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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의석을 내친 대광고는 정당했다.”서울고등법원의 강의석 패소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며
류상태  |  sham5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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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년 06월 20일 (금) 17:32:19
최종편집 : 2008년 06월 20일 (금) 22:25:31 [조회수 : 5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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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광고는 정당했다.”


지난 5월 8일 열린 서울고등법원 판결에서 강의석 군이 패소했다. 즉 강군이 제기한 모든 문제에 대해 개신교회 장로인 곽종훈 재판장은 “헌법이 보장하는 종교의 자유를 침해했다고 볼 수는 없다.”는 판결을 내린 것이다. (상당히 논란이 될 만한 판결이었지만, 대운하 문제와 소고기 파동 등 이명박 정부가 제공한 연이은 대형 사태에 밀려 사람들의 관심 밖으로 멀어진 것 같다.)


강의석 군은 대광고 3학년이던 2004년 6월, “학교에서 종교교육과 예배를 강제하는 것은 헌법의 정신을 위배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예배 참석을 거부했다. 그로부터 촉발된 이른바 ‘학교에서의 종교 자유’ 문제에 대한 법적 공방은 이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을 기다리게 되었다. (이번 서울고등법원의 판결은 2007년 10월 5일, 강군에게 일부 승소 판결을 내린 서울지방법원의 판결을 뒤집은 것이다).


   

고등법원의 판결이 내려진 이후 여러 가지로 생각을 정리하고 자신을 돌아본 결과, 나 역시 일단 대광고의 주장과 고등법원의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여야겠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한 내 어리석은 선택으로 가까이는 내 가족들에게, 넓게는 우리 사회와 기독교계에 많은 고통과 갈등을 야기한 데 대해 깊은 허무감과 자책감을 느낀다.


대광고는 기독교정신에 의해 설립되었으며, 설립 당시부터 기독교정신에 의해 교육할 것을 천명하였고, 줄곧 흔들림 없이 기독교교육에 정진해왔다. 그 결과 우리사회에 많은 인재를 배출한 명문고로 자리 잡았다. 학생들도 학교 선택권이 있었으므로 이런 방침에 동의하지 않는 학생은 대광고를 선택하지 않을 자유가 있었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1974년부터 시행된 교육평준화 정책으로, 대광고등학교는 학교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기독교교육을 원하지 않는 학생들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고, 급기야 강의석 사건을 만나고 말았다. 그러므로 이 문제는 전적으로 사립학교의 설립정신을 무시하고 학생을 일방적으로 배정한 국가에 책임이 있다.


이상이 대광고가 줄기차게 주장한 논지였고, 이에 대해 서울고등법원이 대광고의 손을 들어주었으므로 나는 존엄한 재판정의 판결을 겸허히 받아들이고자 하는 것이다.


나는 어리석었다.


사건 당시, 나는 대광고등학교의 교목실장으로 근무하고 있었으면서도 기독교정신에 대한 강한 신념과 열정을 이해하지 못한 채 그 열정과 신념을 독선과 배타라고 질타하였으며, 결국 학교 운영자들 뿐 아니라 내가 속했던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 교단과도 심각한 마찰을 빚었다. 결국 교단에 목사 자격증을 반납하고 학교도 떠나게 되었다. (고맙게도 주위에선 아직도 나를 목사님이라고 부르는 사람들이 많지만.)


나는 지금까지 이 문제에 대해 나에게는 잘못이 없고 학교 측만 잘못했다고 떠들고 다녔다. 그러나 그것은 기독교학교의 설립정신에 따른 정당한 교육행위였음을 이해하지 못한 나의 짧은 소견이었음을 이번 고등법원의 준엄한 판결이 일깨워주었으니 내가 어리석은 짓을 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게 되었다.


