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수님은 하나님 나라를 말했지만 사람들은 교회를 말하고 만들었다며 비판적으로 말하는 신학자들이 있습니다. 현실 교회가 유기적이면서 제도적인 상황에서 생겨나는 여러 문제들이 있기에 표면적으로 참 공감이 되는 것이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그러한 주장은 하나님 나라가 무엇인지, 교회가 무엇인지도 제대로 모르는 엉터리일 뿐입니다.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하나님 나라는 새 언약이 세워지고 하나님의 새로운 통치가 이루어지는 것으로서 새 백성들을 내포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통치 자체가 허공에 대고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라 이 땅의 어떤 사람들에게 이루어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하나님의 통치가 이루어지는 새 백성들이 바로 교회입니다. 이는 하나님 나라의 현현이 바로 교회라는 것을 뜻합니다. 그래서 성경은 교회를 하나님 나라로 연결시키고 있습니다(벧전 2:9, 계 1:6). 베드로 사도가 이야기하는 거룩한 나라가 곧 하나님 나라입니다.

하나님 나라의 현현인 교회를 세우는 일은 표면적으로는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지지만 그 이면에는 하나님의 역사가 있습니다. 예수님은 베드로에게 자신의 교회를 세우시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예수님의 교회를 세우는 일에 예수님은 손 놓고 계셨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입니다. 예수님은 자신의 교회를 세우는 일에 언제나 주도적이었습니다. 사도들을 준비시키신 것이나 승천하신 이후에 성령님을 보내어 사도들이 맡겨진 사명을 감당할 수 있도록 하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성령님의 오시면 자신이 한 말을 기억나게 하시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요 14:26).

이는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바인 자신의 교회를 세우는 터와 관련하여서도 너무나 분명합니다. 예수님은 베드로를 지명하시면서 그를 터로 하여서 교회를 세우시리라고 말씀하셨습니다. 베드로는 한 개인이면서 동일한 직분인 사도들과 연결됩니다. 예수님의 말씀은 그들에게 주신 말씀 곧 사도적 복음을 방편으로 교회를 세우시리라는 뜻입니다. 그 복음이 사도들을 넘어서서 그 당대에 세움을 입은 선지자들에게도 주어져서 교회의 터 역할을 하였습니다. 사도들과 선지자들이 교회의 터라고 바울 사도가 말한 이유입니다(엡 2:20). 하나님 나라의 현현인 교회는 사도적 복음을 터로 하여 세워지는데, 그 터는 이미 견고하게 세워져서 흔들림이 없어야 합니다. 오고 오는 세대에 하나님의 부르심을 입은 사람들인 교회를 세우는데 터로서의 역할을 하기 때문입니다.

교회의 터인 사도적 복음의 형성에 있어서 우리는 사람들만 보아서는 안됩니다. 삼위이시며 한분이신 하나님과 그분의 역사를 보아야 합니다. 오고 오는 세대에서 하나님께서 사람들을 부르시는 터로서의 사도적 복음을 굳건하게 세우기 위한 하나님의 역사입니다. Q 복음서를 말하는 사람들은 이에 대한 의식이 거의 없거나 전혀 없다고 보입니다. 그것이 가장 일차적인 문제입니다. 하나님과 그분의 역사는 완전히 배제된 상태에서 Q 복음서를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그것도 신학이라는 이름으로 말입니다.

Q 복음서는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있는 예수님의 어록 중에서 공통된 부분이라고 주장합니다. Q 복음서는 분명히 예수님의 사후에 적힌 글입니다. 예수님의 어록은 그분이 살아 계실 때에 하신 예수님의 말씀을 들었어야만 기록할 수 있습니다. 이는 예수님과 함께 생활했던 사람이어야만 가능하다는 것입니다. 또한 예수님이 죽은 지 10여년이 지난 상태에서 기억하고 있어야만 합니다. 아주 엄청난 기억력을 가졌거나 공부에 있어서 잘 훈련된 사람이어야 합니다. 도데체 누가 예수님의 어록을 그렇게 따로 기록할 수 있단 말입니까? 예수님의 어록에 대한 기록은 사도들이거나 사도들에게서 직접 듣지 않고서는 불가능합니다.

