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

최근 역사와 만나는 중국 산동성 기행이야기라는 연재를 쓰자니 너무도 힘이 든다. 그저 평범하게 보고 듣고 느낀 것들만을 잔잔히 담아냈다면 쉬웠을 것을 그 누구도 예상치 못했던 우리역사 강역의 감추어진 속내를 들추기란 여간 부담스러운 것이 아니다. 더욱이 필자자신도 역사는 국사교과서에서 만난 반도와 만주사관의 지식 외에는 없었던 터라 대륙사관의 현장을 직접 체험해보고자 했던 것이다. 이러한 기회에 우리사서뿐 아니라 중국사서나 자료들을 찾아 일일이 읽고, 의문은 수시로 역사연구가의 자문을 받아 풀어내는 과정을 통해 반도와 만주를 넘어 대륙의 역사와 만난 기회가 된 것이다.

▲ 중국 산동성 추성시 맹묘와 맹부라 불리는 아성(亞聖)의 거리에 선 가족 ⓒ 류기석

'한국 현대사'라고 불리는 역사학자 한홍구님은 한 월간지와의 대담에서 의미 있는 이야기를 쏟아냈다. 대한민국 史, 한국 현대사의 상(像)에 대한 물음에 그는 “한마디로 정의하기 어렵습니다. 권력을 가진 자의 입장에서 보면 한국 대중은 징그러울 정도로 무섭게, 끊임없이 일어서는 존재입니다. 다 죽은 거 같고, 다 짓밟아놓은 거 같지만 그들은 일어나고, 또 일어납니다. 지난 촛불집회가 좋은 예입니다. 역사를 보면 무수한 좌절도 있었고, 무수한 짓밟힘도 있었지만 어쨌든 여기까지 왔습니다. 지금 한 순간을 놓고 보면 굉장히 불만스럽고, 짜증도 납니다. 그러나 역사의 큰 흐름에서 우리가 산에 오를 때 순간순간 힘들지만 돌아보며 ‘우리가 벌써 이만큼 왔나.’라고 깜짝 놀라잖아요. 저는 그런 것을 느껴요. 우리 민중이 가진 생명력 복원력이랄까, 엄청난 상처를 받았음에도 말이죠, 극복했다는 말은 옳지 않습니다. 상처면 상처고, 아픔은 아픔으로 남는 것이죠, 그렇게 상처와 더불어 사는 겁니다. 상처라는 건 이겼다기보다는 쓰리고 아프잖아요. 다른 상처에 묻히기도 하고, 흉도 지지만 결국 더 이상 통증은 없는...... 그러면서 끊임없이 진전하는 것이죠.”라는 대답을 했다는 것인 인상 깊었다.

또한 소망으로서의 역사가 아니라 사실로서의 역사가 중요함을 강조하면서 소망으로서의 역사관을 가진 현 뉴라이트(New Right, 新 우익)를 비판하면서 “역사에서 진실을 대면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아요. 특히 불편한 진실, 괴로운 진실과 대면한다는 것은요.”라며 소망의 역사와 진실의 역사경계를 분명히 했다. 뉴라이트 등장배경과 문제점에 대해서는 “뉴라이트가 득세할 수 있었던 이유는 진보개혁 진영이 죽을 쒔기 때문”이라면서 지난번 참여정부가 너무나도 실망스러운 국정을 운영했기에 아파트값, 비정규직 문제 등 최소한의 대중이 먹고사는 문제에 대한 미해결로 보았다. 그러면서 "보수라는 가치로서 사회의 헤게모니를 가져야하는데 지금의 날뛰는 보수는 돈과 기득권 말고는 지킬 게 없는 부류임과 소위 한국의 보수는 가족 외에 다른 사람을 위해 자신을 희생한 적이 없어요. 대중을 설득할 뭐가 없는 것이죠.”라며 쓴 소리를 했다.

그는 역사란 무엇인가라는 물음에 대한민국은 심각한 가치관의 훼손으로 국민을 위한 사회복지가 여러 요소 중에서 단지 효율성의 측면으로 한 잣대로 토건족의 나라이고 이는 가장 타락한 개발국가의 형태라고 보고, 환경파괴도 문제지만, 우리사회에 한탕주의가 만연하게 된 배경과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나 기부 문화가 굉장히 뒤떨어져 있음을 안타까워했다. 끝으로 "모든 역사서에서 역사는 과거와 현재의 대화”라는 말로 막연한 것 보다는 시민단체 활동 등을 통해 역사를 이해하면 큰 도움이 될 수 있음을 조언했다.

맹자의 고향이라는 추성에 들다.

제녕에서 버스로 1시간이 조금 더 걸려 추성(鄒城)에 닿았다. 곡부나 제녕에 비해 매우 조용하고 작은 시골동네다. 제녕시에서 동남쪽으로 70km, 곡부에서 25km 떨어져 있는 추성 현내에 도착하여 반갑게 맞이한 문화광장공원을 지나 두세 곳의 호텔숙소를 살피고는 현지인이 추천해 주는 비교적 저렴한 가격의 아담한 호텔을 잡았다.

추성은 화려하진 않았지만 때 묻지 않은 순수함을 간직했기에 하룻밤을 묵을 수 있는 이유가 충분했다. 늦은 밤 도시 한가운데에 있는 호텔에서 얼마 떨어져 있지 않은 음식점으로 찾아가 이것저것 맛난 요리로 가족들의 몸과 마음을 즐겁게 만들었다.

▲ 맹자의 고향이라는 추성에 들다 ⓒ 류기석

추성은 국가급 역사문화의 명승지이지만 우리에게 알려진 것이 별로 없다. 추성은 신흥공업도시답게 교외지역으로 아파트촌들이 즐비하게 들어서고 있었으며, 총 1,613평방킬로미터의 면적에 200만 이상의 인구가 생활하고 있었다. 경호선과 신석철로가 이곳을 통과해 교통이 편리하고 제남과 제녕공항과도 고속도로를 이용하면 70km밖에 떨어져 있지 않다.

우선 이곳의 역사와 문화는 3천 년 전부터 시작되었다는데, 예로부터 "추노성지(鄒魯聖地)"라 불리며, 유교사상의 대가라 불리는 맹자의 고향으로서 잘 알려져 있다. 오랜 역사와 다양한 문화의 흔적으로 이곳에는 300여종에 이르는 각종의 문물고적이 남아있다고 한다. 그 중 전국중점문물보호단위로 지정되어 있는 것이 2곳, 성급보호단위가 8곳이며 여러 종의 진귀한 문물은 15,000여건에 이른단다. 또 여기에 더해진 추성의 자연은 이 도시를 더욱 멋스러운 곳으로 만들고 있다는데, 뒤로 둘러진 산들과 사계절이 분명한 온화한 날씨가 그것이다.

개방이후에 추성의 농공업생산과 교통, 통신사업의 발전이 빨라지고 있으며 도시건설과 더불어 관광지로서의 모습도 더더욱 완벽하게 갖추어 나가고 있다. 맹묘(孟廟), 맹림(孟林), 맹부(孟府)의 삼맹(三孟)이 자리한 추성은 온화한 기후와 자연과 더불어 여유 있는 역사문화여행을 즐길 줄 아는 사람이라면 이곳을 빼놓지 않고 들러야 할 것이다. 맹묘와 맹부는 추성시 남쪽에 자리하고 있는데, 북송시기에 건설되었다는데 알 수는 없다.

이튿날 중국의 유명한 유교사상가 맹자의 고향이라는 추성시내를 가로질러 맨 처음 찾은 곳이 추성박물관이다. 맹묘와 맹부로 들어가는 길목 왼편에 위치한 대형건물이 바로 추성박물관으로 앞으로 당왕호(唐王湖)가 흐르고 좌측으로는 산들로 둘러져 있었다. 박물관입장료는 20원인데 명절이후라 특별할인이 적용되었다. 이곳에는 추성지역에서 출토된 고대유적과 유물, 비석 군들이 즐비하게 예기, 화폐 등과 함께 전시되고 있었다.

