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13일(일요일) 코리안아쉬람은

경향신문에서 취재차 온다기에 1월 특별모임을 가졌다.

그건 이명권 회장의 '무함마드와 예수 그리고 이슬람'이 출간되면서

신문사에서 앞다투어 소개된 코리안아쉬람이

많은 독자의 궁금증을 일으켰던 모양이고

이걸 재빨리 눈치챈 경향신문에서 취재차  온 것이다.

아직도 눈과 빙판길인 응달을 피해

우리는 길이 말끔해진 양지를 따라 코리안아쉬람 하우스로 달렸다.

문을 열면 제일 먼저 반기는 글자 '空'은

불교 반야바라밀다심경의 중심사상

무심한 나를 잠시 세워 空의 의미를 일깨워준다.

기자가 오고, 경향 각지에서 회원이 모이니

방안은 더욱 따뜻해지고, 빈배를 채워주는 점심이 꿀맛보다 달다.

점심을 다 먹고나서 우리는 여느때처럼 명상에 들어갔으나

나는 이때부터 사진을 찍을 수 없다.

그럴 것이 취재하는 기자를 방해할 수 없고

단체행동에서 이탈할 수 없다.

오는 금요일자 신문의 기사와 사진에 의존할 수밖에.

취재하러 온 기자를 취재하는 내 기분은 짱이지만

체면을 지키느라 좋은 기회를 찍지 못하는 내가 답답하다.

다음에는 산길을 오르는 명상의 시간

산짐승의 발자국을 보며 몰운봉으로 향한다.

앞서 걷는 이의 발자국에 내 신발을 찍었더니

너무 커서 따라갈 수 없다.

"그렇다. 나는 내 步幅으로 걸어가야 한다.

만사 내 분수에 맞히면서"....

눈을 뜨니 눈앞에 파란 새순이 보였다.

눈 속에서도 내일을 꿈꾸는 소나무의 어린 싹

그렇다. 내게도 희망이 있을지도 몰라.

아침까지도 아팠던 다리의 통증이 가시는 듯 했고

방금까지도 절룩였던 다리가 멀쩡해지는 듯.

수행은 자신이 하지만

좋은 도반 있어 도에 이르는 길도 수월타 하였으니

코리안아쉬람을 만난 사실이 놀랍고 고맙다.

아니,

오히려 내가 좋은 도반 되기를 소원해야 하리.

지금 잠 못이루는 건

오늘을 감사하며 내일을 생각하기 때문이다.

아!

빠진 거 하나

그건 한해님이 내게 준 몽고 모자.

뜻밖에 받으니 어리둥절하고 고맙고 미안하고...

한데, 걱정이다.

이 모자를 쓰고 어딜 간다?

차라리 몽고에나 갈까? 

한해님, 감사합니다.

많이 많이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