Q 복음서가 존재했고 그 복음서를 받은 이들은 다른 공동체로서 존재했다고 말합니다. Q 복음서를 토대로 예수님의 어록을 옮겼다는 누가는 누가복음뿐만 아니라 사도행전도 기록했습니다. 그 어디에도 다른 공동체에 대한 언급이 없습니다. 누가가 Q 복음서를 사용하여 누가복음을 기록했다면 Q 복음서와 관계된 공동체를 몰랐을 리가 없습니다. 그 공동체를 터부시할 이유도 없습니다. 자신이 그들의 Q 복음서를 활용하는 입장이기 때문입니다. 그 공동체의 태동에 대해 언급하지 않을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그렇지만 그 어디에서도 또 다른 어떤 공동체에 대한 암시나 언급이 없습니다. 이는 무엇을 말하는 것입니까?

학문에 있어서 가설이 필요하고 그 가설에 입각한 연구를 통하여 학문의 발전을 꾀하는 것 자체를 터부시할 수는 없습니다. 그렇지만 가설은 연구를 통하여 확증되어야만 합니다. 가설을 토대로 하여서 연구를 하면서 그 가설이 정당하다고 전제하고서는 어떤 연구 결과를 제시하는 방식이어서는 안됩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의 예수님의 어록 중에 공통된 부분이 있기에 Q 복음서가 따로 존재했다는 주장은 가설일 뿐입니다. 그 가설은 연구를 통하여 확증되어야만 학문적인 근거로서 의의를 가지게 됩니다. 그런데 확증은 없이 그 가설을 당연한 사실로 받아들이고서는 그것을 토대로 연구가 진행되고 있을 뿐입니다. 가설을 사실로서 받아들이고서는 그 토대 위에 또 다른 집을 쌓고서는 정당하다고 주장하는 현실입니다. 그 어떤 증거도 없음에도 Q 복음서가 사실이라고 생각하고서 논의가 진전되고 있는 것입니다.

마태복음과 누가복음에 나타나는 예수님의 어록 중에 공통된 부분이 있다는 사실이 곧 Q 복음서의 존재 근거가 될 수는 없습니다. 마태나 누가는 Q 복음서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누군가에게 듣고 이미 쓰인 글을 읽고서 복음서를 기록했을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마태복음이나 누가복음은 절대적으로 Q 복음서를 요청하고 있지 않습니다.

마지막으로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이 없는 복음의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것은 복음이 아닙니다. 공자나 맹자의 가르침과 같은 부류로서 의의를 지닐 수는 있지만 복음일 수는 없습니다. 하나님과의 관계 회복에 대한 하나님 편에서의 제시가 복음이기 때문입니다. 인간 편에서 가지고 있는 근원적인 문제 곧 죄의 문제에 대한 해결이 없이 복음이라고 이야기될 수는 없습니다. 더 나은 인간 사회를 위한 변혁 이론이나 방편으로 이야기될 수는 있겠지만 복음이 될 수는 없습니다. 예수님의 죽으심과 부활은 신화나 신화의 전승으로 치부하고 그것이 없는 예수님의 어떤 어록을 신앙의 가장 중요한 토대로 제시하는 것은 어불성설입니다.

현실 교회의 많은 문제는 복음의 문제가 아닙니다. 복음에 순종하지 않는 교회의 문제입니다. 현재 우리 손에 복음으로 들려진 내용만으로도 하나님께서 의도하신 대안사회로서의 역할을 감당하던 시대가 있었습니다. 사도행전을 통해 보게 되는 교회와 같습니다. 이 땅의 교회에게 참된 회복이 필요하며 너무나 중요합니다. 증명되지 않은 가설일 뿐인 Q 복음서는 그 방안일 수 없습니다. 하나님과 그분의 역사 안에서 이미 우리에게 주어진 복음서를 바르게 받고 그 토대 위에 교회를 세우는 것이 참된 방안입니다. 누가가 사도행전의 초두에 적은 바와 같이 복음서와 그 이후의 서신들을 통해 전해지는 가르침을 분리시키지 않고 하나님의 말씀으로 받아 그 위에 교회를 세우는 것이 참된 방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