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앤조이 정효임 기자의 기사입니다.

▲ 한기연이 사랑의교회 앞마당에서 이랜드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해 4월 20일 기도회를 했다. ⓒ뉴스앤조이 정효임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 파업 사태 300일을 맞아 한국기독교청년학생연합회(한기연·연합회장 이재욱)가 이랜드 박성수 회장이 다니던 서울 서초동 사랑의교회(목사 오정현) 앞마당에서 4월 20일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기도회를 열었다.

한기연은 "비정규직 노동자의 아픔을 교회가 끌어안는 것이 그리스도의 사랑을 이 땅에서 실천하는 일이다"며 "박성수 회장과 이랜드 노조가 직접 만날 수 있게 사랑의교회 옥한흠 목사, 오정현 목사가 중재자의 역할을 해달라"고 교회 측에 요구했다.

한기연 소속 대학생 30여 명은 기도회를 마치고 오전 11시 주일예배에 참석하기 위해 모여드는 교인들을 상대로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모금 및 이 사태의 문제점을 알리는 전단지를 배포했다.

한기연은 서울대·경희대·이화여대·숙명여대·서울여대·고려대 등 6개 학교의 기독교 동아리 연합회다. 지난해 6월부터 이랜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해 나선 한기연은 지난해 8월과 12월에 이어 세 번째 기도회를 개최했다. 

한기연 연합회장 이재욱 씨는 "현재 이랜드 노조는 사랑의교회에 오기 힘든 상황이다. 교회 앞마당 천막도 지키기 힘들다"면서 노동자의 상황을 대변했다. 이어 "이랜드 박성수 회장과 관련이 있는 사랑의교회가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문제에 책임을 지고, 십일조의 십분의 일을 이랜드 노동자를 위해 사용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신하나 간사는 "사랑의교회뿐만 아니라 한국교회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아픔과 관련해 사회적인 책임을 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또 신 간사는 "사랑의교회는 한국 사회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다"고 주장하면서 "사랑의교회가 조금만 비정규직 노동자와 가까워지고 다가와서 보듬어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날 기도회를 인도한 정해동 목사(한국기독교장로회총회 총무)는 "국민소득 2만 불 시대에 하나님의 관심은 300일째 농성하고 있는 이랜드 비정규직 노동자에게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정 목사는 또 "비정규직 문제는 비단 이들만의 문제로 봐서는 안 된다"며 "교회뿐만 아니라 정부가 직접 나서서 해결해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울러 "나라를 위한 법이 아닌 정규직 노동자에게 도움이 되도록 법이 개정됐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한편 박성수 회장은 지난해 사랑의교회 장로직을 사임하고 이미 교회를 떠난 상태. 따라서 사랑의교회는 박 회장이 현재 교회와 관련이 없다는 점을 내세워 정부가 나서서 이 사태를 잘 해결해 주기를 원한다는 식의 원론적인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