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정개정위원회에 바란다

제26회 총회 입법의회에 그 어느 때보다 기대가 큰 것이 사실이다. 이는 “헌법과 규칙을 제정함으로 교인들을 올바로 훈련하고 이끌어 감리회를 부흥발전”시키는 것이 「교리와 장정」을 제정하는 목적이기 때문이다. 더구나 전임제 감독회장이 선출하고 ‘희망을 주는 감리회’가 되기 위해 전심전력하고 있는 이 때, 금번 입법의회는 감리회에 속한 모든 이들에게 희망을 주기를 바라고 있다. 그러나 개정안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게다가 개정안을 심의하여 발의하는 ‘장정개정위원회’(이하 ‘장개위’)가 공정하게 사무를 처리하지 않고 있으며, 문제의 소지가 충분한 법안을 상정함으로써 오히려 감리회의 퇴보와 분열을 획책하고 있다는 불만의 소리가 곳곳에서 터지고 있다. 이에 따라 감리회의 부흥발전을 바라는 우리들은 ‘장개위’에 우리의 입장을 전달하는 바이다.

1. 장정개정 절차의 비민주성과 불공정성에 대한 염려
교리와 장정(2003년) 제4편 제8장 제1절 제115조(의안의 발의 또는 제출)는 “입법의회에 상정하는 모든 안건은 다음 각 항에 따라 장정개정위원회의 심의를 거쳐 의회에 상정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① 장정개정위원회에서 개정하고자 발의하는 헌법개정안 및 법률개정안
② 입법의회에서 재적회원 1/3 이상의 찬성으로 발의하는 헌법개정안 및 법률개정안
③ 6개 이상의 연회에서 재적회원 과반수 출석과 출석회원 2/3 이상의 찬성으로 발의하는 헌법개정안 및 법률개정안

현 장정에 의하면 현실적으로 개정안을 발의할 수 있는 통로는 ‘장개위’ 밖에는 없다. 입법의회나 연회를 통해 개정안이 상정되기란 쉽지 않다. 실제로 금번 입법의회에 상정될 개정안 중에서 입법의회나 연회를 통해 상정된 개정안이 얼마나 되는가? 특히 지난 입법의회에서 3개 이상의 연회에서 통과되면 법안을 발의할 수 있도록 되어 있던 법안을 6개 이상의 연회로 개정하면서 연회를 통한 법안 발의 자체를 불가능하게 통제하고 있다. 이는 감리회의 모든 법안은 ‘장개위’를 통하지 않고서는 상정될 수 없으며, 이로 인해  ‘장개위’의 초법적인 지위와 권한이 문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금번 입법의회를 준비하면서 ‘장개위’에서 초법적인 권한으로 헌법 및 법률 개정안을 준비하고, 발의하고 있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크다. 그 일례로 감리교 공식적인 조직이 아닌 ‘연회총무협의회’에서 발의한 법률안을 상정되고 있으며, ‘장개위’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개개인과 이해관계가 연관되어 있는 법안이 개정되고 있는 것이다. 아니면 ‘장개위’에 개인적인 로비를 통해 개인적인 이해관계가 걸려있는 법안들을 개정하려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장개위’는 현재 개정하거나 신설하고자 하는 법안의 발의자를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며, 개정 취지 및 목적이 무엇인지도 밝혀야 할 것이다. 이들이 최소한 감리회 장정에 의거한 발의권에 해당하는 대표성을 확보하고 있는지를 짚어야 할 것이다. 더 나아가서 개정안을 발의할 수 있는 통로를 보다 공정하고 민주적으로 다듬어야 할 것이다. 현행 장정상 장정개정위원회는 제4편 제8장 제2절 입법의회 분과위원회의 15개 분과위원회의 한 분과위원회에 불과하다. 또한 장정개정위원회는 입법의회의 원활한 회의 절차를 돕는 분과위원회로서 단지 제기되는 법안에 대하여 다른 법률과의 충돌 여부를 심의하는 상정하는 것이 그 본래의 역할이 되어야 할 것이다.

2. 음모적으로 진행되는 ‘장개위’ 활동에 대한 염려
금번 ‘장개위’는 감리교 홈페이지에 장정개정안 게시판을 만들어 개정안을 공개하기도 하고, 공청회를 개최하여 의견을 수렴하는 등 민주적이고 공개적으로 활동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그러나 논란이 소지가 많은 개정안에 대해서는 비밀스럽게 진행해 온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장개위’ 게시판에 올려진 장정개정 제1차 시안이나 공청회에서 언급되지도 않은 법안이 개정안으로 상정되고 있는 것이다. 부부목회금지법안이나 100인 이하 교회 부목사 파송 금지 법안 같은 경우는 상대적으로 피해를 보는 당사자들이 많은 법안인데, 사전 공지나 토론없이 비밀스럽게 개정안을 준비해 온 것으로 판단되는 바이다.

