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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5년 10월 26일 (수) 00:00:00 [조회수 : 400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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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으로 대비가 한 가지 말씀을 하겠노라, 영이 마마와 명월 상궁은 왕에 대해 너무나 무관심 하였도다. 깊이 반성하도록 하여라. 너희들, 내가 어떻게 전 의원에 대해 잘 아는지 궁금하지?”
대비마마에서 왈가닥으로 돌아온 희조가 생글거리며 웃는다. 은주는 영이보다 더 궁금한지 바나나를 껍질을 벗겨 희조의 입에다 넣어 주는 아양을 떨어본다.
“어흠! 전 의원은 우리 선배이고 영이가 아르바이트를 하기에 내가 우리 아버지에게 물었더니 전 의원을 잘 알고 계셨어. 개인적인 친분보다 교단에 파문을 일으킨 적이 있었나 봐.”
평생 남하고 다툴 인품이 아니며 교회도 다니지 않는데 교단에 파문을 일으키다니 더욱 궁금해지는 것이다.
“선배님은 학창시절에 상당히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여 교회에서 기대를 한 청년이었는데 도토리 섬에 일년을 다녀온 후에 ‘한국의 제사가 왜 우상숭배인가?’라는 제목으로 논문을 제출했는데, 성경을 조목조목 따져가며 논리적으로 자신의 소신을 밝힌 글이래.”
“와~, 멋지다. 제목도 마음에 들고, 우리 편이고. 교단의 반응도 좋았겠네요.”
은주는 평신도가 성경을 연구하여 논문을 제출했다는 사실에 감탄을 하는 것이다.
“교회와 교단에서 추방되었어.”
영이는 새로운 사실에 가슴이 두근거렸고 은주는 먹고 있던 바나나가 떨어지는 것도 모른 채 입을 벌리고 있었다.
“아마 이 사건이 선배가 정치에 몰두하게 된 계기가 되었으리라 생각해. 보수적인 한국의 교회는 사회를 변화시키기에는 역부족이기에 현실참여만이 정의사회를 이룰 수 있다는 생각을 했으리라 싶어. 이 시대의 어른인 함석헌 선생님이나 일본 메이치 시대의 대사상가이자 세계적인 신학자 우치무라 간조도 무(無) 교회주의자, 퀘이커 교도야. 내가 알기로는 새 부인인 유춘미씨도 퀘이커 교인이므로 선배가 이 쪽으로 전향을 한 것 같아.”
“워메, 미치겄등거, 어제 주일예배 빠진 죄로 부인을 교회로 인도한다고 약속을 했는데 다른 지붕에 사네. 언니, 근디, 고것들이 어떤 단체들인데요?”
새 소식을 들은 은주는 놀랐는지 사투리를 뿜어댄다.
“나도 잘 모르지만 퀘이커교의 두 가지 큰 특징은 종교적 신비주의와 공동체 주의인데 신비주의는 모든 종교가 신비한 영적체험을 통해 하나님의 가르침을 받는다는 내용이며, 공동체주의는 나 하나가 아닌 보다 넓은 세상을 이끌어가야 한다는 교리를 가지고 있어. 그들은 꼭 교회가 아니라도 어디서나 몇 사람만 모이면 하나님의 뜻을 받들 수 있다는 것이 무교회주의로 교회 중심 신앙에 정면으로 반기를 드는 사상이야.”
역시 마당발의 걸음은 많이 다녀보고 많이 생각하는 폭 넓은 견해를 가지고 있었다.
“예수님이 머리이신 교회를 부정한다는 것은 이단이며 무서워 장을 못 담그는 소극적인 생각이 아닐까?”
모태 신앙이 아니라 잡초신앙인 영이가 조심스럽게 이의를 제기 하자 모태 신앙들은 대견해 한다.
“예수도 목수가 직업이었고 전도왕 사도 바울도 천막을 짓는 자비량 선교사인 것이 의미가 있는 것 같아. 창조주 하나님은 우주를 만들 때부터 우주촌 교회를 지으신 것 같아. 아마 그들은 교회의 전통이나 외적에만 신경을 쓰는 중세교회와 현대의 교회에 대한 반발 같아.”
희조는 천지가 교회라는 철수 전도사와 같은 논리를 가진 것 같았다.
