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높아지는 주변국들의 군사개입 가능성과 남북연합의 실현
  •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 승인 2015.11.11 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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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자위대의 유사시 북한지역 진입 가능성
“휴전선의 남쪽만 한국 지역이다. 자위대가 북한에 진입할 때 한국의 동의가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다.” 10월 20일 나카타니 겐 일본 방위상이 한일 국방장관회담에서 한 발언의 요지다. 유사시 자위대가 북한에 진입할 경우 한국의 승인이 필요없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면서 내세운 주장이다. 한반도에서 한국정부 주권의 유효범위는 휴전선 이남에만 국한된다는 것이 일본의 논리이며, 이는 한국정부의 입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것이다. 집단적 자위권이 통과된 상황에서 미‧일 안보동맹을 근거로 일본군이 한국정부의 동의 없이도 북한에 진입할 수 있다는 입장을 노골적으로 밝힌 것이다.

게다가 미국의 애슈턴 카터 국방장관은 10월 2일 제47차 한미연례안보협의회(SCM)에서 일본 자위대의 북한 진입에 대해 “한국과 일본은 중요한 동맹국이며, 이 동맹은 국제법을 기반으로 한 것”이라고 못박았다. 이는 북한지역이 국제법적으로 개별적 주권 국가라는 일본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과 다름이 없다. 아시아로 회귀하고 있는 미국에게 중요한 안보협력의 대상은 일본이며, 따라서 일본의 안보적 지향성에 미국이 동조하는 것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서는 일본 자위대의 아시아 지역에 대한 해외전개가 필요하며, 따라서 북한도 당연히 이 범위에 포함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미국의 입장에 대해 논란이 확산되자 군 당국은 미국이 “각 나라의 주권을 존중하고 동맹의 관점에서 해결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는 한국의 헌법적 해석도 존중하는 것이라고 진화에 나섰지만 공허한 메아리일 뿐이다. 미국의 입장은 한국과 북한이 유엔의 개별적 회원국이라는 것을 강조한 것이며, 결국 북한문제에 있어서 한국보다 일본의 입장을 더 우선시 한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한반도 유사시 한‧미동맹보다 미‧일동맹을 더 중요시하겠다는 입장을 공개적으로 천명한 것과 다르지 않다.

대한민국 헌법 3조는 “대한민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그 부속도서로 한다”고 명시되어 있으며, 따라서 북한도 당연히 한국의 영토에 포함된다. 이 같은 헌법조항을 근거로 우리 정부는 북한이 한국의 영토이며, 따라서 일본 자위대의 북한 진입 시 우리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는 논리를 내세우고 있다. 그러나 북한은 국제법상 엄연히 한국과 같은 독립된 주권국가로 기능하고 있다. 유엔가입 국가이며, 세계 각국에 재외공관을 두고 독립적인 외교관계를 형성하고 있다. 이 같은 독립된 주권국가에 일본의 자위대가 파견되는 것을 한국의 국내법을 근거로 막을 명분은 초라할 뿐이다.

게다가 1965년 한일기본조약 체결 시 한국정부가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라는 사실에 대해 일본으로부터 명시적으로 동의를 받아내지도 못했다. 이후 일본은 한 번도 공개적으로 한국을 한반도의 유일한 합법정부로 인정한 적이 없다. 광복 70년, 한국은 다시 일본군대가 한반도에 진입할 수 있다는 공개적인 도발언동과 이를 지지하는 미국의 소리를 듣고 있어야만 하는 현실에 처해 있다.

중국군의 북·중 접경 집결과 군사개입 가능성
비단 일본만이 아니다. 최근 중국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2015년 8월 북한의 DMZ 목함지뢰도발로 한반도 위기가 고조되었을 때 북·중 접경지대에 탱크부대를 포함한 중국 선양군구의 군사력이 집결되고 있다는 설이 유포되었으며, 일부 증언에 따르면 사실로 밝혀지고 있다. 2013년 12월 장성택 처형 당시에도 중국은 북·중 접경지역에 군사력을 증강시킨 바 있다. 박 대통령은 9월 2일 시진핑 주석과의 한·중 정상회담에서 중국의 역할에 대해 감사를 표명했다. 한반도 8월 위기의 해소에 중국이 군사적 대응을 포함한 모종의 역할을 수행했음을 입증하는 대목이다. 유사시 중국 군대가 북한에 진입할 수 있음을 경고함으로써 북한을 압박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 지난 9월 2일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한-중 정상회담을 위해 만나 악수하고 있다. 회담 직후 박 대통령은 북한과 관련한 중국의 역할을 기대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바 있다. ⓒ청와대

얼마 전 중국은 옌벤 조선족 자치주 8개 시현 가운데 훈춘시의 경제와 사회분야 관리권을 옌벤 자치주에서 분리시켜 지린성의 직할체제로 편입시켰다. 사실상 조선족의 자치권을 제한하겠다는 의도이다. 훈춘시는 북한의 나진‧선봉과 맞닿은 곳으로 교통과 무역은 물론 전략적으로도 핵심적인 국경지역이다. 중국은 10년 전에도 북·중 접경지역인 백두산 관리권을 옌벤 조선족 자치주에서 몰수하여 지린성이 직접 관리하도록 조치한 바 있다.