아울러 2005년 9월 13일자로 감독회장 명의로 제26회 총회 입법의회 헌법개정안이 공고된 바 있다. 하지만 법률 개정안은 공고되지 않았으며, ‘장개위’ 게시판에 별도로 올려져 사전에 검토하는 것이 어렵도록 만들어져 있다. 이는 현 장정상 헌법개정안에 대해서 입법의회 30일전에 감독회장 명의로 공고하도록 되어있지만, 법률개정안에 대해서는 사전 공고에 대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차제에 법률개정안에 대해서도 헌법개정안과 동일하게 30일전에 감독회장 명의로 공고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여겨지는 바. 이에 대한 법률개정도 준비하여 주기 바라는 바이다.

그리고 공청회에서 조차 다루어지지 않고 ‘장개위’위에서만 다룬 개정안을 입법의회에 상정하는 것은 감리교회를 무시하는 처사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장개위’는 감리교회의 부흥과 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위원회에 불과한 것이지, 감리교회 위에 군림하여 자기들만의 감리교회를 만들려고 해서는 안될 것이다.

3. 개악된 법률 개정안들
현재 개정안으로 올라온 법률들은 한국 사회를 유지하고 있는 기본적인 법정신에도 어긋나고 있는 비민주적인 요소를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➀ 감독 선거권 문제 : 9월 12일에 개최된 장정개정 공청회에서는 정회원 이상의 모든 연회원들이 감독 선거권을 가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하였지만, 실제로 개정안으로 검토되고 있는 정회원 11년급 이상의 연회원만이 선거권을 가진다고 하였다. 연급을 중심으로 선거권을 부여하는 것은 직접 선거 정신에 위반된 것이다. 감독이 연회원을 대표한다고 하면, 모든 연회원들의 직접 선거를 통하여 감독을 선출해야 할 것이다. 사회는 선거권을 더욱 확대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는데, 감리회는 선거권을 축소시키려 하고 있다. 선거권의 확대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보다도 감독선거에서 문제로 지적되고 있는 써클 정치와 금권선거를 방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권의 확대를 반대하는 사람들은 잘못된 기득권을 유지하려고 몸부림치는 것으로 간주할 수밖에 없다.

➁ 감독회장 임기후 은퇴문제 : 4년제 전임감독회장이 감리회를 치리하고 통솔하는 데에 있어서, 사심이 없이 활동하는 것을 보장하기 위하여 임기후 은퇴 조항이 있었으나, 이 법률안을 삭제하여 은퇴를 하지 않겠다고 하는 것은 4년제 전임감독회장제도로 법률을 바뀐 취지를 살리지 못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일단 4년제 전임감독회장 임기후 은퇴문제는 이 법률안대로 1번이라도 시행을 해보고난 이후에 다시 그 문제를 검토해야만 할 것이다. 제대로 시행해보지 않고 법률안을 개정하겠다는 의도는 일부 목회자들의 사심이 개입되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는 것이다.

➂ 감독 및 감독회장 피선거권 : 현재 개정하고자 발의된 제8편 제13조 6항에 의하면 감독 및 감독회장의 피선거권은 “사회재판법에 의한 자격정지 이상의 처벌”을 받은 사실이 없는 이라고 명시되어 있다. 여기서 문제가 되는 것은 ‘자격정지’이상이라는 것이 과연 무엇을 의미하는지 법률적으로 전혀 검토되지 않은 것처럼 보인다는 것이다. 자격정지 이상이라는 말은 매우 자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애매모호한 조항이며, 이 법률용어를 사회법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 지를 명확히 해야 할 것이다.

➃ 부부목회자 문제 : 교역자의 인사처리에 관한 제76조 4항에는 “부부 교역자는 같은 교회에서 담임자와 부담임자로 사역할 수 없다”는 조항이 발의되어 있다. 이 조항이 어떤 근거로 인하여 신설되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현행 제도상 개교회 목회자 선정과정이 교회의 요청과 개인의 결단에 의하여 목회지가 결정되고 있는 현실에서 부부 교역자에 관한 조항을 두려고 하는 것은 그 저의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현제 대형교회에서 문제가 되고 있는 직계손에 의한 교회의 세습문제는 전혀 다루지 않으면서도 목회에 대한 전문적인 역량을 개발하려고 하는 부부목회에 관한 제한 조치는 여성을 남성에 대한 보조적인 혹은 조력하는 위치로 제한시키려는 의도라고 생각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➄ 부담임자 파송문제 : 제42조 “입교인 100인 이하의 교회에는 부담임자를 파송할 수 없다”는 조항의 신설문제는 어떤 취지에서 입법하려고 발의하였는지를 도무지 알 수 없는 조항이다. 점차로 늘어나고 있는 목회자들의 수급조절을 위한 것이라면, 신학교의 정원문제와 목사안수 과정을 통하여서 제도화되어야 할 것이다. 또한 목회자 개개인들이 전문적인 분야를 개발하고, 목회의 전문 분야를 가진 목회자들이 협력하여 협동목회를 하는 것이 오히려 바람직한 목회의 형태로 자리매김되어지고 있는 마당에 ‘입교인 100인’라는 제한 조치를 둔 것은 목회자 수급을 위해서라면 너무나 편의적인 발상이고, 은급금 문제가 이 법률을 발의한 저의라고 한다면 현재와 미래의 전문적인 목회자를 양산할 수 있는 제도에 대한 전이해가 전혀없는 근시안적인 발상이라고 하지 않을 수 없다.

