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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에 들어오기 시작한지는 1990년대 초반으로 18년이 지난 지금 50만명에 이르고 있고 출신국가는 100여개 국가를 넘고 있다. 이들은 내국인들이 기피하는 중소제조업, 서비스업, 농축산어업에 종사하며 부족한 인력난을 해결하고 있고, 국가 경제발전에 든든한 산업역군의 역할을 감당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임금체불에 시달리고 산업재해에 과노출되어 있고, 건강권을 보장받지 못하고, 유색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있고, 사회, 종교, 문화의 차이로 고통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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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봉구 소장(대전 외국인 이주노동자 종합지원센터, 살림교회 소속) |
2006년 노동부와 산업안전공단의 통계에 의하면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은 하루에 9명씩 산업재해를 당하고 1년에 90명씩 죽어가고 있는 실정이다. 코리안 드림을 코리안 절망으로 바꾸고 있는 것은 이들에 대한 무관심과 무책임으로 일관하고 있는 정부와 우리사회인 것이다.
우리에게 꼭 필요한 외국인력, 우리 산업현장을 지키고 있는 외국인력, 매달 월급에서 갑근세 명목으로 세금을 내고 있는 외국인력, 매달 건강보험료를 납부하고 있는 외국인력! 그러나 정작 이들에게 돌아가는 것은 임금체불, 폭행과 폭언, 차별과 편견, 장시간 노동과 의료권 미보장, 세금의 무혜택 등이다.
20년 가까이 우리사회에 함께 호흡하고 있는 외국인 이주노동자들이 이제는 정당한 대우와 인간다운 삶 영위, 인권과 건강권 보장을 위해서는 이들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관심과 대책이 절실히 요구된다.
탁상행정의 제도와 정책으로 이들의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으며, 오히려 고통을 가중시키기까지 하는 경우가 많다. 일례를 들자면 건강보험료를 매달 납부하지만 장시간 근무로 인해 아파도 정작 의료기관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데 정부 관계자들은 외국인노동자들의 건강권을 보장하고 있어 아무 문제가 없다고 주장한다. 보험료를 내고도 실제로 보험 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외국인노동자들이 실질적인 의료권 보장을 위한 대책을 정부는 강구해야 할 것이다.
매달 갑근세를 납부하지만 세금혜택은 전혀 받지 못하는 점도 조세형평의 원칙에 맞지 않는 문제점으로 이들이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지원대책을 강구해야 할 것이다.
사업장에서의 임금체불과 산업재해, 폭행 등으로 더 이상 고통 당하지 않토록 하는 현실성 있는 대책도 시급한 실정이다.
지금까지 이들을 헌신적으로 지원한 단체들은 비영리민간단체(NGO) 들이다. 지금까지 정부의 특별한 지원이 없어도 이들에게 한글교육, 법률상담, 무료진료, 명절행사, 다양한 문화체험행사 등으로 이들을 형제처럼 돕고 한국사회에 우호적인 감정을 갖도록 애쓴 민간단체들의 노력을 정부는 간과해서는 안된다.
실례를 들어 대전 외국인노동자 지원센터에서는 지난 한해동안 임금체불 등 각종 법률상담을 무료로 진행한 건수가 20개 국가 672건, 매주 일요일 무료로 양방, 한방, 치과진료 및 투약을 한 건수는 19개 국가 1271건, 명절행사, 문화행사 등 1000여명의 외국인노동자들에게 한국문화체험 기회를 제공했다.
앞으로 정부가 외국인노동자들에게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는데에 있어서 기존의 민간단체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그동안 부족한 재정과 인력 등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외국인노동자들을 섬겨온 민간단체들의 노하우와 자원봉사활동 등을 정부가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지원함으로 민관 상생의 정책도 수립해야 할 것이다.
한국에 와 있는 외국인노동자들은 3-5년후 자국으로 귀국하게 된다. 지속적으로 입출국하는 외국인력이 수백만명에 달한다. 이들이 자국으로 귀국할 때 친한세력으로 가는냐 반한세력이 되어 돌아가느냐는 우리에게 달려있다. 한국에서의 부당한 대우에 가슴에 큰 상처를 안고 가는 인원이 많을수록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은 떨어지는 것이요, 한국에 대해 좋은 호감을 갖고 돌아간다면 중장기적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큰 부가가치를 얻게 될 것이다. 이들에 대한 작은 관심과 배려, 친절과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우리나라가 동방예의지국이라는 옛 명성과 자긍심도 함께 얻게 될 것이다.
진정한 선진사회는 유색인이라는 이유로 차별받지 않는 사회이다.
진정한 선진국가는 외국인이라는 이유로 부당한 대우를 받지 않는 사회이다.
진정한 일류국가는 외국인이 내국인과 평등한 대우를 받으며 별 불편함 없이 질 높은 삶을 영위하는 사회이다.
이러한 선진사회 구현을 위해 정부는 외국인노동자들의 인권향상을 위한 다각적이고, 중장기적이고, 현실성 있는 제도와 정책을 시급히 수립해야 할 것이다.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