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칼럼 > 변경수칼럼
미끼요한복음 8장 - 간음하다 잡힌 여인
변경수  |  12345pks@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05년 09월 21일 (수) 00:00:00 [조회수 : 6862]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미끼(요한복음 8장 - 간음하다 잡힌 여인)


"아악! 악∼∼...."
낯선 무리가 닥쳐들어 왔다.
"이 년, 넌 이제 죽었다!"
쾌락이, 죽음의 공포를 불러오는 순간이었다.

거의 벌거벗긴 상태로 나는 개처럼 사람들에게 잡혀 어디론가 질질 끌려갔다. 웅성웅성 사람들이 모일수록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더욱더 목을 찔러대고 있었다.

'아! 이렇게 죽는구나, 단 한번의 실수로... 그런데, 왜 나만 잡혀온거지? 그 남자는? 분명 같이 있었는데....'

   
"간음한 저 부정한 여자를 돌로 쳐 죽여라!! 죽여라!!"
군중들의 무서운 소리에 몇 번을 기절했는지 모른다.
졸지에 죽음을 앞둔 사형수가 되어 형장으로 끌려가는 신세가 되다니.... 인생이란 이렇게 한순간 무너지는 것이고, 허망한 것인가? 억울해서 죽어버리고 싶었다.

나를 잡아온 이들은 스스로 거룩하다고 하는 율법학자들과 바리새파 사람들이었다. 그런 자들이 사냥개처럼 부정한 현장을 끙끙거리며 찾아다녔다고 하니 뭔가 수상했다. 그들은 나를 예수라고 하는 갈릴리 청년 앞으로 끌고 갔다. 그는 성전에서 말씀을 가르치고 있었다.
그 엄숙한 자리가 나로 인해 아수라장이 되었다. 나를 잡아온 이들은 예수에게 "모세는 율법에, 이런 여자들을 돌로 쳐죽이라고 우리에게 명령하였소! 그런데 당신은 뭐라고 하겠소!"라고 물었다. 너무도 위협적이고, 살기가 느껴지는 말이었다.

나는 이와 관련된 모세의 율법을 잘 알고 있다. 이 법은 적법한 법 절차도 없이, 변론의 기회도 주지않고 즉결 심판하는 무서운 법이다. 나는 곧 한마디 변명도 못하고 참혹한 죽음을 맞이하게 될 것이다.
너무도 엄청난 일이 순간 벌어졌으며, 황천길 가기 직전 나는 예수라는 사나이 앞에 서게 되었다.

그러나 그를 대하는 저들의 태도를 보니, 그의 처지가 나와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그는 저들의 표적이 되어 있었고, 그를 없앨 구실로 나를 잡아 온 것이었다. 그렇다면, '저들에게 나는, 단순히 예수라는 사람을 잡기 위한 미끼일 뿐이라는 말인가?' 이렇게 생각하니, 내 곁에 나와 같이 있던 남자가 어떻게 없어졌는지 알 것 같았다.

'저들은 나의 목숨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예수의 목숨이 필요한 것이구나!' 꿇어 앉아 있어도 사태는 파악이 되었다.

예수는 하나님의 사랑을 설파한 새로운 가르침과 윤리와 가치를 제시한 선생님이었다. 그런 사람이 '나를 돌로 쳐죽여라'고 명령한다면, 지금까지 그의 가르침은 물거품이 될 것이고, 만약 반대한다면, 율법 파괴자로 낙인찍혀 생매장당하게 될 것이다.

'아! 이제 그의 말 한마디에 나의 목숨이 달려있다!'
나는 더욱 흐느껴 울었다. 그리고 살려달라고 애원하는 간절한 눈빛으로 그를 쳐다보았다.

그는 말없이 허리를 숙여 땅에 손가락으로 뭔가를 쓰기 시작했다.
장내에 갑자기 무거운 침묵이 흘렀다. 다들 웬일인가, 영문을 파악하고 있는 눈치였다.

그들이 다그쳐 다시 물었다. "모세의 율법은 이런데, 당신은 어떻게 할거요?" 더욱 날카롭고 화가난 목소리가 침묵을 삼켜버렸다. 그가 일어났다.

과연 어떻게 말할까? 숨죽이며 그의 말을 들었다. 그의 말 한마디에 나의 목숨이 달려있다.

"돌로 쳐라"

'앗! 그도 별수 없는 인간이었구나!.... 나를 실망시키고 말았어! 아~ 이제 정말 끝이구나!'

그때, 한마디의 음성이 더 들려왔다. "대신, 죄가 없는 사람만 돌을 던져라"

모세의 율법도 어기지 않으면서, 그의 가르침에 벗어나지도 않으면서... 지상 최대의 지혜로운 말씀으로 나를 구해 주셨다.
나의 사냥꾼이자 예수를 미워하던 자들은 이 말에 혼비백산 도망가고 있었다. 도망가지 않으면 자신이 죽어야 한다. 나를 미끼삼아 예수를 잡으려 했다가 이제는 자신들의 목숨이 위협받게 되었으니 말이다.

간음한 여인에게 모세의 율법대로 돌로 치는 일은 전혀 양심에 거리낌을 느끼지 않아도 되는 당당한 일이었으나, '이제' 예수의 새로운 가르침이 있은 이후에 모세의 율법대로 돌을 던진다는 것은 죄를 범하는 일로서 곧 자기를 죽이는 일이 되었다.

다시 허리를 숙이고 땅에 뭔가를 쓰고 있는 예수 앞에서 사람들이 하나둘씩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나이가 많은 순서대로....

흐느껴 울었다. 사지에서 살아 돌아왔다는 안도감에서가 아니라, 자신의 목숨을 위협 당하면서까지 나를 변호해주고 지켜주었던 예수라는 사람에게 고마워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목자가 양들을 부르는 목소리로 그가 말했다.
"다들 어디 갔느냐?"
이제 그는 나의 주인(主)이 되었다.
그래서 나는 "주님! 한 사람도 없습니다"하고 대답하였다.

저들처럼 나의 죄를 정죄하지 않으시고 나를 용서하시며, 나를 지켜주셨던 분.... 그 분을 나는 평생 잊을 수 없다.

나 조차도 포기했던 목숨을 그가 살려주셨으니, 그는 나의 메시야, 나의 구원자이시다. 나는 평생 그가 내게 베푼 그 은혜를 생각하며, 그분의 말씀처럼 죄를 짓지 않고 살아갈 것이다.

[관련기사]

변경수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3216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 11200자까지 쓰실 수 있습니다. (현재 0 byte/최대 22400byte)
 * [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올린 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렘브란트(Rembrandt, 1606-1669), <간음한 여인과 예수>, 1664년, 유화, 83.8×65.4cm, 런던 국립미술관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