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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날 아침에기도로 시작하는 하루
허종  |  paulhuh@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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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9년 01월 26일 (월) 07:08:35
최종편집 : 2009년 01월 26일 (월) 10:37:01 [조회수 : 2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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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이 없는 집에서 하룻밤을 지냈다.

집주인은 알콜치유전문병원에서  간호조무사 보조로 일하고 있다.

그를 6년전 노숙자 쉼터에서 만났었다.

그리고 지금 그는 익명의 알콜중독자들 모임에서 단주모임을 갖고 있는 형제이다.

내가 프랑스로 떠나던 전날 그를 만났을 때 나에게 집열쇠를 주었다.

"목사님 한국에 돌아 오시면 저의 집에서 지내세요."

나는 4년동안 그 열쇠를 소중히 간직하고 있었다.

 

   

내가 그에게 해 준 일이 없었다.

그에 대한 작은 관심을 보였을 뿐이었다.

나의 작은 관심이 그에게 힘이되었을까?

그는 술을 끊게 되었고 지금은 단주 6년차가 되었다.
(그는 알콜치유센터에서 1년을 보냈고 치료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다.)

그는 나의 작은 관심에 무척 감사하게 생각했고

집 없이 사는 나에게 열쇠를 주었던 것이다.

 

알콜중독자가 술을 끊는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

정신과의사들도 알콜중독자들에대한 치료는 격리수용하는 것 이상 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약을 투여하지만 치유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런데 기적적으로 알콜중독에서 치유된 사람들이 있다.

 

나도 그를 무척이나 좋아한다.

서로 통하는 것이 있기 때문일 것이다.

 

설날 아침 그의 빈 방에서 하루를 시작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와서 가방을 둘러메고 다닌지 50일이 다 되어가고 있다.

어젯밤 아내와 전화 통화를 했다.

인생을 살면서 믿고 사랑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는 평생 익명으로 살아가야 한다.

한잔의 술을 마셔도 다시 알콜중독자가 되기 때문이다.

알콜중독자의 생활이 얼마나 비참한지를 아는 사람들이 많지 않다.

알콜중독자들도 고통스러운 일이지만 그 가족이 더 고통스럽다.

나는 그가 알콜중독에서 치유된 사실만으로도 감사하고 있다.

 

집없이 사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가를 경험하며 살고 있다.

그리고 나는 사랑으로 산다는 것이 얼마나 행복한가를 경험하고 있다.

지난 토요일에는 선창규집사님 집에서 보냈다.

저녁을 이집사가 감자탕으로 맛있게 준비해 주었다.

그리고 주일예배를 에덴교회에서 함께 예배를 드리고

이요한목사 가족들과 같이 점심식사를 했었다.

선집사 가족은 설을 지내기 위해 큰 집으로 가고

나는 그의 집에서 하룻밤을 지낸 것이다.

사랑의 힘으로 나는 하루를 보냈다.

 

그리고 설날 아침을 시작하고 있는 것이다.

오늘은 어디서 지낼까?
집없는 생활 그리고 일할 곳이 없는 생활을 나는 경험하고 있다.

내가 노숙자가 아닌것은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노숙자였던 그가 "목사님은 결이 우리와 같아요."라고 했었다.

사랑만이 우리를 살리는 힘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기 때문일까?
아내는 나에게 자기가 없으면 나는 노숙자 신세라고 했었다.

나는 사람들의 사랑의 돌봄으로 살고 있다.

그 사랑이 없었다면 나는 노숙자가 되어 길거리에서 죽었을지도 모른다.

 

그와 지난 목요일 밤에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목사님은 씨를 뿌리는 사람입니다."

'이제는 씨만 뿌리지 말고 양육도 하셔야지요'라고 그가 말했다.

나는 지금 간절히 기도를 하고 있다.

"하나님 나를 도와 주옵소서. 그 길을 갈 수 있도록..."

 

지금도 나는 한 영혼을 구원 할 수 있다면

그 길이 어떤 길이라도 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설날 아침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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