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 27일 04시 07분] 경찰 두차례 체포조 투입…일부 자해 시도, 29명 연행
 

 
결국 경찰의 무력진압이 '자해시도'라는 불상사를 불러왔다. 경찰의 물리력 행사로 인해 다수의 부상자까지 발생했다. 18차례의 촛불집회와 이에 따른 가두행진이 진행되는 동안 최초로 응급차가 등장하기도 했다. 가히 집회 참가자들을 향한 경찰의 '위력'을 실감케 했다.
 
27일 새벽 경찰이 보여준 공권력은 이명박 정부가 향후 5년 간 어떠한 물리적 탄압을 가할 것인가를 여실히 증명하고도 남았다. 아울러 이명박 대통령을 규탄하는 시민들의 촛불행렬이 이제껏 보여준 자발적 단계를 넘어, '항쟁' 수준으로 변하고 있음은 분명해 보였다.
 
이는 26일 오후 7시 부터 시작된 촛불집회에 참석한 대부분의 시민들 및 사회자가 "자발적 촛불문화제가 과거 4.19혁명, 5.18민주항쟁 등과 같이 항쟁 수준에 도달했다"고 밝힌 것이 이를 증명하고 있다.
 
경찰, 27일 새벽 '체포조' 투입…무차별 진압 자행
 
경찰과 시민들 간의 '밀고당기기'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경찰이 체포조를 투입한 시각은 27일 새벽 1시 경. 방송을 통해 자진해산을 유도했던 경찰은 당초 종로 1가 방향으로 전경버스 5대를 배치해 시민들의 행진을 저지 하고 있던 상황이었다.
 
경찰은 새벽 1시가 넘은 시각, 종로 3가 방향으로 부터 이른바 '체포조'를 투입해 토끼몰이식 진압을 강행했다. 이에 대해 시민들은 "비폭력", "싸우지 맙시다" 등의 자체 구호를 정한 뒤, 이를 반복해서 외치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새벽 1시 경 이른바 체포조를 본격적으로 투입했다. 이과정에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하기도 했다.     © 대자보

▲경찰의 무력진압으로 인해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한 학생이 손에 외상을 입고 바닥에서 의료봉사진에 의해 치료를 받고 있다.     © 대자보

결국 1시 20분 경 1차 강제 진압이 이뤄졌고, 시민들은 인도 밖으로 떠밀려 나가기도 했다. '체포조'는 자신들의 방패로 뒷걸음질 치던 시민들을 가격했으며 이중 일부는 시민들의 옷과 머리채를 잡고 흔드는 모습을 보였다.
 
이과정에서 다수의 부상자가 발생했다. 학생과 50대 주부 등이 목과 다리, 허리에 골절상을 입고 바닥에 쓰러지는 사태까지 발생했던 것.
 
특히 경찰이 종로 2가 8차선 도로 전체를 가로막고 있던 상황에서, 휠체어에 몸을 맡긴 한 장애인이 7cm가량의 과도를 자신의 목에 댄 채, 자해를 시도하려고 해 주변 시민들이 극도로 긴장하는 상황까지 발생했다.
 
부천에 거주하며 한번도 빠짐없이 촛불문화제에 참석한 강미숙(43) 씨는 오른손에 칼을 들고 "(경찰은) 제발 물러나 주세요", "우리가 무엇을 잘못했습니까"는 등의 말을 외치며 자해를 시도하려고 했다.
 
긴박한 상황에 놀란 시민들이 강 씨 주변에 쉽사리 접근하지 못하는 상황으로 이어졌고, 현장에 있던 여기자들 조차 비명을 지를 정도였다. 하지만 경찰은 이같은 상황을 불과 1미터 앞에서 보고만 있을 뿐, 미동 조차 하지 않았다.
 

▲강미숙 씨는 이날 경찰의 물리력 행사가 자행되자, 과일용 칼을 자신의 목에 대고 자해를 시도해 주변 시민들을 긴장으로 몰아넣기도 했다.     © 대자보

 
결국 10분간 계속된 긴박한 상황에서, 시민들로 꾸려진 의료 봉사단이 강 씨에게 접근, 심리적 안정을 유도했다. 하지만 강 씨는 목에 대고 있던 칼을 왼쪽 손목으로 옮겨 팔목 부분에 자해를 시도했다.
 
강 씨는 끝내 피를 흘렸고, 주변 시민들은 극도의 긴장에 휩싸였다. 그러나 침착함을 되찾은 시민들은 취재진들의 접근을 막은 채 강 씨의 안정을 유도했으며, 의료봉사단의 응급처치로 불행한 상황 까지는 막을 수 있었다.
 
