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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기사는 뉴스앤조이 김은석 기자의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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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천 지역 목회자 4인이 계양산 롯데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며 24시간 노상 금식기도를 하고 있다. ⓒ뉴스앤조이 김은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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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난주간. 많은 기독교인이 예수의 십자가 고난을 묵상하며 금식한다. 인천 부평역 앞에는 생명 파괴를 아파하는 마음으로 노상에서 금식기도를 하는 목회자들이 있다. 윤인중 목사(인천평화교회), 이진권 목사(새봄교회), 조정현 목사(송현샘교회), 박경서 목사(한울교회)는 4월 6일부터 롯데마트와 롯데시네마가 있는 부평역 광장 앞에서 24시간 노상에서 생활하며 금식기도를 이어가고 있다. 이름하여 '고난받는 생명과 함께하는 금식기도회'를 진행 중인 이들을 찾았다.
부평역 쇼핑몰을 등진 광장 입구에 밀짚모자를 쓴 목회자 4명과 격려차 방문한 지인들이 돗자리를 깔고 모여 앉아 있었다. 이들이 몸을 비우고 마음을 아파하며 지키고자 하는 생명은 인천시 부평구에 있는 계양산. 목회자들 옆으로 '하나님의 생명동산, 계양산을 파괴하는 롯데 골프장 건설을 반대합니다'라는 현수막이 걸려 있다. 최근 계양산에서 떼죽음 당한 도롱뇽 사진도 걸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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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평역 앞 광장에 설치한 현수막과 떼죽음 당한 도롱뇽 사진. ⓒ뉴스앤조이 김은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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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은 최근 논란 속에 제2롯데월드 건축 허가를 받아 낸 롯데건설이 골프장 개발을 추진 중인 산이다. 임야 중 약 76만 평이 롯데그룹 회장 신격호 씨의 소유다. 노상금식기도회 장소로 부평역 광장 앞을 정한 것은 부평역 쇼핑몰 안에 롯데마트와 롯데시네마가 있기 때문이다.
환경부의 사전환경성검토를 앞둔 지난달 3월 16일. '계양산 골프장 저지 및 인천시민공원 추진 시민위원회'(인천시민위)는 인천시 지정 보호종인 도롱뇽이 계양산에서 떼죽음 당한 것을 발견했다. 서식지 주변에 중장비 흔적이 남아있고 웅덩이가 파괴돼 있어, 누군가 인위적으로 훼손했다는 의혹이 증폭됐다. 논란이 커지자 4월 2일 인천시 환경정책과와 인천시민위가 공동으로 현장답사에 나섰다.
도롱뇽 떼죽음 현장답사 중 신격호 회장 소유지 관리인과 인천시민위 관계자가 실랑이를 벌이다 폭력사태로 번졌다. 관리인은 공무원이 동행했음에도 불구하고 여성인 환경단체 활동가에게 심한 욕설을 퍼붓고 폭력을 행사했다.
인천시민위 공동위원장을 맡고 있으며 2007년, 155일간 계양산 소나무 위에서 시위를 벌인 바 있는 윤인중 목사 "고난주간 인천 교계는 부활절연합예배 준비로 분주하다. 모여서 '성시화'를 주창하며 축제 분위기를 연출하는 것은 부활의 의미를 왜곡하는 것이다. 무참한 생명의 죽음 앞에서 그리스도의 고난을 깊게 생각하지 않을 수 없어 인천 지역 일부 목회자들에게 노상 금식기도회를 제안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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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녁 7시에는 시민과 함께 촛불기도. (사진제공 전광표 목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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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리 노상 금식기도회라지만 광장 한쪽에 텐트치고 사는 노숙자보다 못한 형편이다. 경찰은 노점상 철거팀까지 동원해 이들이 천막을 못 치게 막았다. 한낮에는 따가운 햇볕에 얼굴이 그을리지만, 비닐만 덮고 잠을 청하는 밤은 아직 겨울이다. 용역을 받고 나온 고엽제 전우회원 등이 24시간 이들을 감시한다. 첫날에는 시비를 걸어오는 노숙자들에 시달렸지만 지금은 오가며 인사하고 담소도 나눈다.
이들은 매일 아침 6시 일어나 아침 7시 함께 기도를 하고, 9시까지 부평역 앞에서 1인 시위를 한다. 정오에 한 번 더 기도회를 열고 저녁 7시에는 촛불기도회로 시민과 함께한다.
