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활
치매일기(癡呆日記) 4
이용섭  |  lys979111@naver.com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입력 : 2008년 02월 12일 (화) 10:33:14 [조회수 : 1469]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이용섭 08.02.03 09:06

노모에게 욕창(아주 초기인 듯)이 생겼습니다.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하겠습니다. 오늘 집에서 노모랑 새벽기도를 하는데 웬 일인지 저보다 오래 기도를 하더군요. 저는 한 20분을 하다가 슬쩍 마루로 나왔지만 노모는 계속 기도를 하더군요. 나중에는 저를 불러 아픈 허리에 손을 얹고 기도해 주시더군요.노모는 약 40분 기도하였습니다. 제 기도의 응답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하여간 하느님께 노모가 예전처럼 기도하게 해 주십사라는 기도는 치매 발병 후 꾸준히 하였습니다.

오전 7시 반 경 기적으로 디스크 치유된 후배에게 전화하여 물어보니 저에게 허리 디스크외에 목 디스크까지 겹친 것 같다고 했습니다. 내일 정형외과에 가보려고 합니다. 허리 디스크가 오래 되면 목 디스크까지 생기는 경우가 많다고 하더군요. 그는 약 9년 동안 디스크로 온갖 고생을 다 했으므로 디스크에 관한 한 의사 수준입니다. 그럼...

이용섭 08.02.05 17:55

오늘 아침에 일어나니 노모가 또 다시 요에 ㅂ을 묻혀 놓았습니다. 오늘은 화도 별로 나지 않았습니다.

새벽 5시에 노모랑 새벽기도를 드리고 잠을 조금 더 잤습니다. 어제는 그때 저랑 사이가 멀어진 약 50년 알아 온 형(건설회사 사장)이 보이고 오늘은 저랑 친한 형(현직 경위)이 보이더군요.

일어나서 8일만에 목욕을 갔습니다. 그러니 수염도 덥수룩하고 엉망친창이었죠. 목욕 갔다와서 노모에게 밥 차려드리고 조금 누웠다가 동네의 조그만 산에 가서 물(3달에 1만원 지불)을 떠왔습니다.

변 묻은 요를 세탁기에 돌린 후 노모를 운동시키기 위해 노모와 함께 잠시 산책을 하고 돌아왔습니다. 어제부터 누워만 있는 노모에게 협박과 욕설을 해서라도 강제로 운동을 시키고 있습니다. 욕설과 노모를 손바닥으로 치는 게 버릇이 될까 두렵군요.

노모가 정신이 거의 나갔을 때는-치매 약 때문인 걸로 사료됨-얼굴이 거의 천사같고 행동도 귀여웠으나 요사이 정신이 조금 드니 제 말도 듣지 않고 잘 대듭니다. 요사이 노모의 얼굴은 치매에 걸리기 전과 비슷합니다. 물론 얼굴의 변화가 전과 비교하여 조금은 있습니다. 노모와 산책 후 동네 피시방에 왔습니다. 그럼...

이용섭 08.02.07 11:16

치매 약을 끊은 게 확실히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제 옛 동생의 친구가 목사인데 통화 중 그가 저에게 사람의 뇌에는 약이 없다고 하더군요. 그는(48세) 서울대 종교학과를 나와 장신대 신학대학원을 거쳐 미국에서 교회법 박사 학위를 받은 사람입니다.

그리고 지난 주 화요일 저희 집에 와서 하루밤 자고간 후배도 올 1월 중순경 저와 통화 중 노모가 치매 약을 끊으시는 게 좋겠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병원을 큰 곳으로 옮겨서 다른 약을 드시게 해 볼까도 생각했으나 이들의 말을 듣고 약을 끊기로 결단을 내렸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약을 끊은 게 정말 잘한 일이 되고 말았습니다.

지난 화요일부터 노모에게 청국장 가루(검은 콩 두유에 섞음)를 하루 2회 정도 먹여 드렸더니 어제부터 노모의 변비가 조금 좋아졌습니다.

노모가 누우실 때도 욕창(초기)이 없는 쪽으로 누우시게끔-거의 협박과 강요가 동반-했더니 그것도 확실히 좋아졌습니다.

매일 새벽 5시에 함께 새벽기도를 올립니다. 오늘은 노모가 약 12, 3분 정도밖에 기도를 못 하시더군요. 그리고 화장실 가는 횟수도 조금 줄었습니다. 많이 가실 때는 하루 20여회를 가시니 제 허리가 죽어나지요. 왜냐면 뒷치닥거리를 하느라고요. 요사이 노모가 확실히 조금 좋아지셨습니다. 매일 1, 2회 정도 함께 운동(산책)을 나갑니다. 봄이 오면 함께 운동을 본격적으로 해보려고 합니다. 그럼...

