촛불탄압과 반민주악법을 즉각 철회하라!

촛불시민 33인 연행과 반민주악법을 규탄하는 시국기도회 성명서

지금 대한민국의 거리에는 수많은 사람들이 밤마다 촛불을 들고 거리를 배회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과 강만수 장관, 어청수 경찰청장과 조․중․동 수구언론, 정부 여당과 뉴라이트 등 이명박 정부와 그 동조자들은 촛불을 몰아내기 위해 동맹을 맺었다. 이들이 벌이는 민주주의의 퇴행을 보면서 촛불을 들지 않았던 사람이 있었던가?
광우병쇠고기문제로 2008년 여름을 뜨겁게 달궜던 촛불시민들은 언론탄압을 비롯한 각종 민생․민주문제를 놓고 반민주적 개악을 자행하려는 정부와 야당의 움직임에 혹한의 날씨에도 불구하고 다시 거리로 나와야만 했다.
이 정부는 촛불탄압을 위해 신문법과 방송법을 개정하여 언론을 장악하고, 집시법 개정으로 의사표현의 자유를 원천봉쇄하며 왜곡된 역사교과서로 대한민국의 미래를 훼손하려 하고 있다. 또 사회경제적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경제악법은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MB정권의 반민주 행보는 그야말로 한계가 없다. 이명박 정부와 그 동조자들은 이를 저지하려는 촛불 시민들의 입을 막기 위해 폭력적인 강제연행과 부당한 징벌을 서슴치 않았다. 이에 따라 2009년을 맞이하는 대한민국은 사상초유의 평화시위 탄압과 연행, 독재와 반민주로 얼룩지고 말았다.
2008년 12월 29일, 정부여당의 악법개정을 저지하기 위해 야당의원들이 국회를 점거하여 국회가 파행되었을 때, 기독교인들은 국회 앞에 모여 시국기도회를 열었다. 이 기도회는 점점 어두워지는 시대를 살아가는 신앙인의 양심에서 우러나온 예언자적 행위였다. 나아가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헌법이 보장하는 신성한 권리를 행사했을 뿐이었다. 그러나 이날도 기도회를 저지하고 종교인들을 연행하기 위해 경찰력이 동원됐고 국회에서의 저항이 점점 치열해지던 지난 1월 4일 새벽, 결국 경찰이 정연길 목사를 비롯하여 촛불산책에 참여했던 33인을 강제 연행하기에 이르렀다.
촛불산책은 자신들의 입장을 표현하기 위해 집시법이 허용하는 규정 내에서 조용히 간격을 유지하며 걷는 지극히 평화로운 저항이었다. 하지만, 경찰은 이러한 평화 행동조차도 해산을 요구했을 뿐만 아니라 귀가하려는 시민들을 강제로 연행하고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조차 강제연행 하는 불법까지 자행했다. 이로서 경찰은 ‘불법’을 바로잡으려는 게 아니라 자신에게 저항하는 자들을 뿌리 뽑으려 할 뿐이라는 것이 명백해졌다. 그들이 지키는 질서는 민주주의와 사회정의를 파괴하고 있는 정부의 불의한 권력일 뿐이다.
이명박 정부는 입으로만 국민과의 소통을 운운할 뿐 귀를 틀어막고 민주적 절차와 법질서를 짓밟으며 나아가 신앙 양심의 자유마저 탄압하고 있다. 정부와 경찰이 촛불 시민과 반민주를 저지하려는 이들을 향해 들이대는 잣대는 근거도 없는 불법적 공권력의 남용에 지나지 않다. 우리는 현 정부의 독단적인 행보가 머지않아 지금보다 훨씬 거대한 저항의 물결을 불러올 것이라 경고한다. 정부가 인간답게 살고자하는 국민의 의지를 무시하고 촛불시민의 목을 비틀수록 결국 통치의 근간을 잃어버리고 자멸의 길을 걷게 될 것이다.
오늘 이 자리에 모인 기독인들은 지난 촛불시민 33인 연행과 반민주악법개정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하며 독재와 억압의 길을 걷고 있는 정부와 여당, 경찰 권력에 다음과 같이 즉각적인 변화를 요구한다.

하나, 촛불시민에 대한 불법적이고 폭력적인 강제연행을 즉각 중단하라.
하나, 집회를 억압하지 말고, 헌법에 명시된 집회와 표현의 자유를 보장하라.
하나, 민주주의와 사회정의를 파괴하는 반민주악법상정을 즉각 중단하라.

우리는 신앙 양심에 따라 이 땅에 그리스도의 정의와 평화가 올바로 서는 날까지 멈추지 않고 기도할 것이다.

2009년 1월 6일 시국기도회 참가자 일동

감리교시국대책회의, 감리교신학대학교 총학생회, 기독교사회선교연대회의 (EYCK, KSCF, 고난받는이들과함께하는모임, 기독교도시빈민선교협의회, 기독여민회, 기독교환경운동연대, 기장생명선교연대, 새시대목회자모임, 아름다운생명사랑, 영등포산업선교회, 예장일하는예수회, 한국기독청년학생연합회), 예수살기,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정의․평화를위한기독인연대, 통일시대평화누리, 한국교회인권센터, NCCK 정의평화위원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