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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을 보는 시각으로 대한민국을 보면?

대한민국은 고장난 자동차가 맞다. 민주주의, 시장경제, 시민사회(공동체)가 총체적으로 고장났다. 이를 떠받히는 핵심 시스템이 고장이다. 그 중심에는 인체로 치면 뇌와 같은 역할을 하는 고장난 정당과 국회가 있다. 정당체제, 선거제도, 국회제도가 고장났다는 얘기다. 애초부터 고장난 것이 아니라, 민주주의, 시장경제, 시민사회가 성장, 발전하면서 환경과 시스템의 부조화와 시스템간 부조화를 제때 고치지 못하여 고장나 버린 것이다.

대통령은 이 기계 내지 시스템이 만들어낸 제품이라고 볼 수 있다. 고장난 시스템은 좋은 재료를 넣어도 불량품으로 만들어 버리는데, 애초부터 서민의 애환도 모르고, 사람들, 아니 당정의 핵심 인사들과도 얼굴 맞대고 대화, 토론하기에는 너무 아프고 특이한 과거사가 있는 사람을 고장난 정치시스템 속에서 오랫동안 돌렸으니....... 모든 것을 선거 승리의 관점에서 생각하는 선거 귀재 대통령은 본인에게도, 보수에게도, 대한민국에게도 비극이다.

진짜 위기는?
그런데 대한민국의 진짜 위기는 대통령의 무지, 둔감, 아집, 특이 성향, 헛심 쓰기가 아니다. 정치시스템을 포함한 제반 시스템을 고민하고 고칠 책무가 있는 정치권과 열성 지지층이 시스템의 고장을 의식하지 못하고, 권좌라는 운전석 쟁취에 올인하는 것이 진짜 위기다.

시스템 고장이 핵심이라는 것은 정치 리더십(사람) 문제 혹은 보수/진보 집권(정권 교체나 재창출 문제)가 아니라는 얘기다. 누가 청와대의 주인이 되어도 박근혜 대통령보다는 조금은 낫겠지만--그럼에도 불구하고 엉뚱한 데 헛심 쓰는 부지런한 대통령이 나오면 구관이 명관이다는 탄식이 나오겠지만-- 크게 나을 수가 없다. 총체적으로 고장난 시스템 위에 올라타서는 대한민국에 밀어닥치는 준엄한 도전에 제대로 응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금의 대한민국 정치시스템은 누가 이겨도 대한민국 국민은 처참하게 패할 수밖에 없다.

총체적 시스템 고장이 초래한 세월호 참사, 저성장, 양극화, 일자리 3불(부족, 불만, 불안), 7포세대 등 무수한 악덕으로 인해, 출구를 찾지 못한 짜증, 분노, 절망감과 권력에 대한 생존권적 집착(상대 집권에 대한 공포=국가가 가진 자의적 폭력 기구에 대한 공포)이 선거에 대한 올인으로 나타난다. 세월호 특별법 갈등, 친일독재-부정선거 시비, 노동개혁과 재벌개혁 시비, 역사 교과서 좌편향 시비 등으로도 터져나오고 있다. 하나같이 문제의 본질을 호도하고, 책임을 상대에게 전가하려는 의도가 다분하다.

   
▲ 2015년 대한민국 사회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키워드들. 전세대란, 박근혜 대통령, 실업 그리고 역사교과서. ⓒ유코리아뉴스


북한을 보는 시각으로 대한민국을 보면
인간과 권력의 속성과 한계를 알고, 시장과 자유의 힘을 아는 우리는 북한이 중국이나 베트남식 개혁 개방(시장, 분권, 자율) 없이, 스탈린주의 체제를 견지하는 한 아무리 발버둥쳐도, 다시 말해 아무리 위대한 수령이 나와도 사회가 제대로 굴러갈 수 없다는 것을 안다. 북한을 보는 거시적, 시스템적 시각으로 대한민국을 보면, 중국이 문화혁명 등으로 잠자고 있는 틈을 타서 여기까지는 용케 왔지만, 시스템의 치명적 결함을 고치지 못하면 결코 선진국이 될 수 없다는 결론에 도달하게 된다.

