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소:기독교회관(종로구 연지동) 2층 강당

     제 1차 심포지엄 주제:‘한국교회와 과거사 극복“

     강연 1.“한국교회 죄책고백 어떻게 할 것인가?”

                    강사/ 이만열(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

     강연 2.“세계교회의 죄책고백 사례”

                    강사/ 김영재(합동신학대학원 대학교)

     토론자:곽라분이(여신학자협의회 공동대표, 여성입장)

                   김동한(정의평화기독인연대 공동대표, 평신도입장)

                   박경양목사(평화의 교회, 죄책고백 준비위원회 위원, 목회자입장)

                                             주관: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

                                             후원: 기독교사상

한국교회 죄책고백 선언 취지문

해방 후에도 시대는 바뀌지 않았습니다. 친일파는 여전히 사회 지도층으로 군림하고 고문경관은 여전히 치안을 담당했습니다. 일제 때의 문서를 근거로 친일파의 후손들이 다시 땅을 차지하고 있으니 청산되지 않은 역사로 인해 우리가 겪는 혼란스러움은 당황스럽기 까지 합니다. 반면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아직 가난의 굴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개인의 욕심과 야심으로 국민을 학살하고 집권한 군사독재자들이 여전히 사회 최상층으로 행세하며, 이들에 빌붙어 이권과 돈에 이끌려 신앙 양심을 팔아먹은 종교인들이 여전히 권력과 막강한 부를 휘두르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어찌 단지 지나간 문제이며 과거사에 불과하겠습니까?

지나간 한 세기 동안 우리에게는 역사의 방향 전환이 여러 차례 있었습니다. 우리는 세계 역사에 드문 경제발전, 민주화와 평화통일의 시대를 민중 스스로의 힘으로 열어 왔습니다. 그러나 과거를 정리하고 다듬을 여유도 없이 숨 가쁘게 새로운 시대를 만들어가기에 바빴을 뿐, 한 번도 제대로 지난 과거를 청산하지 못한 채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이것은 단지 지나간 과거의 문제가 아닙니다. 지금도 여러 가지 혼돈된 가치관이 뒤섞여있으며 여전히 그들이 힘을 가진 실세로 행세하기 때문에 우리사회는 한 방향으로 힘 있게 나아가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계속 필요 없는 정쟁과 발목잡기로 표류하고 있는 것입니다. 과거의 역사적 오류를 반성하고 정리하지 못하고 전혀 상반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나름대로 자기 목소리를 높이는 사회에서 어찌 일치된 방향을 가질 수 있겠습니까?

과거의 역사를 평가하고 정리해 보는 것은 단지 지나간 과거사가 아니고 미래 가치관과 국민통합의 기조가 되는 것입니다.

이에 우리 사회는 지금 사회각층에서 지난 역사를 바로보고 힘찬 새 미래를 설계하는 작업이 뒤늦게나마 진행되고 있습니다. 기독교 역시 지난 한 세기 동안, 민족의 역동기에 서구 문화를 들여오고 근대적 가치관과 역사관을 만들어 가는 중요한 역할을 감당하여 왔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우리 안에서 이루어진 역사에 대해서는 지난 시대의 귄위와 권세에 눌려 반성할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이에 한국 개신교회 100년의 역사를 되돌아보며 드러낼 것을 드러내고 반성하는 것은 앞으로 한국 기독교가 방향을 설정해 나가는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입니다. 한국 개신교회가 과거사를 조명하는 것은 교회지도자 개개인에 대한 평가를 넘어서서 교회 전체의 이름으로 행한 과거행위에 대한 책임을 규명하는데 있습니다. 그것이 설령 부끄러운 우리 자신의 치부라 할지라도 말입니다.

우리는 앞으로 공론의 장을 마련하여 다음과 같은 내용으로 대화의 마당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한국교회가 우리민족 문제와 한국사회 발전에 어떠한 기능을 수행했는가를 반성하고, 세계선교역사에 드문 급성장을 이룬 한국교회가 교회내적으로 반성할 점은 무엇인가, 아울러 일제하 친일의 문제, 반공이데올로기로 민족분열을 가져온 점, 군사독재를 묵인 동조 한 점에 대해 기독교가 어떤 역할을 수행했는가를 조명해보고자 합니다. 또한 기독교 전래 초기 역사와 민주화시대 이후 통일문제와 민족자주화의 관점에서 지금의 한국교회를 살펴보고자 합니다.

여기서 논의된 것은 자료로 묶어 발행하며, 모아진 의견을 우리의 죄책고백으로 한국교회와 사회 앞에 발표하고자 합니다. 그러므로 앞으로 새로운 시대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로써 기독교 역사 한 세기의 매듭을 짓고자 합니다. 

목회자 정의평화 실천협 “개신교 과거사 회개합니다” 한국 교회 100년 역사 성찰 조연현 기자 “해방 후에도 친일파는 여전히 사회 지도층으로 군림하고 고문경관은 여전히 치안을 담당했습니다. 일제 때의 문서를 근거로 친일파의 후손들이 다시 땅을 차지하고 있으나 독립운동가의 후손들은 아직 가난의 굴레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군사독재자들에 빌붙어 이권과 돈에 이끌려 신앙 양심을 팔아먹은 종교인들이 여전히 권력과 막강한 부를 휘두르고 있기도 합니다. 이러한 것들이 어찌 단지 지나간 문제이며 과거사에 불과하겠습니까?” 한국 교회가 죄의 고백을 위한 행진을 시작했다. 전국목회자정의평화실천협의회(목정평·의장 권오성목사)의 ‘한국교회 죄책 고백 선언 취지문’은 이런 비정상적 현실에 대한 지적으로부터 시작된다. 이들은 취지문에서 “과거의 역사적 오류를 반성해 정리하지 못한 채 전혀 상반된 가치관을 가진 사람들이 나름대로 자기 목소리를 높이는 사회에서 어찌 일치된 방향을 가지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겠느냐”며 “한국 개신교회 100년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드러낼 것을 드러내 반성하는 것은 한국 기독교가 방향을 설정해 나가는데 중요한 기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목정평은 이런 취지에 따라 교회의날조직위원회와 공동으로 서울 종로구 연지동 기독교회관에서 교회개혁 심포지엄을 6차례에 걸쳐 열기로 했다. ‘한국 교회와 과거사 극복’이 주제다. 오는 10월 6일 열릴 첫 심포지엄에선 이만열 국사편찬위원회 위원장이 ‘한국 교회 죄책고백 어떻게 할 것인갗를, 합동신학 대학원 김영재 교수가 ‘세계 교회의 죄책고백 사례’를 각각 강연하고, 평화의교회 박경양 목사와 곡라분이 여신학자 협의회 공동대표, 김동한 정의평화기독인연대 공동대표 등이 토론을 벌인다. 또 ‘개신교 전래시기의 한국교회’(11월8일), ‘일제 강점기의 한국교회’(12월6일), ‘해방 후 한국 전쟁과 이승만 치하의 한국 교회’(1월17일), ‘유신체제, 군사정권하의 한국교회’(2월14일), ‘민주화시대 이후의 한국 교회’(3월14일) 등의 심포지엄이 이어진다. 목정평은 이 심포지엄을 통해 세계 선교 역사에 보기 드문 급성장을 이룬 한국 교회의 일제하 친일 문제, 민족 분열을 초래한 점, 군사독재를 묵인 동조한 점에 대해 조명하고, 반성과 성찰을 통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방향을 모색할 예정이다. 조연현 기자cho@hani.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