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로교 고신 교단이 직영하는 고려학원에 관선이사가 파송되었습니다. 지난 2003년의 일입니다. 교단 직영의 수익기관인 고신대학교 부속 복음병원이 교육부로부터 승인을 받지 않은 채 얻어 쓴 빚이 200억 원에 이르렀음이 밝혀졌던 것입니다. 그 이후에 부도 사태에 빠지게 되었습니다.

관선이사 파송이 의를 행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악한 자들에 의해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의를 저버렸음으로 인하여 겪게 된 일입니다. 살아계신 하나님께서 의를 저버림에 대하여 진노하셔서 행하신 심판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그래서 이제까지 많은 회개 기도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우리의 손에 있던 것이 진정 허망하게 날아가게 된 것은 우리의 불의에 대한 하나님의 심판이었습니다. 불신자에 의해 고려학원이 장악되는 초유의 사태는 우리의 가슴에 비수가 꼽히는 것과 다르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하박국과 같이 “하나님,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습니까?”라는 통한의 외침이 터져 나오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 외침에 대하여 하나님의 대답은 하박국에게 주어진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의인은 믿음으로 산다.” 그리고 하박국과 같이 기도하여야 했습니다. 우리 손에 있는 모든 것을 잃는다고 하더라도 하나님으로 인하여 즐거워하며 우리의 구원의 하나님으로 인하여 기뻐할 것이라고 고백하여야 했습니다.

그렇지만 현실을 그렇지 않았습니다. 교단은 말씀의 원리에 부합되는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았습니다. 교단의 대처는 고려학원을 살려야 한다는 대세를 따라 나아갔습니다. 과연 이러한 대처가 하나님의 심판을 받아들이고 하나님께서 행하시는 회복을 따라가고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하나님의 심판을 거부하고 우리 힘으로 우리의 것이라고 생각하는 바를 지키려는 시도일까요? 전자라면 모든 성도들이 한마음으로 힘써 동참하여야 할 너무나도 복된 일입니다. 후자라면 지금과 같은 대세를 형성하여 추진하고 있는 교단의 어른들 뿐만 아니라 모든 성도들이 눈물을 흘리고 가슴을 치며 진정으로 회개하여야 할 악한 일입니다.

이에 대한 답은 성경의 원리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하나님의 백성들에게서 이루어진 범죄에 대한 하나님의 보응은 그 죄를 먼저 드러내는 것이었습니다. 또한 당사자는 그 죄에 대한 대가를 치르도록 하시는 것이었습니다. 그 후에야 하나님께서는 회복의 역사를 행하셨습니다. 아담과 하와의 범죄, 가인의 범죄, 아간의 범죄 등등. 성도들이 가장 먼저 말씀을 듣고 자신의 죄를 깨닫고 그 죄에 대하여 고백하는 모습과 함께 부흥의 역사가 있었던 것도 동일한 원리입니다. 이는 회복의 역사를 위한 대전제입니다. 고려학원 사태에서는 그러한 대전제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습니다. 그러므로 현재의 회복을 위한 모든 시도는 하나님께로부터 말미암은 것이라고 할 수 없다고 하겠습니다. 하나님은 불변하시는 분이시며 소멸하는 불이십니다(히 12:29).

대세가 언제나 하나님의 마음인 것은 아닙니다. 특히 앞장 선 몇몇 분들의 주도로 형성된 대세는 더더욱 그렇습니다. 교단의 모든 성도들이 원하는 바라고 하더라도 마찬가지일 수 있습니다. 민심이 곧 하나님의 마음인 것은 아니기 때문입니다. 말씀의 원리를 통하여 하나님의 마음을 읽어야 합니다. 그리고 그 마음을 따라 나아가야 합니다. 비록 그 길이 우리의 보기에 좋지 않게 보일지라도 그 길로 나아가야 합니다. 이는 믿음의 문제입니다. 살아계시며 역사하시고 그 지혜가 우리와는 비교할 수 없이 높으신 하나님을 신뢰하느냐, 신뢰하지 않느냐의 문제인 것입니다. 믿음은 생각과 입술의 고백에 관한 것이 아니라 전인격과 전 삶에 관한 문제입니다.

