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평] 강의석 등 양심적·종교적 병역거부, 대체복무제 쟁취 운동으로!

‘종교의 자유’를 외치며 투쟁했던 고교생 강의석이 어느덧 청년이 되어 ‘양심적 병역거부’를 실천함으로서 스스로 감옥행을 선택했다.  

강의석은 “물대포가 쏟아지던 날, 촛불집회에 참여했다가 전경에게 잡혔다. 머리는 샌드백이 되고 얼굴은 아스팔트 바닥에 끌리고, 옷과 시계는 뜯어지고, ‘죽여 버린다’는 협박을 듣고. 경찰에서 풀려난 후, 군대의 ‘비인간성’을 상징하는 전·의경 문제부터 시작하여 군사제도가 가진 모순을 들춰내고 싶었다”며 “자유를 억압당하는 2년의 시간이 소중하기도 하거니와, 군대에서 총을 들고 살상의 기술을 훈련하여 전쟁에 소용되는 인간이 되어야 하는 것을 참을 수가 없다.”고 병역거부 이유를 밝혔다. 

감옥에 갇히면서까지 철옹성 같은 군사제도에 맞서 자신의 양심을 지키려는 강의석의 굳은 의지에 뜨거운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아울러 이 시간에도 비슷한 이유로 형사처벌을 받고 있는 많은 ‘종교적 병역거부자’들에게도 사회적 관심이 절실하다. 두 가지 병역거부 모두 평화적 신념을 지키고자 하는 젊은이들의 양심적 결단에서 비롯되기 때문이다.

주지하다시피, 활동가들을 중심으로 한 ‘양심적 병역거부’는 그나마 언론을 통해 세상에 알려지곤 하지만 ‘종교적 병역거부’는 대부분 수면 아래 은폐된다. 2009년 자료(오두진 변호사)에 따르면 국내에서 지난 60년 동안 병역거부로 처벌받은 사람의 수는 1만5천명에 달한다. 대다수가 ‘여호와의 증인’인 종교적 병역거부자들은 현재 9백여명이 수감 중인데 이는 전 세계 종교적 병역거부 수감자의 85%를 차지하고 있다고 하니 여간 창피한 일이 아니다. 

'여호와의 증인' 청년들의 병역거부 현상은, 2차 세계대전 당시에도 징집을 당하게 되면 '반전론'에 근거해 자발적으로 감옥을 선택함으로써 온갖 박해를 받은 바 있는 후터파(일명 후터형제단, 재세례파의 한 계열)와도 많이 닮았다. 그러나 우리 사회 기독교계에서 '여호와의 증인'을 이단으로 규정한 점과 병역거부를 연관시킴으로써, 이들의 평화정신을 폄하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일체의 살인을 거부하는 예수의 철저한 사랑의 정신 앞에서 매우 위선적인 태도라고 봐야 한다.  

한편, 모병제나 징병제를 운용하는 국가들 중에서 40여 개국(독일·러시아·오스트리아·덴마크·타이완·쿠바 등)에서 대체복무제가 시행되고 있는 까닭은, 대체복무제야말로 병역거부라는 양심의 자유를 존중해 해당 젊은이들을 감옥에 가지 않게 하면서 동시에 복지 등 사회적 부문에서 일하게 함으로써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유일한 대책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유엔 사무총장을 배출한 나라에서, 병역거부권을 이미 인간의 기본권으로 인정한 유엔의 방침을 전면 거부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처해 있다. 지난 정권에서 추진될 뻔 했던 대체복무제가 정권이 바뀌면서 유야무야되었고, 이후 유엔이 강력한 비판과 권고 메시지를 전달해도 한국 정부는 묵묵부답으로 일관하고 있다.  

뜻있는 젊은이들이 양심적·종교적 병역거부로 수인이 되고 있는 이 참담한 현실을 언제까지 남의 일로만 여길 것인가. 이제는 주권자들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대체복무제를 시행하고 있는 국제사회와 힘을 합해야 한다. 그리하여 반공이데올로기로 기득권에 안주하려는 정치권력을 향해 ‘대체복무제 쟁취’ 저항운동으로 나아갈 때만이 우리의 정의로운 젊은이들을 감옥으로부터 구출할 수 있을 것이다.
 

2011. 4. 25 

새로운기독교운동연대 - 새기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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