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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련희 사례로 본 탈북인권유린 실태

지난 7월 3일, <한겨레신문>은 장편의 분석기사를 실었습니다. “나의 조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라는 의아한 제목의 기사는 탈북 브로커에게 사실상 납치당하다시피 한국에 끌려와서 4년여 세월간 송환을 요구하며 싸우고 있는 김련희 씨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한겨레, “나의 조국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김련희 씨는 자의로 한국땅을 찾은 것이 아니며, 국정원 합동심문센터에서부터 송환을 요구하였고, 지금까지 송환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의 적극적이 송환요구에 의해서인지 몰라도 <CNN>이 평양의 김련희 씨 가족을 취재해 김련희 씨는 영상을 통해서나마 평양의 가족들을 볼 수 있었습니다(뉴스파타, 평양의 김련희 씨 가족, CNN통해 송환 호소).

하지만 정부당국은 전례가 없는 일이라며 김련희 씨 송환문제를 거들떠보지도 않고 있습니다. ‘세계인권선언’에는 ‘사람은 누구를 막론하고 어떤 나라(자국을 포함한)에서든지 떠날 수 있으며, 또한 자국으로 돌아올 권리를 가진다’(13조 2항)고 하고 있지만, 한국에서 북한주민에게는 ‘세계인권선언’조차 아무 의미없는 문서에 불과합니다.

‘시민적 및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에서도 ‘모든 사람은 자국을 포함해서 어떠한 나라로부터도 자유로이 퇴거할 수 있으며(12조 2항), 어느 누구도 자국에 돌아올 자유를 자의적으로 박탈당하지 않는다’(12조 4항)고 했지만 한국정부는 김련희 씨는 탈북자이기에 인간의 기본적 권리인 퇴거권리를 인정하지 않고 있습니다.

탈북자로 들어온 그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가야 할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겨레신문>은 기사에 김련희 씨의 다음 발언을 실었습니다. “저는 대한민국 국민이 아니에요.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공민입니다. 김일성 주석님은 제 친부모 같으신 분, 저의 육체와 영혼과 같은 분입니다. 제가 비록 지금은 남한에 억류돼 살지만 조국으로 돌아가는 날만 기다리며 살고 있습니다.”

중요한 문제는 김련희 씨가 한국으로 오게 된 경위가 자의가 아닌 타의였다는 점입니다. 더욱 정확하게는 중국에서 활동하는 탈북브로커들에게 속아서 들어오게 되었다는 점입니다. 한 마디로 인신매매에 가까운 사기를 당한 것입니다.

탈북 브로커들은 집단 사기단
김련희 씨의 인터뷰에 따르면, 중국 선양을 비롯한 동북지방에서 탈북브로커가 활개를 치고 있는 듯합니다. 이들은 조선족들이 경영하거나 일하고 있는 식당 등을 배회하다 조선족과 관련된 북한 주민들을 만나면 남한행을 꼬드겨 일단 호응하면 감금시켜 남한으로 실어나르는 것으로 추정됩니다.

김련희 씨의 인터뷰에 따르면, 탈북 브로커들은 “남한에 가서 몇 달이면 큰 돈을 번다.”는 내용으로 김련희 씨를 꼬드겼다고 하는데 이는 명백한 사기범죄에 해당합니다. 북한주민이 남한에 가려면 탈북자의 신세를 감수해야 하는데, 이 경우 국가정보원의 합동심문센터의 취조과정을 거쳐야 하고 이후 하나원에 입소하여 자본주의 체제에 순응하는 ‘사상세탁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합동심문센터와 하나원에서의 6개월여간의 수감생활을 마쳐 국가정보원의 인정을 받은 후에야 비로소 ‘정착지원금’이란 것을 받아 거주할 거주지의 월세 보증금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돈을 버는 것은 그 이후의 일입니다. 북한주민에게 “남한에 가서 몇 달이면 큰 돈을 번다.”고 말하는 것은 명백한 사기에 해당합니다.

