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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의 필통> 필리핀의 부활절 풍경 스케치
김봉구  |  bgkim88@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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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년 04월 10일 (금) 23:24:00
최종편집 : 2009년 06월 28일 (일) 00:39:51 [조회수 : 11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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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봉구의 필통> 필리핀의 부활절 풍경 스케치



필리핀의 부활절은 성탄절 다음으로 큰 명절이다. 한국에는 설, 추석이 명절이듯이 이들에게 가장 큰 명절은 성탄절과 부활절로 성탄절에는 약 2주간, 부활절에는 약 1주일간의 휴가를 갖는다. 특히 "Holy Week" 이라고 불리는 고난주간에 목, 금요일은 공식 휴일이며, 월요일은 대통령령으로 휴일이라 화, 수요일은 징검다리 연휴로 쉬는 곳이 많아 길게보면 9일간의 휴일을 갖는 셈이다. 이기간에 대부분 상점들이 휴장을 하고, 모두들 고향을 향하거나 집에서 쉬거나 여행을 가거나 교회나 성당을 찾는다. 평소보다 많은 사람들이 버스에 탑승해 66명이 타는 버스에 자리가 없어서 서서 갈 정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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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에서 산 페르난도 도시를 중심으로 인근 도시에서 특이한 부활절 행사, 고난행사를 한다고해서 찾았다. 퀘존시에서 버스로 1-2시간정도 북쪽에 위치한 산 페르난 도시에 도착해 다운타운에 있는 성당을 향했다. 목요일 저녁시간에 수백명의 사람들이 성당에 모여 고난절 미사를 드리고 있었다.

성당 입구쪽에 있는 예수님이 십자가를 지는 형상과, 누워 있는 형상, 십자가형을 당하시는 형상에 가족들과 함께 온 필리피노들이 자기 손에 키스를 한 후 형상에 손을 대기도 하고, 자기들 땀을 닦는 손수건으로 십자가나 예수님 발을 닦으며 복을 빌고 있다.



내,외국인들이 이곳을 찾아 미사를 드리기도 하지만 구경을 와서 사진을 찍는 사람들도 매우 많이 보였다.

창조물의 훌륭한 청지기로서의 삶을 살아가자는 내용의 부활절 메시지를 공지해 놓았다. 자세히 보면 강단에 평화를 상징하는 비둘기 두마리가 있고, 그루터기에서 새싹이 돋아나는 형상물이 보인다. 고목에서 새생명을 틔우듯, 주님이 십자가 고난을 통해 부활의 영광을 주셨듯, 모두가 희망을 갖고 살아가자는 내용을 담고 있는듯 하다.

목요일 저녁이다. 이들은 "Holy Thurs Day" 라고 부르는 날이다. 금요일은 "Good Day" 토요일은 "Black Day" 일요일은 "Easter Day" 라고 부른다. 학생부로 보이는 학생들이 얼굴에 복면을 하고, 잎사귀로 만든 면류관 모양을 쓰고, 십자가를 끌고 거리를 행진한 후 성당 앞에 도착했다. 대부분 십자가를 지지 않고 길게 만들어서 뒷부분이 바닥 끌리도록하고 다닌다. 맨발에 무게가 나가는 십자가를 끌고 다니기에 발도 아프고 어깨도 아플 것이다. 그런데 주위에 같이 동행하는 학생들이 대나무 등 나무로 이들의 등, 엉덩이, 다리를 때린다. 아마 주님이 골고다 언덕길을 오르실때 로마병정들이 채찍질 한 내용을 표현하는 듯 했다. 그러나 살살 때리는 것이 아니라 아플 정도로 세게 때린다. 참가한 학생들은 매우 진지하거나 숙연하기보다는 장난기가 많고 재밌어하는 듯 했다. 아마 이날 저녁은 학생들의 고난절 행사로 보였다.

