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방스에는 유서 깊은 수도원들이 많다. 중세 시대의 모습을 떠올리게 하는 이들 수도원에는 교회와 일반인들의 접근을 허용하지 않는 금역들이 숨어 있다. 때 묻은 세상으로부터 회피하여 영혼을 정화하기 원하는 사람들, 신의 한 조각이라도 발견하기 원하는 영감의 장소인 프로방스의 수도원 중에는 현재 수도사들이 활동하는 곳도 있고, 전시관으로 새롭게 태어난 곳도 있다. 프로방스를 방문한다면 둘러 볼 가치가 있는 5개 수도원을 소개한다.

1. 세낭크 수도원

프로방스의 수도원 할 때 항상 첫 손가락에 꼽히는 이 유명한 수도원은 아름다운 라벤더 밭 한 가운데 우뚝 서 있다. 뤼베롱의 작은 마을인 고르드에 위치한 이곳은 시토 수도회 소속이며, 아름다운 풍경 덕분에 언제 어느 때 방문하더라도 항상 멋진 사진을 찍을 수 있다.

▲ 세낭크 수도원

세낭크 수도원에는 칸 인근 섬에서 온 수도사들이 생활하고 있다. 이들은 프로방스의 대표적인 아로마 식물인 라벤더를 재배하면서 양봉업에도 종사한다. 이곳은 기도와 명상을 기반으로 하는 수도생활을 경험하기 원하는 사람들에게 수도원의 문호를 개방하기도 한다.

▲ 세낭크 수도원(1)

2. 토로네 수도원

토로네 수도원은 지중해 인근 브리뇰과 드라기냥 사이의 숲 한 가운데 위치한다. 이곳 역시 시토 수도회 소속으로 1953년 이곳을 방문했던 유명한 건축가 르코르뷔지에가 화려한 장식 없이 심플하면서도 세련된 아름다움을 자아내는 이곳에 찬사를 보내기도 했다.

▲ 토로네 수도원

그 명성이 오늘날까지도 이어져 지금도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에게 변함없는 감동을 선사한다. 이곳은 유명 아티스트들의 작품을 전시하기에도 손색없는 이상적인 전시관의 역할도 한다. 해마다 이곳에서는 미술전시회가 개최되므로 확인 후 방문하면 더욱 좋을 것이다.

▲ 토로네 수도원

3. 실바칸 수도원

이 수도원 역시 시토 수도회 소속으로 세낭크 수도원, 토로네 수도원과 함께 ‘프로방스의 세 자매 수도원’이라 불린다. 로크 당테롱에 위치한 실바칸 수도원은 뤼베롱 산지를 마주하고 있으며 뒤랑스 강 인근에 자리 잡고 있어 풍경이 사뭇 아름다운 곳이다.

▲ 실바칸 수도원

검소함을 미덕으로 삼는 실바칸 수도원은 로마 양식과 고딕 양식이 아름답게 어우러진 곳으로 수도원 정면에 38미터 길이의 못이 펼쳐져 있다. 오늘날 이곳에서는 전시회, 콘서트, 페스티벌 등 연중 다양한 행사가 펼쳐지는데, 그 중에서 가장 유명한 행사는 여름에 개최되는 로크 당테롱 세계 피아노 페스티벌이다.

▲ 실바칸 수도원

4. 몽마주르 수도원

서기 948년 베네딕트회 수사들에 아를 인근에 세워진 이곳은 오랜 역사와 전통, 문화예술 유산들로 가득하다. <아를 국제 사진축제> 개최 기간에는 수도원 내에서도 사진전이 열리고, 프랑스의 유명 조각가 알랭 키릴리가 이 수도원을 위해 만든 작품 <승천>도 볼 수 있다.

▲ 몽마주르 수도원

이곳에서 수도사들은 몰리에르와 세르반테스의 문학작품들을 읽었고, 디드로와 알랑베르가 집필한 백과사전도 탐독했다. 이렇듯 몽마주르 수도원은 명실상부 문화예술의 집합소로서의 역할을 감당해왔다, 수도원 경내를 걸으며 오랜 역사와 문화가 뿜어내는 향기에 취해 보라.

▲ 몽마주르 수도원

5. 가나고비 수도원

뒤랑스 강 유역에 위치한 이 아름다운 수도원은 프랑스의 모자이크 예술을 생생히 보여준다. 수도원 이곳저곳에서 중세 모자이크 작품을 볼 수 있지만 그뿐만 아니라 수도원을 둘러싼 풍경도 매우 절경이어서 감탄을 자아내는 곳이다.

▲ 가나고비 수도원

생트 마들렌 교단 소속 베네딕트회 수사들이 이곳에 터를 잡고 살고 있는데, 그들은 이곳을 찾는 방문객들을 응대하고, 신자들의 피정을 돕는다. 수공예품을 직접 만들어 작은 기념품점에서 판매도 하며 수도원 생활을 유지하고 있다.

▲ 가나고비 수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