▲ 이튿날 추성시내를 가로질러 맨 처음 찾은 곳이 추성박물관이다 ⓒ 류기석

박물관내에는 서너명의 남녀 관리요원들이 있을 뿐 너무나 조용했다. 우리가족들만을 위해 박물관을 열고, 조명을 밝혔다. 전시장은 서너 곳만이 문을 열었고, 사진은 찍지 못하게 했다. 그런데 많은 비(碑)·빗돌·석비(石碑) 등으로 불리는 유물들에 새겨 넣은 글은 금석문(金石文)과 문양 등에서 민족의 정서와 얼이 깃들어 있는 아름다움을 발견했다.

우리의 생활 주변에 널린 문화유산 중 전통적 문양들은 서구 문화의 무분별한 흡수와 무관심으로 점차 소멸되고 있는 실정에서 먼 이국땅에서 느낀 각양각색의 전래문양들은 주제와 표현이 매우 아름답고 소박한 재치와 함께 정성을 다한 솜씨를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전래문양에는 깊고 넓은 고유한 상징성은 물론 다채로운 색상의 장식성이 담겨있어 귀중하다.

까마귀는 흉조(凶兆)가 아닌 길조(吉兆)

추성박물관에서 본 각양의 돌 문양들은 어찌나 정갈하고 아름다운지 저절로 마음이 끌렸다. 특히 ‘삼족오(三足烏)’가 눈에 띄어 가족들을 모으고는 감상케 했다. 태양을 등진 영락없는 까마귀 모양으로 해학이 가득한 도룡룡 형상이 떠받들고 있는 듯 보였다. 사진촬영이 금지 되었기 때문에 안내원에게 정중히 부탁해서 삼족어문양의 돌 판만을 사진에 담았다. 삼족오에 대한 내용을 블러그에서 찾았다. 달둔지기(kimseye3)님은 ‘삼족어’에 나오는 까마귀는 흉조(凶兆) ‘까마귀’가 아니라 길조(吉兆) ‘태양새’라고 주장하면서 다음과 같은 내용을 강조했다.

▲ 산동성 추성박물관에서 각양의 아름다움을 지닌 석각(돌) 문양 중 마음이 끌렸던 것은 까마귀 '삼족오(三足烏)'문양으로 너무도 선명하게 각인되어 있음에 놀랐다 ⓒ 류기석

“고구려의 문화상징인 ‘삼족오’는 우리민족의 문화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문화상징이지만, 그 자체가 지니고 있는 상징성에 비해 일반인들의 이해가 지극히 낮다.”고 하면서 “심지어 학자들조차 ‘삼족오’에 대해 ‘세 발 달린 까마귀’라는 터무니없는 해석을 하고 있다면서 고대 문헌을 찾아보면 우리 조상들은 ‘삼족오’라고만 기술했지, 학자들이 규정하듯이 ‘세 발 달린 까마귀’라고 한 적이 없다며, 아이러니컬하게도 ‘삼족오’의 ‘烏’를 ‘까마귀 오’로 오독하고 있을 따름이다.”라며 삼족오의 진정한 의미를 살피자 했다.

그는 “『삼국사기(三國史記)』권14「고구려본기 2 太武神王條」에 보면 ‘烏者黑也’라는 문구가 나오는데, 이도 삼족오의 ‘오’가 ‘검을 오’임을 뒷받침한다며 ‘삼족오(三足烏)’의 ‘오(烏)’가 ‘까마귀 오’가 아니라 ‘검을 오’로 읽어야 제대로 된 상징성을 밝힐 수 있다고 했다. 삼족오를 이처럼 까마귀로 읽지 않고 ‘검을 오’로 보아야 하는 이유가 또 있다. 손쉽게 생각할 수 있는 점이 바로 태양의 흑점과의 관련성이 있음이다.”라며 고대인들은 흑점이 태양의 광채가 응어리진 것으로 보고 양(陽)을 상징한다는 것과 동양사상에서 흑색은 오행(五行)의 ‘수(水)’에 해당하고 역괘(易卦)로는 감(坎)이기 때문에 ‘험(險)’을 상징함에 고대인들은 태양의 흑점 중 그 중앙에 가장 검은 본영(本影)이 세 발 달린 검은 새의 생김새와 같다고 해서 ‘삼족오(三足烏)’라고 이름을 붙였던 것이라 했다.

또 다른 연꽃처럼님은 삼족오에 대하여 “고구려 벽화에 등장하는 삼족오는 왕권의 상징이며 다리가 두개달린 것은 제후의 상징 아닌가 한다.”라며 까마귀가 흉조가 아닌 길조라는 주장을 했다.

그의 주장을 그대로 옮기면 “까마귀는 흉조가 아닙니다. 까마귀가 몸보신에 좋다면서 잡아먹게 한 것은 일제가 35년간 저지른 죄악입니다. 민족적으로 가장 연관성이 많은 새를 잡아먹으면서 '조상의 역사를 까먹으란 의미'라고 합니다. 비속어 '까마귀 고기 먹었느냐?'의 의미를 아시는지요. 너희들의 상고사를 잊어버리라는 의미입니다. 일본 신사에 가 보십시오. 그들은 까마귀를 신조라 합니다. 그 많은 신사의 까마귀들을 아무도 해치지 않습니다. 그들이 까마귀 고기를 먹느냐고요? 어찌 신조를 먹는다는 말입니까? 새 중에 부모 새가 나이 들어 날수가 없어 스스로 먹을 것을 해소하지 못할 때 까마귀는 부모 새가 죽을 때 까지 공양하는 효성이 지극한 유일한 새라고 합니다. 그런데 흉조라니요? 까치와 위치를 바꾸어 놓은 원흉들이 그들입니다.”

“늦은 가을날 감나무 위의 제일 꼭대기 감을 내버려 두는 이유를 아시는 지요. 까치밥이 아니라 까마귀가 부모 새를 공양하도록 우리조상들이 남겨둔 깊은 뜻이 있는 까마귀 밥 임을 아는 이 얼마나 있는지요? 까치밥이 아니라 까마귀밥이라고 한다면서 조류 중에 아이큐가 가장 높은 새가 바로 까마귀라고 했다. 까마귀는 고대로 부터 "천조"로 인식했다고 한다. 오래전 시골 초가집 위로 까마귀가 배회하면 사람이 죽는다고 하여 "재수 없는 새"라 표현하는 사례가 많았습니다. 잘못된 것 이지요. 죽는 것이 아니라 천손민족이니[솟대위의 새] 그곳으로 돌아가는 것을 인도하기 위해 기다리는 신조로 인식되어야 하는 것 아닌지요. 그래서 우리는 죽었다는 표현보다 "돌아가셨다"는 표현을 사용하는 것은 아닌지, 서양인들이 가슴에 한을 품고 죽으면 꼭 까마귀로 환생하여 복수하는[영화–오멘] 장면들을 많이 보았지요. 그리고 서양인들이 그렇게 저주하는 사탄 뱀[반인반수-복희와 여와-여호아]을 생각하면 됩니다. 당하는 입장에서 보면 삼족오(까마귀)는 두려움의 상징인 것입니다.”라고 했다.

인터넷 지식인 ekscjd2님은 "삼족오는 태양신의 전령이죠. 삼족오(까마귀) 이름에도 있듯이 태양과 인간 사이를 하도 많이 왕래해서 몸이 까맣게 탓구요. 고구려의 민족이념은 다물 개념과 광명이세의 이념을 가지고 출발 했습니다. 발이 왜 세 개 인것은 아마도 천(天) 지(地) 인(人)의 삼재 개념을 중시하는 우리 민족 고유의 사상이 아닐까 합니다."

