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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27 판문점선언 3주년 평화통일연대 성명서

한반도는 신냉전의 각축장이 아닌 평화의 진원지가 되어야 한다

우리는 3년 전, 남북 정상이 판문점에서 마주 앉아 한반도의 평화와 미래를 약속했던 봄날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우리는 한반도에서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부푼 기대감에 싸였었다. 하지만 판문점에서 시작된 한반도의 봄은 채 일 년도 되기 전에 꽃샘추위를 만나고 말았다. 기대했던 만큼 좌절과 실망이 컸지만 그렇다고 분단을 극복하고 평화를 이루고자 하는 희망을 꺾을 순 없다. 후손들에게 평화 없는 한반도 미래는 가혹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한반도 평화가 남북 정상 간의 만남 만으로 성취될 수 없음을 잘 알고 있다. 2000년 6월 최초의 정상회담에 이어 2007년 10월에도 정상회담이 성사됐지만 한반도 평화협정은 물론 종전선언 조차 성안되지 못한 현실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8년 4월과 9월의 정상회담을 통해 북미 정상회담을 견인했다. 비록 제2차 북미정상회담이 결렬됐지만 남북정상회담에서 시작된 한반도의 봄은 북미정상회담의 길을 마련했다. 우리는 새로운 한반도 평화구축을 향한 역사의 발전을 믿으며 미국과 북한, 그리고 우리 정부를 향해 다음과 같이 요청한다.

첫째, 바이든 정부는 미국 제일주의를 내세우며 세계 곳곳에서 충돌하다 스스로 고립을 자초한 트럼프 정부의 실책을 되돌려야 한다. 바이든 정부는 클린턴 정부가 2000년 체결한 북미코뮤니케를 복원하고 2018년 6월 싱가포르선언 합의문 제1항에서 합의한 북미의 ‘새로운 관계’ 수립을 실행해야 한다. 최근 미국 종교계에서 바이든 정부를 향해 북한에 대한 최대 압박과 고립 대신, 대화와 관여를 촉구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한반도에서의 전쟁과 대결을 반대하고, 항구적인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 이것이 동맹국 한국민들의 한결같은 염원이다.

둘째, 북한 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남북 협력의 손을 놓지 말아야 한다. 북한은 2019년 2월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에 크게 실망하고 미국과 남한을 향해 문을 꼭꼭 닫고 있다. 내부적으로는 자력갱생을 외치며 허리띠를 더욱 졸라매고 있지만 국제정세가 어려울수록 남북 간 협력은 더욱 절실하다. 더욱이 코로나19 만연으로 인해 동아시아 지역의 백신 협력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우리는 북한 당국이 정치-군사 안보보다 생태-환경 안보가 시급해진 현실을 직시하고 핵 협상 못지않게 중요해진 백신 협상을 위해 중국과 러시아, 일본이 참여하는 회담에 참여하길 요청한다. 북한은 또한 어떠한 상황에서도 남북 협력의 기조는 이어가야 한다는 원칙으로 돌아오길 바란다.

셋째, 문재인 정부는 획기적인 대북정책을 위한 강력한 의지를 보여줘야 한다. 문 정부는 3년 전 봄날 이후 황금기를 미국에 발목 잡혀 허송세월하고 말았다. 북한이 대화를 외면하고 있지만 앞으로 남은 집권 1년은 너무나 중요하고 충분한 시간이다. 한반도 평화를 향한 진심과 용기를 가지고 미국과 북한을 설득하되 진척이 없을 경우 개성공단과 금강산관광 재개는 독자적으로도 추진할 수 있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주어야 한다. 특히 미국 의회에서 추진하고 있는 북미이산가족상봉 법안과 종전선언결의안 통과를 위한 공공외교에도 총력을 기울이길 요청한다.

넷째, 평화통일연대는 한반도와 동아시아는 신냉전의 각축장이 아닌 평화의 진원지가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북한의 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 움직임이 느리고 진전이 더디다면, 한국교회와 시민사회가 연대하여 민족 화합의 오솔길을 열어나가야 할 것이다. 평화통일연대는 이를 위하여 미·중간 대결이 신냉전으로 확산하지 않도록 한국교회와 한국사회에서 평화담론을 확산하는 일에 더욱 매진할 것이다. 꽉 막힌 남북 민간교류의 빗장을 여는 일에도 앞장설 것이다. 미얀마 민주화시위,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해양 방류 결정 등으로 촉발된 아시아와 동아시아의 민주주의, 평화를 만드는 일에도 교회·시민단체와 적극 연대해 나갈 것이다.

2021년 4월 27일 평화통일연대

유코리아뉴스  ukoreanews@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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