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고보 선생은 “여러분이 아는 대로 사람은 행함으로 의롭게 되는 것이지 믿음으로만 되는 것이 아닙니다”(약 2:24)라고 말씀합니다. 여기에서 의롭게 되는 것은 원천적인 칭의에 관한 말씀이 아닙니다. 원천적인 칭의는 어떻게 사는가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따라 거듭나게 씻어주심과 성령으로 새롭게 해 주심으로 말미암은 것입니다(딛 3:5). 야고보 선생이 말씀하는 의롭게 되는 것은 현재적으로 의롭게 되는 것입니다. 야고보 선생의 글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된 것이 사실이라면 의롭게 되는 것은 어떻게 사는가에 의해 결정되어집니다.

야고보 선생이 말씀하는 ‘행함’이란 그가 앞에서 언급한 자유하게 하는 온전한 율법(약 1:25), 자유의 율법(약 2:12)을 준수하는 것입니다. 자유하게 하는 온전한 율법, 자유의 율법이란 옛 언약의 법으로서의 율법이 아닙니다. "자유하게 하는"이란 죄와 사망의 법에서 인생을 해방시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온전한 율법"이란 예수님께서 말씀하신 바로서 율법을 완전케 하신 것을 뜻합니다. "자유하게 하는 온전한 율법"이란 인생을 죄와 사망의 법에서 해방시키는 완전하게 된 율법을 뜻합니다. 곧 새 언약의 법으로서 성령님의 율법을 뜻합니다. 율법 자체는 인생을 죄와 사망의 법에서 해방시키지 못하고 오직 생명을 주시는 성령님의 율법만이 해방시킵니다. 신약 성경에서 주 예수 그리스도의 법, 사랑의 법으로 표현되어 있습니다.

야고보 선생은 새 언약의 백성이 새 언약의 법을 준수함으로 의롭게 되는 것이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하나님의 자비하심을 따라 거듭나게 씻어주심과 성령으로 새롭게 해 주심으로 주어진 의롭게 됨은 당사자의 편에서는 믿음으로 주어지는 것입니다. 그러한 믿음만으로는 현재적으로 의롭게 되지는 못합니다. 효력있는 첫 부르심과 관련하여 예수님을 믿는 것으로는 현재적으로 의롭다 함을 받지 못합니다. 하나님께서 어떠한 분이신지 곧 바른 지식에서의 믿는 것만으로는 현재적으로 의롭다 함을 받지 못하는 것입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의롭다 함을 받았으나 새 언약의 법을 지키지 않는 것은 마치 귀신이 하나님이 한 분이심을 믿는 것과 같습니다. 귀신이 하나님께서 한 분이심을 믿고 두려워하는 것은 정확하고도 바른 지식입니다. 야고보 선생이 말씀하는 귀신의 믿음이란 거짓 믿음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 대한 바른 고백으로서의 믿음을 말하는 것입니다. 이는 성도가 사도신경을 사실로 받아들이고 정확하게 고백하는 것과 같습니다.

그렇게 바른 신앙고백을 하는 자리에 머물러 있는 믿음에 대해 “영혼이 없는 몸이 죽은 것과 같이 행함이 없는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약 2:26)라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믿음이 거짓된 것이라고, 거짓 믿음이라고 말씀하고 있지 않습니다. 믿음은 참 믿음과 거짓 믿음으로 나누어지지 않습니다. 믿음이냐, 믿음이 아니냐로 나누어질 뿐입니다. 야고보 선생은 믿음에 대하여 말씀하고 있습니다. 자유하게 하는 온전한 율법, 자유의 율법 곧 성령님의 율법을 지키지 않는다면 아무리 바른 신앙고백을 한다고 할지라도 그 믿음은 죽은 것입니다. 귀신은 바른 지식으로 인하여 두려워하기라도 하지만 행함이 없는 믿음은 하나님을 두려워함조차 없습니다. 처음 믿음으로 영원한 구원이 자동적으로 보장되어 있다고 생각하니 두려워할 이유가 없는 것입니다.