금요일 아침부터 거리 곳곳에 십자가 행렬이 이어졌다. 이사람처럼 혼자 십자가를 지고 가는 사람이나 두세명이 하는 경우도 있었고, 수십명이 무리를 지어 행진을 하기도 했다. 이사람은 특이하게 상의를 입었고, 슬리퍼를 신었다. 그러나 대부분의 사람들은 상의를 벗었고, 맨발로 거리를 행진했다.

십자가를 메고 가는 사람, 채찍으로 자기 등을 치고 가는 사람, 성당 앞에서 채찍질과 몽둥이질을 해 주는 사람, 옆에서 십자가를 진 사람을 도와 주는 사람, 행사를 마치고 수고했다고 격려해주는 가족들, 구경온 내외국인들 자기 등을 채찍질 하면서 행렬을 할때 정말 등에서 피가 나는줄 알았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니 진짜 피가 아닌 동물의 피나 빨간 물감을 채에 묻혀 등을 채찍질하고 있었다. 인근마을에서는 실제로 손바닥에 못을 박는다고도 한다.

사실인지 퍼포먼스인지는 모르겠지만 이를 취재하러오는 외국 기자들이 상당히 많을 정도로 특이한 행사임에는 분명했다.이런 행사는 1955년 산 페르난도 도시에서 연극을 하는 젊은이들이 고난의 길을 연출하면서 지금의 행태로 정착했고, 시에서도 1962년에 시의 정식 행사로 채택했다고 하니 근 50여년의 역사를 갖은 만큼 유명해 졌고, 관광상품으로도 자리를 잡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나는 이런 고난행사를 보면서 저들의 신앙이 좋든 나쁘든, 진지하든 진지하지 않든, 더운 날씨에 주님의 고난을 시원한 에어컨 바람을 맞으면서 교회에서 예배드리는 필리핀 기독교인들보다 또는 한국 교인들보다는 낫지 않나 생각해 보았다. (참고로 필리핀은 4-5월에는 40도까지 올라가는 무더운 날씨탓에 이기간은 여름방학기간이다.)

말과 혀로만 사랑하고, 말과 혀로만 고백하고, 말과 혀로만 기도하고, 말과 혀로만 믿음생활 한다는 것이 너무 값싼 신앙이 아닌가 생각해 본다. 요한1서 3장 18절 말씀에 "자녀들아 우리가 말과 혀로만 사랑하지 말고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자" 말과 혀로만이 아니라 오직 행함과 진실함으로 하라는 사도 요한의 권면처럼 하는 시늉이라도 내는 이들을 단순한 기복신앙이나 미신행위로 치부하기 보다는 덜 행동하고 덜 실천하는 우리의 나태함을 반성해보면 어떨까?또한 고난주간에 필리핀 산 페르난도까지 오지 않더라도 명동 한복판에서, 대전역 광장에서, 부산 해운대 백사장에서 십자가를 지고, 채찍으로 자신의 등을 치면서 행진해 보면 어떨까?

목요일은 학생부, 금요일은 청년부, 토요일은 장년부가 맡어서 서로 십자가를 짊어지고 주님의 고난에 동참해보면 어떨까? 십자가를 지고 그 고통을 체험하고, 채찍에 맞으면서 그 고통을 체험해 보면 말로만 회개기도하는 것과는 차원이 달라지지 않을까?지방에서 동역자들과 이스라엘 성지순례를 갔을때 골고다 언덕길을 올라가 보았다. 유럽에서 온 사람들은 직접 십자가를 짊어지고 그 길을 오른다. 그러나 한국에서 가는 사람들은 그냥 오른다.

왜냐하면 이스라엘 날씨도 매우 무덥기 때문에 가만히 있어도 땀이 나는데 거기에 십자가까지 짊어 질 엄두를 내지 못한 탓일게다. 그때도 그랬지만 이번 산 페르난도 고난절 행사를 보면서도 우리가 너무 편한게 신앙생활을 하는건 아닌가 자문해본다. 베드로처럼 주님이 가시는 길이라면 마다치 않는다고 입으로만 고백하고 정작 십자가를 짊어질때는 몰래 뒤에 숨어버리는 비겁한 신앙인으로 살아가고 있지는 않는가 반성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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