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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붕괴론에 함몰된 한미 정부

지루하게 이어져 온 지뢰사건, 박 대통령의 광복절 축사, 박 대통령의 중국방문 발표 등이 난마처럼 얽힌 한반도 정세, 그 숨은 그림을 읽기 위해 어지간히 여러 사람들을 접촉했습니다. 최근 한 달은 ‘한반도 미스테리’라고 불러도 될 만큼 수수께끼 같은 사건의 연속이었습니다. 이제 대체로 이 미스테리의 전말이 보입니다.

미스테리의 첫 번째는 전쟁이 일어날 정도의 위기도 아닌 전방 지뢰사건에 왜 유엔사령부가 위기관리의 모든 걸 떠맡았느냐는 것입니다. 전쟁이 날 것 같았던 2010년 11월 23일의 연평도 포격사건 때는 “남북한의 문제”라며 아예 모른 체했던 유엔사령부입니다. 당시 우리 합참과 월터 샤프 사령관 간에는 총 11번의 전화통화가 이루어졌습니다. 그런데 돌아온 답변은 “한국 정부가 알아서 하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번 지뢰사건의 경우 유엔사가 직접 조사하고 성명 발표하고 대북 대화 접촉을 했고, 미 국무부가 이에 동조하는 성명까지 발표했습니다. 이 차이를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유엔사령부가 위기관리를 주도하니까 한국 정부의 존재감은 아예 사라졌습니다. 두 번째 미스테리는 이것입니다. 안보의 당사자는 한국 정부입니다. 우리는 유엔사와 무관하게 작전 중인 전투원이 적대행위로 사상되었다면 자위권 발동을 검토할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다면 유엔사가 8월 10일까지 어떤 입장도 내놓지 못하도록 한국 정부에 어떤 요청, 혹은 압력을 행사했느냐는 것입니다. 이와 관련하여 저는 매우 중요한 증언을 청취할 수 있었습니다.

세 번째는 위기관리의 해법이 한미 양국 공히 북한과 대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겁니다. 국방부의 허풍이라고 볼 수밖에 없는 ‘DMZ 주도작전’이나 확성기 방송은 알려진 것처럼 실효성이 있지 않습니다. 한미 양국은 문제의 해결을 대북 대화와 접촉에 두고 있다는 정황이 역력합니다. 그 이유가 무엇이냐는 것이지요.

바로 북한 체제 붕괴론입니다. 박근혜 대통령은 벌써 두 번이나 “내년에 북한에 무슨 일이 생길지도 모른다”고 했습니다. 또한 최근 한미 정보당국은 매우 중요하고 간과할 수 없는 북한의 이상 징후를 포착했습니다. 국경지역에서 북한군의 이해할 수 없는 동태를 파악한 것입니다. 그 이상 자세한 내용을 공개할 수 없는 점을 이해해주시기 바랍니다. 박 대통령이 9월에 중국을 방문하는 것도 이와 관련이 있습니다. 지금 한·미·중 사이에서는 대북 정책을 둘러싼 외교라인이 숨 가쁘게 가동되고 있습니다.

   
 

우리는 이 국제정세를 냉철한 눈으로 정신을 집중해서 직시해야 합니다. 다만 우려스러운 것은 섣부른 북한 붕괴론에 경도되어 박근혜 정부 남은 임기에 남북관계가 파탄으로 가고 한반도가 전대미문의 위기에 휩싸일 가능성입니다. 지금 이 정부의 실력만 볼 때는 위기를 기회로 전환하는 것이 아니라 기회를 위기로 전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벌써 북한 붕괴 가능성을 입 밖으로 꺼냈다는 것 자체가 아마추어입니다. 그래서 북한도 불안하지만 남한 정부도 불안합니다. 또 다시 닥쳐올 격동의 시대에 너무나 준비가 안 된 정부, 결국 한반도 지정학에서 역사의 고아가 될 지도 모르는 그런 불안감이 증폭되고 있습니다.

김종대/ 디펜스21플러스 편집장

김종대  jdkim2010@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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