이어 truevacuum님은 "고구려에서 뿐만 아니라, 우리 민족은 삼족오를 성조와 우리 민족정신의 표상이요, 표현이라고 생각하였습니다. 삼족오는 세발달린 까마귀가 아니라, 우리민족의 철학적의미를 부여한 '태양새'입니다. 왜 발이 세개 달렸는가 하면, 이것은 음양 분화이전의 근본적인 삼태극을 의미하는 것입니다. 천부경의 '일석삼극 무진본'을 의미하는 것이지요. 이는 주역사상, 유학, 성리학 등 음양오행사상이전의 우리민족의 철학 사상을 표현한 것으로, 태극이 삼태극으로 분화 된 이후에 음양으로 분화 된다는 것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삼족오를 음의 대표인 달과 두꺼비의 반대 이미지로 태양의미의 양을 의미하는 것이다라는 해석은 틀린 것입니다. 또, 고구려 벽화를 예로 들면서 음양, 북쪽 남쪽으로 설명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천부경 사상과 삼태극 사상을 이해하지 못하였기 때문에 나온 잘못된 설명입니다. 삼족오는 깨달은 자의 표상으로 하늘과 땅과 사람으로 시간과 공간과 생명이 하나임을 의미한다. 이는 천부경의 '본심본태양앙명 인중천지일' 즉, 본 마음자리에 태양과 같은 광명이 밝게 뜨면, 사람 안에 시간과 공간과 생명이 하나임을 깨닫게 되는 것이다. 삼족오는 곧 진리를 깨달은 자를 표상하고 이를 홍익인간이라 표현한다. 깨닫고 나 홀로 산속에 묻혀 사는 것이 아닌, 세상에 나와 널리 사람을 이롭게 하는 자의 표상으로 삼족오를 형상화 시킨 것이다."고 했다.

삼족오에 담긴 역사적 진실

'우리 역사의 비밀( http://www.mbcitcampus.co.kr )'의 운영자이자 재야 사학자인 송준희님은 “삼족오는 천손(天孫)의식을 갖고 있던 동이족 고유의 상징이며, 고구려가 중국과 다른 천하관을 갖고 있었다는 사실을 입증하는 유물이다”라고 주장하면서 그는 “3이란 숫자는 한민족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는 것이다”라며 대표적으로 '삼신신앙' 등을 꼽았다.

▲ 1. 아시아 곳곳에서 발견된 삼족오 2. 일본이 숭상하고 있는 까마귀 삼족오와 일본축구협회의 공식 엠블렘 삼족오 3. 필자가 산동성 추성시에서 발견한 까마귀 삼족오 4. 고구려와 우산국, 발해 등이 사용했던 삼족어 문양

하지만 지금껏 알려진 것과는 달리 필자는 삼족오가 앙소문화유적(섬서성 지역)을 비롯한 황하지역에서 발견되고 있는 것에 대해, 삼족오가 우리 민족고유의 문화라면 그곳은 당연히 고조선 때부터 북부여, 고구려, 발해의 강역일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해야 옳다고 믿는다.

이번 산동성 추성에서 고구려와 우산국과는 다른 까마귀 형상의 삼족오를 발견했는데 일본에서도 고대유적에서 이와 비슷한 삼족오가 발견되고 있다. 이것을 일본은 자신들의 문화상징물로 보전 발전시키려 다양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결국 산동성 추성에서 발견한 삼족오 문화는 일본지역으로 백제의 문화가 전수됐던 핵심지역으로 추정할 수 있고, 그렇다면 이곳이 일본의 원류인 백제의 주강역으로 추정해 볼 수 있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백제는 고구려와 본디 같은 뿌리에서 나온 나라이며, 천손의식을 가진 나라로써 삼족오를 상징으로 삼아왔던 것 같다.

나라에 있어 백성이 가장 귀하다고 한 맹자

추성박물관을 나와 산과 강, 전통의 건축물들이 곳곳에 산재한 거리를 지나 맹묘와 맹부를 향하여 걸었다. 추성박물관에서 천천히 걸어서 15분쯤 걸리는 맹자사당은 한산했다. 공자와 함께 유교의 대사상가라 불리는 맹자는 공자학을 계승하면서 우리들에게 많이 알려진 인물이다. 썰렁한 맹묘 주변으로는 허름한 상점들과 길가에 늘어놓은 골동품들이 눈에 들어왔다. 맹묘는 공묘의 대성전과 비교해 볼 때, 아담하면서도 형상이 세밀한 것이 특징으로 볼 수 있다.

▲ 맹묘입구에서 추성의 맹묘(孟廟)는 아담한 규모이지만 맹부(孟府)와 골목을 접하여 두고 나란히 있었다 ⓒ 류기석

맹자 상하 차주환 해제․명문당 책에 보면 맹자(BC372~BC269)는 추나라 사람으로 이름은 가(軻)요 자(字)는 자여(子輿)이다. 맹자가 살았던 동주(東周)의 전국시대(BC481~BC221)는 천자의 권세가 없어져 제후를 비롯한 사대부들까지 서로 싸우며 약한 자를 죽이거나 재산을 빼앗는 극도로 어지러운 시대였다. 추나라는 본래 춘추시대(春秋時代, BC768~476)만 하더라도 100여개 나라가 있었는데 강한 나라가 약한 나라를 쳐부수고 정복해 전국시대에는 일곱 개 정도의 나라만 남아 계속 전쟁을 이어갔다. 심지어 제(齊)나라의 경우 대부인 전씨가 제후인 강씨를 죽이고 그 자리를 차지했고, 노나라에서는 대부 계씨가 임금을 제치고 정치를 제멋대로 하였다. 법도 정의도 거들떠볼 여유가 없는 시대였다고 한다.

이 시대를 향해 맹자는 목숨을 걸고 항상 공자가 가르친 인과 의의 길만을 설교했다. 인은 사람다움 또는 어진마음, 남을 위하는 것이고, 의는 올바름 또는 곧은 마음 정의를 뜻한다. 맹자는 ‘나라에 있어 백성이 가장 귀하고 국가는 그 다음이며, 임금은 가벼운 존재이다.’라고 말하고, 포악한 임금은 쳐 죽여 고통 받는 백성을 위로해 주는 것‘이 성군의 길임도 거듭 강조한다. 자신의 이익만을 추구하는 임금들이 듣기에 거북한 말이다. 그래서 명나라 태조 주원장은 맹자를 읽고 화가 나서 한때 맹자를 세상에서 없애버리려고 했다.

그리고 맹자는 진심(진심) 상편에서 군자의 세가지 즐거움에 대해 첫째는 부모형제가 다 무고하는 일반적인 즐거움이고, 셋째는 천하의 영재를 교육하는 교육자의 즐거움이니 특별한 것이 없다. 그러나 둘째 즐거움은 ‘우러러 보아 하늘에 부끄러울 것이 없고 굽어보아 사람들에게 부끄러울 것이 없는 것이다.’라고 선언한다. 호연지기를 지닌 대장부의 당당한 즐거움이라고 했다.

중국이 공자와 맹자를 되살리는 이유

중국이 죽였던 공자와 맹자를 되살리는 이유에 대해서는 커피 Talk/뉴스 찍기(2009/03/26)를 참조했는데 다음과 같다. "중국이 국가 지도 이념으로 유학을 받아들인 건 한나라 때(?)이고, 국교로 선포된 게 BC 136년입니다. 남북조 시대에 불교에게 밀리긴 했지만 현재의 중국 정부, 즉 중화인민공화국이 들어서기 전까지는 정치, 문화, 사상, 경제의 이데올로기로 뿌리내리고 있었습니다. 중화인민공화국의 문화혁명 시기에 유교로 대표되던 기존의 가치관, 전통은 철저히 부정되고, 치명상을 입었습니다. 유교를 대체할 이데올로기로 사회주의를 확립시키기 위한 전략이었던 거지요. 약 2000년의 역사를 가진 유교가 18세기 봉건체제를 와해시킨 프랑스 혁명으로 민주주의의 기원을 거슬러 올라가도 민주주의의 역사는 약 200년 정도 됩니다."

