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회 하다가(1)

목회 하다가 어렵고 힘들 때

참 마음이 괴로울 때,

고집 피우지 마라. 계속 심방을 해라.

계속 성실하라.

괘씸한 마음에 분한 마음에

모든 손을 내려놓으면 곧 너만 외로워질 것이요,

너는 스스로 더 큰 성벽을 쌓아놓을 것이고

아무도 그 안에 들어올 수 없을 것이다.

그러면 너는 더 외롭고

나중엔 두려움까지 갖게 될 것이다.

네 편 네 편이 어디 있니?

모두가 친구이고 모두가 적이다.

어차피 너를 다 이해하고

사랑할 이는 너밖에 없는 것.

쓸모없는 일에 정열 쏟지 말고

네 할 일 그대로 하라.

속상한 일이야 어찌 이것뿐이랴?

어쩌면 인생 자체가 속상한 일

그러니 속이 상하지 않으려면 그냥 가야 하느니

차라리 속이 상하더라도

이렇게 살아 뭔가를 할 수 있고

느낄 수 있다는 것 그것도 괜찮은 것이란다.

몰라준다고 속상한다고 멈추지 마라.

가다가 멈추면 아니 간만 못하단다.

하다가 멈추면 아니 한만 못하단다.

그냥 가라.

그냥 사랑해라.

너는 목사,

목사로 하던 일을 그냥 해라.

결코 멈추지 마라.

그게 네 힘이다.

	▲ 박철 목사

 

 

 

 

 

 

 

 

 

 

 

목회 하다가(2)

목회 하다가 가끔 말도 안 되는 일에 대하여

마음 상하다고 사람을 찾아가거나 해명하려 하지 말라.

그냥 못 본 척 지나쳐 버려라.

속에선 불이 나겠지만 그 불을 끄려고 뒤적거리다보면

그 불은 더 커질 것이요 걷잡을 수 없게 될 것이다.

예수를 수십 년 믿어도 어떤 사람은 그 속이 밴댕이 속만도 못하다.

만날 칭얼거리며 젖 달라고 떼쓰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이미 젖을 줄 때가 지났다 싶으면 과감히 젖을 떼라.

밥 짓는 목사가 되라.

잡곡밥이 좋단다.

그걸 꼭꼭 씹어 먹는 훈련을 시켜라.

안 그러면 만날 젖이나 주고

애나 보는 유모신세 면치 못할 것이다.

이 사람 저 사람 눈치만 보다간 얼간이가 되고 말테니

마음이 답답하고 괴로울 때 일수록 침묵하라.

더욱 고요하고 삶이 깊어질 때 그분께서 다가올 것이다.

어차피 돈 벌고 인기 얻고 박수 받으려고

목회에 들어선 것이 아니라면 기분 나쁘게 생각할 것 없다.

네 마음을 몰라준다고 섭섭하게 생각하지 말라.

사람들이 하는 짓이

유치하고 미숙하기 짝이 없다고 낙심하지 말라.

속상하다고 안달복달 하다간

결국 내 마음만 다치게 될 것이고

너만 외로워질 것이다.

지금까지 걸어왔던 대로 그냥 네 길을 가라.

목사의 설교에 사람들이 달라지지 않는다고 실망할 것 없다.

그런 생각이 들 때마다 위에 계신 그분을 생각하라.

이 땅에 그분만큼 실패한 자가 또 어디 있었겠는가.

그것으로 위로를 삼으라.

너를 불러주신 것만으로도 고맙게 생각하라.

그것만으로도 족하다.

그 분이 너를 사랑한 만큼 네가 그걸 느끼는 만큼

너도 밴댕이 속만도 못한 그 사람을 사랑하라.

원수를 사랑하는 일은 쉬어도

내 속을 박박 긁어대고 만날 젖이나 달라고 조르는

그 사람을 사랑하는 일은 쉽지 않을 것이다.

내 마음을 속된 일에 빼앗기지 않도록 하라.

내 안에 계신 그분을 빼앗기지 않으면

그것으로 너는 이미 행복한 사람이다.

너는 목사,

지금까지 네가 해오던 일을 결코 멈추지 말라.

그게 네 일이다.

그게 네 길이다.

그게 네 힘이다.