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7년 6월 10일은 전두환독재정권에 대해 대통령직선제를 쟁취하기 위해 벌인 범국민적 저항운동의 날이다. 필자 역시 동료들과 함께 명동집회에 참석해 사과탄 파편을 맞아 배에 유혈이 낭자되어 경찰병원에 치료차 간 적이 있었다. 벌써 21년이 지났다. 610집회가 다시 시청앞 광장과 명동에서 열린다고 하니 감회가 새롭다. 필자 역시 다시 역사적 현장을 찾으려고 한다.    
 
1987년 4월 13일 전두환(全斗煥) 군사독재 정권은 국민들의 민주화 열망을 무시한 채 ＜4·13호헌조치＞를 발표하고, 독재를 가속화 하고 민주화를 열망하는 세력을 탄압하고 군사정권의 장기집권 의도를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그러자, 학생들을 비롯, 정치인, 교수, 문인, 시민등은 군사정권반대 시위에 대거 참여해 독재정권에 분연히 항거하였다. 5월 18일 이부영의원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에 의해 박종철(朴鍾哲)고문치사사건이 은폐·축소 조작된 것으로 밝혀지고, 6월 9일에는 연세대 이한렬(李韓烈)이 머리에 박힌 최루탄 파편으로 사경을 헤매게 되자, 제 2의 김주열이 나타남으로 시위의 열기는 최고조로 올랐다.
 
당시 이한열이 머리에 최루탄을 맞고, 같은 대학 학생 이종창에 의해 부축당한 채 피를 흘리는 사진은  뉴욕타임즈 1면 머릿기사에 실리기도 하면서 독재정권의 폭압적인 무력진압의 잔인성을 여실히 드러냈다.  동지는 간 데 없고 깃발만 나부끼고 있었다.

 

▲  이한열을 부축하고 있는 이종창

재야는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를 설치하고 비폭력투쟁 민주헌법쟁취를 선언, 전국민적 민주화투쟁의 구심체가 되었다.
 
국민운동본부는 김영삼· 김대중(金大中)·박형규(朴炯圭)·김성수(金性洙)·김승훈(金勝勳)·금영균(琴榮均)·계훈제(桂勳梯)·이돈명(李敦明)·송월주(宋月珠)·고은(高銀)·인명진(印名鎭)·오충일(吳忠一) 등이 주도하였다. 목사가 두 명이나 포함되었다. 국민운동본부는 박종철고문살인규탄 및 호헌철폐국민대회를 전국에서 동시다발적으로 개최하여 민주항쟁의 기폭제 역할을 하였다.
 
그러한 역사적 의미가 담긴 610항쟁이 다시 시청앞 광장에서 부활하였다. 단지 쇠고기재협상의 문제만이 아니다. 현재 시위대들이 줄곧 외치고 있는 것은 "이명박 물러가라"이다. 해외언론들도 한국의 촛불시위는 단순히 ‘광우병 위험’때문이 아니라 한국 정부의 외교태도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국민의 건강과 생명을 담보로 국민을 무시하고 기만하고, 미국에 아부한 현정권에 대한 규탄이다. 당시의 항쟁과 다른 점이 있다면 지금의 항쟁은 유모차에 있는 아기들로부터 노인들까지 시위에 참여했다는 것이다. 전투 경찰들도 광우병쇠고기 수입에 반대하는 것이다. 신분상 어쩔 수 없이 상급자의 명령에 복종할 뿐이다.  
 
당시 610항쟁과 유사한 조짐은 폭행과 관련한 것이다. 이번에도 서울대 음대여학생이 구타당하는 장면이 목격이 되어 사람들이 흥분한 상태이고, 급기야는 광우병사태로 인해 한 시민이 분신을 하기까지 하였다. 경찰의 물대포로 시민들이 반실명상태에 이르고, 고막이 찟어지며 경찰의 방패로 많은 시민들이 피를 흘리며 길바닥에 쓰러졌다. 많은 사람들이 병원에 입원하였다. 벌써 사상자가 속출하고 있다.
 
광우병대책위원회는 전국 100만명의 촛불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이미 전국주요대도시에서는 대규모 촛불집회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경찰은 갑호 비상을 발령하였다. 경찰도 긴장상태이다. 그러한 와중에 유가급등으로 인해 전국화물노조도 파업을 결의하였고, 서울의 주요대학들이 동맹휴업을 결의하고 610촛불시위에 동참할 예정이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은 재협상은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당시 전두환도 호헌철폐는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610민주항쟁시위는 더욱더 불이 붙어 격렬하게 이루어졌다. 차량부대는 크락션을 울렸고, 학생이외에 넥타이부대까지 동원돼, 시위에 합류하여 독재철폐, 전두환퇴진을 외쳤다. 당시도 보수기독교인들은 전두환의 조찬기도회에 참여하여 전비어천가를 노래했다. 이번에도 삭발목회자들은 아무도 나타나지 않았다. 오히려 촛불시위 배후에 좌익, 공산세력, 사탄의 세력이 있다고 설교하고 있다.

집회에 참석해보면 '광우병쇠고기 재협상' 구호보다 '이명박 물러가라', '이명박 OUT'이라는 구호가 주류를 이룬다. 결국 성난 민심은 국민을 무시한 이명박 정권퇴진을 외치고 있다. 야당국회의원들이 거리로 나섰다. 강기갑 의원을 비롯한 일부 국회의원들은 단식농성중이다.  당시는 군사정권을 통한 노골적 독재였지만, 이번에는 민주주의를 통한 노골적 독선이다.
 
국민의 뜻을 무시하고 이명박 정권이 노골적으로 독선으로 가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재협상불가를 외치고 있다. 현재 전면개각보다도 소폭개각을 할 것으로 예측대고 있다. 고소영, 강부자 정권이 성난민심을 외면한 것에 대한 결과는 타이타닉호처럼 점점 몰락해가고 있는 것은 두말할 여지가 없다.
 
이명박 대통령의 고집과 성난민심의 고집이 시청앞 광장링에서 한판 겨루기로 이어질 전망이다. 610민주항쟁의 결과는 노태우의 629선언을 바로 가져와, 전두환이 성난 민심을 이기지 못하였다. 610시민항쟁은 대통령이 성난 민심에 한판으로 패배한 날이다. 이번 610도 대통령이 성난 민심에 패배할지, 제2의 629선언을 하게될는지는 두고 볼 일이다.
 
E.H.카는 '역사란 무엇인가'에서 "역사는 과거와 현재와의 부단한 대화다"라고 했다. 21년전 610의 역사는 현재까지 대화하고 있다. 아니 미래까지 계속 대화할 것이다. 결국 역사가 현재와 과거의 계속 대화를 요구하는 것은 미래의 방향성과 지표를 제시해주는 이정표이기 때문이다.  그러는 의미에서 이번 610항쟁은 21년 전의 610의 항쟁역사와 대화를 하게 될 것이다. 그것이 E.H.카가 말하는 역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