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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것을 사랑하자[북산편지] 민들레교회 최완택 목사가 육필로 쓰는 민들레교회 이야기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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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년 05월 31일 (일) 16:20:15
최종편집 : 2009년 05월 31일 (일) 16:26:59 [조회수 : 3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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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산편지]
모든 것을 사랑하자

도스토예프스키

모든 잎사귀를 사랑하라.
모든 동물과 풀들
모든 것을 사랑하라.
네 앞에 떨어지는
빗줄기 하나까지도
만일 네가 모든 것을 사랑할 수 있다면
모든 것 속에 담긴 신비를 보게 되리라.
만일 네가 모든 것 속에 담긴 신비를 본다면
날마다 더 많이 모든 것을 받아들이고
너 자신과 세상 전체를 사랑하게 되리라.

   
-나는 이 시를 내가 다니는 치과병원 대기실에서 만났다. 오랫동안 흔들리고 있던 이를 마침내 뽑고 약솜을 물고 지혈되기를 기다리면서 탁자에 있는 묵은 잡지를 뒤적이다가 이 시를 만났다.

이 시를 읽는 순간 말못할 전율이 내 몸에 흘렀다. 인간의 목적이요 참 삶인 ‘사랑’에서 너무 멀리 떨어져 있는 나 자신을 새삼스럽게 느끼면서 전율했다.
묘하지, 그 순간 아주 오래 전에 읽었던 ‘도스토예프스키’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이 대목을 떠올리면 더 큰 전율이 온다.

‘도스토예프스티가 시베리아에서 옥고를 치룬 뒤에 자기고향으로 돌아왔을 때, 그는 마차에서 내려 땅에 입을 맞추면서 감동하여 외쳤다.
“오오, 하느니은 마침내 나로 하여금 약속의 땅을 다시보게 하셨도다!”

이빨 치료를 하고 돌아와 되는대로 쌓아놓은 내 방의 책무더기에서 ‘그 도스토예프스키’를 찾아봤으나 쉽게 나오지 않았다. 틈틈이 다시 찾아봤으나 좀처럼 나타나지 않았다.
이로 인해 ‘민들레 이야기’ 발행은 자꾸 늦어지고 있었다.

‘그 도스토예프스키’는 십여 일이 지나서 어느 밤 깊은 시간에 문득 책장을 보니 한쪽 구석에 잘 박혀 있었다. 책 머리에 이렇게 써 있었다.
‘세상에는 별로 알려져 있지 않으면서도 도스토예프스키의 생활 감정을 이해하는 데 퍽 도움이 될 수 있는 한 사건이 있음을 우리는 그의 생애에서 볼 수 있다.

그 이야기는 이렇게 시작된다.
시베리아에서 옥고를 치룬 그는 자기의 다음 정주지로 지정된 트베르로 가던 여로에서 예기치 않은 행복감에 젖어들 수 있었다. 유럽으로 향하는 경계선에 이르자, 그는 말을 세워 잠시 역마차에서 내리고는 모자를 벗어 십자를 그으면서, “신은 나로 하여금 언약의 땅을 다시 보게 하셨다.”는 말을 감사의 마음이 넘쳐나듯 중얼거렸다. “ (‘예언자적 사상가 도스토예프키’ 발터 니드, 분도출판사)

내 기억은 조금 틀렸다. 그는 다른 정주지로 옮겨지고 있을 뿐 아직 유형중이었다. 그리고 땅에 입을 맞추지도 않았다. 다만 그는 깊은 감동으로 하느님께 감사하고 있었다.
“오오, 하느님은 마침내 나로 하여금 약속의 땅을 다시 보게 해 주셨도다!”

도스토예프스키는 아직 유형중이었는데 다음 정주지로 가던 여로에서 한 순간 예기치 않은 깊은 감동으로 행복감에 젖어 들면서 그 동토(凍土)에서 약속의 땅을 만나고 있었던 것이다. 이 놀라운 은총이여!

그런데 “모든 것을 사랑하라”는 시는 좀 그렇다. 사람이 어떻게 한꺼번에 ‘모두’를 다 사랑할 수 있겠는가? 그래서 이 시를 읽으면서 전율하며 감동한대로 좀 바꾸어 써 본다.

하나의 잎사귀를 사랑하라
하나의 동물과 하나의 풀을
바로 네 앞에 있는 그 하나르 사랑하라
네 앞에 떨어지는
빗줄기 하나까지도
만일 네가 네 앞의 작은 그 하나를 사랑할 수 있다면
그 속에 담긴 신비를 보게 되리라
만일 네가 네 앞의 작은 하나 속ㅇ 담긴 신비를 본다면
날마다 더 많은 것을 이해하게 되리라
그리고는 마침내 모든 것을 답아들이고
너 자신과 세상 전체를 사랑하게 되리라
아, 당장 네 앞의 작은 작은 그 하나를 사랑하는 것이
마침내 모든 것을 사랑하는 첫걸음인 것을.......

나 앞에 시방 보이는 바로 그것(바로 그 사람, 바로 그 풍경)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그것이 바로 사랑이다.

도스토예프스티, 당신은 아직 유형중이었다, 그러나 당신은 유형중인 그 동토에서 “하느님은 마침내 나로 하여금 약속의 땅을 다시 보게 해 주셨다”고 고백하며 전율했다. 고마운 일이다. 어떻게 그런 크신 은총을 받았는가?

조금만이라도 살펴본다면, 우리 인생은 눈만 깊이 쌓여있고 끝모르는 찬바람만 불어대는 동토에 유형당한 처지인 듯 느끼게 될 것이다. 그러나 유형길 그 여로에서 도스토예프스키가 본 그 빛을 보게 된다면 우리 인생은 마침내 소풍나온 아름다운 이 세상을 보게 될 것이다. 그리고 바로 내 앞에 있는 바로 그것(바로 그 사랑, 그 풍경, 그 역사)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도스토예프스키, 결국 당신이 옳았다. 당신은 시방 전율중이다. 전율하면서 하나 속에서 모두를 보았다. 그래서 전율하면서, “모든 것을 사랑하라”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 모든 것은 하나이다. 그리고 하나 안에 모든 것이 들어있다. (이렇게 말할 수도 있겠지? “모든 것이 하나가 아니면 모든 것이 아니다. 그리고 하나 안에 모든 것이 들어 있지 않으면 하나가 아니다.”)
당신은 약속의 땅으로 돌아와, 아니, 당신은 아직 유형의 여로에 있지만 전율이 오고 깊은 감동을 받으면 그곳은 바로 약속의 땅인 것이다..

나도 하느님 앞에 이 땅에 무릎을 꿇고 기도하겠다.
“하느님은 나로 하여금 마침내 약속의 땅을 다시 보게 해 주셨습니다. ‘사랑’ 이라는 약속의 땅을!”
그렇다. 사랑 안에서 모든 것은 하나이다. 그리고 사랑안에서 하나는 모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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