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명서

-정부는 종교계의 명의신탁 행위를 처벌하라-

최근 한국종교계는 ‘종교의 상품화’와 종교의 산업화‘로 빠르게 진행되면서 종교의 사회적 순기능이 저하되고, 영혼주식회사라는 딱지가 붙을 정도의 역기능이 부각돼 사회전반에 반종교적인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종교인들의 소득세 납부 논란, 사학법 재개정, 이랜드사건, 아프칸 피랍사태 등으로 인해 종교계의 문제가 바로 사회 문제라는 인식이 확대되고 있음이 또한 현실이다.

특히 명의신탁은 ‘부동산 실권리자 명의 등기에 관한 법률’이란 실정법이 금하고 있는 행위인데도 많은 종교인과 종교계가 관행이란 이유 하에 위반하고 있다.

이번 종추련의 조용기 목사에 대한 고발은 각 지교회나 사찰의 재산을 목회자, 승려, 신부 등 종교인 개인의 명의로 등기하거나 유지재단에 명의신탁 하는 등 한국 종교계가 관행으로 저지르고 있는 명의신탁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종교법인법의 제정을 촉구하는 작업의 일환이다. 이에 본 ‘종교 법인법 제정 추진 시민연대’는 다음 사항을 즉각 이행할 것을 종교계와 정부 등에 강력히 촉구한다.

1. 종교계도 실정법을 준수하라.
1995년 3월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고, 이 법률 제3조 제1항은 명의신탁을 분명히 금지하고 있지만, 대부분의 종교계는 이 법률을 지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각 교단은 유지재단에 의해 명의신탁을 하고 있으며, 많은 목사, 승려, 신부 등이 교회나 사찰의 재산을 자신의 명의로 하고 있는데, 이는 분명히 ‘부동산실권리자명의등기에 관한 법률’ 위반이다. 실정법을 어기는 개인, 단체에겐 그 책임을 물어야만 하는 게 법치국가의 근본이다. 종교인들도 대한민국 국민의 일원인 이상, 실정법은 반드시 지켜야만 한다.

2. 경찰청, 검찰청은 각성하라.
시민대중의 고발, 고소와 관계없이 실정법을 위반하는 개인이나 단체에 대해 법에 따라 진실을 밝히고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 경찰과 검찰의 임무일 것이다. 종교계가 명의신탁이란 실정법을 위반하고 있는 것이 사실인데도, 이를 외면하는 것은 경찰과 검찰의 직무유기임에 틀림없다. 경찰청과 검찰청의 각성을 촉구한다.

3. 지속적인 고발을 할 예정임을 밝힌다.
이번 본 종추련이 조용기 목사를 고발한 이유는 혐의가 너무나 뚜렷하고 조 목사 개인이 한국 개신교를 대표하는 목회자의 한 명이기 때문이다. 한편 이번 고발 건 외 혐의가 확실한 종교계와 종교계 인사들에 대하여 추가로 고발할 예정임을 밝힌다. 참고로 천주교 모 인사의 명의신탁 혐의와 불교 등 다른 종교계의 실정법 위반에 대해 제보를 접수한 바, 구체적 사안에 대해 검토하고 있음을 참고 바란다. 본 종추련은 종교인과 종교계에 대해 지속적인 감시를 하며, 법률 위반 사항에 대해서는 계속하여 고발할 예정이다.

이러한 모든 일은 본 단체의 최종 목적인 ‘종교법인법’이 제정될 때 까지 계속 추진될 것이다. 종교법인법의 주된 내용은 종교계 재정의 투명화와 정교분리이다. ‘종교법인법’이 재정되면, 물질과 사회적 권력에 대한 욕망이 있는 사람들은 종교계에서 자연히 퇴출되리라 확신한다. 부동산 투기, 세습, 횡령, 배임, 추행 등 종교계의 부정적인 모습이 사라지고 건강한 종교, 깨끗한 종교계로 거듭나는 계기가 되리라 본다. ‘종교법인법’이 조속히 제정되도록 우리 모두 힘을 합치길 기원한다.

2007년 10월 26일

종교법인법제정추진시민연대 홍세화외 공동대표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