중국은 이미 나진항의 일부 지역을 50년간 조차했으며, 청진과 원산 등 북한 동해안의 도로와 항만 인프라에도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동해로 가는 출구를 확보하는 것은 중국의 오랜 꿈이다. 경제적으로뿐만 아니라 동해에 중국의 해군기지가 만들어질 경우 중국은 미‧일의 해상전력은 물론 러시아 극동함대의 목줄도 압박할 수 있게 된다. 이렇게 되면 중국이 미국 항모함대의 해안접근을 막고 일정범위에서 밖에서 공격하기 위해 수립한 ‘반접근·지역거부(A2AD)’전략은 날개를 달게 된다. 훈춘은 한반도의 동해로 나가는 중국의 전초기지에 해당한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일본 자위대가 한국의 동의 없이 북한 진입을 공언하는 마당에 인접한 중국군대가 유사시 북한에 진입하는 것은 식은 죽 먹기일 뿐이다. 일본 자위대의 북한 진입발언을 중국이 내심 반기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자국민 보호, 국경지역 안정화, 난민 유입 방지 등 중국이 만들어 낼 수 있는 명분은 얼마든지 많다. 중국이 자국민 보호를 명분으로 나진항에 진출하고 훈춘과 연계하면 한반도는 유라시아 대륙과 영원히 단절되는 섬으로 전락하게 된다. 때문에 구한말 청나라와 일본, 러시아가 각축했던 암울한 한반도의 상황이 다시 뇌리를 스치는 것이 이상한 일이 아닌 것이다.

화해·협력을 통한 남북연합의 실현이 답이다
일본 자위대의 북한지역 진입, 중국군의 접경지역 집결을 포함하여 우리가 원하지 않는 외세의 북한에 대한 개입을 막을 방법은 남북한이 하나의 국제법적 단위로서 위상을 갖추는 것이다. 남북한이 장래 1국가 통일실현을 선언하고 하나의 연합체를 결성하면 그 어떠한 외세도 한국의 의사에 반하여 한반도문제에 개입할 수 없게 된다. 바로 민족공동체통일방안에 그 답이 있다.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장기간의 분단으로 체제간의 이질성이 상존하는 현실을 직시한 점진적이고 단계적인 합의형 평화통일방안이다.

역대 정부가 계승해온 공식 통일방안인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은 화해·협력, 남북연합, 통일국가 완성의 3단계로 구성되어 있다. 화해·협력 단계는 한반도의 긴장완화와 아울러 남북한간 경제공동체, 사회문화공동체의 형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즉 자유로운 접촉과 단일한 경제권을 추진함으로써 분단구조를 해소하고 이를 통해 축적된 상호신뢰를 바탕으로 남북연합을 형성한다는 것이다.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2단계인 남북연합은 1국가로 가는 과도적 체제이긴 하지만 국제법상 하나의 결합체 단위라는 점에서, 일본 자위대는 물론 그 어떠한 국가도 우리의 동의 없이 북한에 진입할 수 없다. 우리의 동의 없는 진입은 남북연합에 대한 명백한 부정이기 때문이다. 시급히 남북연합단계로 진입해야 하는 이유이다.

‘통일준비위원회’는 통일방안을 준비할 것이 아니라 통일을 준비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이미 국민적 합의에 기초하고 있는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을 어떻게 실행하여 남북연합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인가에 지혜를 모아야 한다.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단계적 이행이야말로 작금의 위급한 동북아 국제정치의 한계를 극복하고 대한민국의 비전을 현실화시키는 유일한 방법이라는 사실을 새겨두었으면 한다.

현 시점에서는 무엇보다도 민족공동체통일방안의 1단계인 화해‧협력기의 복구와 지속가능한 남북관계의 형성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 ‘통일대박론’과 ‘드레스덴구상’ 역시 화해‧협력 단계에서 지향하는 바와 다르지 않다. 사회문화공동체와 경제공동체의 형성을 위한 다양한 방면에서의 남북간 교류와 협력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산가족 상봉을 포함하여 북한 식량문제와 의약품 등 인도적 문제에 대해서는 한국정부가 ‘무한책임론’을 견지할 필요가 있다. 이는 헌법상 한국국적인 북한주민에 대한 의무라는 점에서 당위성이 있다. 북한의 영토에 대해서만 헌법의 논리를 적용할 일이 아니다.

각종 민간교류를 포함한 사회문화교류를 확대하여 남북한간의 거리감을 줄이고 공동체 의식을 형성해야 한다. 최근 몇 년간 남북관계 경색으로 북한주민의 대남인식이 악화되고 있다는 점을 경계해야 한다. 북한주민의 신뢰를 얻지 않고 통일은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북한 역시 경제회생을 위해서는 남북협력이 절실하다. 북한의 5대 경제특구와 19개의 경제개발구는 한국의 투자 없이 성공하기 어렵다. 개성공단사업의 교훈은 남북한이 경제협력을 통해 상호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는 것을 입증했다는 점이다. 고령화 저성장 시대로의 진입과 압축적 성장모델의 한계에 직면한 한국 역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야 할 상황에 놓여 있다.

‘8.25 남북합의’로 조성된 남북관계 개선의 계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신뢰에 기초한 새로운 남북관계를 정착시키고, 남북한간의 경제, 사회문화공동체를 형성해야 한다. 그리고 이를 기초로 남북연합단계로 진입함으로써 우리 민족문제에 대한 외세의 개입을 원천적으로 차단해야 한다. 최근 한반도 주변국들의 움직임을 가벼이 볼 때가 아니다. 북한도 대결시대의 사고와 행태에서 벗어나 하루속히 민족 전체의 안전과 행복을 보장하는 길로 나서야 할 것이다.

*이 글은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홈페이지에도 게재됐습니다.

평화재단 평화연구원  yoomik@peacefoundation.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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