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광우병기독교대책위 해체, 촛불교회 제안 심포지엄 연세대 정종훈교수 발제와 김경호 목사 촛불교회 제안

촛불교회를 제안합니다.

지난 여름 촛불 참여의 현장성을 이어갑시다.
그간 촛불정국, 촛불봉기는 기독교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쳤습니다. 그 성과들을 집어봅니다.

1. 6월 항쟁이후 20년 만에 기독교진보세력이 결집하는 새로운 연대의 틀이 되었습니다.
-6/10 100만명 집회에서 우발적으로 일어난 대한문 앞 집회에서 천명 규모의 집회
-7/3 제57회 촛불집회 기독교 주관(3만여 시민 참여-진보 개신교 역사상 가장 큰 집회)
-7/5 50만 집회에서 천명 합창단의 참여
-7/6 촛불교회가 끝 까지 시민들과 함께 하다 강제 철거를 당함
-7/6, 7/7 경찰의 원천 봉쇄 속에 시청앞 광장 안에 갇힌 채 60회, 61회 촛불을 지켜감
-기독교 제 진보단체의 연대적 실천
-8/5 부시방한일 기독교대책위 소속 목사 9, 평신도 9연행, 문대골 목사 실신
-기독교 목회자 연인원 15명 연행(평신도는 집계 불능), 구속 1명, 부상자 다수(YMCA)
2. 복음주의권과의 만남과 연대
3. 광우병대책위의 투쟁으로 인한 기독교 이미지 제고
4. 촛불교회로 현장에 참여하는 교회의 이미지 창출
5. 대교회 중심의 보수, 친 이명박 노선으로 굳어진 이미지 쇄신
6. 동지적 우정과 연대의 체험이 이루어졌습니다.

그러나 아쉬운 점도 많았습니다.

1. 조직이 매우 늦게 이루어짐. 거의 후반기에야 조직의 틀을 갖추어졌습니다.
2. 촛불시민들과는 달리 온라인을 이용한 의사소통의 장을 갖지 못했습니다.
3. 광우병 문제에 국한된 대책위이므로 다양한 요구들을 수렴하기 어려웠습니다.
4. 기구중심의 참여는 이루어졌으나 교회로 까지 참여가 확대되는 데는 미흡했습니다.
5. 현장의 소리를 아래로부터 담아내는 구조가 취약했습니다.
6. 정리된 신학이나 교회론 등을 미리 세우지 못한 채 촛불교회가 세워졌습니다.

여전히 사회에서 기독교를 보는 눈은 차갑습니다. 없어져야할 종교로 보고 그 피해를 역설하는 안티-기독교, 안티-이명박이 정비례 관계로 늘어나고 있습니다. 어느 종교보다도 가장 현장에 밀착해서 열심히 싸웠지만 시민들의 인식을 바꾸는 데는 부족했습니다. 그러나 광우병 기독교 대책위의 헌신적인 투쟁과 범 진보성향의 기독인들, 복음주의권의 참여 등은 시민들과 함께 하는 기독교의 상징으로 ‘촛불교회’의 이미지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광우병 기독교 대책위가 거리에서 보여준 정치 투쟁 형식으로는 지속적인 참여와 기독교의 변화를 꾀하기에 한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비상한 시기에 나타난 임시적이고 단편적인 시위성 투쟁 보다는 조직적이고 항구적인 틀을 갖추어 보다 지속적이고 전국적인 틀로 새로운 기독교, 참여하는 기독교, 시민들의 고통에 함께 하는 기독교, 특정한 지도력에 의해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참여하는 대중 모두가 함께 주체가 되어 참여하는 새로운 틀의 교회, 장소와 조직 중심의 제도적 대책기구나 또는 교회가 아닌 역사의 현장, 민중의 아픔에 함께 하는 기독교적 참여가 절실하게 요구됩니다.

이명박 정권의 출현과 더불어 향후 한국교회가 상당히 보수화될 수 있는 전망입니다. 그동안 상징적으로 기독운동의 중추였던 KNCC도 구성원 중 주류 교단들의 보수화 경향은 앞으로도 더욱 가속화될 전망입니다. 이에 이번 촛불봉기에 앞장섰던 기독인들이 중심이 되어 저마다 다양성을 가진 기구중심의 연대보다는 현장과 참여 중심의 연대가 절실하게 요청되는 시점입니다.