상식적으로 시스템 고장 상태를 인식하려면 정상 상태를 알아야 한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권력을 쥔 사람이나 핵심 시스템이 할 수 있고, 해야 할 일을 알아야 한다. 나아가 사람(리더십)의 오류, 한계와 시스템(체제, 제도, 구조)의 문제를 분별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런데 대한민국은 제반 시스템을 선진국에서 수입했을 뿐, 스스로 근본원리를 고민해 보지 않았기에 이를 잘 알지 못한다. 우리 경세, 정책 담론 생산자들과 정치권의 책임이 크다.

더군다나 이 나라는 600년 유교 예치국가의 전통으로 인해 거의 모든 부조리를 통치 리더십(지도자나 정권)의 문제로 본다. 하는 일(기여)-누리는 처우(이익), 실력-자리, 권한- 책임, 권리-의무, 부담-혜택, 위험(risk)-이익(return)의 균형, 즉 정의, 공평, 상벌, 구조의 문제로 보는 것이 아니라, 도덕성의 문제로 보는 경향이 강하다. 사람의 행위를 규율하는 시스템을 못 보거나 안본다는 얘기다.

사람이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
미래 세대나 노동시장 이중구조에 대한 문제의식이 강한 훌륭한 노조위원장을 좀 안다. 하지만 노조 전반이 공유하는 철학, 가치, 문화와 의사결정 시스템 하에서는 자신의 소신을 펼 수가 없다. 직위를 보전하려면 집단의 이해와 요구에 반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개인적으로 훌륭한 공무원이 있어도 부처 기득권(관피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훌륭한 변호사, 의사도 자기 소속 집단 기득권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다. 훌륭한 경영자는 많지만 오로지 자신에게 불편한 규제만 끊어내려는 기업인 집단(전경련, 경총)의 성향은 어찌할 수가 없다. 마찬가지로 훌륭한 의원이 있을지라도 양대 정당 기득권이나 현역 기득권에는 반할 수가 없다. 그래서 리더십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의 문제라는 것이다.

물론 이것은 인간 사회(집단)의 보편적 특징일 것이다. 다만 우리 사회의 집단 이기주의 내지 기득권에 대한 집착이 유독 강한 것은 아무래도 공공(천하위공 등)을 팔아 온 자들; 왕, 양반사대부, 정치 지도자, 고위 관료, 경제권력자들이 보여준 몰염치한 행태와 그에 따른 두터운 불신 및 피해의식과 관련이 있다. 한마디로 국가와 리더십에 대한 이유 있는 불신 때문이다. 둘째, 공공을 팔아 부를 얻고, 권력을 휘두른 자들에 대한 평가, 감시, 견제, 심판 시스템의 부실이 있다. 셋째, 보통 사람의 상식에 반하는 사회적 특권 지대, 즉 민주주의 원리나 시장원리(공정 경쟁)가 통하지 않는 영역이 여전히 너무 많은 현실이 있다. 고용유연성이나 임금피크제에 대해 공무원의 경직된 고용과 연공임금을 지목하고, 노사 무기대등의 원칙 하에 파업시 대체인력 투입 허용이나 공장점거 불법화를 들이밀면, 한국에만 있는 자본 편향적 제도 정책을 들먹이는 것이 단적인 예다. 결국 사람이나 집단을 규율하는 시스템 자체가 공공성, 공정성, 공평성의 원리에 맞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의원이든 공무원이든 노조원이든 교수, 변호사, 의사든 그 욕망과 처지를 직시하고 시스템을 짜야 하는데, 우리 사회는 성인군자도 실천하기 힘든 높은 도덕성을 강요한다. 성인군자의 덕성도 기득권의 맷돌로 갈아버리는 나쁜 시스템은 그대로 놔두고......과거사 들추기가 기본이 될 수밖에 없는 도덕성과 이념 시비가 정치 갈등의 중심이 되는 것은 유교전통 못지않게, (몰염치 비상식 불법 편법과 시대착오로 판명된 이념이 판치던 시대를 살아온) 상대를 정치적으로 상처내기 위함인 경우가 많다. 결국 모든 비판은 누가 이겨도 대한민국이 이기게 만드는 시스템 개혁으로 향하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진영과 정파와 개인의 승리를 향한다. 그래서 민주화가 진전이 되면서 대한민국이라는 차가 고장나서 퍼져 버린 것이다.

