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미션 이동희 기자의 기사입니다.

장로회신학대학교가 지난해 졸업생 98명 여학생의 진로를 조사한 결과, 전임전도사로 부임한 경우는 21명에 불과했다. 이는 여학생 전체 졸업생 중 21.43%에 해당되는 수치로, 나머지 78%는 비정규직의 형태로 사역하거나 학업을 하는 경우로 나타났다.

▲10년 전에 비해 여학생 비율은 2배 이상 증가했다.(자료 장신대 제공)

신대원 여학생, 남학생과 청빙 수준 차 ‘심각’

대부분의 교단에서 여성 목사 안수를 허용하면서 매년 신학대학원 여학생들의 비율이 증가하는 추세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목회자 수급 과잉 현상이 한국교회 전체의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상황에서 신대원을 졸업한 여학생들 중 일부만 전임사역자로 부임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장로회신학대학교만 해도 지난 10년간 신대원 여학생 비율이 2배 이상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아직까지 이들의 진로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는 지적이다.

장로회신학대학교 여학생지원위원회(위원장 박상진 교수)는 21일 신대원 여학생들의 진로를 돕기 위해 제1회 여학생 진로세미나를 장신대에서 개최하고 여학생 진로를 위한 대안을 모색했다.

▲신대원 여학생들은 여성 목회자가 된다는 것이 남성에 비해 더 어려울 것이라고 인식하고 있다.(자료제공 장신대)

이날 박상진 교수가 2007년 장로회신학대학원 여자 졸업생의 진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신학과냐 목회연구과정이냐에 따라 전임전도사 부임률에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남자 졸업생의 부임과 비교하면 심각한 수준차가 있음이 나타났다.

일례로 목회연구과정 남자 졸업생의 경우에는 75%에 해당하는 18명이 전임전도사로 부임했지만, 여자 졸업생은 34%에 해당하는 12명이 부임한 것이다.

심각한 것은 전임으로 부임하지 못한 대다수의 졸업생들은 ‘준전임전도사’라는 이름으로 비정규직으로 사역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박상진 교수는 “남녀 졸업생모두에게 나타나지만 특히 여자 졸업생에게는 ‘준전임전도사’라는 진로가 보다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며 “신대원 신학과를 졸업한 여학생의 경우 20%는 전임 대우를 하지 않은 채 사역을 부과하는 ‘준전임전도사’로 가게 된다”고 지적했다.

▲대부분의 여학생들은 한국교회가 여성 목회자 사역 여건이 구비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자료 장신대 제공)

여학생들, 한국교회 여성 목회 어려움 인식

이런 상황은 신대원 여학생들이 ‘여성 목회’에 대해 부정적 인식으로 이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여학생지원위원회가 신대원 여학생 18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절반 이상인 121명이 ‘한국교회에서 여성 목회자가 사역할 수 있는 여건이 구비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또한 응답자의 87.3%는 ‘학국교회의 경우 여성이 목회자가 된다는 것은 남성에 비해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박상진 교수는 “이러한 통계는 오늘날 한국교회에 심각하게 존재하고 있는 여성 교역자에 대한 차별을 드러내주고, 이것이 신대원 여학생들의 진로에 심각한 장애가 되고 있다”고 밝혔다.

박 교수는 여학생 진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여성 목회 활성화를 위한 목회자의 인식 개선 노력 ▲여성 전문목회 분야의 활성화 및 할당제도 고려 ▲신대원 교육과정의 개선 ▲여학생의 자기 계발 노력 등을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