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은 오늘날 우리를 대상으로 우리에게 쓰인 글이 아닙니다. 적어도 1900년 이전의 사람들이 자신의 시대에 살고 있는 사람들에게 쓴 글입니다. 그러므로 성경을 읽음에 있어서 반드시 해석이 필요합니다.
그냥 문자로 적힌 바를 문자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은 해석하지 않고 성경을 읽는 것입니다. 성경 해석 원리는 성경에만 국한되는 어떤 원리가 아니라 고대 문서를 읽을 때에 일반적인 원리입니다.

예수님과 유대 사회.
표면적으로 보면 한 국가가 존재하고 그 국가 안에서 형성되는 사회가 있고 그 상황에서 나름대로 자신의 길을 가는 한 사람 예수입니다. 그는 약자의 편에 서서 약자를 변호하며 약자를 위하여 일을 한 사람입니다.
민중의 한 사람으로 민중의 아픔을 알고서 그 아픔을 품고 민중을 위하여 자신을 던진 사람입니다. 이는 어디까지나 표면적으로 본 결과입니다.

예수님에게는 그 탄생과 함께 주어진 말씀이 있습니다. 예수는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할 자라는 것입니다.

여기에서 자기 백성은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하나님과 옛 언약의 관계를 맺고 있는 하나님의 백성입니다.  그 옛 언약이 존재 방식에 있어서 유대인이라는 민족과 그 민족들이 이룬 이스라엘이라는 국가와 연관되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반 국가와 동일한 성격은 아닙니다.
외형은 일반 국가와 똑 같지만 실제로는 일반 국가와 같은 반열이 아닙니다. 전혀 다릅니다. 이스라엘은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가지고 있고 일반 국가는 하나님과 아무런 상관이 없습니다. 하나님의 백성으로서 하나님의 말씀을 맡은 청지기로서의 국가입니다.

예수님의 활동은 한 국가의 민중으로서 민중을 품고 민중을 위한 사역이 아닙니다. 민중 신학에서 민중으로 연결하는 이들은 일반 민중이 아니라 하나님의 잃어버린 양입니다. 양은 성경에서 하나님의 백성 곧 하나님과 언약 관계가 형성된 사람들을 가리키는 용어입니다. 믿는 자들이라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들을 위하여 하나님께서 세우신 사역자들에 의해 돌봄을 받지 못하고 하나님과의 관계에서 참 생명을 누리지 못하고 있는 사람들입니다. 그래서 잃어버린 양이라고 이야기되고 있습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을 긍휼히 여기셔서 그들이 하나님과의 바른 관계 안에서 참 생명을 누리기를 원하셨습니다. 그 하나님의 원하심을 따라 그 원하심을 이루기 위하여 일하신 분이 바로 예수님이십니다.
그것은 하나님의 자기 백성을 저희 죄에서 구원하시기 위한 사역입니다.

이는 새 언약 시대에는 철저하게 교회로 연결되는 원리입니다. 일반 국가에서 민중과 연결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의 백성이라는 정체성을 지니게 된 사람들과 연결되는 사안입니다.
민중 신학이 복음서에서 민중으로 본 이들은 오늘날의 일반 국가에서 민중으로 분류되는 이들을 뜻하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언약의 백성으로서 약하고 고통당하는 이들입니다.
하나님께서 세우신 사역자들에 의해 돌봄을 받고 하나님의 관계 안에서 하늘의 참 생명을 풍성히 누려야 할 사람들입니다.

그러므로 민중 신학은 성경 이해와 적용에 있어서 핀트를 잘못 맞춘 것입니다.

그렇다고 교회가 그 교회가 속하여 있는 국가와 세계의 가난한 사람들, 소외된 사람들을 무시하여도 된다는 것을 뜻하지는 않습니다. 그들을 위하여 아무 것도 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을 의미하지 않습니다.
세상의 소금과 빛이라는 교회의 정체성과 하나님의 뜻을 준행함으로 세상 사람들이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게 하여야 하기에 당연히 그들을 품고 그들을 위하여 헌신하여야 합니다. 그렇지만 그것은 민중 신학과는 전혀 별개의 사안입니다.

정연복님의 글을 읽으면서 한번은 짚어보아야 하겠다고 생각한 부분입니다. 
제 개인적으로 정연복님의 글의 많은 부분을 공감한다는 사실을 밝힙니다.

좀 더 신학적으로 엄밀한 비판을 읽기 원하시면 대구성서아카데레(http://dabia.net/)의 정용섭의 신학단상 방에 있는 94번, 98번 글을 참조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