참 난감하다. 대한민국의 핵심 시스템의 고장임을 대중적으로 납득시키는 것이! 시스템의 고장으로 인해 생기는 악덕은 그야말로 장님이 만지는 거대한 코끼리다. 아니 코끼리, 얼룩말, 코뿔소, 악어와 초원과 늪지 등으로 형성된 거대한 밀림이다. 천만의 얼굴을 하고 있다. 그래서 핵심, 본질, 구조를 추출하여 전체상을 그려내는 것이 너무 어렵다. 짧은 글로 될 일은 아니지만, 그래도 해야 한다.

생길래야 생길 수 없는 일자리
대한민국은 일자리 문제가 해결될 수가 없다. 일자리로 인한 고통이 점점 극심해지게 되어 있다. 우선, 고용임금의 표준(정상수준)과 패러다임이 잘못되어 있다. 생산력(1인당 GDP) 수준에 비해 너무 높고, 환경(인간의 수명을 제외한 모든 것의 수명이 짧아졌고, 중국의 추격이 쉬운 산업 구조 등)과 맞지 않는다. 이를 공무원을 공공부문과 대기업 조직노동이 주도한다. 공공부문이 최고 선망의 직장이 되어 인재와 기업가 정신의 블랙홀이 되고 있다. 대졸자의 숫자(수요)와 대졸 일자리(공급)의 미스매칭이 극심하다. 해고를 살인으로 간주하기에 변화부침, 탄생소멸이 극심한 환경을 헤쳐나가야 할 산업/기업의 고용 리스크가 너무 크다. 게다가 대기업은 노동비용 자체가 너무 높다. 직접 고용 규모를 키우는 것이 너무 부담스럽다. 뿐만 아니라 금융 리스크도 크고(그래서 과잉 건전화 된다), 벤처기업, 혁신기업, 중소기업에 대한 금융은 안되게 되어 있다. 자본시장에 대한 규제가 너무나 많고, 촘촘하고, 경직되어 있고, 한편 자의적이다. 또한 선택 집중 전략을 구사할 수 없는 정책금융의 비중이 너무 크다. 국가 R&D예산에도 정의도, 효과효율성도 없다. 쓸데없이 공기업의 업역과 비중이 너무 크다. 1960~80년대 지대할당 방식의 산업/기업 육성 전략의 유산인 독과점 업역이 너무 많다. 새로운 일자리 창출의 샘인 보건의료 산업, 고급 사회서비스 산업은 각종 진입장벽(기득권 나와바리)과 관료적 규제가 너무 많다. 비교우위 산업기업과 신산업과 공공부문에서 충분한 고용을 흡수하지 못하다 보니 자영업은 극심한 공급 과잉 상황에다가 그나마 부동산 임대료로 다 빨리다시피 한다.

한때는 수많은 노동운동가들이 자신의 생명과도 바꿀 수 있다고 생각한 노조도 양극화의 완화자가 아니라 촉진자다. 농협도 마찬가지다. 이제는 본래의 소명을 의식하는 사람도 보이지 않는다. 도덕주의적 비판은 무성하지만 먹힐 리가 없다. 국회에 대해서도, 관료에 대해서도, 노조나 농협이나 재벌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이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만드는, 실효성도 있고 현실적인 제도적 개혁의 목소리는 의외로 작다.

국가 권력이 틀어쥔 모든 것이 고장
뿐만 아니다. 내가 아는 한 대한민국 군대는 돈은 엄청 먹지만 싸울 수가 없는 군대다. 국가와 정치와 공공에 대한 신뢰는 외환위기, 세월호 참사 등 위기를 겪으면서 점점 더 형해화 되어 왔다. 불과 18년 전에 일어난 금 모으기 운동은 완전히 남의 나라 일처럼 느껴진다. 관피아 비리, 국방비리, 원전비리 등 수많은 비리를 겪으면서 공동체를 위한 희생, 봉사 정신이 형해화 되었으니 목숨이 오락가락 하는 상황에서 군대 지휘부의 명령이 먹힐까?

대학도 그렇다. 엄청난 교육재정을 잡수시는 중고등학교(공교육)가 고장이라는 것은 만인이 다 안다. 학생이 교수, 교사를 위해 존재하는지, 교수, 교사가 학생을 위해 존재하는지 의심스러운 현상이 비일비재하다.

중앙정부(부처)와 지자체도 심각한 고장이다. 상식적으로 규제와 예산이 국회와 지방의회와 감사기구와 언론에 의해 제대로 감시, 통제가 안 되는데 어떻게 성할 수가 있나? 지방 예산은 근본적으로 상과 벌, 권한과 책임의 원칙에 어긋나 있다. 행정 서비스를 잘 하면 예산(돈)이 더 생겨야 하는데, 그게 안 되는 구조다.

