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 주일부터 삼일상동교회 박성규 목사의 교회력 본문에 따른 설교가 연재됩니다.  특히 박 목사의 설교는 늘 설교하기 한 주 전에 게재됩니다.  

부활 두 번째 주일(20090419)
성서일과/ 시 133; 행 4:32-35; 요일 1:1-22; 요 20:19-31
본문/ 사도행전 4:32-35
설교/ 그리스도인의 터

(행 4:32-35) 『[32] 믿는 무리가 한 마음과 한 뜻이 되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제 재물을 조금이라도 제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더라 [33] 사도들이 큰 권능으로 주 예수의 부활을 증거하니 무리가 큰 은혜를 얻어 [34] 그 중에 핍절한 사람이 없으니 이는 밭과 집 있는 자는 팔아 그 판 것의 값을 가져다가 [35] 사도들의 발 앞에 두매 저희가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줌이러라』

부활주가 주시는 생명의 능력과 은총이 성도들에게 함께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부활절이 지난 후 첫 주일은 예로부터 도마주일이라고 불리었습니다.
보지 아니하고는 믿지 못하겠다던 도마가 부활하신 주님을 보고, 믿게 되었다는 이야기에서 나온 이름입니다.
도마는 쌍둥이라는 뜻입니다.
그럼 도마의 쌍둥이 형제가 누굽니까?
다른 사람이 아니라 우리들입니다.
보지 않고는 믿을 수 없는 의심 많은 자들이죠.
보지 않고 믿는 자가 복되다 하셨습니다.
오늘 말씀을 통해 들음으로 믿는 믿음, 복된 믿음 더욱 굳게 하시기를 기원합니다.

홍길동전에 보면 길동이가 무술을 연마하는 중에 높이 뛰어 오르는 연습을 합니다.
대나무를 하나 심어 놓고, 날마다 대나무를 뛰어 넘었습니다.
매일 조금씩 자라는 대나무를 매일 뛰어 넘노라니, 대나무가 한 길이 훨씬 높도록 커졌지만 마치 어린 대나무를 뛰어넘듯 아주 쉽게 뛰어넘을 수가 있게 되더라는 것입니다.
그럴듯하게 들리지만, 제가 실제로 해 보니까 어림도 없는 일이었습니다.
대나무가 매일 일정하게 자라는 게 아니고, 주책없이 빨리 자라는 날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비슷한 이야기가 또 있습니다.
어떤 사람이 어항에 물고기를 길렀습니다. 그런데 이 사람이 물고기가 물 밖에서 견딜 수 있는 시간이 얼마나 될까 싶어서 물고기를 훈련시켰습니다.
시간을 정하여 잠간씩 물 밖에 내 놓았습니다.
한 번에 몇 초씩 하다가 십 초 단위로 늘렸습니다. 30초, 40초, 1분, 2분, 이런 식으로 물 밖에 나와 있는 시간을 늘려갔습니다.
꽤 긴 시간이 흘렀습니다.
물고기는 이제 물 밖에 나와서 한 두 시간쯤은 거뜬히 버티게 되었습니다.
마침내 물 밖에 나와 있는 물 안에 있는 시간보다 시간이 더 길게까지 되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이 사람이 먼 곳으로 여행을 가게 되었습니다.
며칠 후 집으로 돌아온 그 사람은 깜짝 놀라고 말았습니다.
어항에 넣어 둔 물고기가 죽어 버린 것입니다.
물 밖에 나와서 사는 훈련을 했는데, 물속에 너무 오래 들어가 있었기 때문에 그만 물에 빠져 죽어버린 것입니다.
그럴 듯하지만 거짓말입니다.

세상에 사는 것은 참으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세상의 생명을 창조하실 때에 각기 종류를 따라 사는 곳이 다르게 만드셨습니다.
물고기는 물에서 살고, 들짐승은 땅에서 삽니다.
물고기가 물에서 떠나면 잠시 견딜 수는 있으나 곧 죽습니다.
들짐승이 물에 빠지면 잠시 살아 있을 수는 있어도 그게 사는 게 아닙니다.
잠시 살아있다 할지라도, 살아있는 그 시간은 고통의 시간일 뿐입니다.

사람도 마찬가집니다.
우리는 세상에 산다고 말합니다.
그럴듯하지만 거짓말입니다.

