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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과서 국정화, 프레임 자체를 바꿔야 한다

박근혜 정부는 왜 이렇게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집착할까? 상위법 개정조차 하지 않고 행정고시까지 앞당긴 것도 모자라. ‘유관순을 모릅니다.’라는 교육부 광고나 “우리 아이들이 주체사상을 배운다.”라는 말도 안 되는 현수막까지……. 심지어 종북몰이·좌편향이라는 억지 논리까지 동원해 국민들을 분열시키며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매달리는 이유는 도대체 무엇일까?

   
▲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추진하는 교육부 광고. 역사교과서에 유관순에 대한 내용이 빠져 있다는 것. ⓒTV화면 캡처

역사교과서 국정화로 궁극의 권력을 꿈꾸는 그들
정부는 3일 국정교과서를 확정 고시했다. 박근혜 정부가 이렇게 일방적으로 국정교과서를 밀어붙이는 데도 반대 여론은 무기력하기만 하다. 그 이유는 우리 사회가 종복몰이에 취약한 정치지형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는 중요한 국정현안 고비 때마다 정국돌파 카드로 이념적 잣대를 들이밀었다. 그렇게 박근혜 정부는 반대파를 ‘종북’ 이 한 마디로 제압하며 경제민주화, 복지, 통일 등 여러 의제를 선점했다. 덕분에 박근혜 정부는 선거에 승리하고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이제 남은 건 그들의 취약한 정통성을 공고히 해줄 역사뿐이다. 그들은 친일에서 반공으로 옷을 갈아입으며 저지른 수많은 악행의 기록을 정당화하고 싶어 한다. 그리고 그 속에 미래세대의 확고한 지지로 궁극의 권력을 꿈꾸는 듯하다. 그러나 역사를 숨긴다고 숨길 수 있다고 보는 것인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없듯 이 역사전쟁도 결국 시대의 요구에 어떻게 답하느냐에 달려 있다.

교과서 국정화는 단순 교과서 문제가 아닌 우리 ‘시대’와 ‘미래’의 문제
과거 군부독재정권에서 국민교육헌장을 암송하며 국가에 절대적 복종을 배운 학생들이 전부 다 편향된 사고를 가지게 되었는가? 아니다. 오히려 독재정권에 격렬히 대항하고 싸운 사람들 대부분은 그러한 교육을 받은 학생들이었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교과서가 문제였다기보다 그 당시 시대적 과제를 두고 정권에 대항하는 사람들의 주장과 논리가 더 설득력 있고 정의로웠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역사교과서 국정화는 단순 교과서 문제가 아니다. 우리가 직면한 현실과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미래세대를 바라보아야 한다. 나날이 심해지는 양극화, 위협받는 민주주의, 극단으로 치닫는 이념대립과 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경제적인 삶을 영위할 수단마저 위협받는 이 시대적 과제에 정의롭고 설득력 있는 답을 내놔야 한다. 그리고 그 답은 결국 미래세대 다수의 동의를 얻는 것이다.

따라서 현재와 같이 좌편향·종북 교과서라는 정부의 억측에 친일·독재미화 교과서라는 대응을 가지고는 결코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막을 수 없다. 종북이나 친일이나 똑같이 문제이기 때문에 힘 있는 정부여당의 프레임 싸움에 또 밀릴 것이다. 아예 판 자체를 바꿔야 한다. 당장 학생들이 배우는 교과서를 어른들 맘대로 하루아침에 바꿔버리는 일종의 폭력이 자행되고 있지만 그 누구도 학생들이 어떻게 생각하는지는 별로 관심이 없지 않은가? 역사교과서 국정화를 바라보는 인식지점부터 잘못된 셈이다. 우리 사회 정치·경제·사회 전반에 걸쳐 혁신적인 의제를 제기해 역사교과서 국정화 속에 감춰진 박근혜 정부의 편협한 이념 가르기와 비열한 종북몰이 프레임을 넘어서야 한다.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실책에 완연히 비교되는 정의롭고 설득력 있는 답이 필요하다. 그래야 이 땅의 젊은이들도 이 헬조선에서 한 가닥 희망을 보며 역사교과서 국정화라는 꼼수에 분연히 분노하고 반대하지 않겠는가?

홍명근/ 경실련통일협회 간사

홍명근  lolen86@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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