가만히 보면 대한민국에서 예산이 주된 재원이 되는 곳(공무원이 재원을 분배하는 곳)이나 관료적 규제가 주된 보호 장벽과 족쇄가 되는 거의 모든 영역이 엉망이 되어 있다. 금융(특히 정책금융), 교육, 농업, R&D, 의료, 주택/부동산, 교통/SOC, 에너지, 방송통신, 국방 등 관료 문제처럼 보이지만, 실은 관료를 지휘 통제하는 정치 문제다. 그 뒤에 제대로 된 관료와 지식인(전문가)의 부재가 있다.

교과서 국정화는, 그렇지 않아도 너무 많은 것을 틀어쥐고, (소화를 못 시켜) 심한 설사나 해대는 나라에서, 관점에 따라 다를 수밖에 없는 역사해석조차 권력이 좌지우지 하겠다고 해서 문제인 것이다.

공공부문은 규제와 예산(적자, 효과효율, 감시통제) 문제 외에도 종사자(공무원 및 공기업 임직원)의 채용, 보직, 승진, 정년, 임금/호봉/연금, 감사 문제도 심각하다. 하지만 현 정치 시스템 하에서는 조직된 이익집단의 기득권을 침해하는 개혁이 거의 불가능하다. 모든 것이 사법화 되어서 문제고, 법원의 과부하와 편협함도 심각하다. 세계 최강의 검찰권 문제는 하도 오래된 부조리라 접어두자.

대한민국의 어디가 좀 성할까 생각해 보니, 그래도 글로벌 경쟁 압박을 받고 있는 기업과 무한경쟁 상황에 놓인 언론이 조금은 나아 보인다. 물론 외환위기 이후 구조조정 할 때 가장 진취적, 공격적 투자와 대출을 하던 재벌대기업과 중견기업과 은행들을 싹쓸이 해버렸기에 보수 안정 경영에 능한 재벌대기업(롯데 등)과 재벌 2세, 3세, 4세와 재무통들이 득세해 버렸으니 기업을 정상이라고 말하기 어렵지만......

한국 사회 최대의 문제처럼 얘기되는 재벌대기업으로의 경제력 집중 문제도 따지고 보면, 박정희식 경제개발(지대 할당과 소수 대기업 육성 방식)의 유산과 세계화가 준 기회를 빼어난 수완으로 잘 잡은 것, 허술한 공정거래 감독과 상속 제도, 각종 세제 혜택 등이 겹쳐져 있어서 사법적 잣대나 도덕주의적 비난이나 조세재정 정책으로 해결 될 문제가 아니다. 아마도 새로운 법제도가 아니라 기존 법을 잘 지키도록 하는 것이 가장 강력한 규율수단일 것이다.

어쨌든 재벌대기업 문제가 심각한 것은 맞지만 그래도 글로벌 경쟁에 의해 규율을 받고 있기에 상대적으로 덜 하다. 그런 점에서 재벌대기업보다 10배 심각한 것이 노조고, 100배 심각한 것은 정부/지자체고, 1000배는 심각한 것인 독과점 정당과 국회가 아닐까 한다.

부와 권력의 경쟁, 할당 시스템의 고장
대한민국의 총체적 고장의 본질은 무엇일까? 그것은 한마디로 부(소득/임금, 자산,일자리)와 권력(무력, 정치/행정/사법/사정 권력, 시장/기업 권력, 정보/문화 권력 등)의 경쟁/할당의 시스템의 고장이다. 이 뒤에는 (상응하는 의무, 부담, 책임, 생산력은 잊고) 권리, 이익, 권한, 근로조건의 선진국화를 고집해 온 기득권 집단이 있다. 공공부문과 대기업만이 수혜자가 되는 정년 60세, 65세 발상의 뿌리다. 그래서 선진국에서는 1천만명이 먹을 파이를 한국에서는 5백만명이 잡수신다. 결과적으로 기득권의 성안은 온실이요 오아시스인데, 성 밖은 절벽이요 시베리아요, 사막이다. 가치생태계의 피폐로 인해 사막은 점점 늘어나고 온실은 점점 좁아지고, 경쟁은 점점 더 치열해 진다. 헬조선, 7포세대, 개한민국 소리가 안 나올 수가 없다.