본시 세상이 우리의 거처가 아니었습니다.
인간이 살던 곳은 에덴동산 곧 낙원이었습니다.
그러나 하나님께 죄를 범한 후 그곳을 떠나 살게 되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동산 동편에 그룹들을 배치하고, 두루 도는 화염검을 두어 지키게 하셨습니다.
낙원을 잃어버린(失樂苑) 것입니다.

사람이 지금 사는 곳은 살기 위해 머무는 곳이 아닙니다.
하나님이 정녕 죽으리라 하신 죄인들이 죽지 않으려고 발버둥치는 곳입니다.
창세기 5장에 보면 오래 산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옵니다.
아담은 930세를 살았습니다.
그 아들 셋은 912년을 살았습니다.
노아에 이르기까지 짧게는 365년 길게는 969년까지 살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살아있는 자들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죽을 자, 마침내 죽은 자들의 이야기입니다.
(창 5:20) 그(게난)가 구백 육십이세를 향수하고 죽었더라.
(창 5:27) 그(므두셀라)는 구백육십구세를 향수하고 죽었더라.

죽었더라.
한결같이 이 말이 들어가 있습니다.
살기 위해 산 것이 아니요, 그 모든 연수의 끝이 죽음에 이르렀다는 뜻입니다.
길게 살아도, 짧게 살아도 그 결국이 같습니다.
연습한다고 달라질 것은 없습니다.
훈련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조금 더 길어진다고 해서 죽을 것이 죽지 않을 수는 없는 것입니다.

모든 인생이 이와 같습니다.
세상에서 사는 것이 사실은 사는 게 아닙니다.
물 밖으로 나온 물고기가 퍼득거리는 것과 같은 것입니다.
물에 빠진 들짐승이 허우적거리는 것과 같은 것이 세상에 속한 인생입니다.
우리가 사는 세월은 물고기가 죽지 않으려고 파닥거리는 시간에 불과하고, 들짐승이 빠져 죽지 않으려고 허우적거리는 시간에 불과합니다.
길면 긴대로 고통이요, 짧으면 짧은 대로 아쉬운 것이 땅에서의 삶입니다.
살아 있다고 해도 참으로 사는 것이 아닙니다.
모세가 탄식한 것이 바로 그것입니다.
(시 90:10) 우리의 년수가 칠십이요 강건하면 팔십이라도 그 년수의 자랑은 수고와 슬픔뿐이요 신속히 가니 우리가 날아가나이다

참으로 사는 길은 믿음입니다.

창세기 5장에 단 한 사람의 예외가 있는데 에녹입니다.
그는 죽음에 이르지 않고 하늘로 올리워졌습니다.
5장에 나오는 사람들 중에서는 가장 짧게 산 사람인데 그래도 깁니다.
그는 365년을 살았는데 하나님과 동행했다고 했습니다.
365라는 숫자가 심상치 않습니다.
1년 365일, 평생을 하루같이 주와 동행했음을 암시하고 있습니다.
그것이 그가 죽지 않고 땅에서 산 유일한 이유였습니다.
살아서 부활의 능력을 받았습니다.

부활의 능력이 무엇입니까?
죽어도 살고, 살면 영원히 사는 것이 부활의 능력입니다.
세상의 삶이 죽음으로 끝나지 않고, 생명의 삶으로 이어지는 능력입니다.
잃어버린 낙원을 회복하는 능력입니다.
죽기 위해 사는 삶이 아니라 살기 위해 죽을 수 있는 능력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이 능력이 여러분에게 충만히 임하시기를 기원합니다.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됩니까?
오직 하나, 주와 동거하는 것 밖에는 달리 길이 없습니다.
그리스도 예수는 우리와 함께 하신 하나님이십니다.
그리스도 예수와 동거하는 삶이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입니다.
죽어도 살고, 살아서 영원히 사는 길입니다.
주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요 14:6) 『예수께서 가라사대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

길이 무엇이며, 진리가 무엇이고, 생명이 무엇인가는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예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갈 자가 없다, 예수가 중요한 것입니다.