▲ 승성문을 지나면 맹자의 상을 모셔놓은 '아성전(亞聖殿)'이 웅장한 모습, 작지만 세련된 건축물들이 왕궁을 연상케 한다 ⓒ 류기석

또한 한국전례연구원 박종선님은 "중국에서는 2400년 전의 맹자부터 800년 전의 주자(朱子) 사이 약 1600년간 유교에 대한 관심이 적었고 중국인의 사회 속에서 유교의 깊이를 찾아보기 어렵고 생활화되지 못한 것을 감안한다면 중국의 유교는 책속에 있고 한국의 유교는 생활 속에 깊게 깔려 있다고 해도 지나침이 아닐 것이다. 그 예절이 우리나라에 있었고 일컬어 동방예의지국(東方禮義之國)이라 했다."며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최근 중앙일보 유상철 기자의 "유가사상 부활시키는 중국, 왜"란 기사에서 중국 당국의 고민을 반영하는 대목이 있어 소개한다. "천대받는 사회주의 건국 이데올로기를 어떤 사상으로 하나로 묶을 것인가는 중국의 고민이다. 그것이 서구식 정치이념이 그 대안이 되지는 않을 전망이다. 우방궈(吳邦國)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 상임위원장은 최근 중국은 절대로 다당제 등 서구식 정치개혁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고 천명했다. 중국은 해법을 전통에서 찾고 있는 듯하다. 바로 한(漢)대 이래 중국을 지배해 온 유가(儒家) 사상의 복원이다."

"왜 그럴까. 중국 공산당에 의해 한때 타도의 대상으로 전락했던 유가 사상이 부활하기 시작한 건 고작 21세기 들어서면서 부터다. 2001년 9월 인민대학 교정에 공자의 동상이 세워졌고, 초등학교에서는 독경(讀經) 과목이 신설됐다. 유가의 고전을 공부하는 중국 어린이들 수가 이미 1000만 명을 넘어섰다. 이런 유가 사상 복원의 열기 탓에 캐나다 출신의 칭화대학 교수인 대니얼 벨은 ‘중국 공산당’을 뜻하는 CCP(Chinese Communist Party)가 앞으로는 ‘중국유가당’을 말하는 CCP(Chinese Confucian Party)로 바뀔지 누가 알겠느냐고 말한다."

"중국 당국의 유가 사상 복원에는 다양한 이점이 따른다. 부모에 대한 ‘효’와 국가에 대한 ‘충(忠)’을 강조하는 유가는 혁명당에서 이미 집정당(執政黨)으로 성격이 바뀐 지 오래인 중국 공산당으로서는 매력적이지 않을 수 없다. 또 자유와 민주를 외치는 미국에 맞서 중국이 세계에 내세울 소프트파워로서 유가만 한 것이 없기 때문이다. 그리고 중국의 유가 사상 복원은 한·중 양국 간 공유하는 가치가 많아짐을 뜻한다. 그러나 ‘공자가 죽어야 나라가 산다.’는 말을 낳게 한 유가의 여성차별, 수직적 인간관계, 지나친 형식주의 등은 중국에 약이 아닌 독이 될 수 있다. 중국이 복원하는 유가 사상은 자유와 민주, 평등, 인권 등과 같은 당대의 시대정신과 조화될 때 비로소 생명력을 갖고 성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추성은 주자(邾子)의 나라로 맹자 때에 이르러 그 이름을 고쳐 추(鄒)라고 부르게 되었다. 추나라는 노(魯)나라에 가까이 있어 뒤에 노나라에 병합되었다. 그래서 추로 고쳐졌는데 지금의 추현(鄒縣)이 그 곳이란다. 이 두 나라는 동일한 문화권에 놓여 공자의 영향을 최대로 받았다 하여 추로(鄒魯)로 함께 불린다. 이로서 중국이 맹자사상의 가치를 아끼고 사랑했다기보다는 최근까지 멀리 했음을 알 수 있다.

맹자(孟子)는 자사(子思의 문하생에게 배웠다. 사마천(司馬遷)의 사기(史記) 열전(列傳)에 보면 맹자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적고 있다. 맹가(孟軻) 여기서 맹(軻)은 맹자의 이름으로 추(鄒)나라 사람이다. 그는 자사(子思)의 제자에게서 학업을 닦았다. 전국말기에는 공격과 정벌하는 것만을 잘하는 일로 여기던 때이다. 그런데 맹자는 이에 요.순과 3대(하.은.주)의 높은 덕을 내세워 말했다. 그러므로 그가 찾아가 만나는 제후들마다 뜻이 맞지 않았던 것이다.

이리하여 맹자는 들어앉아 만장(萬章 : 맹자의 뛰어난 제자) 등 제자들과 더불어 시경과 서경의 뜻을 풀이하고 공자의 뜻을 펴서 맹자 7편을 펴낸 것이다. 공자이후 유가 최고의 인물로는 맹자(孟子)와 순자(荀子)를 꼽으며, 공자의 학문을 전승하는 데에 가장 큰 공로를 세운 사람은 순자라 할 수 있다. 그러나 공자의 도를 앙양시킨 점은 맹자의 공헌이 특히 많다고 하겠다. 순자는 맹자를 좋아하지 않아 그의 저서에서 맹자를 크게 비평하였고, 그의 제자인 한비(韓非) 이사(李斯) 역시 맹자를 배척하여 아무튼 한대(漢代) 이전에는 중시되지 못하다가 당대(唐代)의 한유(韓愈)에 의해서야 공자와 비슷한 지위에 올려 졌으며, 주자(朱子)는 맹자 7편을 사서(四書)의 하나로 끌어넣어 그 가치를 더욱 높여 놓았다.

추성, AD477년 대륙백제의 도읍지 웅진

추성의 맹묘(孟廟)는 아담한 규모이지만 맹부(孟府)와 골목을 접하여 두고 나란히 있다. 맹묘 경내에는 각 시대의 석상이나 오래된 종(古鍾)과 대형고탑(古塔), 각종 부도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어 눈길을 사로잡는다.

▲ 영성문을 지나 맹묘로 들어서면 수령이 오래된 측백나무와 향나무, 회화나무들을 만날 수 있고, 아성전의 뒤편으로는 육중한 맹자의 침전(寢殿)과 만날 수 있다 ⓒ 류기석

한적한 아침나절 도착한 맹자 사당의 정문인 영성문(櫺星門)의 규모는 공자의 그것보다는 훨씬 작고 초라했다. 더욱이 오랫동안 가뭄이 들은 탓으로 맹자사당 앞 정원에는 시들어버린 나무들에게 물을 주려고 소방차까지 동원되었다. 우리나라 종묘의 규모에 정문삼문(三門)처럼 붉은 칠은 했으나 지붕구조는 달랐다. 솟을 대문에 푸른색과 붉은 색 외에 금색단청으로 화려함을 연출한 것이 특징이다. 영성문은 원래 공묘(孔廟)의 문이라는데 공자 다음가는 아성(亞聖)이라 하여 영성문을 그대로 도입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에 대한 근거가 희박하다. 오히려 위의 내용과 같은 근거로 BC475년 초겨울 고구려 군대의 공습으로 정란(政亂)에 싸인 문주왕은 백제의 부여궁성 사비성을 상실, 패망직전 가까스로 공주의 웅진성(熊津城)으로 피신한 문주왕이 새로운 국가의 터전을 급히 마련한 곳이 공주의 웅진성이다. 바로 이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는데 이때 왕궁 터가 이곳 이였을 것이라는 주장이 있다.

"대륙에서 8,600년 반도에서 600년"(한국방송출판)의 저자 이병화 역사연구가는 백제의 도읍지와 강역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설명하고 있다.

"우리나라 제도권 사학자들은 백제가 한반도의 경기도 한강의 남쪽에서 건국하고, 한강북쪽의 한성으로 옮겼다가 다시 충청남도 공주로, 그리고 다시 부여로 옮기고 그곳에서 라ㆍ당연합군에 의해 멸망한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가정을 뒷받침할 만한 역사 유물이나 유적이 한반도에서는 발견되지 않고 있다."

"백제가 도읍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는 풍납토성에서 발굴된 유물을 보아도 백제의 것이라고 인정할 만한 것이 없다. 풍납토성에서 발굴된 유물에 대부大夫라는 관직이 새겨있는데 대부라는 관직은 북부여의 관직명이지 백제의 관직명이 아니다. 더욱 기이한 것은 한반도에는 백제의 왕궁 터라고 인정할 만한 유적도 없다는 사실이다."