당연히 가파른 절벽 현상으로 인해 기득권과 생존권이 하나가 되어 간다. 성 안에 못 들어가거나 내 몰리거나 놓치면 죽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기득권 조정이 점점 어렵게 되어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선진국 국회와 정당은 철 지난 기득권 조정을 하는데, 우리는 이 일을 하기는커녕 스스로가 기득권을 유지, 사수하지 못해서 안달이니......그런 점에서 다수당의 일방 처리/난투극에 초점을 맞춘 국회선진화법은 불필요하다고 말할 수 없지만 군화 신고 가려운데 긁는 짓이나 다름없어 보인다.

반기득권 정치동맹
왜 이리 정치적 갈등이 극심하고 과거지향적이고 비생산적인가? 그것은 그 어떤 선진국 보다 청와대/중앙정부/중앙국회/중앙당이 자의적으로 배분할 수 있는 자리, 젖과 꿀, 사약, 오랏줄, 칼이 많고 치명적이다 보니, 이를 놓치면 '죽는 일'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그러니 정치의 본말이 전도될 수밖에! 소명보다 생존이 먼저 아닌가? 이것이 공천권 갈등, 권력 갈등(선거 전쟁)의 본질이고 뿌리다.

문제는 본말전도 현상이 정치판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사회 전반에 걸쳐 일어난다는 것이다. 본말이 전도되면 돈과 인재와 관심이 완전히 왜곡된다. 경쟁이 지대 추구 내지 좋은 자리 차지하기 경쟁으로 된다. 소명, 적성, 능력이 완전히 뒷전으로 밀린다. 박근혜 대통령이나 문재인 대표처럼 그 자리에 전혀 어울리지 않은 사람, 전혀 준비되지 않은 사람이 국운과 당운을 좌지우지 하는 자리를 차지한다. 민간기업에서 혁신을 주도하여 세계적인 상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내야 할 엘리트 청년들이 안정적인 고용과 높은 임금, 연금을 쫒아서 9급 공무원 자리를 놓고 100대 1의 경쟁을 벌인다. 이러니 국가가 발전할 리가 없다. 경제가 발전할 리가 없다. 바로 이것이 시스템 고장의 핵심 원인이자 결과인지도 모른다.

본말전도, 가치전도 현상의 뿌리에는 관주주의 사회, 공공양반 사회, 직장계급사회, 지대(렌트) 과잉사회, 중앙집중사회, 승자독식사회, 불공정/불공평 사회가 있다. 이 모든 것의 뿌리는 고장 난 국가(권력), 더 정확히는 고장 난 정치시스템이 있다. 시스템을 만드는 것도, 고치는 것도 결국은 사람인데, 기존 시스템의 적자/승자들 내에서는 이 작업을 할 사람이 보이지 않으니 답답하다. 미칠 노릇이다.

대한민국이 총체적 고장 상황이고, 누가 집권해도 따르는 무리들에게 자리 수백 수천 개 주는 것 외에 별무신통이 맞다면, 특히 현재의 양대 정당과 유력 정치인들이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판단이 맞다면, 게다가 2016년, 17년, 18년이 대한민국이 죽느냐 사느냐를 가름하는 골든타임이 맞다면, 이런 생각을 공유하는 사람들은 특단의 대책을 모색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한다. 그것은 무엇일까? 반기득권 정치 동맹 아닐까? 대한민국에서 연대와 통합이 필요하다면 바로 대한민국을 질식시키고 있는 기득권 담합 체제의 중심인 양당 기득권을 타파하기 위한 정치, 사회 결사가 아닐까? 반제반파쇼, 반독재, 반좌파(친북, 종북) 통일전선이 아니라, 반기득권 통일 전선 말이다. 사람을 미워하는 것이 아니라 죄만, 낡은 시스템만 미워하는 그런 전선 말이다.

김대호/ 사회디자인연구소 소장

*이 글은 사회디자인연구소 홈페이지에도 게재됐습니다.

김대호  itspolitics@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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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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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혜연 2015-11-29 19:37:45

    대한민국의 문제점:북한도 살기좋은곳이라고 말을 하면 빨갱이취급받고 반대로 북한을 무조건 나쁘다고 욕설질하면 애국자취급받는거~!!!! ㅡㅡ;;;;;   삭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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