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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생각하는 가톨릭교회가톨릭 자매형제님들에게
류상태  |  sham57@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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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08년 02월 24일 (일) 08:14:23 [조회수 : 3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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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해가 거의 기울어가던 작년 연말 어느 날, 가톨릭인터넷언론인 <지금 여기>의 담당자에게서 메일 한 통을 받았다. 가톨릭에 대해 이웃종교인들이 어찌 생각하는지 들어보는 기획기사를 올리려 하니 글을 하나 써달라는 것이다. 마음에 부담이 되었지만 고민 끝에 글을 써서 보내주었다.


이 글이 <지금 여기>에 올려진 지 한 달이 조금 넘었기에, 평소 내가 글을 올리던 인터넷언론에 다시 기고한다 해도 결례가 될 것 같지는 않다. 이 글이 가톨릭과 개신교가 돈독한 형제의 우의를 다지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한마디 사족을 덧붙이자면,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가톨릭과 개신교가 서로를 향해 ‘이웃’이라 부르는 걸 받아들이지 못하겠다. 둘(정교회도 포함하여)은 친형제요, 유대교와 이슬람은 사촌 형제라 생각해야 옳지 않을까?


가톨릭과 개신교(성공회 포함), 정교회에 속한 모든 그리스도교인들이 존경심을 담아 ‘이웃’이라고 불러야 할 종교는 힌두교와 불교, 도교, 유교 등의 빼어나고 아름다운 동양종교들을 포함하여, 우리 민족의 자랑이며 보람인 천도교, 대종교, 원불교를 포함한 민족종교들과 민간종교들, 또한 인류의 마음에 선함과 아름다움을 심어주는 지구마을의 다양한 종교들이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또한 그리스도교인 뿐 아니라 유대교인과 이슬람교인 등 유일신 종교를 가진 이들은 반드시 그렇게 생각해야 하며, 그 생각을 토대로 형제의 우의를 다지고 이웃에 대한 존경심을 반드시 회복해야 한다고 나는 믿는다. 그렇지 않으면 유일신 종교는 그 특성상 교리적 독선과 배타에 함몰되어 자신과 세계를 해치기가 너무나 쉽기 때문이다.



“당신은 떡과 잔을 받을 수 없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면, 대단히 결례되는 짓을 한 것 같다. 이십여 년 전 어느 날, 개신교회 전도사였던 나는 청년회장과 함께 개신교회 예배 대신 천주교회의 주일미사에 참석하여 성찬식에 참여했다. 영세를 받은 사람만 참여할 수 있게 되어 있었지만, 나에게는 개신교회에서 받은 세례가 곧 영세였다.


아무 거리낌 없이 성호를 긋고 예식을 주관하는 신부님에게서 떡과 잔을 받았다. 그러나 함께 갔던 청년회장이 성호를 긋지 않고 떡을 받아 문제가 되었다. 영세를 받았느냐는 신부님의 질문에 “개신교회에서 세례를 받았다”고 하자, 신부님은 떡을 거두시며 “영세를 받지 않은 사람은 떡과 잔을 받을 수 없다”고 하셨다.


도둑질하다 들킨 것처럼 가슴 서늘해지는 긴장을 느꼈지만 성체는 이미 내 몸 안에 있었다. 그 때의 경험은 나에게 가톨릭과 개신교는 형제이며 하나라는 생각을 되돌아보게 하였다.


어울림 한마당, 담배 피는 신부님, 술 마시는 청년들


이 일도 20년쯤 된 것 같다. 서울 숭의여자중학교 교목으로 근무하던 내가 여름방학을 맞아 아내의 친정집이 있는 안성의 조그만 시골마을에 머물고 있을 때였다. 마을에 한 무리의 명동성당 청년들이 농촌봉사활동을 하러 왔다. 봉사활동 중이던 몇몇 청년들이 새마을 지도자에게 불려가 야단을 맞는 장면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양쪽 얘기를 아무리 들어도 청년들이 무얼 잘못했는지 알 수 없었다. 농촌봉사활동에 정치적인 색체가 끼어들 것을 염려한 새마을 지도자가 초장에 기선을 제압하려 한 모양이다. 성격 급한 내가 끼어들어 새마을 지도자와 설전을 벌였고, 청년들이 순수한 농촌 일손 돕기 활동에 그치는 한, 방해를 하지 않기로 합의를 봤다.


그 날 저녁, 청년들의 초청을 받았다. 마을 어르신들과 어울림 한마당을 하는데 와서 기도를 해달라는 것이다. 청년들은 음식을 차려놓고 막걸리를 돌리며 마을 어른들과 어울렸다. 청년들을 인솔해 오셨다는 신부님은 연신 담배를 피우며 얼굴 가득 함박웃음을 담고 있었다.