➅ 사회선교부 명칭 번경 문제 : 제122조에 의하면 선교국에 조직에 사회선교부를 특수선교부라는 명칭으로 개정하려고 하고 있다. ‘특수선교’라는 기존의 일상적인 선교 행위에 포함되지 않는 비일상적인, 특별한 선교행위를 지칭하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감리회에서 ‘사회선교’ 활동이 강하였고, 복음을 전달하는 통로로서 사회선교가 기능하여온 것도 주지의 사실이다. 그런 점에서 ‘사회선교부’는 오히려 ‘사회선교국’으로 강화되어야하지, ‘특수선교’라는 형태로 그 입지를 축소시키거나 왜곡시키는 형태로 명칭이 변경되어서는 안될 것이다.

➆ 제23조 은퇴장로의 예우 문제 : 원로장로들이 기회위원회나, 임원회, 구역회, 지방회의 특별회원으로 발언권을 가진다는 조항은 감리회의 고질적인 원로원화나 노령화를 지속적으로 강화하는 조항인 것이다. 은퇴장로에게 발언권을 준다고 한다면 은퇴목사에게도 이와 동등하거나 유사한 형태의 발언권을 부여해야하는 것은 아닌가? 은퇴한 원로 장로나 원로 목사에게 조언을 구하거나 얻는 것은 개교회의 사정에 의하여 특별한 조항들에 관하여 다루어질 문제이지, 공식적인 회의석상의 공식적인 발언권을 부여하는 형태의 법률로 존치되어서는 안된다.

➇ 부담금 및 임시조치법 : 호남선교연회 교회설립을 위한 임시조치법에 제3조에 의하면 “2005년 경상수입 결산액의 0.5%에 해당하는 기금부담액을 모든 교회가 납부”하게 되어 있고, 또한 미자립교회 교역자 지원부담을 위하여 개체 교회의 “전년도 일반회계 수입 결산액의 1%와 매월 전 교역자 본봉의 2%를 납입하는 부담금”을 신설한다고 하는 것은 시행세칙과 정책이 미비된 상태에서 시행된다는 것은 이 부담금들이 일부 목회자들의 편의에 의해 집행되거나, 사용되어질 가능성이 짙은 것으로 생각되어진다.

⑨ 총무 연임제한 철폐 문제 : 총무 등 연임제한이 원래는 '1회에 한하여 연임할 수 있다'였으나 개정안에는 '1회에 한하여'가 빠졌다. 이는 은퇴할 때까지 계속 할 수 있도록 된 것이다. 이 조항 역시 독소조항으로 일부 목회자들의 사심이 작용되고 있는 것으로 들려지고 있다. 다고 여겨집니다. 총무 등의 임기는 1회연임만 해도 8년으로 그 능력을 발휘하기에 충분하다고 생각된다. 이 제안이 누구에 의해서 무슨 의도로 된 것인지, 왜 연임제한을 없애야 하는 지에 대해 의혹이 없도록 밝혀야 한다.

이상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현재 장개위에서 발의되고 있는 헌법 및 법률의 독소조항은 감리회 제도의 비민주성을 여실히 드러내고 있는 것이라 아니할 수 없다. 감리회에 소속된 목회자들과 평신도들의 의견이 전혀 반영되지 않고, 연급에 의해서, 그리고 대형교회 목회자들의 기득이권과 편의에서 의해서 발의되고 개정되어지는 장정은 대부분의 감리교인들에게 감리회에 대한 불신을 더욱 크게 만드는 일일 것이다. 희망을 말하는 감리회에서 진정 희망이 이야기되는 것은 감리회 소속된 모든 사람들이 자신들의 이야기가 민주적으로 전달되어지는 제도에 기초해야만 할 것이다. 이를 위하여 『(가칭) 감리회 장정개정안 대책위원회』에서는 지속적으로 장정에 대한 검토와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 또한 2005년에 입법의회에 상정되어 통과되는 헌법 및 법률에 관하여 다시 검토하여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하는 조항에 관하여는 감리교의 민주적인 제도확립을 위하여 헌법 소원 및 인권위윈회에 제소하거나, 이에 상응하는 대책 활동을 할 것임을 밝히는 바이다.

2005년 10월 6일

『(가칭) 감리회 장정개정안 대책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