그동안 광우병 기독교 대책위는 몸을 사리지 않고 신앙인으로서 마땅히 있어야 할 자리는 마다하지 않고 참여하였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하는 힘찬 투쟁은 일반의 의식을 바꾸어 놓기 시작했습니다. ‘개독교’라는 오명에서 ‘촛불교회’ 깃발이 나타나는 곳에 시민들이 환호하고 박수하며 기독교에 대한 친밀감을 보이게 된 것은 큰 성과이며 이는 그나마 광우병 기독교 대책위라는 조직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결과입니다.

이번 촛불투쟁에서 확인된 것은 투쟁의 현장에서 예수의 정신을 가진 기독인들의 진정성을 만난 것입니다. 계속되는 거리집회, 강제철거, 연행, 구속 등으로 이어지는 투쟁을 통해서 더욱 끈끈한 동지의 우애를 형성할 수 있었던 것은 이번 촛불정국이 가져다 준 가장 큰 선물입니다. 운동의 결과보다 소중한 것은 믿을 수 있는 동지들을 만나고 확인할 수 있었던 점입니다.

또한 이번 투쟁에서 얻은 성과 중에 중요한 것은 현장성입니다. 교회라는 울타리 안에 갇혀서 각자 이기적인 영역 속에 머물렀던 기독교가 현장으로 나와서 민중들이 아픔을 겪는 자리에 함께 하였다는 것입니다. 그것이 시민들의 마음을 움직이게 된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이른바 종교인들의 축제가 끝난 다음에도 촛불교회는 가장 어려운 현장에 남아 있었고 그들과 아픔을 함께 하였습니다.

촛불모임은 8월 15일 제 100회 촛불을 밝힘으로서 새롭게 전개해 나가게 되었고 향후 새로운 국민연대의 조직으로 전환할 예정입니다. 따라서 그동안 ‘광우병 기독교 대책위’라는 이름으로 전개해온 투쟁도 새로운 형태를 입어야 할 필요성을 갖게 되었습니다. 이에 향후 ‘촛불교회’라는 이름으로 매 주일 고난의 현장에 찾아가서 함께 하며 위로하는 예배를 드리는 촛불교회의 설립을 제안합니다. 촛불교회는,

1. 고난 받는 사람들을 위해 기도하고 그들을 위로하는 교회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고난 받는 사람들의 외침을 들으십니다. 가슴에 맺힌 한을 울부짖는 소리는 기도보다 더 원초적인 하나님과의 소통입니다. 교회는 당연히 이러한 한을 가진 사람들과 소통하고 그들 가운데 함께 하시는 주님을 만나야 할 것입니다.
유신-군사독재로 이어오는 시기에 목요기도회가 고난 받는 사람들을 초청하여 증언을 듣는 예배였다면 촛불교회는 아픔의 현장에 찾아가서 가장 큰 아픔이 있는 사람들과 함께 소통하며 이들을 위해 기도하고 위로하는 예배를 중심으로 하는 교회입니다.

2. 한국교회 갱신을 위해 필수적인 교회입니다.
평신도와 목회자가 함께 하는 기독교적인 대안 공동체로서의 기능을 해 나갈 수 있는 새로운 연대의 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목회자가 자기 교회의 평신도들과 함께 현장에 나올 수 없다면 한국교회는 절대로 개혁되지 못합니다. 양심적인 목회자와 보수적인 평신도가 서로 긴장하는 한, 그 결과는 뻔합니다. 대부분은 목회자가 변질되거나 아주 드물게 목사가 그 교회로부터 쫒겨나는 경우가 있습니다. 만약 공존한다면 서로가 불만족인 어정쩡한 타협의 시간을 연장할 따름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귀한 시간을 자신의 소신도 아닌 목회로, 죽도 아니고 밥도 아닌 허송시간들로 채워 간다면 주님 앞에 무엇이라 변명할 것입니까?

3. 촛불교회는 고난에 현장에 서는 교회입니다.
한국교회는 다 조직 교회의 형태를 가지고 있습니다. 조직은 건물과 재산을 요구하고 이를 위해 더 큰 조직을 요구합니다. 한국교회는 자체의 성장을 위해 못할 일이 없는 이상한 조직이 되어버렸습니다. 이것은 처음교회의 설립 정신과는 거리가 먼 것입니다. 교회는 본래 야훼신앙과 예수신앙의 출발의 자리였던 현장성을 회복해야 합니다. 최초의 천막성전은 이스라엘 민족이 이동하는 대로 따라 움직이는 현장 중심의 성전이었고, 야훼의 법궤는 전쟁과 민족의 아픔이 있는 현장으로 이동해 다니는 하나님의 현존의 상징이었습니다. 초대교회의 출발점 역시 “예수와 민중이 만나는 현장”(안병무)이라고 하였습니다. 교회가 이 현장성을 회복하지 못하고 단지 조직된 교회로 자신들의 안락한 예배 공간 안에서만 머물러 있다면 이들은 하나님 없는 예배와 우상의 교회를 섬기는 것입니다. 교회는 역사와 민중의 고통의 현장에 계신 하나님을 만나러 들판으로 현장으로 나가야 합니다.