대광고를 비롯하여 일부 기독교학교가 국어 영어 수학을 비롯한 그 어떤 과목보다도 예배와 종교교육에 열의를 보이는 것은, 하느님을 아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숭고한 종교적 신념에 의한 것이므로 그 신념에 따라 교육하는 것은 존중받아야 하며, 그러므로 국가는 기독교계 사립학교가 적극적으로 설립정신에 따라 교육할 수 있도록 일체의 간섭을 중지하라는 기독교계의 주장도 겸허히 받아들이겠다.


모든 종교계 사립학교는 기독교학교를 본받으라.


그래서 나는 차제에 정당한 권리 행사를 한 기독교학교를 비난하는 것보다, 모든 종교재단 사립학교에 그들의 열정을 본받을 것을 제안하고자 한다. 기독교계 사립학교가 시행하는 이른바 ‘종교 강요 행위’는 아무런 하자가 없는 교육적 정당행위임이 밝혀졌으니 아무 걱정 말고 모든 종교계 사립학교들도 이런 기독교학교의 적극적인 신념과 열정을 본받을 것을 제안한다.


불교계 사립학교 운영자 분들에게 묻고 싶다. 님들이 개신교계 사립학교처럼 적극적으로 포교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 혹 부처님의 가르침이 그 어떤 지식보다 중요하고 우선한다는 확신이 부족한 것인가? 예불을 통해 부처님을 만나고 체험하는 그 놀라운 영적 경험이 국어 영어 수학 등의 세상지식을 배우는 것보다 훨씬 더 학생들에게 중요하다는 사명감이 결여된 것인가?


불교계 학교 운영자들에게 종교과목 뿐 아니라 일주일에 한 시간씩 예불시간을 배정하여 시간표에 넣어줄 것을 정식으로 제안한다. 그리고 국어 영어 수학 시간처럼 모든 학생이 반드시 참석해야 하는 필수과목으로 만들어, 학생 전체를 강당이나 운동장에 모아놓고 예불을 드리라. 부처님에게 절하지 않는 학생이 있다면 야단을 쳐서라도 절하게 하라.


그렇게 하는 것이 종교계 사립학교로서 당연히 해야 할 님들의 권리이다. 또한 의무이기도 하다. 왜냐 하면, 님들이 부처님의 뜻을 세상에 구현하겠다고 학교를 설립했으면, 그 설립정신에 따라 불교교육과 예불에 심혈을 기울여 한 영혼이라도 부처님 앞으로 인도하는 것이 마땅하고 옳은 일인데, 그 기본적인 의무를 소홀히 하는 것은 불자 교육자로서의 사명을 망각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천주교 학교도, 원불교 학교도, 대순진리회 학교도 일주일에 한 시간씩 종교예식 시간을 배정하여 시간표에 넣으라. 그리고 모든 학생을 강당이나 운동장에 모아놓고 님들의 종교예식을 드리라. 혹 자신은 기독교 신자라 다른 종교의 예식에는 참여할 수 없다고 버티는 학생이 있으면 머리를 쥐어박고 야단을 쳐서라도 참석하게 하라. 그래도 말을 안들으면 전학을 보내거나 퇴학시켜라.


종교계 사학들이여, 개신교를 보고 배우라. 그들의 숭고한 종교적 열정과 신념을 본받으라. 복음을 알지 못해 신음하는 이웃을 방관하는 것은 신앙적 범죄행위라고 생각하는 그 적극적인 선교의식을 본받으라는 말이다. 지금도 개신교 학교에 배정된 님들의 신도들은 대부분 일주일에 한 번씩 꼬박꼬박 예배에 참석하고 있다. 아, 참! 예외가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대광고는 예배 참석을 강요하지 않았다.


대광고의 경우, 예배 참석을 강요하지 않았다고 말한다. 선택의 자유를 인정하여 학부모를 대동하고 담임선생님 및 교목, 교장선생님 앞에서 “종교적 소신으로 예배에 참석하기 싫다”는 의사를 적극적으로 표현하면 예배 참석을 면제해 주기도 했다는 것이다. 실제로 그렇게 해서 예배에 참석하지 않은 학생이 몇 년에 한 명 정도씩은 있었다고 한다. 얼마나 민주적이고 교육적인가?