게다가 김련희 씨의 인터뷰에 따르면, 탈북 브로커는 “남한에서 여섯 달만 머무르면 여권이 나온다.”고 김련희 씨를 꼬드겼다고 합니다. 남한에서 탈북자는 여섯 달이면 일을 해서 돈을 벌기는커녕 국가정보원의 입맛에 맞는 사람으로 ‘신분세탁’을 해야 겨우 하나원 문을 나설 수 있을 뿐입니다. 탈북자가 국가정보원의 승인 없이 할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습니다. 2만 7천명의 탈북자들은 죽을 때까지, 국가정보원의 감시와 통제 아래 살아야 할 것입니다.

   
▲ 지난 8월 한국기독교회관에서 열린 ‘김련희 송환 촉구 기자회견’ 모습 ⓒ오마이뉴스

'인신매매'에 가까운 탈북 브로커의 인권유린
일단 북한주민이 남한행을 결심하는 순간 탈북 브로커는 북한주민의 생사여탈권을 쥐게 됩니다. 김련희 씨의 인터뷰에 따르면, 탈북자들은 중국 국경을 넘기 위해 브로커의 감시하에 정해진 곳에만 머물러야 했다고 합니다. 탈북브로커들은 이처럼 일반인들을 임의시설에 구금하는 것을 일상화하고 있습니다.

김련희 씨는 또한 “한번 빼앗긴 여권은 돌려받을 수가 없었어요.”라고 하였습니다. 밀항을 목적으로 타인의 여권을 갈취한 행위는 명백한 불법입니다.

또한 김련희 씨는 함께 탈북하던 사람들이 몇 개월 만에 북으로 돌아가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하자 탈북브로커에게 북한으로 돌려달라고 요구했다고 하는데, 그 요구는 일언지하에 거절당했다고 합니다.

이는 사실상 1990년대에 한국사회에 횡행하였던 ‘인신매매’의 중국판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당시 조폭들은 선량한 사람처럼 가장해 가출청소년들에게 접근한 뒤 “돈을 많이 벌자”라고 꼬드겨 일단 따라나서면 곧바로 감금해서 해당 여성을 유흥업소에 넘기고 돈을 챙겼습니다. 1940년대에 일제가 위안부 할머니들을 강제로 끌어갈 때에도 이런 수법을 썼습니다. 이것이 정당한 계약인가요?

물론 김련희 씨는 청소년이 아니라 성인여성이며, ‘노예’의 삶을 강요당한 것도 아니라 한국에 들어온 것에 불과합니다. 그러나 북한주민이었던 그는 한국의 청소년들보다 더 한국사회에 무지하였고, 중국사회에 대해서도 무지했습니다. 게다가 김련희 씨가 탈북브로커에게 감금당하며 한국땅에 들어오게 된 과정만큼은, 지난 90년대 인신매매단만큼이나 강압적이었고 폭력적이었으며 일방적이었습니다.

한국에서도 외면당한 김련희 씨의 인권
탈북브로커에게 철저하게 속은 뒤, 김련희 씨는 이제 한국의 국가정보원을 믿었다고 합니다.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김련희 씨는 “남한은 형제국가이니까 제가 사정을 설명하면 다 이해하고 북송시켜줄 것으로 생각했어요.”라고 언급하였습니다.

그러나 김련희 씨의 생각은 국정원에서 또 다시 무너지고 말았습니다. 2011년 9월 16일, 인천공항으로 입국한 김련희 씨는 곧바로 국가정보원 합동심문센터로 보내졌는데, 국정원은 이 곳에서 김련희 씨의 북송요구를 거절했다고 합니다.

국가정보원은 “전례가 없고 북에 돌아가면 죽임당할 게 뻔한데 그걸 알면서도 보내줄 순 없다.”라는 논리로 김련희 씨를 계속 억류했다고 합니다. 김련희 씨는 합동심문센터에서 단식투쟁도 해보고 독방에서 한 달 동안 안 나가겠다고 버텨보고도 했지만 국정원의 태도는 요지부동이었다고 합니다.

그는 한국사회를 몰라도 정말 몰랐으며, 국가정보원은 더욱 몰랐습니다. 국정원은 김련희 씨에게 ‘보호동의서’를 써야 하나원에 갈 수 있고, 그러지 않으면 합동심문센터에 계속 머물러 있어야 한다고 회유하였다고 합니다. 국정원의 제안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던 김련희 씨는 ‘보호동의서’를 쓰고 2012년 1월 26일, 하나원을 나왔습니다.