4. 촛불교회는 진정한 교육의 현장입니다.
평신도들을 이론으로 교육한다면 뛰어난 선생이 필요하고 그것이 원활하게 잘 이루어진다고 하더라도 교육된 성원을 현장으로 접근시키는 것은 또 다른 결단이 요구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고난 현장에 직접 세우는 촛불교회는 바로 감동이 있는 산교육의 현장이 될 수 있습니다. 자연스런 말씀의 체험과 교육과 예배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진정한 교회입니다.

5. 촛불교회는 민주적인 공동체입니다.
촛불교회는 특정한 담임목사나 대표에 의해서 운영되는 체제가 아니고 공동목회의 장, 목사나 평신도 모두가 공동으로 책임지고 공동으로 대표하는 형태가 되어야 합니다. 목회자들이나 평신도가 함께 가르치고 함께 배우는 공동체가 될 것입니다. 굳이 교회의 정치 형태로 말한다면 회중교회 형태가 될 것입니다.

6. 매주 모임이 가능하기에 조직 유지가 용이합니다.
‘단체’로서의 기독인 공동체가 가지는 한계점은 명백합니다. 얼마나 자주 모일 수 있겠는가? 행사치레로 한 달에 한두 번 모이는 것도 비상한 마음으로 임해야 가능하겠지만 그 이상 모이기는 거의 불가능합니다. 그러나 교회는 다릅니다. 오랜 교회의 전통이 한 주일에 한번 모이는 것은 몸에 배어있습니다. 별도의 모임을 협의하고 계획하고 연락해서 모이는 과정을 간략하게 하고 매주 가장 고통받는 현장을 찾아 선정하는 일 만이 필요합니다. 그 현장에서 받는 영적 감흥은 거기까지 찾아가는 수고에 몇 십배의 열매로 화답할 것입니다.

7. 촛불정국의 열매를 촛불교회로 맺읍시다!
촛불교회가 이루어진다면 이는 우리의 선교역사상 가장 성서적인 교회가 설립되는 것입니다. 이번 촛불투쟁을 통해서 이미 ‘촛불교회’는 중요한 심볼이 되어 있습니다. 함께 참여한 단위들이 힘을 합하면 가능합니다. 온라인을 통한 촛불교회를 운영하고 동시에 각 교회나 단체가 참여하여 주중 예배를 대신한 연합예배로 현장을 찾아가는 성서적 예배를 복원할 수 있습니다. 촛불교회는 매주 현장을 찾아 재미있게 운영될 수 있으며 특별한 현장이 없을 때, 또 한 달에 한번 씩은 정기 실내 예배를 통하여 구성원 간의 친교와 나눔, 영적 성장을 꾀하는 시간으로 삼을 수 있습니다.
이러한 촛불교회의 전국적인 확대도 이미 전국 조직의 형태를 가지고 있는 단위들이 밑걸음이 되어 뜻을 같이 하는 제반 기독인들을 연대하는 형태로 만들어 갈 수 있습니다. 이는 새로운 형태의 연합교회운동이 될 것입니다. 사건의 현장이 꼭 수도권에만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촛불교회의 전국화는 필수적입니다. 사건의 현장에 모두가 내려갈 수는 없지만 해당지역 촛불교회와 연대하고 기도함으로 전국적인 연대와 참여를 강화해 나갈 수 있습니다.

위와 같이 우리는 촛불교회 설립을 제안하고 이에 공동제안자로 참여할 것을 약속합니다.

2008. 10. 24

----함께 하기를 원하는 분은 아래 사항을 적어서 김경호 <kim17kh@hanmail.net  010-8312-2130> 에게 보내주십시요!----

촛불교회 공동제안자 :

이 름
소 속
전 화 번 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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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 명

기독교 촛불운동의 주역인 광우병기독교대책회의(공동집행위원장:김경호·방인성·조정현·황필규)가 촛불교회의 태동을 기약하며 4개월여 활동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책회의는 촛불집회를 통해 장로대통령의 비성경적 국정운영을 국민 앞에 대신 사과하고, 촛불 시민의 편에서 시민불복종 운동을 지속적으로 펼쳤다.