새 시대는 옛 시대를 청산하지 않고는 열려지지 않습니다. 성경의 원리와 무관한 방식으로 고려학원의 문제를 해결한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하나님께서 열어주시는 새 시대는 아닙니다. 오직 옛 시대를 완전히 청산한 후에야 하나님께서 열어주시는 새 시대를 맞이할 수 있을 것입니다. 고려학원 사태에 대한 우리의 죄를 진심으로 인정한다면 먼저 모든 것을 잃고 빈손이 되는 것을 받아들여야 합니다. 사실 관계를 바르게 밝히고 그러한 과정에서의 잘못에 대한 보응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이는 주 예수 그리스도와 합하여 한 영이 된 교회(고전 6:17)가 주 예수의 날에 구원을 얻는 길입니다(고전 5:5). 외형이 유지되고 있다고 교회가 살아 있는 것이 아닙니다. 하나님께서 보실 때에 살아 있다는 판단이 뒤따를 때에 살아 있는 것입니다. 외형은 살아 있다고 하더라도 그 행위로 인하여 하나님 보시기에 죽은 교회가 되지는 않아야 할 것입니다(계 3:1). 인간적인 대세를 따르는 방식으로 고려학원 문제를 해결한다면 하나님의 심판을 거부하고 우리의 힘으로 우리의 것이라고 생각되는 것을 지키는 것일 뿐입니다. 하나님께서 보시기에 죽은 교회가 되는 것입니다. 우리의 손에 있는 것을 모두 잃는다고 하더라도 말씀의 원리를 따름으로 하나님 보시기에 산 교회가 되어야 할 것입니다.

현재는 관선이사가 물러가고 교단 직영으로 돌아왔는데,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여야 했습니다. 총회 기본재산 담보 대출이 40억 원입니다. 개 교회 담보 대출이 20억 원입니다. 은급재단에서 복음병원에 20억 원을 고금리로 대여하고 10억 원의 이자를 지급받았습니다. 이 사실이 교육부 감사에서 적발되어 회수하도록 지시를 받았으며 20억 원의 불법 채무에 대해 교단이 지급 보증을 하였습니다. 교단적으로 지급해야 할 돈이 130억이 넘어서고 있습니다. 그 외에도 너무나 많은 성도들의 헌금이 사용되었습니다. 병원이 정상화된다고 하더라도 병원직원들의 채불 임금 지급에 사용하여야 합니다. 그 이후에도 교단의 부채 상환에 사용할 수 있는 합법적인 길은 없습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관선이사가 물러가고 교단적으로 이사회를 구성하게 된 것이 하나님의 은혜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성경적인 원리에 부합되는 그 어떤 모습도 찾아볼 수 없었는데, 하나님의 은혜를 말하고 있습니다. 인간적인 욕구를 충족시키고서는 하나님의 은혜를 말하는 상황입니다. 정확한 원인 규명에 입각한 책임 소재를 밝히지도 않았습니다. 앞으로도 가능성은 없는 형편입니다.

고려학원 사태에서 나타난 대처 방식은 이 땅의 모든 교회에서 언제나 확인할 수 있는 것입니다. 과연 어느 교단이 다르게 대처하겠습니까? 죄를 명백하게 밝히고 모든 것을 잃더라도 하나님의 뜻으로 받아들이고 즐거워할까요? 인간적인 노력으로 자신들의 손에 있는 어떻게든지 지키려고 할 것입니다. 은혜를 미명으로 하여서 범죄자들을 그냥 용납하기만 할 것입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부흥은 있을 수 없습니다. 부흥은 잘못된 모습의 옛 시대를 청산하고 새 시대로 나아가는 것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