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09년 01월 27일 (화) 23:46:44 최종편집 : 2009년 01월 27일 (화) 23:46:55 [조회수 : 1769]
제주도 돌담
처음 제주도에서 농사를 시작한 사람들은 화산석투성이 돌밭을 개간했습니다. 농사짓기에 알맞겠다 싶은 곳도 조금만 파 들어가면 어김없었습니다. 사람들은 그 돌로 밭둑을 쌓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바람 한 점 새지 않도록 돌을 다듬어서 견고하게 담을 쌓았답니다. 그러나 백 년을 장담했던 돌담은 그리 심하지 않은 바람에도 무너졌습니다. 야트막하게 다시 쌓아보았지만 마찬가지였습니다. 사람들은 실망하지 않고 다시 담을 만들었습니다. 이번에는 돌을 있는 그대로 구멍이 숭숭 나도록 쌓았습니다. 그러자 바람이 구멍 사이로 빠져나가면서 담이 무너지지 않았습니다. 돌담은 겉보기에 누가 재채기라도 하면 곧 무너져버릴 것같이 허술했지만 아무리 세찬 바람이 불어도 끄떡없었습니다. 먼바다에서 불어온 바람이 구멍 사이로 자유롭게 드나들 따름이었습니다. 마치 유채꽃이 제주도의 거센 바람에 온몸을 내맡겨야 꺾이지 않는 것처럼 말입니다. 아무리 인간적인 노력과 수고를 기울여도 교만한 채 하나님과 담을 쌓으면 스스로 무너질 수밖에 없습니다...(신경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