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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족, 한족, 북한 출신의 공동체 속에서PN4N 매일민족중보 10월 5일(월) [가정 영역]

지난 주간에 저희 가정은 요령성에서 길림성으로 장거리 이사를 하였습니다. 바야흐로 동북3성에도 고속철 시대가 열리면서 이삿짐을 실은 트럭은 14시간을 달려서 도착했지만 저희 가족은 1천㎞의 거리를 5시간 30분 만에 도착할 수가 있었습니다. 듣자 하니 꼭 용무가 있어서가 아니라 너도나도 고속열차를 한 번씩 타 보고 싶어서 연일 매진사례라고 하는데 반면에 고속버스 이용자가 현격히 줄면서 대책마련이 시급하다고 합니다. 그도 그럴 것이 빠를 뿐만 아니라 요금마저 저렴한 편이어서 이제는 굳이 버스를 탈 필요가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중국의 전역이 1일 생활권이 될 그 날도 멀지 않았다는 생각마저 듭니다.

함께 생활할 공동체에 도착하니 8월 한가위가 임박한 터라 휘영청 밝은 달과 쏟아질 듯 무수한 별들, 그리고 짐들을 날라주기 위해서 사내아이들 10여 명이 저희를 환영하며 반겨주었습니다. 꼭 그런 눈으로 봐서가 아니라 영유아기 시기에 부모로부터 받을 사랑을 충분히 받지 못한 탓인지 하나같이 아이들이 체구가 작았지만 길러주시는 엄마가 잘 먹여서인지 힘은 장사들이었습니다. 한 차 가득 실어 온 짐들을 어찌나 빨리 나르든지 정말 수월하게 이사를 마칠 수가 있었습니다.

마침 나진지역을 왕래하시는 여러 선생님들로부터 지난 8월말에 불어닥친 태풍의 피해 현장 소식도 자세히 들을 수가 있었습니다. 수재민이 2천 가정이나 발생해서 군인들이 10월 10일 당 창건일 이전인 10월 5일까지 주거공간을 복구 완성하라는 명령 아래 비지땀을 흘리고 있는데 상당한 피로감에 시달린다고 합니다. 인간의 정신력에도 한계가 있는 법인데 소위 “평양정신”이라는 현수막을 걸어 놓고, 확성기가 달린 차량에서 음악을 틀어 놓고 추진력을 발휘하도록 한다는 것입니다. 먹을 것은 조금 주면서 밤낮 없이 일을 시키니 제대로 진척이 될 리가 만무하다는 딱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반면 피해가 극심한데다 수습이 시급하다 보니까 그 지역 내에 진출해 있는 재외동포들에게 자존심을 내려놓고 도와달라고 요청하는 사례들도 많았다고 합니다. 빵공장에서는 밀가루를 공급해주고 공장 등지에서는 시멘트를 지원해 주는 등의 일이 빈번했고, 진심으로 감사를 표하는 인사를 듣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런저런 무용담들을 들으면서 역시 한민족은 위기 앞에서 힘을 모으고 서로를 돕는 일에 대단한 잠재력을 가진 민족임을 임을 다시 한 번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우리 가족이 새롭게 터전을 마련한 시설에는 조선족, 한족, 북한 다양한 출신들과 장애인 고아들이 있습니다. 그런데 고아도 다 같은 고아가 아닙니다. 이 안에서도 인신매매를 당했던 탈북 여성이 아이를 두고 도망치는 바람에 고아가 된 아이가 매번 놀림과 무시를 당하는 것을 봅니다. 기차역으로 마중 나온 조선족 원장님에게 “아이들에게 삼촌 소리 들으면서 생활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씀드렸더니, 피식 웃으시며 지금까지 그런 일은 단 한 번도 없었고, 앞으로도 없을 거라며 그냥 선생님 소리 듣는 것에 만족하라고 대답하셨습니다. 앞으로 좌충우돌 아이들과 부대끼고 때로는 헤매면서 완전한 식구로 자리매김은 못한다 해도 한 아이, 한 아이와 진심으로 소통하는 자가 되고 싶습니다.

첫 주말을 지나면서 단체사진 속에 있는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는 데 많은 시간을 할애했습니다. 같이 살면 시간이 저절로 아이들의 이름을 외우게 해 주지만 초반부터 “넌 이름이 뭐야?” 라거나 “야!”라고 부르고 싶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아직은 아이들이 잠시 지내다 갈 사람처럼 여겼는지 자꾸만 “선생님은 언제까지 계실 거예요?”라고 묻지만 어리버리 사역자가 저들과 함께 뒹굴면서 어떠한 활약을 하게 될지 기대해 주시고 응원해 주시기 바랍니다.

   
▲ 나선시 주택가의 홍수 피해 모습

시설 안에 있는 아이들이 전반적으로 꿈이 없는 것을 봅니다. 비단 그것은 고아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이 시대의 청소년들에게 있는 공통적인 문제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 각자 각자가 얼마나 가치 있고 중요한 사람인지를 꼭 알려 주고 싶습니다. 고아, 소외된 아이, 자존감이 낮은 아이들이 자기 정체성을 찾고서 이 시대를 보다 더 의미 있고 주도적으로 살아갈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공동체의 밥이 참 맛이 있습니다. 그래서 끼니때마다 두 그릇을 뚝딱 해치우기가 십상입니다. 그런데 하루는 저희 아이가 울상이 된 채 “엄마가 해주는 집 밥 먹고 싶다.” 라고 하는 말을 듣고 놀랬습니다. ‘나는 항상 집 밥을 먹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아이는 찜통에서 나온 밥이 아닌 나만을 위해 지은 밥을 먹고 싶어 하는구나!’ 무리 지어 있지만 내가 충분히 사랑과 관심 받고 있다는 인식 속에서 아이들이 보다 더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기도해 주십시오.

제공: 바나바 선교사(PN4N 협력선교사)

북한과 열방을 위한 중보기도네트워크(www.pn4n.org) 제공

바나바  @pn4n.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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