이용섭 08.02.07 19:11

오늘 오전 동네 피시방을 다녀와서 밀린 설겆이를 한 후 한우 소고기(200g)를 튀기고 어제 동네 시장에서 산 동태전과 동그랑땡을 튀겨 노모랑 점심을 들었으나 소고기 맛이 형편이 없어 조금 전 피시방에 와서 사장님에게 물어보니 소고기는 식용유와 함께 튀기는 게 아니라 생으로 튀긴다고 하였습니다. 남은 200g은 이렇게 구워야 하겠습니다.

점심을 먹은 후 노모와 함께 누워 있다가 노모를 목욕탕에 모시고 갔습니다. 오늘은 1시간 반 후에 오라고 하여 그 동안 산에 가서 물을 떠온 후 노모를 데리러 갔습니다. 목욕탕에 가니 노모가 막 탕에서 나왔더군요. 노모와 함께 집에 오자마 노모는 잠을 자기 시작했습니다.

그 사이 동네 피시방에 왔습니다. 오늘 노모의 ㅂ 묻은 속옷 12장을 털어 다라이(물과 세제의 혼합물)에 담가두었는데 오늘 밤 이것들을 세탁기에 넣고 돌리려고 합니다. 속옷 세탁은 노모가 하시는 것보다 제가 하는 게 더 깨끗합니다. 오늘은 노모가 농담도 하시더군요. 다라이에 있는 ㅂ 묻은 속옷들은 자기 게 아니라 제 것이라는 겁니다.

노모가 치매에 걸리니 요리 방법도 잊으시더군요. 얼마전 조기 5마리를 2만 5천원 주고 샀는데 노모가 이것을 조리는 것은 알겠으나 굽는 건 모르겠다고 하시더군요. 그래서 생전 처음 후라이 팬에 식용유를 부은 후 조기 한 마리를 튀겼는데 조금 타기는 했으나 먹을만 하였습니다. 그러나 두번째 튀길 때는 적당히 잘 구워졌습니다. 노모는 소고기를 구울 때 식용유를 넣어서는 안된다는 것도 망각하였습니다.

노모는 외국인 천주교 수도원에서 주방장 노릇만 20여년 하다가 정년퇴직을 하셨는데 말입니다. 정말로 어이가 없지요. 저는 과거 틈틈히-하지만 꽤 오랜 기간-노모가 치매에 걸리지 않게 해 주십사 기도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되고 말았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계속해서 하느님께만 매달릴 것입니다. 그럼...

이용섭 08.02.08 22:42

오늘 여기 '카페지기-주부의 삶. 컬럼 모음집'의 잡문 "과외하지 않고 서울공데 들어간 내 후배 아들 이야기"의 제 후배가 오후 5시 반 경 저희 집을 방문하였습니다. 동원참치 한 상자와 사과 한 상자를 들고서요. 치매에 걸린 제 노모를 보겠다고 그 먼 의왕(안양 근방)에서 수유리까지 왔었지요. 이 후배가 2006년 추석 연휴 방문 시에는 노모가 이렇게 심하지는 않았었는데요.

오늘 점심에 남은 소고기를 생으로 구웠더니 참으로 맛이 있었습니다. 노모도 잘 드시더군요. 확실히 고급 한우가 맞았습니다. 오늘 처음으로 '대화하기'를 통해 "세 가지 보물"님과 약 50분 동안 대화하였습니다. 그럼...

이용섭의 다른기사 보기  
기사를 추천하시면 "금주의 좋은 기사" 랭킹에 반영됩니다   추천수 : 2969
폰트키우기 폰트줄이기 프린트하기 메일보내기 신고하기
트위터 페이스북 미투데이 네이버 구글 msn 뒤로가기 위로가기
의견나누기(0개)
0 / 최대 22400바이트 (한글 11200자)
- 금지어 사용시 댓글이 제한 될 수 있습니다.
* [댓글운영원칙] 욕설, 반말, 인신공격, 저주 등 기본적인 예의를 지키지 않은 글과 도배성, 광고성, 허위성 댓글은 통보 없이 삭제합니다.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문의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우)120-012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2가 35 기사연빌딩 401호 ☎ 02-393-4002(팩스 겸용)   |  청소년보호책임자 : 심자득
제호 : 당당뉴스  |  등록번호 : 서울아00390  |  등록연월일 : 2007.7.2  |  발행인 겸 편집인 심자득(010-5246-1339)
Copyright © 2005 당당뉴스. All rights reserved. Mail to webmaster@dangdang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