"일부 재야 사학자들도 백제가 한반도에 있던 나라라고 판단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재야 사학자들은 백제가 한반도를 중심으로 활동했던 나라가 아님을 간파하고 있다." 사서가 전하는 백제의 건국지와 도읍지에 대해 알아보자.

"<삼국사기>의 기록에 따르면 백제는 하남위례성河南慰禮城에서 십제十濟라는 국호로 BC 18년에 건국했다. 십제는 온조왕 때 백제百濟로 바꿨는데 백제가 건국한 하남위례성은 사천성 자공시로 추정되고 있다. 그곳의 옛 지명이 임치였다."

"백제의 시조 온조왕의 어머니 소서노召西奴는 고구려의 시조 동명성제와 재혼했는데 동명성제가 제위를 유리에게 넘겨주기로 하자 고구려의 도읍지였던 홀본성忽本城(감숙성 환현)에서 두 아들 비류와 온조를 데리고 함께 남동쪽으로 이동, 감숙성 농서현 지역에 정착해 백제라는 국호로 나라를 세우고 번성했다고 전한다."

"소서노가 죽자 비류와 온조는 다시 남쪽으로 이동, 하남위례성(사천성 자공시)에서 온조가 십제를 건국하고, 비류도 그 동쪽인 미추흘(사천성 영천시)지역으로 가서 비류백제를 건국했으나 여의치 않아 다시 사천성 의빈시 지역으로 이동했는데 이때 대부분의 비류백제인들이 십제로 와서 합류함으로써 온조는 국호를 백제로 했다고 한다. 비류백제는 사천성 의빈시 지역에서 계속 이어졌는데 고구려와 벡제 양쪽에 번갈아 귀속되었다가 백제에 완전히 합병된다."

"백제는 지명인데 감숙성 농서현의 북부여 때의 지명이다. 온조와 비류의 아버지인 우태優台가 북부여의 백제후百濟侯를 지냈으므로 아버지가 제후로 있던 지명을 국호로 사용한 것이다. 백제는 AD 5년 온조는 한산漢山 밑에 책성柵城을 쌓고 그곳으로 천도한다. 한산성이라고 했다."

"백제는 한산성(사천성 중경시)에서 376년간 도읍했다. AD 371년 백제의 근초고왕近肖古王은 고구려의 남평양 지역(하남성 남양시)을 빼앗고 그곳으로 천도한다. 이곳에서 74년 간 도읍했다가 AD 475년 문주왕文周王은 동쪽 웅진熊津(산동성 추성시)으로 도읍을 옮기는 데 백제가 무려 450년 간이나 도읍했던 곳이 사천성과 하남성에 있던 두 곳의 한성이었다."

▲ 맹부의 다양한 건축과 출입문의 형태 ⓒ 류기석

"<신당서新唐書> 백제 편에는 동서 두 곳의 한성에 관한 기사가 있다. 백제의 왕은 동, 서 두 곳의 한성에서 살았다는 기록이다. 동한성東漢城은 하남성 남양시, 서한성은 사천성 중경시였다. 하남성 남양시에도 백제의 유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다. 백제는 동한성에서 강성한 국가로 발돋움했는데 이때 섬서성의 남부를 점령하고 이어서 감숙성의 남동부까지 진출한다. 백제가 요서遼西 지역을 차지했던 이른바 백제의 요서 경략(AD 370 AD 384)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백제는 요서 경략 과정에서 서연西燕을 멸망시켰고, 요서지역에 있던 부여에도 심한 타격을 가했던 것이다. 한반도에 있던 백제가 감숙성 지역까지 쳐들어갔다는 가정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다. 백제가 차지했던 요서군遼西郡과 진평군晋平郡은 동쪽으로는 감숙성의 농서현에서 서쪽으로는 합작시에 이르는 지역을 말한다."

"AD 392년 백제는 광개토경호태열제의 공격을 받고 사천성지역과 하남성의 북서부 일부 지역을 고구려에 내주고 AD 475 고구려의 장수홍제호태열제의 공격을 받은 개로왕은 아단성阿旦城에서 전사한다. 결국 이 해에 문주왕은 웅진(산동성 추성시)으로 천도한다. 아단성은 하남성 신양시 지역으로 추정된다."

"AD 528년 백제 성왕聖王은 사비성으로 도읍을 옮기는데 사비성은 산동성 제녕시이다. 이곳은 남양호라는 거대한 호수에 접해 있는데 고대에는 이곳으로 황하黃河가 흐르던 곳이다. 이곳 가까이는 백마강이 흐르는데 이곳 주변에 백제 왕릉이 여러 곳에 있다. 백제의 옛 성곽과 건축물을 비롯한 유적이 남아있고 백마강 하구에는 <삼국유사>에 기록된 기암괴석이 있지만 한반도에는 백제 궁터의 주춧돌 마저도 찾아볼 수 없다."

"한반도의 경기도, 충청남도와 전라도 지역도 물론백제의 강역이었던 시기가 있었음은 사실이다. 그렇지만 한반도는 백제의 도읍지가 있던 중심 강역이 아니고 대륙에 있던 백제가 바다 건너 동쪽으로 진출했던 곳이다. 백제의 강역은 초기에는 사천성의 일부 좁은 강역이었지만 차차 확장되어 하남성과 산동성의 전지역은 물론 호북성과 호남성, 섬서성과 감숙성, 운남성 등지로 뻗어 나갔고 한반도와 일본열도까지 그 세력이 미쳤던 동아시아의 강국이었다. 백제가 멸망할 당시의 강역은 산동성과 하남성, 사천성, 호북성과 호남성 그리고 일본열도와 한반도 지역으로 일본열도와 한반도를 제외하더라도 대륙의 강역은 한반도의 3배 정도로 추산된다."

이렇듯 AD477년 대륙백제의 웅진은 고려, 근세조선시대까지 지방행정 및 경제 중심지였다. 그런데 한반도의 공주는 일제식민지시대의 1931년 공주읍이 되었다. 한반도 속의 100년 전 공주는 한 마을에 불과했다고 한다. 또한 삼국사기의 지명은 중국대륙이다. 만약 고구려 백제 신라의 3국이 한반도 속에 존재 했다면 수많은 황궁과 사찰터 등이 갑자기 사라질 리가 없다. 또한 각 도시의 연혁과 같이 지방 행정의 중심지로서 오늘에 이르렀다면 역사문화유적 및 수도로서의 관청건물들이 즐비하게 존재했어야 마땅하다.

이에 대한 사실은 삼국사기에 기록된 지명이 한반도 속의 지명인가? 중국 대륙 속의 지명인가? 를 철저히 검증하여 진위(眞僞)를 밝히면 될 것이다. 그리고 이것이야 말로 망국적 역사왜곡을 막는 실증사학(實證史學)으로 나아가는 길이 아닐까라는 생각을 가져본다.

백제 웅주성이 있었던 공주(公州)의 연혁

그럼 여기서 백제의 웅주성이 있었던 공주(公州)의 연혁을 한얼원 박병역님의 글로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백제의 문주왕이 475년 북한산(北漢山)으로부터 이곳 웅진(熊津)으로 도읍을 옮기고부터 538년(성왕 16년) 사비성(泗沘城)으로 천도할 때까지 64년 동안 백제의 수도로서 문화의 꽃을 피운 중심지이다. 부여로 도읍을 옮긴 후에도 5방제에 따라 북방(北方)이 설치되어 예하의 군을 관할했다. 백제 멸망 후 당나라는 이곳에 660년 웅진도독부를 설치했으나 신라가 이곳을 차지한 뒤 웅천군(熊川郡)으로 삼았다가 685년에 웅주(熊州)로 바꾸고, 757년에 다시 웅주도독부로 개칭했다. 신라 말기에 후백제의 영토에 속했다가 고려조에 들어 940년 현재의 이름인 공주(公州)로 바뀌었다."

▲ 서울대 박창범교수가 삼국사기, 일본서기, 고려사의 일식기록을 분석한 도표와 백제 때의 인구현황(당시 산동성인구와 반도백제 유역의 인구비교) 자료를 모았다.

