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에 갈 일이 있다.

먼저 광화문 우체국에 가서 우편물을 발송하고

그 길로 세종문화회관 뒤에 있는 선우미디어에 가야 한다.

광교에서 버스를 내리니 눈 앞에 화려한 설치물이 보여

가까이 간다. 혹 동화에 나오는 숲속의 미녀...?

여기를 지나치면 청계천이 보이고

맑은 물 흐르는 상쾌한 아침이 나를 반긴다.

나 어렸을 때 관수동 다리밑의 거지 소굴을 본 일이 있는데

그때는 물이 더러웠지만 지금은 물이 맑아 여간 좋은 게 아니다. 

우체국에서 소포를 발송하고

가까이 있는 이순신 장군을 우러르며 경의를 표했다.

오늘날, 그분에 버금가는 애국자가 있을까 하며.

세종문화회관 뒤에 용비어천가라는 빌딩이 있는데

그 안에 선우미디어가 있다.

동인지 최종 오케이가 있기도 하지만

난, 이선우씨에게 전해줄 게 있어서 겸사겸사 간 것이다.

책 한 권이 나오기까지 여러 과정을 거쳐야 하는 출판사업은

쉬운 일이 아니라서 이를 잘 이끌고 있는 선우씨를 보면

존경스럽고 내가 너무 초라해진다.

선우미디어에 일이 많아졌다.

그래서 언니를 돕고 있는 이근우씨도 덩달아 바쁘다.

일 하느라 뒤돌아볼 새 없는 그녀를 불러 사진 한장을 찰칵

그래서 우리는 웃었다.

오늘 이곳에서 만난 사람은 수필가 최원현씨와 황혜경씨

우연히 만나니 더욱 반가워 손잡고 또한번 웃고.

방문객 한 분

초면인데도 나를 알아보기에 기분이 좋아서 또한번 찰칵

박원명화씨의 부군인데, 아내의 심부름(?)을 왔다고 해서

격려하는 의미에서 또한번 씽긋 웃었다.

오늘 하루 잘 지내고

목욕하고 빨래하고 기분 좋아 일기를 쓰려고

컴퓨터 앞에 앉으려다가 그만 의자에서 미끄러졌다.

쾅! 

어쩔까.

넘어지면 안되는데....

더구나 내일은 꽃을 보러 장호원에 가기로 했는데....

시간이 가면서 허리와 옆구리가 쑥쑥 쑤셔 걱정이지만,

모르겠다.

운명에 맞기는 수밖에 별도리가 없지 않은가.

방안에서조차 넘어지는 내가 한심스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