어떻게 하면 주와 동거할 수 있겠습니까?
주님의 십자가와 부활을 믿으면 됩니다.
주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요 11:25-26) 『[25] 예수께서 가라사대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자는 죽어도 살겠고 [26] 무릇 살아서 나를 믿는 자는 영원히 죽지 아니하리니 이것을 네가 믿느냐』

세상에서의 삶이 곧 죄인의 삶입니다.
아무리 오래 살아도, 어떻게 살아도 죽을 수밖에 없는 삶입니다.
의인은 죄의 사함을 받은 자입니다.
의인의 삶은 하나님 안에서의 삶이고, 참으로 사는 삶, 죽음에서 삶으로 이어지는 삶, 아버지께로 가는 삶입니다.
아버지의 집, 낙원을 회복한 자의 삶입니다.

믿음은 어차피 죽어가는 죄의 몸을 십자가에 못 박는 길입니다.
그리고 그리스도 예수의 부활의 능력으로 다시 사는 길입니다.
내 삶의 터전을 세상에서 하나님의 은혜의 품으로 옮기는 길입니다.

십자가에 못 박는 일이 따로 하는 일이 아니요, 부활의 능력으로 사는 방법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모두가 믿음으로 하는 일입니다.
의인은 오직 믿음으로 살리라 하신 말씀의 뜻입니다.
오직입니다.
다른 길이 없다는 것입니다.
믿음으로만 되는 것입니다.

구원은 은혜입니다.

믿음으로 받았기 때문에 은혜라고 말합니다.
내가 내 죄를 씻어서..., 하나님 말씀대로 행해서..., 하나님의 말씀의 비밀을 알아서..., 육의 몸을 죽이고 영의 몸으로 살아서...
그렇게 구원을 받은 게 아닙니다.
그저 믿음으로 구원받았기에 은혜라 하고, 선물이라 하는 것입니다.

믿음 아닌 다른 것으로 받으면 그것은 은혜가 아닙니다.
삯입니다.
삯은 당연히 받을 것을 받는 것입니다.
우리의 구원은 삯으로 받은 것이 아니라 은혜로 받은 것입니다.

구원이 곧 영생입니다.
더 이상 죄의 몸으로 죽음을 향해 가는 삶을 살지 않고, 살기 위한 삶, 죽지 않는 삶을 살게 되었으니 곧 영생의 삶입니다.
구원이 따로 있고, 영생이 따로 있는 게 아닙니다.

오늘 본문이 말합니다.
             [33] 사도들이 큰 권능으로 주 예수의 부활을 증거하니 무리가 큰 은혜를 얻어...

사도들이 누구입니까?
눈으로 보고, 귀로 듣고, 손으로 만진 예수님의 권세와 능력 그리고 은혜를 증거한 사람들입니다.
전해들은 말을 증거 하는 것이 아니요, 자기들이 발견한 것을 증거하는 것이 아니요, 연구하고, 공부해서 증거하는 자들이 아닙니다.
그래서 사도의 은사는 기독교 역사의 맨 처음에만 있었던 특별한 은사입니다.
예수님의 제자들과 바울 이후로는 사도의 은사를 받은 자가 없는 것입니다.
사도 중 요한이 말했습니다.

(요일 1:1-3) 『[1] 태초부터 있는 생명의 말씀에 관하여는 우리가 들은 바요 눈으로 본 바요 주목하고 우리 손으로 만진 바라 [2] 이 생명이 나타내신 바 된지라 이 영원한 생명을 우리가 보았고 증거하여 너희에게 전하노니... [3] 우리가 보고 들은 바를 너희에게도 전함은 너희로 우리와 사귐이 있게 하려 함이니 우리의 사귐은 아버지와 그 아들 예수 그리스도와 함께 함이라』

사도의 자격과 사명을 정확히 묘사하고 있습니다.
생명의 말씀이 예수입니다.
그는 영원한 생명입니다.
사도들은 그의 음성을 귀로 듣고, 그의 모습을 눈으로 보고, 그의 체온을 손으로 느낀 사람들입니다.
그들이 보고, 듣고, 만진 것을 전하는 것, 증거하는 것이 사도들의 사명입니다.
사도들이 전하고, 증거하는 것은 듣는 자로 믿게 하려는 것입니다.