"고려시대의 983년 공주목을 설치했다가, 995년에는 안절군절도사(安節軍節度使)를 두어 하남도(河南道)에 속했으며, 1012년 안무사로 바꾸는 등 지방행정제도의 변화가 심했다. 1018년 지부사(知府事)로 강등되었으나 속군(屬郡)으로 덕은(德恩)·회덕(懷德)·부여(扶餘)·연산(連山)을, 속현(屬縣)으로는 시진(市津)·덕진(德津)·진잠(鎭岑)·유성(儒城)·석성(石城)·정산(定山)·이산(尼山)을 두었다. 1341년 공주목으로 승격했다."

"조선시대에도 공주목이 유지되어 충주·청주·홍주와 함께 충청도 4대 고을로 지칭되었으며, 충청우도 중부이남, 즉 차령산맥 이남의 중심지역 이었다. 인조·현종·영조·정조대에 현으로 강등되기도 했다. 별호는 회도(懷道)였다. 1894년 남북접을 통합, 북상하던 동학군이 공주시의 남부 우금치(牛金峙)에서 관군 및 일본군과 싸워 패했다. 고읍(古邑)으로 지금은 대전광역시의 일부분이 된 유성현·덕진현·충순현(忠順縣)·신풍현(新豊縣)·광정현(廣程縣) 등이 있었다. 1895년 지방제도 개편으로 공주군이 되면서 공주부가 설치되어 27개군을 관할했다가 1896년 13도제 실시로 충청남도 공주군이 되었다."

"일제식민지시대에 공주군은 1906년 월경지 정리와 1914년 군면 폐합으로 면적이 크게 줄어들었다. 특히 1932년 충청남도 도청이 공주에서 대전으로 이전하자 공주는 백제 이래 지녀왔던 충청 지역의 중심지로서의 기능을 대전에 넘겨주고 성장이 위축되었다. 1931년 공주면이 읍이되었고, 1986년 공주읍이 시로 승격, 공주군에서 분리되었다. 1995년 지방자치시대를 앞두고 실시된 대대적인 행정구역개편으로 공주군이 공주시에 통합되어 도농 복합형태의 새로운 공주시가 되었다."

이렇듯 우여곡절을 겪은 끝에 현재의 공주가 탄생하게 되는데 이때의 옹주성 도읍으로 인한 왕궁 터와 관공서 터, 군부대 준둔지, 각종 사찰 터 등에 관한 대한 의문이 생긴다. 다만 추정되고 있는 백제의 수도 공주 웅진성에 대해서는 공주시청 홈페이지 자료로 아래와 같다.

공주시의 역사를 참고하면, "백제는 475년 겨울 이후 538년까지 64년간 공주에 도읍하였다. 공주는 당시 웅진성(熊津城)으로 불리었는데, 왕성의 위치에 관해서는 공산성(公山城)을 그 배후 산성으로 지목하는데 이론이 없다. 공산성의 '공'은 '곰' 즉, 웅(熊)을 나타내는 것이다. 이는 공산성 앞을 흘러가는 '금강'이 웅수(熊水)의 '곰강'에서 아화(雅化)되었듯이, 공산성의 경우도 '곰산성' 즉 웅산성(熊山城)을 가리키고 있는데서도 뒷받침된다. 왕성인 공산서과 관련한 제반 시설을 살피기 위해서, 다음과 같은 <삼국사기>의 기록을 적출해 보았다."

√ 봄 2월에 궁실을 중수하였다(문주왕 3년 조).

√ 해구를 격살하고 연신은 고구려로 달아났다. 그 처자들을 거두어서 웅진 저자에서 목을 베었다(삼근왕 2년 조).

√ 가을 7월에 궁실을 중수하였다. 겨울 10월에 궁 남쪽에서 크게 사열을 하였다(동성왕 8년 조).

√ 겨울 11월에 남당에서 군신들과 연회를 하였다(동성왕 11년 조).

√ 여름 6월에 웅천의 물이 불어 왕도의 200여 가(家)가 떠내려갔다(동성왕 13년 조).

√ 여름 6월에 큰 비가 내려 주민들의 집이 떠내려가고 훼손되었다(동성왕 19년 조).

√ 웅진교(熊津橋)를 설치하였다(동성왕 20년 조).

√ 봄에 궁 동쪽에 임류각(臨流閣)을 세웠는데, 높이는 5길이다. 못을 파서 기이한 짐승들을 길렀는데, 간하는 신하가 항의하는 글을 올렸으나 궁문을 닫았다(동성왕 22년 조).

√ 겨울 10월에 웅진성을 수즙(修葺)하였다(성왕 4년 조).

▲ 유학을 강의 했다는 강단건물과 사서루(賜書樓) 전형적인 명나라 때의 건축물이 미로 같이 형성되어 있다 ⓒ 류기석

"위의 기록을 통해, 궁을 여러 차례 중수했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이는 체제 정비와 왕권의 신장에 비례하여 왕궁을 계속 확장시켰음을 뜻한다. 남당에서 국왕이 군신들과 연회를 한 것을 볼 때, 남당은 국왕의 행보가 자유로운 궁성 안에 소재한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왕궁의 위치이다. 그 관건이 되는 것은 궁 동쪽에 소재하였다는 임류각의 존재이다. 임류각의 위치 비정과 관련하여 그 근거가 되었던 것은, '류(流)'자 명문 기와의 출토되어졌다. 그 출토지는 공산성 동문지에서 밖으로 동남쪽 20m지점에 소재한 토성 안의 만아루지(挽阿樓址)와, 공산성 안의 동편에 소재한 장대지와 추정 임류각지를 비롯하여 공산성 동벽 바깥이다. 특히, 공산성 동벽 바깥에서 출토된 명문기와에는 '임류각' 3자가 뚜렷하였다고 한다.

이러한 사실을 통하여 임류각 관련 명문기와는 크게 볼 때, 공산성 석성 안의 동편과 석성 바깥의 토성 안이라는 2곳에서 출토되었다. 그러므로 현재로서는 임류각이 공산성 석성 안에 소재하였는지 토성쪽에 소재하였는지는 쉽게 식별되지 않는다. 그러나 임류각지를 어디로 비정하든 왕궁은 현재 공산성의 남문인 진남루 바깥 남쪽 일대가 된다. 그래야만 궁 동쪽에 임류각이 소재한다는 기록과 부합되어진다. 그러나 임류각은 그 이름대로 물에 임해야 한다고 할 때, 아직까지 고고학적 물증은 확인되지는 않았지만, 공산성의 동편 금강가에 소재한 누각일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이 경우에는 공산성과 그 남쪽의 왕궁을 함께 묶어서 궁이라고 인식했음을 뜻한다."

"왕궁 위치를 시사해 주는 것은, 왕궁 남쪽에서 크게 사영하였다는 기록이다. 왕궁을 현재의 견해대로 공산성 안에서 가장 넓은 대지인 쌍수정 광장으로 비정한다면, 과연 '크게 사열(大閱)' 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쌍수정 광장은 많은 관청을 포함하는 한 나라의 왕궁 부지로서는 비좁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쌍수정 앞의 부지에는 건물지가 확인되고 있는데, 이 건물지의 남쪽에 적어도 수천 명의 사병이 운집할 만한 공간은 없다. 그러므로 왕궁은 자연 공산성을 뒤로 끼고 있는 그 남쪽 일대로 보는게 무리가 없다. 이 견해가 맞는 것이다. 물론, 공산성 자체를 궁성의 한 범주로 간주한다면, 진남루 남쪽의 평지는 사열할 수 있는 부지로서 적합하다."

