 독자적인 핵무장으로 간 때가 1960년입니다. 이런 프랑스의 핵 개발 과정에 자극을 받은 박정희가 1970년대에 핵 개발에 착수하였고, 이스라엘도 프랑스 사례를 연구하여 훗날 핵을 개발하게 됩니다. 프랑스는 전 세계 비핵화 정책을 지지하지 않습니다. 오히려 모든 나라가 핵을 가져야 세계가 더 안전해진다고 믿는 것 같습니다.

그런데 최근 한국의 보수 세력과 심지어 일부 중도성향의 전문가들까지도 프랑스식 핵무장에 관심을 갖고 본격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있습니다. 그 직접적인 원인은 북한의 4차 핵실험인 것처럼 보이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북한의 핵 개발은 항상 상수였습니다. 한국의 핵무장은 다른 변수에 의해 촉발되는데 그것은 미국의 핵우산에 대한 신뢰성의 감소입니다. 4차 핵실험 이후 미국이 보여 준 북한 핵에 대한 무관심이나 북한 핵 능력에 대해 미국 관리들이 평가 절하하는 행태는 한국 보수에게 큰 충격이었습니다. 20일에 나온 기사 보시죠. 제임스 시링 미 국방부 산하 미사일방어청(MDA) 청장(해군 중장)은 이날 워싱턴D.C.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서 한 연설에서 “북한의 핵 능력은 신뢰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라고 했습니다. 미국 정부는 북한의 수소폭탄 실험이 실패할 것이고, 특별히 관심을 기울일 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라고 일제히 말하고 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과 존 케리 국무장관은 아예 북한을 언급하지도 않습니다. 이 같은 미국의 소극적 태도는 “동북아 안보지형이 바뀌고 있다”, “한반도 핵 문제의 성격이 근본적으로 변하고 있다”고 말한 박근혜 대통령의 인식과 한참 동 떨어진 것입니다. 또한 국방부가 한민구 장관 주재로 개최한 북핵능력에 관한 전문가 워크숍에서 북한 4차 핵실험이 “매우 심각하고 중대한 사태”라고 진단한 것과도 완전히 다릅니다.

이런 미국의 태도에 실망감이 확산되자 한국 보수는 한국 핵무장에서 출구를 찾으려는 조짐입니다. 새누리당 원유철 원내 대표가 먼저 불을 지르고 다수의 보수층이 이에 화답하고 있습니다. 비록 박 대통령이 ‘한반도 비핵화’가 정부 정책이라는 점을 재확인했음에도 북한의 핵공포가 확산될수록 한국 핵무장 주장에 더욱 무게가 실릴 것으로 예상됩니다. 여기서 기존에 절대적 가치로 신봉되었던 한미동맹에도 균열이 가해질 수 있습니다. 한국 핵무장은 드골 대통령이 이끌던 프랑스의 대도박 못지않은 극적인 인식의 전환입니다. 미국에 무시당했다는 인식이 자칫 한국 보수에게 모멸감으로 확산되면 그 출구는 한국 핵무장밖에 없습니다. 물론 어떤 시점에선가 미국은 한국을 달래며 수습하려 할 것이지만 그런 뒤늦은 조치도 북한 핵에 대한 공포를 이기지 못합니다.

   
 

여기서 한국 진보세력 역시 미래 한국의 생존전략에 대한 새로운 고민을 시작해야 합니다. 진보 세력은 ‘한반도 비핵화’라는 가치를 더욱 명확히 하면서 보수와 정면으로 맞설 것이냐, 아니면 북한의 핵을 기정사실화하면서 이제는 핵을 가진 북한과 새로운 평화공존의 대화를 시작할 것이냐, 여기에 심각한 선택의 문제가 놓여 있다고 할 것입니다. 여러분들 생각은 어떻습니까?

김종대/ 정의당 국방개혁기획단장

김종대  jdkim2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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