낮에는 교인들과 동료 목회자, 시민단체 활동가들의 격려방문도 끊이지 않는다. 간혹 노숙자 급식 봉사 단체들이 올 때면 허기를 달래기가 더 어려워진다. 동료 목회자 전성표 목사(이웃사랑교회)는 매일 밤 10시에 와서 아침까지 함께하다 간다. 전 목사는 첫날 한 노숙자의 칼부림에 다칠 뻔하기도 했다.
인천 시민 80% 이상이 계양산 골프장 건설을 반대하고 있다. 녹지가 절대적으로 부족한 인천 자연환경을 염려하는 시민단체들은 자치단체와 롯데를 향해 나무 위 시위나 100일 릴레이 단식시위 등 활발한 반대운동을 펼쳐왔다.
롯데는 아랑곳하지 않고 골프장 건설을 추진하고 있으며 시장과 구청장은 시민 여론에 귀 기울이지 않는 듯하다.
시민위와 함께 계양산 살리기 운동을 활발하게 벌이고 있는 이진권 목사는 "국정지표가 녹색성장인데 도롱뇽이 죽어가는 것을 보면서도 골프장 건설을 허락할 것인가"라며 계양산 살리기에 무관심인 정부와 자치단체를 비판했다.
'고난받는 생명과 함께 하는 금식기도회'는 4월 10일 촛불기도회와 십자가 행진으로 마무리한다. 촛불기도회와 십자가 행진에는 4인 목회자가 담임하는 교회 교인들과 인천시민위 관계자들이 함께할 예정이다.
다음은 금식기도회를 시작하며 이들이 발표한 성명서와 4월 6일 인천시민위에서 발표한 성명서 전문이다.
| 고난받는 생명과 함께하는 고난주간 금식기도회를 시작하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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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에서 평화로이 살던 도롱뇽들이 참담하게 죽어갔습니다. 용산에서는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이 처참하게 죽어갔습니다. 바야흐로 뭇 생명과 민초들에 대한 무자비한 공격이 이루어지고 있는 시대입니다. 민중들의 고난은 더욱 심해지고, 생명들의 탄식은 더욱 깊어만 갑니다.
무릇 온 세계는 거룩한 한 몸 생명공동체입니다. 뭇 생명들이 있음으로, 사람이 살 수 있고, 그대가 존재함으로 내가 존재할 수 있습니다. 그러므로 생명들이 죽임을 당하면, 더 이상 사람들의 목숨도 안전해 질 수 없습니다. 민중들의 수난과 죽음이 심해지면, 사회는 극심한 혼란과 갈등으로 내몰릴 수 밖에 없습니다.
이런 까닭에 사랑이신 하느님은 뭇 생명과 민중의 고난속에서 함께 아파하십니다. 나아가 이들의 해방을 위한 새로운 역사를 창조해 가십니다. 하느님의 이러한 뜻을 지극정성으로 실천했던 예수 그리스도 또한 고난받는 생명과 온전히 하나되셨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 죽음은 민중 수난의 극치요, 뭇 생명들의 고난의 절정입니다. 부활한 그리스도는 오늘도 더욱 극심해지는 뭇 생명의 고통에 함께 하시며, 묵묵히 십자가의 길을 걷고 계십니다.
2009년 고난주간을 맞이하는 우리 인천지역 그리스도인들은, 계양산 도롱뇽들의 수난속에서 그리스도의 십자가를 발견합니다. 돈과 권력의 힘을 앞세운 사람들의 오만과 무지의 횡포속에서 도롱뇽과 그리스도는 죽임을 당했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십자가는 비극적 죽임당함만이 아닙니다. 그것은 폭력과 죽임의 세력에 맞서, 온 생명을 던져 저항한 평화와 생명살림을 위한 헌신이었습니다. 그 헌신은 부활사건으로 이어져 생명의 회복과 평화의 실현으로 꽃피었습니다.
이제 우리는 2009년 고난주간과 부활절을 맞이하면서, ‘자기를 부인하고 자기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르라’고 부르시는 예수 그리스도의 음성을 듣습니다. 또한 지금이야말로 뭇 생명과 민중들의 부활의 밑거름이 될 고난과 저항의 십자가 행진이 더욱 절실히 요구되는 때임을 느낍니다.