그렇게 믿음이 죽으면 현재적으로 의롭게 되지 못합니다. 그러한 성도를 하나님께서는 현재적으로 불의하다고 판정하십니다. 그리고 믿음이 죽어서 하나님께 불의하다고 판정을 받고 영원한 구원을 받을 수는 없습니다. 주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자기를 순종하는 모든 자에게 영원한 구원의 근원이 되시기 때문입니다(히 5:9). 야고보 선생도 “나의 형제 자매 여러분, 누가 믿음이 있다고 말하면서도 행함이 없으면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그런 믿음이 그를 구원할 수 있겠습니까?”라고 말했습니다. 구원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정직하기만 하다면 어린아이라도 이 물음에 대한 답을 알 수 있을 것입니다.

야고보 선생은 아브라함을 예로 들어 진리를 설명합니다. “우리 조상 아브라함이 자기 아들 이삭을 제단에 바치고서 행함으로 의롭게 된 것이 아닙니까? 그대가 보는 대로 믿음이 그의 행함과 함께 작용을 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행함으로 믿음이 완전하게 되었습니다”(약 2:21-22). 이는 창세기22:9-14의 내용을 옮긴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그와 사라에게서 태어난 아들인 이삭을 바치라고 하심에 대하여 순종하는 내용입니다. 하나님께서 그 모습에 대하여 하나님을 경외하는 것이라고 평가하셨습니다. 하나님을 경외함이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을 의롭다고 판단하시는 것과 동일한 의미였습니다. 비록 아브라함이 이전부터 하나님을 경외하는 믿음의 조상이었지만 현재 자신에게 요구된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함으로 경외함을 확증하게 되었습니다. 만약 아브라함이 이삭을 바치려고 하지 않았다면 성경은 아브라함이 하나님을 경외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셨을 것입니다. 그가 그 이전에는 경외하지 않았던 것이 아님에도 현재적으로 순종하지 않음에 대하여 경외하지 않았다고 말씀하셨을 것입니다. 하나님께서는 현재적으로 하나님의 뜻에 어떻게 반응하느냐를 따라서 경외하느냐, 경외하지 않느냐를 판정하십니다. 히브리서에서는 아브라함의 순종을 부활에 대한 믿음으로 되어진 일이라고 말씀하였습니다(히 11:17-19).

의롭게 되는 것과 관련하여 성경이 예시하고 있는 아브라함의 믿음과 행함은 그 원리에 있어서 차이가 없습니다. 동일한 것입니다. 아브라함의 믿음, 행함은 칭의에 관한 것이 아니라 현재적인 의에 관한 것입니다. 현재적인 의는 하나님께서 그의 백성에게 현재적으로 요구하시는 바에 대하여 받아들이고 그 요구하심에 자신을 맡김으로 주어집니다. 그것은 한편으로는 믿음의 문제이고 다른 한편으로는 행함 곧 순종의 문제인 것입니다. 믿음과 순종은 동전의 양면입니다.

“행함으로 의롭다 함을 받지 못하고 믿음으로 의롭다 함을 받는다”는 바울 사도의 가르침과 “행함으로 의롭게 되는 것이지 믿음으로만 되는 것이 아닙니다”는 야고보 선생의 가르침은 같은 내용입니다. 바울 사도가 부정적으로 말씀하는 행함이란 율법 자체를 준수하는 것으로서 하나님께 불순종인 행함입니다. 바울 사도가 긍정적으로 말씀하는 믿음이란 이방인 그리스도인들에게 주어진 하나님의 뜻에 대한 신뢰로서 성령님의 율법을 준수하는 것입니다. 야고보 선생이 부정적으로 말씀하는 믿음이란 신앙고백의 차원에서 머물러 있는 믿음입니다. 긍정적으로 말씀하는 행함이란 성령님의 율법을 준수하는 행함입니다. 바울 사도의 믿음과 야고보 선생의 행함은 내용적으로 동일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