"왕궁에는 연못이, 웅진 도성에는 저자도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동성왕이 남단에서 천지에 제사를 올린 것을 볼 때, 남단이라는 제단이 공주의 남쪽 산지대에 소재하였을 것이다. 웅진도읍기에 창건된 확실한 사찰로서는 반죽동의 대통사지(大通寺址)가 있다. 이 절터에서 '대통(大通)' 명문의 기와편이 다수 출토되었을 뿐 아니라, 당간지주와 석조(石槽)등이 남아 있었다. 그리고 금당과 강당지의 기단부가 확인된 바 있다. 이 절은 양나라 무제를 위하여 양(梁) 대통(大通) 원년 정미년(527)에 창건한 것으로 전한다. 이런 연유로 대통사라는 절 이름이 기원했다는 것으로, 당시 백제와 양나라의 관계가 밀접하였음을 상징한다."

맹묘가 고궁처럼 느껴지는 이유

맹자의 영성(櫺星)은 원래 영성(靈星)을 말하는 것으로 하늘의 옥황상제와 그 신하들이 정사를 논하는 태미원(太微垣)의 오른쪽 담장밖에 있는 별로, 영대(靈臺)라고도 한단다. 문왕이 지었다는 영대는 바로 하늘의 별자리를 관찰하는 천문대다. 공자가 학문으로는 하늘의 옥황상제에 해당하기에 그를 모신 사당의 밖에 영성문을 두는 것은 당연한 이치이다. 옛날 한(漢)나라에서는 하늘에 제사지내는데 먼저 영성(靈星)에게 제를 지내면서 풍년을 기원했다고 한다. 송대(宋代)에 들어와 하늘에 제를 지내는 예의를 공자에게도 그대로 적용하면서 영성문을 도입하되 풍년을 기원하는 것과는 무관하므로 글자를 영(靈)에서 령(櫺)으로 바꿔 쓰기 시작했단다.

▲ 맹부전경, 맹부는 전통적인 가옥방식인 사합원(四合院)의 구조로 이루어진 곳 ⓒ 류기석

영성문을 지나 맹묘로 들어서자 수령이 오래된 측백나무들이 늘어섰고, 청나라 황제인 강희제가 맹묘를 방문하고 썼다는 비각 강희비정(康熙碑亭)이 육중하게 자리하고 있었다. 왼쪽으로는 몇몇 비석이 있었는데 맹모단기처, 오른쪽은 어린 맹자의 교육을 위해 세 번이나 집을 이사했다는 것을 기리기 위해 세운 비석 돌(맹모삼천사)인데 다른 곳에서 옮겨온 듯하다. 이밖에 자사작중용처의 비도 세워져 있다. 동쪽 편으로 계현문(啓賢問)을 통하면 맹자를 기리는 각종의 비석들이 늘어선 맹묘비림(孟廟碑林)이 있는데 우리의 뜻글자로 비문이 적혀 있어 한결 친근해 보였다. 비석동쪽으로 앞서 가신 성인을 잇는다는 뜻의 계왕성문(繼往聖門)과 이와 마주한 서쪽 문 개래학문(開來學門), 뒤편으로는 맹자의 아버지인 주국공(邾國公, 원나라 때 추존됨)의 사당인 “계성전”(啟聖殿, 성인을 열었다, 곧 맹자를 낳았다는 의미)과 맹모전(孟母殿)이 있다.

승성문을 지나면 맹자의 상을 모셔놓은 '아성전(亞聖殿)'이 웅장한 모습으로 나타난다. 아성전이란 글자는 이층 樓에 세로이고, 아래 칸 정중앙의 문에는 도천니산이라는 편액이 걸려 있다. 맹자가 공자를 학문의‘집대성’이라고 평가한데 대해 주자는 맹자를 성인 공자에는 못 미치지만 그 다음간다 하여 ‘아성’이라 호칭하였으며, 산동성의 니구산은 공자가 태어난 곳이기도 하지만 맹자의 고향과도 가까운 곳이라 도천니산이라는 편액을 걸어 그 뜻을 기렸다고 한다.

송대들어 공맹의 도가 크게 재평가 받으면서 세워진 사당이기에 당시 학문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다. 성전으로 들어가는 입구문의 양기둥에는 “존왕언필칭요순，우세심절동우안”이라는 글귀가 금분으로 쓰여 있다. 웅장한 주 건축물인 아성전을 비롯해 전 주변으로 회랑이 둘러져 있으며, 구름과 용이 새겨져 있는 석주(石柱)풍경이 이채롭다. 아성전은 전체가 푸른색의 기와 층으로 되어 있는데, 건물의 높이는 약 17m에 이른다.

아성전의 뒤편으로는 맹자의 침전(寢殿)이 있고, 맹자상 좌우로는 맹자의 제자들이 있다. 아성전 뜰에는 청나라 건륭제의 “아성맹자찬비”와 "건륭어비정", 그 옆으로는 "천진정"이라는 이름의 샘이 아직도 마루지 않고 있다. 공자의 사당이나 맹자의 사당이라는 곳에는 왕궁의 상징나무인 향나무가 뜰에 심어져 있는데 이는 각종 병해충으로부터 왕실을 보호한다는 의미가 있는 것 같다.

맹묘의 규모는 작으나 아기자기한 면과 간결함을 엿볼 수 있음과 여러 번에 걸쳐 중수한 흔적 등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인터넷 블러그 트라우마님은 맹묘를 둘러본 소감을 이렇게 말했다. "맹묘는 공묘에 비하면 작지만 아기자기하고 세련된 분위기입니다. 마치 자금성과 심양의 고궁을 비교하는 듯합니다." 맹묘는 한적할 뿐만 아니라 한시간정도면 다 돌아볼 수가 있어 여행 중 일상을 멈추고 과거에 취해보려면 이곳을 돌아보길 권한다. 그리고 무조건 안내하는 자료만 믿지 말고 사당답지 아니한 맹묘의 모습을 찬찬히 살펴보면 좋을 듯하다. 이번 역사와 만나는 논픽션 가족문화기행에서는 사당이 아니라 궁성을 대하는 뜻한 근엄함이 건축양식과 오래된 향나무들에게서 느낄 수 있었다.

맹자는 동양권의 역성혁명 논리를 제공했던 장본인이기도 하단다. 원래 위험한 사상가로 여겨졌으나 대단한 논리가여서 후대에 다시 재조명 되었다. 맹묘의 역사를 말해주는 오래된 구기자나무를 뒤로하고는 맹묘 서쪽에 있는 맹부(孟府)를 찾았다. 이곳은 맹자 자손들과 후손들이 살았다는 거주 공간이다. 맹부의 아성부를 들어서면 예문의로라는 문을 또다시 통과한다. 중간에 해시계도 놓여있고, 유학을 강의 했다는 강단건물과 ‘사서루(賜書樓)’로 전형적인 명나라 때의 건축물이 미로 같이 형성되어 있다.

맹부는 전통적인 가옥방식인 사합원(四合院)의 구조로 이루어진 곳이다. 사합이란 4대가 함께 모여 산다는 뜻으로 거주 공간 또한 어른을 중심으로 4대가 함께 살 수 있도록 지어져 있다. 우리의 양반 가옥구조와는 크게 차이가 난다. 가장 큰 차이는 정면을 제외하고는 사당과 마찬가지로 창문이 없는 벽돌벽의 철옹성 구조이다. 건축학자들은 이를 방위(防衛). 방호(防護) 개념으로 설명하는데 변동이 많은 중국정치사회의 반영이라고 한다는데 왜 맹부에 이러한 방호벽을 만들었을까 의구심을 지울 수가 없다.

맹부를 들러 보던 중 오래된 고택을 수리하면서 한쪽 벽면에 기대어 놓은 다양한 석각들이 있어 눈길을 끌었다. 자세히 살펴보니 사면인검(四面人臉)석각과 각기 다른 복장을 한 석각, 또 다른 석각은 흉상으로 복식을 채용한 넉넉한 인물들, 수레를 끄는 말과 둥그런 원안의 문양이 추성박물관에서 본 바로 그 '삼족오' 형태를 뛴 문양이었다.