심리적 안정을 찾은 뒤, 강 씨는 자해 이유를 묻는 기자 질문에 "경찰이 촛불문화제 참가자들에 대해 폭력을 행사하는 상황과 이에 따른 연행 등이 싫어서 칼을 들었다"며 "이명박 대통령과 정부가 너무 싫을 뿐"이라고 눈물을 흘렸다. 
 

이밖에도 50대로 보이는 한 주부는 경찰의 진압과정에서 다리가 부러지는 불상사를 입었다. 이 주부는 눈을 감고 아무런 말을 하지 못한 채 다리를 잡고 매우 소통스러운 표정을 지었다. 이 주부는 의료봉사단의 간호를 받은 뒤 119 구급차에 실려 가기도 했다.
 

▲50대 주부가 경찰의 무력진압 과정에서 다리에 부상을 입고 바닥에 누워있다. 이 50대 주부는 119 응급차에 의해 긴급 후송됐다.     © 대자보

▲20대 학생도 다리와 목 등에 골절을 입고 응급차로 병원에 후송되기도 했다.     © 대자보

 
경찰 2차 강제 진압, 이번에는 '무차별 폭력 자행'…최종 29명 연행

이처럼 다수의 부상자가 속출하면서 27일 새벽 종로 거리는 그야말로 공포의 거리로 변했다. 하지만 경찰의 2차 강제 진압은 새벽 2시 10분 께 재현됐다. 이번에는 무차별 진압이라는 말이 어울릴 정도로 시위대, 취재진, 인도에 있던 일반 시민들의 구분이 없었다.
 
하지만 시민들은 "평화집회 보장하라", "민주시민 함께해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애국가를 부르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과정에서 부상자 또한 속출했다. 이번에는 시민들이 인공호흡을 하는가 하면, 바닥에 쓰러진 '동료 시민'들을 향해 지압을 실시하기도 했다.
 
결국 이같은 '대혼란'은 새벽 2시 30분 께, 경찰이 인도와 차도 경계지점에 서서 시민들의 차도 진입을 막고, 종로 2가 왕복 8차선 차로가 뚫리면서 다소 소강 국면을 보이기도 했다.
 
3시가 넘어자가 현장에 남은 100여명의 시민들은 청계광장으로 이동, 마지막 연좌농성을 이어갔다. 이들은 경찰의 무력진압을 강하게 규탄하며 촛불을 든 채 "고시 철폐 협상 무효"를 외치고 발길을 돌렸다.
 

▲경찰은 이날 29명의 시민들을 연행했다.     © 대자보

현장에 있던 한 학생은 시민들을 향해 "경찰이 아무리 공권력을 투입해도 시민들의 촛불 행렬은 계속될 것"이라며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27일) 중국으로 간다. 반대여론을 피해 도망가는 것이다. 이기간 동안 촛불집회는 횃불이 되어 타오를 것"이라고 의지를 밝혔다.
 
한편 27일 새벽에 이뤄진 집압과정에서 경찰은 총 29명의 시민들과 학생들을 연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주말 연행된 68명을 포함 나흘 간 총 97명이 유치장 신세를 지게된 것이다. 이에 앞서 경찰은 68명에 대해 전원 불구속 입건 방침을 정했다.
 
어청수 경찰청장과 김경한 법무부 장관은 그러나 "불법행위에 대해선 사법처리 대상이 수백 명이 되더라도 반드시 처벌하겠다"고 밝히고 있어, 이명박 정부를 향한 성난 촛불은 장관 고시가 이뤄지는 이번 주말 께 정점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현장-1신 : 27일 00시19분] "이명박, 이젠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너"
1만5천여, 주말 이어 또다시 분노표출…가두시위 중 경찰과 대치
 

▲종로2가 구 종로서적 건물 앞. 26일 자정 현재 시위대와 경찰들 간, 극심한 대치상황을 보이고 있다.     © 대자보

 
이명박 대통령을 향한 시민들의 분노가 또다시 거리의 함성으로 분출됐다. 26일 오후 7시 부터 진행된 '광우병 쇠고기 반대' 18차 촛불문화제에서 본 행사를 마친 1만 여명의 학생들과 시민들이 다시한번 가두 시위를 진행한 것.
 
당초 지난 주말 집회 당시, 경찰과의 극심한 물리적 충돌과 "명백한 불법 행위"라는 일각의 비난이 있었던 터라, 이날 촛불문화제는 본 행사로 마무리되는 듯 했다. 하지만 오히려 경찰의 '과잉 진압'이 화를 키운 셈이 됐다.
 