춤과 노래로 어우러진 그 날의 어울림 한마당은 나에게 충격이었다. 부러움과 열등감을 동시에 느꼈다. 개신교회에서는 이런 어울림이 불가능한 것일까? 술, 담배, 가무, 개신교회에서는 거의 금기시되는 그 모든 것들을 거리낌 없이 담아내는 가톨릭의 호쾌함이 한없이 부러웠다.


가톨릭과 개신교는 형제인가, 이웃인가, 남남인가?


이 원고를 써달라는 부탁을 받았을 때 부담스러웠다. 사실 이 글을 쓰는 순간까지도 주제 넘는 짓을 하고 있는 것이 아닌지 걱정스런 마음이 없지 않다. 특정종교에 속해 있는 사람이 다른 이웃종교에 대해 말한다는 게 얼마나 부담스런 일인가? 아무리 잘해야 본전 아닌가! 오랫동안 개신교에 몸담고 있던 내가 가톨릭에 대해 무얼 안다고 함부로 말할 수 있을까?


하지만 가톨릭과 개신교를 ‘다른 종교’라고 말할 수 있는 것일까? 요즘에는 다른 종교 혹은 타종교라는 말보다 이웃종교라는 말을 많이 쓰지만 가톨릭과 개신교가 이웃종교일까? 가장 적절한 말은 ‘형제종교’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하지만 개신교회에서는 가톨릭을 형제는커녕 이단, 혹은 사탄이라고 가르치는 곳이 아직도 많다.


그러면 가톨릭은? 가톨릭은 개신교회를 무어라 하는가? 제2차 바티칸공의회에서는 ‘분리된 형제들’이라고 했지만, 비록 분리되어 있기는 해도 ‘우리의 형제’라는 의식을 정말로 갖고는 있는 걸까? 그렇다면 이렇게 서로 무관심하지는 않을 것 같은데...


사제는 아버지인가?


가톨릭 교인들은 자식뻘 되는 신부에게도 꼬박 아버지(Father, 신부)라 한다. 아버지가 자식을 돌보고 가르치듯이, 신부님도 ‘신앙의 아버지’로 책임을 다하여 교우들을 돌보고 가르친다는 뜻인 것 같다. 그러나 매사에 의심이 많고 삐딱이 기질이 있는 내 눈에는, 순수한 뜻으로 받아들여도 되는 것인지 늘 궁금증이 남아있다.


오랫동안 ‘목회자는 곧 종놈’이라는 생각을 해 온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목사님과 신부님들이 교우들 위에 군림하여 순종을 요구하는 것이 이해되지 않는다. 종놈이 종님이 되어 주인의 자녀에게 순종을 요구하는 것은 발칙한 짓이 아닐까?


자식이 부모에게 순종하는 건 필수사항이라 할 만하지만, 종(놈이 아니라 님?)에게 순종하는 것도 필수사항이 되어야 하는 것일까? 혹시 목사는 종놈이기에 그래선 안되지만 신부는 ‘아버지’이기에 괜찮은 것이라면 더 이상 할 말이 없다.


개신교의 태동을 알린 종교개혁(이 말도 건방진 말 같다. 그리스도교만 종교라는 말처럼 들린다. 교회개혁이라는 말이 더 타당할 것 같다)이라는 것이 개혁(Reformation)이다 변형(Deformation)이다 말이 많지만, 어쨌든 개신교 정신의 중심이라는 ‘만인사제설’에 깊이 동의하는 나는 목사님이나 신부님이 교우들에게 함부로 대하는 걸 볼 때마다 몹시 당황스럽고 민망하다.


교우들에게 반말을 찍찍 하거나, 황송하다는 듯이 머리를 조아리는 나이 많은 교우에게 고개를 뻣뻣이 쳐들고 훈계하는 젊은 목사님이나 신부님을 보면 멱살을 잡고 싶다. (원래 이렇게 “멱살을 잡고 싶다”고 썼었는데, <지금 여기>에는 차마 그대로 보낼 수 없어 “그냥 웃음이 나온다”고 고쳐서 보냈다. 그냥 웃을 수 있는 여유를 가져야 하는데...ㅠㅠ)


교황님, 정말이십니까?


개신교인들이 길거리에서 “예천불지(예수천국 불신지옥)”를 외치고 다닐 때, 가톨릭은 나의 도피처였다. “우리 집안(그리스도교) 사람들이 다 그렇게 무식하진 않다. 우리 형(가톨릭)을 보라, 교황님을 보라. 전 세계의 양심이라 할 만 하지 않냐?” 개신교인이라는 사실이 절망스럽게 느껴질 때마다, 가톨릭은 그렇게 나에게 도피처가 되었고 위안이 되었다.