“1969년에 세계일가공회(世界一家公會)를 세운 교주 양도천은 산에서 기도하던 중에 우주가 하나님의 집임을 깨달았다고 해. 그런데 그 후 그는 계룡산에 입산하여 면류관을 머리에 쓰고 세계의 모든 종교가 다 자기 앞으로 나아온다고 주장하였기에 이단이 되었어. 깨달음은 멋졌는데 자신이 주인인 것이 사탄이야.”
영이는 일년 반이란 희조와의 짝궁 생활에서 왈가닥은 사라지고 도서관에서 몰두해 있는 모습을 보는 듯 했으며 노는 것과 일하는 것을 확실하게 구분을 하는 사고방식은 서양문화를 배운 부모님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는 느낌이 들었다. 영이 자신도 호텔의 침대에서는 다른 여인이 되는 것을 이들이 상상이나 하겠는가.
“교회는 일편단심 민들레 정신으로 부평초처럼 옮기지 말아야 하는데 언니는 자유분방한 교회생활을 하나 보네요?”
묵묵히 수박만 먹으며 듣고 있던 은주가 수박씨를 내 뱄듯 퉁명스럽게 질문을 한다.
“옳은 말씀! 나는 부모님께 일년동안 여러 교회를 다녀보면서 내가 스스로 교파를 선택하겠다는 부탁을 드렸더니 허락을 해 주셨어. 그래서 라합교회도 가 본거야.”
“선택은 했어?”
영이의 질문에 은주는 고개를 가로 젖는다.
“부모님과 자식이 같은 교회에 손을 잡고 간다는 것이 교파를 초월한 하나님의 뜻인 것 같다는 결론을 내렸기에 결혼한 후에 한번 더 도전하기로 했어. 그리고 이미 성경은 저자마다 영감이 다르므로 나의 주장만이 정통이라는 꼴통의 사고방식은 버려야 해. 서로의 영감을 존중해 주어야 하는 것이 예수님의 구호인 사랑의 정신이야.”
“옳소! 주님, 희조에게 신학대학원의 문을 열어 주소서.”
“아버지여, 희조 언니의 방황을 붙들어 주소서.”
제일 중요한 흔적을 도토리 섬에 남기고 온 희조에게 남은 두 친구의 기도였다.
“상궁! 오늘 나의 침소는 홀아비 선배의 새 침대로 하여라.”
큰 하품을 하면서 희조는 또 다시 상궁 타령을 시작을 한다.
“대비마마! 황공하오나 선배의 침소는 당분간 출입이 금지되어 있사오며 더욱이 대비 마마는 이제 너무 나이가 들어서….”
“망칙한 년! 이 몸이 출세를 해야 너도 주임 상궁이 되지 않는가! 머리를 굴러야 한다. 머리를…”
은주와 희조의 타령에 침소를 출입을 한 적이 있는 영이는 감히 끼어들 수가 없었으나 한마디 거들어 주었다.
“대비마마! 상궁은 눈치는 없으나 이 나라 마지막 상궁마마처럼 힘이 장사고 자신의 몸을 아끼지 않사오니 너무 상심치 마옵소서.”
“가만 있어 보자. 그러면 영이가 민비가 되어 족발이에게 칼을 맞고 죽어야 하며 은주상궁은 왕비가 된다는 이야기인데, 역사적으론 대원군의 아내가 먼 친척인 총명한 민비를 잘 보았기에 며느리를 삼았는데…무엇인가 이상한 방향으로 가는데…”
자신의 농담이 너무 예의에 없는 것 같고 역사와 거리가 있는 것 같아 희조는 머리를 갸우뚱거린다.
암닭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는 말의 장본인인 민비의 등장에 영이는 시대가 바뀌어 암닭이 울어야 새벽을 알리기에 집안에 게으른 자가 없어져 경제가 부흥한다는 궤변을 늘어 놓는다. 여자끼리의 모임에 시아버지의 편을 들 여자는 없는 편이다.
“사과하는 뜻으로 내가 용수씨에게서 얻은 정보를 하나 알려줄게.”
“새벽까지 서로 허리를 붙들고 난리만 친 것이 아니라 정보까지 얻었나 보네. 역시 대비마마는 노련해.”
