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미호 /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 센터장

세계선교협의회(CWM)의 4년마다 열리는 총회가 6월 12일부터 19일까지 남아프리카공화국 더반에서 열린다. 이번 총회의 주제는 "생명으로 일어나라, Rise to Life"이다. 2020년 총회를 코로나로 열지 못했었기에 이번 총회는 8년 만에 열리는 총회다. 우리가 지금 직면하고 있는 다양한 위기를, 하나님의 변혁적 사명을 감당하는 선교의 자리로 전환하는 기회의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 총회를 앞두고 6개 대륙의 회원교회들이 각각 사전회의를 개최했다. 각각 CWM의 역사와 사역에 대해 이해하는 자리를 가졌다. 새로운 교회 회원들이 이를 이해함과 동시에. CWM 총회 주제대로 생명을 향해 함께 일어나 변화의 여정을 걸어갈 수 있도록 하기 위한 자리라고 할 수 있다. 필자는 우리나라 4명의 총대 중 한 사람으로 지난 3월 3일부터 8일까지 동아시아 사전회의에 참석했다.

동아시아 지역이 전 세계적으로 기후위기에 가장 취약한 지역이라는 점을 생각하며 선교의 방향과 과제에 기후위기적 관점을 더하며 공통의 실천전략을 수립하여 대응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에서 대한예수교장로회(PCK) 총회 추천을 받아 참석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전쟁 등 새로이 부상하는 급한 이슈들 때문일지 기대에는 미치지는 못했다. 기후위기가 전쟁과 분쟁을 일으키는 근원적 뿌리에 있다는 것, 그리고 기후재난에 있어 가장 취약한 곳이 동남아시아 지역이라는 것을 고려해, 각 국가 교회협의회들이 단순한 관심을 넘어 공동의 관심과 행동을 취하는 것이 맞지 않을까 생각했지만 본 회의로는 각 나라별 이야기를 가지고 가는 방향으로 회의는 마무리 되었다.

돌아와, 지난해 기독교환경교육센터 살림이 한국세계선교협의회(KWMA)와 함께 ‘선교사들의 기후위기 인식을 조사하고, ‘선교지의 기후위기 대응포럼(https://eco-christ.tistory.com/1816)’을 다시 살펴보았다. 한국교회는 선교지가 어떤 상황에 처해 있는지 함께 들여다보고, 선교의 방향과 과제를 설정하고 이행해야 할 것이다. 선교지와 협력하여 기후 적응 선교를 할 수 있도록 선교사 교육을 비롯한 기후 위기시대의 선교 가이드라인과 교육 콘텐츠를 만드는 일도 힘써야 한다. 우선은 교단 총회의 세계선교를 담당하는 부서가 교회들과 더불어 이에 대해 함께 기도하며 변화를 주도해갈 수 있기를 기도한다. 지구를 견고하게 지켜내려면 가장 약간 부분을 살피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이다. 사슬의 여러 고리들이 아무리 견고하다 할지라도 가장 약한 부분이 끊어지면 전체적으로 쓸모가 없어지기 때문이다.

충분히 의제로서 검토하지는 않았지만, 이번 사전회의는 그 변화를 이끌 수 있는 리더십과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다. 참석한 교회협의회마다 모두 겪고 있는 여러 위기를 영적으로 함께 분별하려 했고, 함께 모두의 풍성한 삶을 누리게 하는데 진심이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시대를 공동체적으로 분별하게 한 성경공부는 우리를 변화하게 하는 큰 힘이 되어줄 것이다. ‘선한 사마리아인의 비유’를 가지고 역할극을 하면서 시작된 성경공부는 3일 동안 같은 맥락에서 성경 속으로 들어가게 했는데, 모두 사전에 자신의 언어로 충분히 묵상하고 와서 공동체적으로 분별했다. 길에서 부상 당한 이를 보고도 급히 지나간 이, 멈추어 그를 돌본 이를 넘어 돕는 일에 참여했던 당나귀와 여관 주인의 마음까지 보게 한 것이 특별했다. 기후위기 시대, 강도 만난 이웃을 제대로 보며 어떻게 도와야 할지, 교회 현장에서 적극적으로 활용해볼 만하다. 아무쪼록 6월 CWM 총회를 통해 세계 여러 교회와 그리스도인들이 기후위기의 한 복판에서 활동하시는 하나님의 현존하심을 깨닫고 그에 의지해 행동하는 신앙인의 리더십을 발휘하게 되길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