하지만 예나 지금이나 형은 동생에게 관심이 별로 없는 것 같다. 동생을 수치스러워하는 것 같기도 하다. 하긴 뭐, 이런 말을 하면 “우리가 어째서 동생이냐?”고 길길이 뛰는 개신교인들도 많을 것 같다.


어쨌든 이제 나에겐 핑계거리도 없어졌다. 새로운 교황님이 보위(?)에 오르시면서 내 희망도 자부심도 여지없이 무너져버렸기 때문이다. “가톨릭교회 밖에는 구원이 없다”고 여전히 믿는 가톨릭 교인이 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인데, “교황님도 그렇게 생각하시나 보다”라는 생각이 들어 마음이 불편한 게 사실이다.


새 교황님은 내가 존경했던 이전의 교황님들보다는 흑백논리에 젖어있는 미국의 대통령을 더 닮으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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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선 (124.5.239.211)
2008-03-01 12:02:19
대단하십니다
류목사님의 글을 읽을 때마다 나도 저만한 용기가 있었더라면 참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어떤 비방의 글이 달릴지 뻔히 아시면서도 굳세게 외치시는군요.
아슬아슬한 부분도 있지만 대부분은 공감하며 감사히 읽고 있습니다.
리플달기
3 8
순례자 (124.1.189.151)
2008-02-27 11:18:15
미리내님,
충고와 권면의 글 감사드립니다.
저는 순결하거나 고고하다고 생각해 본적 없습니다.
하나님과 사람앞에서
죄인이라고 고백할 수 밖에 없는 자입니다.

제가 잡탕이라고 표현한 기준은
사람이 자기 스스로 하나님 앞에서 죄인이기를 인정하지 않겠다는
교만의 아성을 가진 자들을 지칭한 것입니다.

세리 불구자 창녀 이방인...
남들로 부터 손가락질 당하고 차별받는 삶의 현장속에서
성령의 감동주심으로
"하나님 앞에서 죄인"임을
진솔하게 고백한 자들,
주님께서 긍휼히 여겨주신 '심령이 가난한 자들'이라고 생각합니다.

미리내님의 글 속에
예수님의 박애정신이 담겨있음에
순결하고 따뜻한 백합화 같은 향기를 느껴봅니다.
리플달기
3 8
미리내 (221.153.112.7)
2008-02-26 16:25:01
순례자님... 진정한 순례의 길을 부탁드립니다.
예수님은 잡탕들을 오히려 좋아하시지 않았던가요?
죄인 창녀 세리 불구자 이방인들과 벗하며 먹고 마신 분,
그분 출생도 잡탕같은 분위기속에서 이루어졌는데..
사생아소리도 들을 뻔 했고요...

오, 그리워라 잡탕이여!
순례자님은 너무 고고하시고 순결하시니
예수님께서 님의 속으로 파고 들어갈래도 들어가실 수가 없겠기에 마냥 슬퍼집니다.
리플달기
4 7
순례자 (121.182.26.12)
2008-02-26 01:36:14
개혁신교 정신
인간 신격화 추종과 맹종의 모습,
자기 의 구축으로(성화 및 봉사생활 등) 복받을 일 했다고 자고하는 꼬락서니들,
면죄부 판매,
인간 차별,
종교개혁자들에 대한 가혹한 처벌과 모함...
죽음을 무릎쓰고 개혁의 기치를 든 마틴 루터는
하나님 앞에서 진정 용감한 인간이었다.
"의인은 오직 믿음으로 살리라"

타 종교들 대부분이
인간을 우상화시켜 신으로 추앙하며 인간 본래의 종교적 욕구를 충족하겠다는
종교놀음의 산물이 아니던가?
이런 잡탕들과 무슨 한 형제 자매 동포란 말인가?
종교다원주의는 이런 시각에서 볼 때
대단한 아량의 문화가 아니라
궁극적으로 비진리라는 불의와 타협해 보겠다는 비겁함과
다수에게 인정받기위한 자기 합리화의 산물이 아니겠는가?

나를 옹졸한 독선주의자로 욕해도 좋다,
진리는 예수님뿐이다.
내가 하고 싶은 말은
"아닌 것은 아닌 것이지 않겠는가?"
리플달기
5 8
미리내 (221.153.112.36)
2008-02-24 21:59:39
암, 그렇구 말구요!
우리 모두는 한 형제 한 자매, 한 동포일 뿐,
그저 '없이 계신 님'의 한 자녀들 한식구들일 따름이지요!
배타적이고 폐쇄적인 우리네는 언제나 제대로 철이 들려는지요?

류목사님과 같은 이 시대의 의인들이자 개혁가들이 계시기에 우리는 늘 행복합니다.
글을 통하여 류목사님의 빛나는 혜안과 참된 믿음이 넘치는
아름다운 모습을 뵙게 되니, 오로지 기뻐하며 감사드립니다.
리플달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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