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의 부르심은 그 자체로 사명을 담고 있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가 단절된 불신자를 향한 하나님의 부르심은 목적이 있었습니다. 하나님의 영광을 찬미하는 사람이 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엡 1:12). 선한 일을 하게 하시려는 것입니다(엡 2:10). 하나님의 덕을 선전하게 하려는 것입니다(벧전 2:9). 이 모두는 포괄적인 선언입니다.

이를 다르게 표현하면 하나님의 나라의 일이 맡겨졌다는 것입니다. 달란트 비유로 알려진 세 종들의 비유에서 달란트는 하나님 나라의 일입니다. 달란트는 문자적으로는 재능이라는 뜻이 있지만 그 비유에서는 재능을 뜻하지 않습니다. 세 종들의 재능을 따라서 주인이 차등적으로 준 금의 중량으로서 장사를 하기 위한 자본금입니다. 그 비유가 하나님 나라의 비유임을 생각할 때에 달란트의 의미는 하나님 나라의 일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모든 신자에게는 예외 없이 하나님 나라의 일이 맡겨져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일은 하나님께서 이 땅에서 이루시기 원하시는 가장 귀한 사역입니다. 하나님께서는 그 사역을 불가항력적으로 부르신 사람들에게 맡기셨습니다. 모든 신자는 하나님께서 가장 귀하게 여기시는 바를 맡은 사람들로서 청지기입니다. 사명 부여는 신자의 입장에서 하나님께 그만큼 귀한 존재, 중요한 존재로 인정을 받고 있다는 표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 나라의 일은 신자가 자신에게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의 다스림을 누리면서 나타내는 것입니다. 가정에서, 학교에서, 직장에서 하나님의 다스림을 체험하며 보여주는 것입니다. 신자인 정치인은 정치를 하는 현장에서 하나님의 다스림을 경험하며 증거하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일입니다. 교육자는 교육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다스림을 누리면서 학생들에게 하나님의 다스림을 보여주는 것이 하나님 나라의 일입니다. 공무원은 국가의 일을 수행하면서 하나님의 다스림을 체험하며 증거하는 것입니다. 의료인은 환자를 돌보면서 하나님의 다스림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직장인은 직장에서 일을 하면서, 사업가는 사업을 하면서 각자의 삶의 현장에서 하나님의 다스림을 누리면서 나타내는 것입니다. 목사는 목회에서 하나님의 다스림을 구현하는 것입니다. 가장은 가정에서, 주부는 가정과 가사에서 하나님의 다스림을 경험하면서 보여주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일을 감당하는 삶에 있어서 가장 앞선 사안은 인격입니다. 사명 부여는 단순히 외적인 어떤 일을 감당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을 보여주는 것이기에 가장 일차적으로 인격이 변화하는 것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를 닮아가는 인격이 가장 우선입니다. 그 인격에서 사랑, 희락, 화평, 오래참음, 자비, 양선, 성실, 온유, 절제라는 성령님의 열매를 맺는 것입니다. 어제보다 오늘, 오늘보다 내일 더 풍성한 열매를 맺으면서 예수님을 닮아가는 것입니다. 천성을 앞세워서 인격의 불변을 당연시하는 것은 하나님께서 맡기신 사명을 저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변할 수 없는 천성이란 없고 현재적으로 자신의 고집을 앞세워 변화를 거부하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명은 신자에게 있어서 어려운 멍에가 아닙니다. 무거운 짐도 아닙니다. 하나님을 실질적으로 경험하며 하늘의 생명을 더욱 풍성하게 누리는 길입니다. 비록 그 길이 좁은 것은 사실이지만 하나님의 손길을 경험하며 하늘의 즐거움을 충만하게 누리게 합니다. 인간적인 관점에서 잘되기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많은 어려움과 때로 지나가지 못하리라고 여겨지는 험난함이 있습니다. 세상의 임금인 마귀와 그 지배 아래 있는 세상 그리고 자기 욕심을 추구하려는 자아로 인하여 겪게 되는 것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일은 오직 믿음으로 감당하며 아름다운 열매를 맺을 수 있습니다. 눈앞에 펼쳐지는 현실을 넘어서서 하나님과 그분의 손길을 의식하며 의지함으로 열매를 맺습니다. 현실과 자신을 보면 낙심할 수 있지만 하나님과 그분의 손길에 붙잡히면 열매를 보는 즐거움을 누리게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