"독재 타도", "미친소 반대" 등의 구호를 외친 것과 달리, 이날 가두 행진에서는 "연행자 석방"과 같은 구호들이 증가했다. 이들은 경찰의 물리적 진압과 정부의 공권력 투입 등을 강하게 규탄하며 26일 자정을 넘겨서 까지 집회를 이어갔다.
 
"같이 행진 합시다", "(경찰과) 싸우지 맙시다"
 
촛불문화제가 공식적으로 종료된 시각은 이날 저녁 9시 50분 경. 하지만 분노를 참지 못한 일부 참가자들이 "행진, 행진", "아직까지 연행자들이 경찰과 함께 있습니다. 같이 행진합시다" 등을 연호했고, 집회 종료 뒤 귀가할 것으로 예상됐던 시민들은 이에 동참했다.
 
이들은 "고시 탄핵, 협상 무효", "연행자를 석방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동아일보에서 영풍문고 쪽으로 이동하기 시작했고, 이 지역 인근에 긴장감이 감돌기도 했다. 하지만 경찰은 지난 주말과는 달리, 과잉 진압 방침을 피하고 교통 정리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였다.
 

▲집회 참가자들이 26일 저녁 10시 30분 경 남산 1호 터널 앞 세종호텔을 지나는 모습.     © 대자보

학생들을 중심으로 한 시위대는 을지로 입구역 사거리를 거쳐 퇴계로 신세계 백화점 앞까지 행진했다. 이때부터 시위대는 을지로 편도 4차선을 따라 이동했고, 이 인근 교통은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되기도 했다.
 
이과정에서 시위대들은 지나가는 시민들에게 광우병 쇠고기의 위험성을 알리는 전단지를 배포하는가 하면, 명동 CGV 앞 등지에서 멈춰서 "민주시민 함께해요"와 같은 구호를 외치며 시민들의 자발적 참여를 유도하기도 했다.
 
이때문인지 당초 서울 청계광장을 출발했던 1만여명의 시위대 수는 시간이 갈수록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또한 시위대들은 지난 주말 발생한 교통 체증을 우려한 듯, 자발적으로 교통 흐름을 유도하고 시위대들의 도보 길목을 정해 이동하기도 했다.
 
이들이 저녁 10시 20분 께 명동 밀리오레 앞과 회현 4거리 세종호텔 앞에 모이자, 평소에도 혼잡을 겪었던 이 일대 교통 흐름은 극심한 정체를 겪기도 했다.
 
이후 이들은 퇴계로 영락교회와 한화 빌딩, 장교 빌딩 등을 거치면서 "한미FTA 반대한다" 등의 구호를 외치기 시작했다. 또한 시위대들은 '이명박 OUT'이라고 적힌 대형 플랭카드를 들고 미국산 쇠고기 반대, 이명박 대통령 탄핵 등을 주장했다.
 
하지만 저녁 11시 경 경찰과의 마찰이 빚어졌다. 종로 2가에 도착한 시위대는 종각역 방향으로 계속해서 전진하려 했고, 당초 교통흐름을 유도했던 경찰은 이들의 행진을 더이상 묵과할 수 없다고 판단, 구 종로서적 건물 앞에서 이들의 행진을 가로 막았다.
 

▲시위대들은 '이명박 OUT'이라고 적힌 대형 플랭카드를 대오 선두에 위치하고 가두 행진을 시작했다.     © 대자보

이과정에서 경찰 1개 중대 병력은 시위대에 밀리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한 극심한 물리적 충돌을 우려한 시위대는 "싸우지 말자" 등의 구호를 외치며 경찰과의 마찰을 피하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26일 자정을 넘긴 현재, 1만 5천 여명의 학생들과 시민들은 경찰과 극심한 대치 상황을 보이고 있으며, 지난 주말 집회와 같이 물리적 충돌 역시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이들은 "폭력 경찰 물러나라, 이명박도 물러나라" 등의 구호를 외치며 극심한 대치상황을 보이고 있다. 경찰도 자정을 넘어서 시위대의 행동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방송을 통해 자진해산을 유도하고 있다.
 
한편 이에 앞서 1만 여명의 학생, 시민들은 이날 오후 7시 부터 서울 청계광장에서 '연행자 석방, 고시강행 반대' 제18차 촛불문화제를 갖고, 미국산 쇠고기 반대와 이명박 대통령 탄핵 등을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