   
 

그러나 국정원은 김련희 씨를 ‘신원특이자’로 분류해 여권을 발급하지 않았습니다. 합동심문센터에서부터의 김련희 씨의 발언과 행적으로 미루어, 김련희 씨에게 여권을 발급할 경우 김련희 씨가 다시 북한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우려한 국정원이 여권을 발급하지 않았을 수 있습니다.

그러자 김련희 씨는 중국 선양의 북한 영사관에 전화를 걸어 도움을 요청하기도 하였다고 합니다. 이 과정에서 탈북자 17명의 신원을 파악하는 간첩행세를 하면 북한으로 추방당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국가정보원은 이 일로 김 씨를 추방하기는커녕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를 뒤집어씌워 남파간첩으로 내몰았고, 김련희 씨를 감옥에 가두었다고 합니다. 김련희 씨의 억울한 사정을 해결해주는 것이 아니라 간첩으로 몰아놓고 실적을 쌓는 데 활용한 것입니다.

결국 김련희 씨는 고향으로 돌아갈 수 없는 처지를 비관해 자살을 기도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국가정보원 측은 김련희 씨가 간첩인 것이 드러나 자살을 기도하였다고 변명하였다고 합니다.

정부당국도 김련희 씨의 호소에 대해 하나원에서 ‘보호동의서’를 쓴 부분을 들어 “한국 정착 의사를 밝혔다”며 송환 요구를 들어줄 수 없다고 했다고 합니다. 박수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8월 5일 정계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을 받고 “기본적으로 탈북민인 이분께서 한국에 오셨을 때에는 한국에 정착하고자 하는 의사를 밝혔고, 그 의사에 따라 대한민국 국민이 된 것으로 우리는 이해하고 있다”고 말한 것입니다.

주변인들의 증언
국가정보원과 김련희 씨의 말 가운데 누가 진실을 말하고 있을까요? 팔은 안으로 굽는다고 자칫 국가정보원의 주장에 마음이 갈 법 하지만, 김련희 씨 주변인들의 증언 내용은 국가정보원의 처우가 매우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김련희 씨와 함께 중국 국경을 넘어 탈북한 ㅈ씨는 <한겨레>와의 인터뷰에서 “련희는 (중국에서) 브로커에게 도로 북한으로 가겠다고 말했지만 거절당했다. 브로커가 련희의 여권을 돌려주지 않았다. 브로커들은 문을 잠그고 지켰다. 도망칠 형편이 못 되어 어쩔 수 없이 남한으로 오게 된 거다. 련희는 다른 탈북자와 다르다”고 말했다고 합니다. 문을 잠그고 지켰다니요? 그는 정말 납치에 가까운 한국행을 강요당한 것입니다.

김련희 씨의 국선변호인이 대구고법에 제출한 변론요지서에도 “피고인이 국정원에서 조사받을 때 북한으로 보내줄 것을 요구하였던 점에 대하여는 원심에서 수사검사가 직접 확인하여 준 바 있습니다”라고 기재돼 있다고 합니다.

결국 김련희 씨는 탈북자로 위장한 채 남한에 잠입한 간첩이 아니라 탈북브로커의 사기와 회유, 협박에 의해 남한으로 끌려왔으며 한국정부의 회유에 이리저리 끌려다니며 갖은 고생을 한 북한주민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입니다.

불이익을 받는 탈북자가 단지 김련희 씨뿐일까요? 국정원은 2012년 서울시청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는 탈북자 유우성 씨를 증거를 조작해 간첩으로 몰려다가 오히려 국정원의 증거조작 사실이 들통나기도 하였습니다. 2013년 1월 24일, 북한 <조선중앙TV>는 북한으로 다시 들어간 탈북자 4명의 합동 기자회견을 방영하였습니다.

한국사회는 김련희 씨에게도 "헬조선"이었습니다.

곽동기/ 우리사회연구소 상임연구원

*이 글은 우리사회연구소 홈페이지에도 게재됐습니다.

곽동기  dkkwak7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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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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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연 2017-04-29 09:06:56

    박상학이나 조명철 김흥광 이애란 주순영 이소연 이순실 마영애 김영순 김혜숙(본명: 장인숙) 김성민 강철환같은 인간쓰레기들은 폐기처분해도 할말없는 답없는 극우꼴통들일뿐이다~!!!!!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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