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탄역에서 내려 남산터 호박4거리를 향해 가다보면 여기가 우리나라 맞아? 할 정도로 영어간판에 외국인들의 행렬이 즐비하다.

미군부대가 가까운 이곳 오산공군기지(K-55:송탄) 후문 주변에는 국제결혼 한 가난한 여성들이 많이 살고 있다. 이들 중에는 자활에 대한 의지가 상당히 높아 자활사업을 원하고 있지만 갖고 있는 것이라고는 의지와 몸뿐이어서 수많은 좌절의 아픔을 갖고 있었다.

이지역은 미군과 결혼하여 사는 여성들 , 또는 남편이 복무기간 동안만 살다가 혼열아를 낳고 남편인 미군은 다른 곳으로 전출하기 때문에 아이들과 혼자사는 여성들이 많이 있다.

이들은 단칸방에 혼자 살거나 생계를 위해 일용근로자로 일하거나 하는데 기술이 있는 여성들과 함께 이들의 자활을 도울 대책이 필요했고 이것의 성과로 “희망한과”소모임이 탄생된 것이다. 

국제결혼여성 4명이 먼 이국땅과 같은 이곳에서 우리나라 전통 한과를 만들고 있는 것이다.

신나는조합의 무담보 무보증대출은 한과 공장의 설립에 결정적인 요인이 되었다.

모두 1인당 280만원씩 1120만원을 대출받아 기기를 사고 공장내부공사를 하고 자재를 구입했다.

2005년 7월 31일 개업한 희망한과는 한과를 만들어보고 판매해 본 경험이 있는 최안숙 공장장이 전통한과를 전수받아 그 기술을 바탕으로 만들어진다.

개업식때 오신 손님들로부터 “다른 한과는 몇 개 못 먹겠던데 이것은 먹을수록 또 손이 가는 깊은 맛이 있다”는 썩 좋은 평가를 받고 자신을 얻었다.

우리는 기계가 아니라 직접 손으로 한과를 만들기 때문에 모양이 조금씩 틀린데 이것이 우리만의 한과 특색이 될 것이다.

어머니손맛으로 만든 한과 판매가격은 박스일 경우 2-3만원, 선물용 바구니일 경우 5-8만원으로 정하고 1차적으로 우선 미국의 요청이 있어 10상자를 보낼 예정이고 추석맞이 판매를 위해 열심히 홍보하고 있다.

흰색,노란색,분홍색,연두색,까망색 갖가지로 만들어 놓고 보니 지역의 외국인들이 맛있다고 소개한단다. 그래서 그들의 소개로 조금씩 판매되고 있다. 오픈한지 1주일도 안됐는데 말이다.

무더운 날씨에 한과를 튀기는 과정에서 실내온도는 찌는 가마솥을 방불한다. 그래도 이렇게 흘린 땀이 우리에게 줄 보람을 생각하면 가슴이 설레고 두근거리고 내 자식들을 생각하면 얼마든지 이겨낼 수 있을 것 같다.

동네에서는 사람들이 좋은 일한다며 또 부러워하며 자주 들러 도와 주고 있어 항상 공장은 아줌마들 발길에 담소가 끊이질 않는다.

아침일찍 공장을 정리하고 한과 튀기고 자재 확인하고 점심밥 같이 해먹고 한과 만들고 어떻게 포장할까 어떤 게 더 좋을까를 의논하다보면 어느새 해가 져있다.

매주 1번씩 두레일꾼과 함께 예배를 드리고 1주 1,000원 저축을 하고 회의도하고 영성훈련도 하고 있는데 이 훈련은 그동안 알게 모르게 마음 깊숙이 박혀있는 상처와 좌절들, 그리고 이기적인 모든 것들을 되돌아보고 조명해보는데 도움이 되고 있다.

아직은 그동안 해오지 않은 것들이라 어색하기도 하지만 두레일꾼과의 만남이 즐겁고 의미가 있어 꾸준히 하려고 한다. 이런 노력들이 쌓이고 쌓이면 반드시 희망을 낳고 또 낳는 황금알이 될 것이다.

비록 첫출발이지만 야무지고 성실하게 한과를 만들어 전국에서 희망한과 주문전화가 종일내내 울려퍼지는 꿈을 담아본다.

* 이 기사는 부스러기 신나는조합 노춘월님이 이메일(cksckscks22@naver.com)로 보낸 기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