“역시 징으로 잉어를 기절 시킨 남상궁다운 발언이야. 9월부터 이 집 마당에 3층의 일인용 기숙사가 세워진대. 강원도 학생들이 서울에서 공부하는데 제일 어려움이 기숙사 문제이기에 전 의원 부부가 이 집을 내어 놓기로 했대. 춘원 외할아버님이 내년에 은퇴를 하시고 고향으로 가시고 전 의원 가족이 그 집으로 이사를 가나 봐.”
국회의원직을 버리고 노모와 도민을 위해 귀향하는 할아버지. 자신들의 보금자리를 후배들을 위해 내 놓는 사위의 모습은 하늘에 있는 춘원 엄마와 땅에 사는 삼총사를 감동시키기에 충분한 이야기였다.
“기대 하시라. 내년 봄에 문을 열 도토리 기숙사의 첫 사감은 조 영이, 부사감은 남은주로 결정이 되었다고 합니다.”
은주는 벌떡 일어나 덩실덩실 춤을 추었고 영이는 지난 일을 전의원이 잊지를 않고 자신에게 무엇인가 새 추억을 남기려는 마음을 엿볼 수가 있는 것 같았다.
“충성! 이 몸은 상궁 불침번으로 두 마마를 밤손님으로부터 밤새 잘 모실 것을 선서합니다.”
반 소매의 상의와 짧은 예비군복을 입은 여자 향토 예비군이 어깨에는 사냥총까지 메고 키퍼까지 옆에 세우고 거수 경례를 하는 모습이 너무나 당당하게 보이는 여름 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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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사할린의 나무들은 마지막 잎새가 되었습니다. 길바닥에 온통 낙엽들이 쌓여 있습니다. 러일전쟁이후 일본이 사할린의 절반을 점령하고 있었기에 각양각색의 단풍나무들이 많습니다. 11월 한 달은 마지막 잎새들의 최후 항쟁이며 12월부터 흰 눈이 덮어 줍니다.
종교 다원주의를 부르짖는데 교파끼리 서로 이해를 하는 교회다원주의부터 시작을 했으면 합니다. 이 부분
소설에 더 기록을 하고 싶었지만 <만평 designtimesp=13202>에서 다루죠. 얼마남지 않은 창녀구원론도 현실적으로 밤꽃들의 마지막 항쟁을 보이면서 끝을 맺게 될 것 같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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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일배
(220.79.117.132)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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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파다원주의 .. 어려운 용어로 말씀하셨지만 |
교파다원주의 .. 어려운 용어로 말씀하셨지만
쉽게 말하자면 서로 잘 났다고 싸우지 말자는 이야기 같네요.
세상의 지식인들마다 말을 어렵게 하는 데 익숙하지만
하나님께서는 구원도 쉽고 믿음의 삶도
실은 어려울 게 없이 단순하게 하셨다고 봐요.
정치적이고 종교작인 편견만 없엔다면....
'창녀 구원론'이란 제목도 신학적인 냄새가 짙게 배고
창녀라는 말이 주는 용어의 선입관 때문에
일부의 사람들 마음이 굳게 닫혀 버렸을 것 같아요.
따라서 포장은 세속의 냄새가 강하지만
오히려 그 알맹이는 때묻지 않은 성경적인 진리들이
오히려 더 신선하더군요.
교파다원주의란 말도 좀은 식상하지만....
뜻은 좋듯이요.
그래서 저도 읽어 보지 않을 뻔 했는데
요즘은 왜 이 연재가 늦어지는지
기다리게 되네요.
나는 무지랭이라서 논쟁이 싫어
또 다른 사람에게 내 믿음과 깨달음을을 깅요하는 게 싫어
내 믿음을 세상에 꺼내놓기를 꺼리지만...
님은 언제나 당당하시네요.
머잖아 이 책을 완결하신다니
탈고를 축하드립니다.
사할린의 단풍은 어떨지 궁금하고요...
하지만 고국의 단풍에 비할 수 있을까요?
남설악의 주전골 단풍이 눈에 선하네요.
선녀탕 옥류에 붉은 점점 떠도는
그 선경 꿈엔들 잊힐까요?
사할린의 단풍은 이미 졌을 듯한데...
2005-10-2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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