그들 가운데도 듣는 것만으로는 믿지 못하던 자들이 있었습니다.
도마입니다.
그러나 주님은 그를 버리지 않으셨습니다.
보고, 만지게 함으로써 믿게 해 주셨습니다.
주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요 20:29) 『예수께서 가라사대 너는 나를 본 고로 믿느냐 보지 못하고 믿는 자들은 복되도다 하시니라』

도마와 쌍둥이인 우리에게 하시는 말씀입니다.
비록 보지 못하고, 만지지 못했으나, 믿게 되었으니 복되다는 것입니다.

오늘 본문에 사도들이 증거한 것이 무엇입니까?
주 예수의 부활을 증거하니...

다른 게 아닙니다.
부활입니다.
사도 이후의 모든 인생들은 사도들의 이 증거를 듣고서 믿는 자들입니다.
우리 믿음의 표준이 사도들의 믿음이어야 하는 까닭입니다.

‘무리가 큰 은혜를 받았다’고 하는 것은 그들이 부활을 믿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이미 믿는 자들은 더욱 굳게 믿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성령을 받은 사도 베드로의 첫 설교는 온통 그 이야기로 채워져 있습니다.
(행 2:23-24) 『[23] 그가 하나님의 정하신 뜻과 미리 아신 대로 내어준 바 되었거늘 너희가 법 없는 자들의 손을 빌어 못 박아 죽였으나 [24] 하나님께서 사망의 고통을 풀어 살리셨으니 이는 그가 사망에게 매여 있을 수 없었음이라』

사도는 부활의 증인인 것입니다.
(행 2:32) 『이 예수를 하나님이 살리신지라 우리가 다 이 일에 증인이로다』

구원받기 위해 제자들이 한 일이 무엇입니까?
아무 것도 없었습니다.
주를 바로 알지도 못했습니다.
십자가의 길을 가려고 하지도 않았습니다.
심지어 주님의 면전에서 주를 모른다고 했습니다.
바울은 눈에 핏발을 세우고 주님의 교회를 핍박했습니다.

그들이 사도가 되었습니다.
보고, 듣고, 만져서 믿게 되었기 때문입니다.

그들이 전한 것을 사람들이 믿게 되었습니다.
믿는 그것조차 그들이 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하나님이 보내신 성령의 역사였습니다.
성령의 도우심이 있어야 전할 수도 있고, 듣는 자가 믿을 수도 있었기에 성령에 사로잡힌 사도들로 말미암은 전도의 역사가 시작된 것입니다.
모두가 은혜였습니다.

사람이 할 일은 없습니다.
오직 믿을 뿐입니다.
나머지 모든 것은 그 후에 따라오는 것일 뿐입니다.
성령의 도우심으로 흔들리지 않는 견고한 믿음 가지게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교회는 영생을 가진 자들이 세상에 마련한 터전입니다.

사도들이 증거하는 것을 믿게 된 자들이 함께 모였습니다.
교회가 이루어진 것입니다.
세상에서의 삶과는 다른 삶의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했습니다.
어떤 모습입니까?
      [32] 믿는 무리가 한 마음과 한 뜻이 되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제 재물을 조금이라도 제 것이라 하는 이가 하나도 없더라

유무상통(有無相通), 그야말로 꿈에나 그려볼 수 있는 모습입니다.
있는 자나 없는 자의 구별이 없어졌다는 것입니다.
내 것이라고 말하는 자가 없으니, 네 것이라고 말할 자도 없었습니다.
모두가 하나님의 것입니다.
사람들은 그저 필요한 만큼 쓸 따름이었습니다.
       [34] ... 밭과 집 있는 자는 팔아 그 판 것의 값을 가져다가 [35] 사도들의 발 앞에 두매 저희가 각 사람의 필요를 따라 나눠 줌이러라』

하나님이 주신 것을 나누어 쓰니 모자랄 것도 없었습니다.
[34] 그 중에 핍절한 사람이 없으니...

하나님은 무한히 풍성하신 분이기 때문입니다.
작은 것이라도 크게 쓰시는 분이요, 없는 곳에서 있게 하시는 분이기 때문입니다.

‘내어놓고, 필요에 따라 가져갔는데 모자람이 없었다.’
여기서 죽음으로 사는 사람의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까?
부활을 믿는 자들이 모이니 부활의 능력으로 사는 곳이 이룩되었다는 말씀이 들리지 않습니까?