그들은 예배드리는 것이 정 싫으면 전학을 가는 방법이 있다고 친절하게 가르쳐주기도 했다. 종교를 이유로 전학하는 것이 현행법상 불가능하지만 숭고한 기독교정신을 구현하기 위해서는 가짜로 거주이전을 하는 편법을 가르쳐줄 정도로 그들은 지혜롭기도 했다. 언제나 그네들의 종교는 법 위에 있었기에, 그네들에게 그건 불법이 아니라 지혜로움이다.


그러니 종교계 사학을 세운 설립자와 운영자들이여! 님들도 그렇게 하라. 특정종교예식을 강제한다고 누군가 항의하면 님들도 대광고를 본받아 똑같이 하면 된다. 이미 대한민국의 고등법원은 그 모든 일에 대하여 “개인의 종교의 자유를 침해한 것으로 볼 수는 없다”고 판결했다.


내 제안을 실천에 옮기면 개신교인들이 펄쩍 뛸 거라고? 잘못하면 우리 사회에 큰 갈등이 발생할 지도 모른다고? 그럴 리가 있겠는가? 스스로 그런 처신이 옳다고 확신하며 그 옳은 신념을 실천까지 한 분들인데 설마 “자신은 그래도 되고 남은 그래선 안된다”고 생각하겠는가? 그렇게 꽉 막힌 사람으로 보는 것은 그들에게 너무 큰 결례인 것 같다.


그래도 안된다고? 종교관이 다른 사람들의 신념을 존중해야 한다고? 조금이라도 종교문제로 불편을 주는 것은 이웃종교에 대한 도리가 아니라고? 혹시, 혹시 말이다. 님들의 그런 자비심이, 개신교의 무모한 선교행태가 계속 되도록 간접적으로 돕고 있는 건 아닐까? 저들의 무례함을 고치기 위해서는, 다원화된 사회에서 진정으로 상생하기 위해서는, 그들로 하여금 입장을 바꾸어 생각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해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그래도 그런 방법은 옳지 않다는 생각이 들면, 실험적으로 3년 동안만이라도 그렇게 해 달라. 그러면 자신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배정된 학교에서 매주 강제로 다른 종교의 예식에 참석해야 하는 현실이 얼마나 신앙적인 갈등을 유발할 수 있는 지를 개신교인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렇게 해서라도 개신교라는 배타적이고 독선적인 종교가 이웃을 배려하는 아름다운 종교로 거듭날 수 있다면 그것은 이웃종교인 개신교에 큰 선물이 되지 않겠는가?




[일러두기]

이 글에서 제가 말하는 ‘개신교’는 한국교회의 다수를 차지하는 주류 개신교, 이른바 ‘보수정통’을 내세우는 교리 기독교를 말하는 것이며, 진정한 예수 정신을 추구하는 열린 기독교 전체를 포함하는 것이 아님을 유의하여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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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희용 (125.137.220.19)
2008-06-22 09:09:34
항소심 판결은 분명 문제가 있습니다.
이번 고등법원 판결은 분명히 문제가 있습니다. 모든 사립학교가 자신들의 자금으로 학교를 운영하는 게 아니라 정부 지원금이 대부분인 현실을 감안한다면 엄밀한 의미의 사립중고등학교는 없죠. 종교의 자유는 헌법에도 보장되어 있으며 본인의 의사와 무관하게 진학할 수 밖에 없는 현실에서 반강제적인 예배는 하느님의 뜻에 어긋난 것이기도 합니다.

저도 기독교 신자이지만 강의석 군의 당시 선택은 당연한 자신의 권리요 정당한 의사표시였습니다. 대광고가 정말 ‘이웃을 내 몸처럼 사랑’ 한다면 예배 자체를 자발적인 학생들에게만 참석하도록 해야 합니다. 강요는 또 하나의 폭력일 뿐입니다. 강압적인 분위기 역시 구조적인 폭력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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