대책회의는 10월 24일 서대문 한국기독교장로회 선교교육원에서 '촛불발전을 위한 어울림 한마당'이라는 마지막 모임을 개최했다. 20여 명의 참석자들은 1부 심포지엄 시간에 김경재 명예교수(한신대)와 정종훈 교수(연세대 교목) 등을 초청해 대책회의의 촛불운동을 평가하고, 향후 촛불운동의 힘을 새로운 형태의 사회 운동으로 이어가기 위한 연대방안을 모색했다.

정종훈 교수는 기독교 촛불운동을 '시민을 대상으로 한 신앙고백'이라고 평가했다. 또 정부의 소통능력 미흡으로 발생한 대의민주주의 위기 상황에서 기독교 정신의 실체를 시민들에게 보여준 것도 긍정적인 측면이었다고 밝혔다.  

	▲ 공동집행위원장 방인성 목사는 "대책회의의 활동을 통해 복음주의 운동 진영과 진보 진영이 어우러질 수 있어  큰 보람을 맛보았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석

김경재 한신대 명예교수도 광우병기독교대책회의 활동을 기독교 사회 참여 운동 역사에 기념비적인 활동이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보편적인 인권침해 사항에 대해 침묵하는 현실과 촛불운동을 반시민, 반민주로 평가하는 일부 여론에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못한 부분에 아쉬움을 나타냈다.

초대 손님으로 참석한 광우병국민대책회의 인권법률팀장 임태훈 씨는 "촛불운동은 수만 명이 거리에 나왔음에도 방화나 약탈이 전혀 일어나지 않은 세계에서 유래없는 시민운동"이라고 평가하며 "경찰의 탄압속에서 방패 역할을 해주고 억압당하고 소외된 이들과 끝까지 함께 한 목회자와 기독인들이 큰 힘이 됐다"고 밝혔다. 

앞서 인사말을 전한 방인성 공동집행위원장은 "촛불 시민들과 촛불 운동에 앞장선 기독 일꾼들을 보며 아직 이 땅에 희망이 있음을 느꼈다"고 말하고 "대책회의 활동을 통해 복음주의 운동 진영과 진보 진영이 어우러질 수 있어  큰 보람을 맛보았다"고 그동안 활동에 대한 소감을 밝혔다. 이어서 "이제 그동안의 활동을 정리하고 새롭게 발돋움해 촛불의 진화를 모색하자"며 촛불 동력을 또 다른 기독교 사회 운동으로 이어나가자고 강조했다.

김경호 공동집행위원장도 "광우병국민대책회의가 10월 25일 집회를 끝으로 민생민주국민회의(가칭)로 새롭게 출발하는 상황을 맞아 광우병기독교대책회의 역시 그간의 활동을 접고 새로운 기독교 진보세력의 연대운동으로 변모해야할 필요성을 느낀다"고 진단하며 '촛불교회'의 새로운 태동을 제안했다.

대책회의는 대규모 촛불 집회가 열리던 시청 앞 광장에 '촛불교회'라는 천막교회를 세워 활동의 본거지로 삼았다. 7월 6일 강제철거 이후에도 '촛불교회' 깃발은 시민들에게 촛불운동에 동참하는 기독교 진영의 상징처럼 여겨진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 김경호 공동집행위원장은 "매 주일 고난의 현장에 찾아가서 민중을 위로하고 예배하는 '촛불교회'의 설립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뉴스앤조이 김은석

김 목사는 "촛불운동을 통해 얻은 성과 중 가장 중요한 것은 교회라는 울타리에 머물렀던 기독교가 현장으로 나와서 민중이 아픔을 겪는 자리에 함께 했다는 것"이라고 강조하며 "매 주일 고난의 현장에 찾아가서 민중을 위로하고 예배하는 '촛불교회'의 설립을 제안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온라인을 통해 '촛불교회'를 운영하고 각 교회나 단체가 참여해서 주중 예배를 대신해 연합예배 형식으로 현장을 찾아가자"고 제안했고 "이미 전국 조직의 형태를 갖고 있는 단체와 교회가 밑거름이 되어 연대하는 새로운 형태의 연합교회 운동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황필규 공동집행위원장도 "과거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의 운동이 가능했던 것은 기독교방송과 <새누리신문>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며 운동을 뒷받침할 수 있는 양질의 미디어 매체가 필요함을 지적했다. <당당뉴스>운영자 이필완 목사는 "<당당뉴스>를 인터넷 촛불교회의 장으로 제공할 용의가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