처음 교회의 사람 사는 모습이 그랬습니다.
천국의 삶을 이 땅에 옮겨 놓은 모습입니다.
오늘의 시편은 이렇게 노래합니다.

(시 133:1-3) 『[1] 형제가 연합하여 동거함이 어찌 그리 선하고 아름다운고 [2] 머리에 있는 보배로운 기름이 수염 곧 아론의 수염에 흘러서 그 옷깃까지 내림 같고 [3] 헐몬의 이슬이 시온의 산들에 내림 같도다 거기서 여호와께서 복을 명하셨니 곧 영생이로다』

세상이 꿈에도 그리워하는 모습이지만 그때 이후로는 땅에서 이루어진 적이 없는 모습입니다.
믿음으로 사는 자들에게 은혜로 주어진 부활의 능력으로만 가능한 천국의 삶이기 때문입니다.

믿는 자들이 사람의 힘으로 이것을 만들려고 해서는 안 됩니다.
믿고 구하는 자에게 임하는 것이지, 사람이 만들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이 허락하셔야 나타나는 모습이지, 사람들이 만들어내는 모습이 아닌 것입니다.

사도의 은사가 처음 교회에만 주어진 것처럼 천국과 같은 교회의 삶도 처음 교회 이후에는 이루어진 적이 없습니다.
사도의 믿음과 삶이 모든 믿는 자의 본이 되는 것처럼 처음 교회의 삶의 모습도 이후에 있을 모든 교회의 본이 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사도직이 다시 다른 사람에게 주어지지 않는 것처럼, 처음 교회의 삶의 모습도 다시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왜 그렇겠습니까?
주님이 말씀하셨습니다.

(요 18:36)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 나라는 이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라 만일 내 나라가 이 세상에 속한 것이었더면 내 종들이 싸워 나로 유대인들에게 넘기우지 않게 하였으리라 이제 내 나라는 여기에 속한 것이 아니니라』

천국은 세상에 속한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천국과 같았던 처음 교회의 모습은 주님이 우리에게 보여주신 영생하는 나라의 모습입니다.
주님은 교회를 통하여 영생하는 자, 천국에 사는 자들의 삶의 모습을 보여 주신 것입니다.
교회가 천국은 아닙니다.
그러나 주님은 처음 교회를 통하여 천국 삶의 모습을 계시하셨습니다.

교회는 죽음의 땅에서, 주님이 주신 영생의 은혜를 간직할 수 있도록 주님이 마련해 주신 터전입니다.
주님이 남기신 유산이요, 주님이 마지막으로 주신 은혜입니다.
교회를 떠나서는 영생의 은혜를 간직 할 길이 없습니다.
처음 교회 외에는 그 은혜를 증거할 곳이 달리 없기 때문입니다.
사도 말고는 주를 보고, 듣고, 만진 자가 없는 것과 같습니다.
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고 말하는 까닭이 여기 있습니다.
교회가 세상에 사는 믿는 자들의 유일한 터가 된 이유이고, 우리가 거룩한 공회를 믿노라고 고백하는 이유인 것입니다.

사랑하는 성도 여러분!
오늘의 교회가 처음 교회와 다른 것은 이상할 것이 없습니다.
천국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부족한 것이 많습니다.
나무랄 것도 많습니다.
마리를 흔들며, 침을 뱉고 돌아서고 싶은 심정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러나 교회는 영생을 얻었으나 여전히 육을 입고 살아갈 수밖에 없는 자, 아직 하늘에 올리우지 못한 자들이 죽음의 땅에서 영생을 확인하고, 보존할 수 있는 유일한 곳입니다.

내 생각과 달라도, 원하는 대로 되지 않아도 한 마음으로 교회를 사랑하는 자가 되시기를 기원합니다.
처음 교회와 다르다고 실망치 말고, 처음 모습을 닮을 수 있는 은혜를 베풀어 달라고 기도해야 합니다.
처음 교회를 바라보며 그 모습을 그리워하는 일은 포기할 수 없는 일입니다.
믿는 자의 당연한 일입니다.
은혜 받은 자의 마땅한 일입니다.

교회의 머리 되신 주를 믿으니, 마땅히 주의 몸인 교회를 사랑하는 자가 되시기를 간절히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