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교회를 진리의 터라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진리의 내용은 하나님의 말씀이 담고 있는 바입니다. 교회가 진리의 터라 함은 하나님의 말씀이 담고 있는 바를 그대로 받아들이고 따르며 전파하는 사람들이라는 뜻입니다.

진리의 이해와 실천하는 삶에 있어서 자칭 정통이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부류가 있습니다. 사도들로부터 현재까지의 교회 역사에서 진리에 일치하는 생각과 행동을 추구한다는 부류입니다. 만약에 진실로 그러하다면 정통에 속해 있다는 것은 참으로 감사한 일입니다. 정통이라는 이름으로 이야기되는 많은 내용은 진리와 일치한 부분도 있고 그렇지 못한 부분도 있습니다.

진리의 터로서 교회는 날마다 진리에 입각하여 어제를 살피고 오늘을 세워가야 합니다. 그런데 정통이라는 이름을 내세우는 경우에 이 부분이 참으로 취약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정통이라는 이름으로 이제까지 견지되어온 바를 고수하려고만 합니다. 그렇게 견지하려고 하는 바와 다른 생각에 대해서는 귀 막고 삽니다. 그러면서 정통이기에 괜찮다고 생각합니다.

사실 성경의 가르침을 그대로 밝히는 것은 생각 밖으로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성경이 글이기에 글 이해의 원리를 따라 해석하면 대부분의 경우에 바르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께서 변하지 않으시고 한 주제에 대한 가르침에 있어서 어떤 모순도 없기에 더욱 이해하기가 쉽습니다. 한 본문만 정확하게 해석하면 그 주제에 관한 성경 전체의 가르침이 밝혀지는 것이 되기 때문입니다.

예를 들어 율법의 경우에 폐하여졌다는 것이 성경의 명백한 가르침입니다(엡 2:15).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하심 이후에는 이 내용이 교회에게 적용됩니다. 예수님의 공생애 때에 율법과 연관된 말씀들은 십자가와 부활 이전이라는 시대적 배경을 가지고 있으며 십자가와 부활 이후에는 변화가 생겨난 것입니다. 새 언약의 교회에게는 율법이 아니라 예수님께서 완성하신 율법 곧 성령님의 율법이 주어졌습니다. 율법과 성령님의 율법은 전혀 다른 것입니다. 산상수훈에서 “옛 사람에게 말한 바”는 율법이고 “나는 너희에게 이르노니”는 성령님의 율법입니다. 십일조는 “옛 사람에게 말한 바”에 해당됩니다.

견인에 있어서는 “하늘에 계신 내 아버지의 뜻대로 행하는 자라야”와 “믿음으로”가 상충하지 않습니다. 현재적으로 예수님의 음성을 듣고 현재적으로 예수님께서 아시며 현재적으로 예수님을 따름을 전제로 영생이 주어지고 영원히 멸망치 않는다는 것입니다. 예수님께서 아신다는 것은 예수님의 계명을 지키므로 예수님께 사랑하신다는 뜻입니다. 들려진 예수님의 음성을 따라 살아감이 전제되어 있습니다. 이는 믿음이 예수님을 영접하고 그분을 의지하는 것이기에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것은 예수님을 영접하고 그분을 의지함으로 구원을 받는다는 의미가 되기 때문입니다.

구체적인 삶에 있어서는 현재의 상황과 연관시켜서 이야기되어야만 합니다.

예를 들어 노조에 대해 정통이라는 이름으로 그것은 신자의 신앙적 삶에 배치된다고 이야기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주인에게 복종하라는 종에 대한 성경의 요구와 노조가 배치된다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성경 기록 당시의 주인과 종을 오늘날의 사업자와 노동자로 직결시키는 것은 옳지 않습니다. 성경은 위에 있는 권세에 복종하라고 말씀하고 있는데, 오늘날 민주주의에서는 노조가 법적으로 허용되어 있습니다. 그렇다면 노조를 거부하는 것이 성경의 가르침을 거부하는 것이 됩니다. 물론 노조가 사업주와 힘 대결 구도를 가지고서 적정한 수준을 넘어서는 이익을 추구한다면 신자는 그에 동참하여서는 안될 것입니다.

정치의 경우에는 어떤 정당이나 노선보다도 하나님 나라와 의를 추구하는 것이 우선되어야 합니다. 이 시대의 하나님 나라와 의에 부합되지 않는다면 거부하고 따르지 않아야 합니다. 현실의 상황이 우선되어서는 되지 않고 성경의 원리가 우선되어야만 합니다. 이명박님이 장로이기에 대통령이 되어야 한다는 식은 현실을 앞세워 성경의 원리에서 벗어난 것이라고 하겠습니다. 그가 자신 주위의 사람들 중심으로 국가를 운영하려고 하여 다른 종교인들에게 소외감과 불만을 가지게 하는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정통이라는 이름을 내세워서는 이전까지의 주장을 어떻게든지 고수하려고만 하는 것... 그것은 교회를 살리는 것이 아니라 죽이는 것입니다.

이러한 태도를 가지고 있으면서 추구되는 개혁이 제대로 힘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개혁의 대상으로 이야기되는 입장에서 볼 때에 그 주장은 오십보 백보일 뿐이기 때문입니다. 오십보 백보이면서 아무리 크게 개혁을 외친다고 하더라도 원하는 결실을 맺을 수는 없습니다.

정통이 교회를 살리는 하나님의 은혜가 되려면 현재적으로 진리이신 하나님의 말씀을 바르게 살피고 그에 입각하여 과감하게 잘못된 부분에서 벗어나야만 합니다. 교회를 살리는 정통을 볼 수 있게 되기를 열망합니다. 간절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