이에 ‘고난받는 생명과 함께하는 고난주간 금식기도회’를 시작합니다. 생명과 민중의 고난과 탄식소리에 깊이 공감하고, 함께 하지 못했음을 아프게 뉘우치겠습니다. 몸과 마음을 더욱 비우고 낮추어, 생명살림과 평화를 향한 십자가 행진에 기쁘게 참여하겠습니다.
2009년 4월 6일 고난주간 첫 날에
생명과 평화를 염원하는 인천지역 그리스도인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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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2일 폭행사건 현장을 찍은 사진도 게시해놨다. ⓒ뉴스앤조이 김은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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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목회자들 옆에는 떼죽음 당한 도롱뇽 사진들이 걸려 있다. ⓒ뉴스앤조이 김은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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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양산 롯데골프장 추진세력의 후안무치한 폭력과 협박
인천광역시는 언제까지 밀어주고 협력할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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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롱뇽이 의문의 떼죽음을 당했다. 내장이 터지고, 돌로 짓이겨지고, 생매장 당해 죽음을 당한 도롱뇽들이 인간들을 향해 살려달라고 애원하고 있다. 오염되지 않은 깨끗한 환경의 상징인 도롱뇽을 지키기 위해 밤낮을 노심초사했던 한 여성은 롯데건설 직원과 그 하수인들에 의해 무차별적인 폭력과 협박을 당했다. 그리고 시민을 대변해야할 자치단체의 공무원들은 주머니에 손꽂고 구경만 하고 있었다.
지난 4월2일의 폭력사태는 롯데재벌과 인천광역시를 비롯해 계양산 롯데골프장을 추진 세력의 폭력성, 비도덕성, 반생명성을 종합적으로 드러낸 사건이다.
생명이 숨쉬는 계양산을 뒤엎어 골프장을 짓겠다는 발상부터가 생명에 대한 폭력이며 반생명적이다. 수많은 시민들의 쉼터를 빼앗아 소수의 놀이터로 만들려는 생각부터 이미 비도덕적이다. ‘계양산에는 골프장은 안된다’는 압도적 다수의 시민여론을 외면하고 롯데재벌을 일방적으로 밀어주는 자치단체 수장들은 비민주적 행정의 전형을 보여주고 있다. 수장인 안상수 시장이 그러할진대 환경정책과 팀장이 공무집행을 돕는 시민이 당하는 폭력 앞에서 여유자작 했던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다.
우리는 이번 ‘계양산친구들’에 대한 폭력과 협박이 처음 벌어진 일이 아니며, 충분히 예견됐던 일이라는 데 주목한다. 그런점에서 인천광역시 환경녹지국은 이번 폭력사태에 한축의 책임을 갖고 있다. 아무도 미워하지 않았던 생명에 대한 무차별적인 살해 행위에 뒤이은 것이라 더욱 경악한다.
우리는 그간 롯데측이 앞서 행했던 폭력행위에 단호하지 못했음을 반성하며 생명에 대한 더 이상의 폭력과 살해행위를 결코 묵과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폭력행위를 저지른 당사자는 물론 배후에서 조종한 롯데건설 그리고 이를 방조한 인천광역시 공무원에 대해서도 끝까지 책임을 물을 것이다.
뿐만 아니라 훨씬 광범위한 생명에 대한 폭력과 살해를 동반하는 계양산 롯데골프장을 반드시 막아낼 것이다. 그리하여 계양산을 생명이 숨쉬고,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산으로 지켜낼 것이다.
우리의 요구
- 인천광역시는 공무집행중 벌어진 폭력사태를 방임, 유기한데 대해 공개 사과하라.
- 인천광역시 환경녹지국은 인천시보호종 ‘도롱뇽의 떼죽음’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여 책임자를 규명하라.
- 안상수 인천광역시장은 계양산 롯데골프장 관련 일체의 행정절차를 중단하라.
- 롯데건설은 폭력사태에 대해 공개사과하고, 계양산 골프장 추진 중단하라.
인천시보호종으로 지정할 때는 언제고 죽어나갈 때는 나몰라라 하나!
계양산에 골프장이 아닌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는 숲을!
롯데가 운영하는 테마파크가 아닌 시가 소유하고 운영하는 시민의 공원을!
2009. 4. 6
계양산 골프장 저지 및 시민자연공원 추진 인천시민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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