▲ 좌측은 우리가족이 직접 확인한 사면인검(四面人臉) 석각, 우측은 중국 당국에 의하여 확인된 신화사 통신의 기사 ⓒ 류기석

여기서 중국 당국에 의하여 지난 2009년 3월 12일 산동성 추성시(鄒城市) 당촌진(唐村鎭) 전각촌(前葛村)에서 끝난 한(漢)나라 시대 유적지 발굴에서 덩어리 형태의 사각기둥 4면에 사람 얼굴이 조각된 석각물이 발견되었다는 기사가 있어 소개한다. 이는 우리가족이 산동성 추성시(鄒城市) 맹묘에서 보았던 사면인검(四面人臉)석각 바로 그것이었다. 석각물의 높이는 45cm, 가로 40cm, 두께 27cm로 4면에 모두 사람의 얼굴을 도안한 조각이다. 추성시 문물국 관계자의 고증에 의하면, 이 석각물은 동한(東漢)시대의 축조물로서 인물(얼굴)도안은 한나라 당시 흉노인(흉노라는 나라이름은 중국인 들이 깔보고 부르는 이름인데 원래 나라는 훈족으로 헝가리를 말한다. 이는 훈풍으로 온화한 바람이 불어오는 살기 좋은 나라라는 뜻)의 형상이라고 전했다. 이로서 확인할 수 있는 것은 신라나 흉노 더 나아가 동이족의 편두문화를 확인된 셈이다.

이렇듯 이곳 추성의 맹묘와 맹부를 직접보고 느꼈던 것은 아무래도 이곳이 맹자를 모신 사당과 맹자 가족들과 후손들을 위한 건축물이라고 보기에는 의문점이 있으며, 오히려 우리의 역사와 문화에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 중국과 일본 그리고 대만에 남아 있는 사료나 강역지도를 찾아내어 살펴보면 이러한 의문이 하나하나 풀릴 수 있지 않을까. 근세조선까지는 우리의 강역이었지만 세종이후 명나라의 강역으로 넘어가면서 대대적인 정비를 하고 그 이후에야 완성했던 추성의 맹묘와 맹부는 영락없는 대륙백제에 웅진으로 궁성이 자리했던 곳임을 당당뉴스를 통해 주장해 본다.

백제가 산동성에 있었다는 증거

성훈 칼럼리스트의 백제가 산동성에 있었다는 사료를 증거로 열거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물론 현 국사책에 나오는 백제의 내용은 사실(史實)과 많이 다르다. "백제의 본거지는 대륙의 산동성이고, 패망도 역시 산동성에서 했다. 백제가 대륙에 있었던 증거는 여러 가지가 있다. 핵심은 한반도에 있던 백제가 잠시 대륙으로 진출한 건지, 아니면 백제는 아예 대륙에 있었는지가 논쟁의 관건이다. 우선 아래는 백제의 수도가 한반도에 없었다는 증거들이다."

▲ 1번은 추성박물관에서 본 '삼족오', 2번은 맹부에서 확인한 '삼족오' 문양으로 거의 비슷하다. 3번은 사면입각상, 5번은 맹부 중앙에 놓인 해시계, 6번은 탁본을 한 흔적이 있는 사람문양 석각, 7번은 수레를 끄는 말과 사람문양, 8번은 다양한 문양석 등이 4번 맹부의 고건축물 공사현장에서 발견되었다 ⓒ 류기석

√ 한반도에서 대륙으로 진출하였다는 기록이 없는데, 이상하게 백제의 역사기록은 대륙이다.

√ 북위와 5차례 큰 전쟁을 한 백제 동성대왕의 무대는 대륙이고, 동성대왕의 궁전인 임류각은 산동성에 있었고 거기서 죽었다.

√ 당나라가 한반도백제를 멸하려면 중국 땅에서 대륙백제와 먼저 전쟁해야 하는데 그런 기록이 없고, 황해를 건너왔다면 당나라와 해상강국 백제와의 해전 기록이 있어야 하는데 그런 기록은 없다.

√ 서울대 천문학과 박창범 교수가 <삼국사기 백제본기>의 일식기록을 분석한 결과 최적관측지가 발해만으로 나온다.

√ 만약 한반도 백제가 본토라면, 본토의 20배 크기의 땅을 수백 년간 다스렸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이해하기 힘들다.

√ 인구의 역사로 보아도 백제의 수도는 산동성 일대에 있어야 합리적이다.

√ 백제의 8대 성씨가 반도에는 없고 대륙에 있다.

√ 그 외 백제가 대륙에 있었다는 증거가 많다. (향도, 조공, 제방, 기상, 특산물, ...)

그리고 중국의 여러 사서들에 기록되어 있는데, 주요 전거(典據)는 다음과 같다 "백제는 원래 고구려와 같은 뿌리로서 요동 동쪽 1천여리에 있다. 후에 고구려가 요동을 취하자 백제도 요서를 취했다. 백제가 다스리던 지역을 진평군과 진평현으로 불렀다." 『송서』 「백제전」

"백제는 원래 고구려와 같은 뿌리로서 요동 동쪽에 있다. 진나라 때 고구려가 요동을 취하자 백제 역시 요서를 취해 요서, 진평 두 군을 두었다. 백제의 자치군이었다." 『양서』 「백제전」

"백제는 처음 백가제해라는 데서 백제라 부르게 된 것이다. 진나라 때 고구려가 요동을 취하자 백제 역시 요서를 취해 요서, 진평 두 군을 근거지로 삼았다." 『통전』

"백제 전성시대에는 강병이 100만이었다. 남으로 월을 치고 북으로는 유, 연, 제, 노를 경계로 하였다. 커다란 중원국가 건설을 추진하였다."

통전과 북사, 수서에 기록된 백제는 100개 부족이 연합하여 널리 바다를 다스리는 나라인 백가제해(百家濟海)의 줄인 말로 물을 끼고 수많은 가문이 물(氵)을 다스린다(齊)는 뜻이다. 백제는 말 그대로 동아시아의 강과 바다를 지배하던 거대한 해상왕국이다. 이를 꽃피운 동성왕 이후에는 중국 요서 지역과 양자강 유역, 일본의 대마도 구주 일대에 22명의 담로(憺魯)를 파견하여 250년 이상 동북아시아 남서부를 지배했다. 

▲ 추성박물관에서 맹묘와 맹부사이 당왕호(唐王湖)와 주변풍경, 골동품 가게들이 많이 눈에 띈다 ⓒ 류기석

인터넷 음악과 사람 그리고 우리의 대륙역사(스카이) 카페의 ‘백제의 수도를 찾아서’에도 현재 공주지역이 백제의 웅진으로서 확정하기에는 너무나 많은 의문점들을 지적하고 있어 간단하게 정리하였다.

"첫째, 패망시 지명 "황산"이외에는 현존하는 지명이 없다. 둘째, 부여가 사비성이라는 기록이 나온 유물이 없다. 그러나 부여 박물관에는 내지성이라는 명문의 비가 출토되어 보관되고 있다. 셋째, 백제 정벌시 당군 13만과 부흥운동시 40만 군사의 유입지로는 군사학적으로 의문이 많다. 넷째, 고려시대 한척당 최대 승선인원이 80여명에 불과하다는 것을 고려하여 검토해보아야 할 문제이다. 다섯째, 백제 땅을 신라와 발해 말갈이 나누어 가졌다고 삼국사기 신구당서에서 기록하고 있다. 등으로 경기, 충청, 전라지역을 발해가 차지했었다는 흔적은 어디에도 없다."

▲ 역사와 만나는 가족문화기행지 중국 산동성 추성시(백제의 웅진성이 있던 곳으로 추정)

추성의 박물관, 맹묘, 맹부를 둘러보고는 거리에 골동품을 구경했다. 대부분이 모조품이지만 그래도 볼 것이 많다. 그곳에서 마음에 드는 몇가지 진귀한 골동품들은 상점주인과 협상을 벌여 구했다. 맹묘와 맹부라하는 곳의 전체적인 풍경은 좌우에 허름한 상점들이 있고, 앞으로는 개천이 흘렀고, 다리를 건너면 시장이 번화하다. 다리를 건너지 않고 인근에 맛 집이 있다는 소문에 찾아 들어가니 손님이 많다. 잠시 기다렸다가 늦은 점심식사를 가족들과 웃고 즐기는 가운데 오붓하게 할 수 있어 행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