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교시설 난입 및 비인간적인 이주노동자 단속에 대한 규탄농성을 마치며

지난 11월 25일 경기도 발안에서 법무부 단속반에 의해 교회가 아수라장이 되는 사건이 발생한 바 있다. 교회 앞에서 미등록 이주노동자 단속을 하던 단속반이 이주노동자를 쫒아 교회 안까지 난입하였던 것이다. ‘이 곳은 교회’라는 수 차례의 절규 어린 외침을 무시한 채 단속반은 신발을 벗고 들어가야 하는 교회 안에 구둣발로 들이닥쳤다. 대형 거울이 깨지고 냉장고는 쓰러졌으며, 3층으로 도망친 이들이 그 곳까지 단속반이 달려오자 옆 건물로 뛰어내리다가 중상을 당하였다. 같은 날 경기도 양주에서도 교회 바로 앞에서 이주노동자 단속이 벌어져 매주 교회에 나가던 이주노동자들 2명이 단속되었다.

외국인이주 · 노동운동협의회(이하 ‘외노협’)와 외국인노동자의집/중국동포의집은 즉각 강력한 대응투쟁을 전개하기로 결정하였으며, 사건 다음날인 11월 26일 오후 1시에 200명의 농성단이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점거하여 농성에 돌입하였다. 농성단은 국무총리의 사과, 부상자 치료 보장, 재발방지대책 마련,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 재외동포법 전면 시행을 통한 재중동포의 자유왕래 보장 등을 요구하며 11일간 농성투쟁을 전개하였다.

12월 5일 오후 5시 30분에 법무부 출입국외국인정책본부장이 기독교100주년기념관을 방문하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측에 법무부장관 명의의 사과공문을 전달하였으며, 교계를 대표하는 두 단체는 이를 받아들였다. 법무부측은 이 자리에서 시민사회의 여론을 적극 수렴하여 정책에 반영하도록 노력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에 농성단은 법무부의 공식 사과를 수용하고 농성을 종료하기로 결의하였으며, 12월 6일 오전 9시 해단식을 갖고 농성을 풀었다.

외노협은 이번 사건이 이주노동자 단속에 집착하는 법무부가 종교시설마저 무단 진입하는 등 공무원 직무집행법 규정마저 무시함으로써 비인간적인 단속을 하였음에 대해 심각한 우려의 뜻을 밝혀온 바 있다. 비인간적인 단속을 통해 소위 ‘불법체류자’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은 현실적이지도 못하며 각종 부작용과 행정력의 낭비만 가져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건과 농성투쟁을 통해 법무부가 이주노동자에 대한 합리적인 정책을 수립하기를 바라며, 차제에 농성단이 요구한 미등록 이주노동자 전면 합법화와 재외동포법 전면 시행이 이루어지도록 법무부가 성실한 노력을 다해야 할 것이다.

또한 외노협은 지난 12월 5일부터 농성을 시작한 이주노동자 노동조합의 요구를 법무부가 즉각 수용하고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을 중단할 것을 촉구하는 바이다. 노동조합 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이주노동자가 표적단속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된다. 위원장과 사무국장, 그리고 부위원장에 대한 동시다발 표적단속은 이주노동자의 노동조합 활동을 무력화시키려는 비인간적인 탄압임에 분명하다.

앞으로 외노협은 정부의 비인간적인 이주노동자 단속에 대하여 전국적인 모니터링 체계를 갖출 것이며, 유사한 사건 발생 시 더욱 강력히 응전할 것이다. 또한 이번 농성투쟁을 통해 강화된 시민사회단체들과의 연대의 틀을 더욱 견고히 함으로써 대응투쟁의 역량을 배가시킬 것이다.

이번 투쟁을 지원한 모든 시민사회단체들과 외노협 회원단체 및 활동가들에게 깊은 애정과 감사의 뜻을 전하며, 앞으로 국내 이주노동자와 동포 문제의 해결을 위해 외노협이 더욱 분발하여 싸워나갈 것임을 밝힌다.

                                      2007. 12. 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